2023년 7월 1일 토요일

도전해 보시겠습니까, 정부가 지목한 ‘킬러 문항’ 26개

  최근 3년간 수능에서 출제된 ‘킬러 예시’ 26개를 골라 공개했다. 올해 수험생들에게 ‘이런 문제는 안나온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치 수능 문제와 지난 1일 치러진 6월 모의고사 내용을 분석했다.


수학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
수학공통21110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정답률을 낮추기 위해 일반적으로 ㄱ, ㄴ, ㄷ 중 옳은 것을 모두 찾는 객관식 유형의 문제를 단답형 주관식 문항으로 제시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명제의 개념을 도입하여 수험생의 실수를 유발할 수 있음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
수학공통22380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다항함수의 도함수, 함수의 극대·극소, 함수의 그래프 등 3가지 이상의 수학적 개념이 결합되어 문제해결 과정이 복잡하고 상당히 고차원적인 접근방식을 요구하며, 일반적인 공교육 학습만으로 이러한 풀이 방법을 생각해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음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
수학미적분3024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등비수열 등 여러 가지 수열의 일반항 및 합, 등비급수 등 다수의 수학적 개념이 결합되어 문제해결 과정이 복잡하고 상당히 고차원적인 접근방식을 요구하며, 일반적인 공교육 학습만으로 이러한 풀이 방법을 생각해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음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3학년도
수능
수학공통2213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합성함수, 연속함수의 성질, 미분계수, 함수의 평균값 정리, 함수의 그래프 등 다수의 수학적 개념이 결합되어 문제해결 과정이 복잡함

선택과목으로 미적분을 응시한 수험생은 해당 문항의 출제자가 기대하는 풀이 방법 외 미적분에서 학습한 ‘변곡점’의 개념과 성질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다른 학생보다 유리할 수 있음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3학년도
수능
수학확률과통계30100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f(5)=1, 2, 3, 4 인 경우에 대하여 각각 2번씩의 풀이 과정이 필요한 등 문제해결 과정에서 경우를 나누는 상황이 과도하여 풀이에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며, 수험생의 실수를 유발할 수 있음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3학년도
수능
수학미적분3031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함수의 증감과 극대·극소, 합성함수의 미분, 함수의 그래프 등 다수의 수학적 개념이 결합되어 문제해결 과정이 복잡함

또한 지수함수와 삼각함수, 합성함수가 결합 된 형태의 문항으로 공교육에서 다루는 수준보다 다소 복잡한 형태의 함수를 다루고 있어 수험생의 심리적 부담을 유발할 수 있음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2학년도
수능
수학미적분2911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삼각함수, 사인법칙 및 함수의 극한이 결합된 형태의 문항으로 공교육에서 다루는 수준보다 다소 복잡한 형태의 함수를 다루고 있어 수험생의 심리적 부담을 유발할 수 있음

또한 미적분 문항으로 출제되었으나,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배우는 ‘테일러 정리’ 개념을 활용하여 해결할 수도 있음

따라서 고등학교 수준 이상으로 심화학습을 한 학생은 출제자가 기대하는 풀이 방법 외 다른 방법으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학생별 유불리 및 과도한 심화학습과 선행학습을 유발할 수 있음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2학년도
수능
수학기하3023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기하 문항으로 출제되었으나,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배우는 ‘벡터의 외적’ 개념을 활용하여 해결할 수도 있음

따라서 고등학교 수준 이상으로 심화학습을 한 학생은 출제자가 기대하는 풀이 방법 외 다른 방법으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학생별 유불리 및 과도한 심화학습과 선행학습을 유발할 수 있음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1학년도
수능
수학나형3039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미분계수의 기하학적 의미, 미분 가능성과 연속성의 관계, 함수의 그래프 등 다수의 수학적 개념이 결합되어 문제해결 과정이 복잡함

구간별로 정의된 함수(piecewise defined function)와 절댓값이 포함된 함수가 결합된 형태 등 일반적으로 공교육에서 다루는 수준보다 복잡한 형태의 함수를 다루고 있어, 주로 인문계열로 진학하는 나형 응시생의 수준을 고려할 때 문제해결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음




국어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
국어공통14①

(가)

심리 철학에서 동일론은 의식이 뇌의 물질적 상태와 동일하다고 ⓐ본다. 이와 달리 기능주의는 의식은 기능이며, 서로 다른 물질에서 같은 기능이 구현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때 기능이란 어떤 입력이 주어졌을 때 특정한 출력을 내놓는 함수적 역할로 정의되며, 함수적 역할의 일치는 입력과 출력의 쌍이 일치함을 의미한다. 실리콘 칩으로 구성된 로봇이 찔림이라는 입력에 대해 고통을 출력으로 내놓는 기능을 가진다면, 로봇과 우리는 같은 의식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능주의는 의식을 구현하는 물질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설(Searle)은 기능주의를 반박하는 사고 실험을 제시한다. ‘중국어 방’ 안에 중국어를 모르는 한 사람만 있다고 하자. 그는 중국어로 된 입력이 들어오면 정해진 규칙에 따라 중국어로 된 출력을 내놓는다. 설에 의하면 방 안의 사람은 중국어 사용자와 함수적 역할이 같지만 중국어를 아는 것은 아니다. 기능이 같으면서 의식은 다른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동일론, 기능주의, 설은 모두 의식에 대한 논의를 의식을 구현하는 몸의 내부로만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의식의 하나인 ‘인지’ 즉 ‘무언가를 알게 됨’은 몸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과 맞물려 벌어진다. 기억나지 않는 정보를 노트북에 저장된 파일을 열람하여 확인하는 것이 한 예이다. 로랜즈의 확장 인지 이론은 이를 설명하는 이론이다.

그에 ⓒ따르면 인지 과정은 주체에게 ‘심적 상태’가 생겨나게 하는 과정이다. 기억이나 믿음이 심적 상태의 예이다. 심적 상태는 어떤 것에도 의존함이 없이 주체에게 의미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무언가를 기억하는 사람은 자기의 기억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아무것에도 의존할 필요가 없다. 이와 달리 ‘파생적 상태’는 주체의 해석에 의존해서만 또는 사회적 합의에 의존해서만 의미를 나타내는 상태로 정의된다. 앞의 예에서 노트북에 저장된 정보는 전자적 신호가 나열된 상태로서 파생적 상태이다. 주체에 의해 열람된 후에도 노트북의 정보는 여전히 파생적 상태이다. 하지만 열람 후 주체에게는 기억이 생겨난다. 로랜즈에게 인지 과정은 파생적 상태가 심적 상태로 변환되는 과정이 아니라, 파생적 상태를 조작함으로써 심적 상태를 생겨나게 하는 과정이다. 심적 상태가 주체의 몸 외부로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심적 상태를 생겨나게 하는 인지 과정이 확장되는 것이다. 이러한 ㉠확장된 인지 과정은 인지 주체의 것일 때에만, 다시 말해 환경의 변화를 탐지하고 그에 맞춰 행위를 조절하는 주체와 통합되어 있을 때에만 성립할 수 있다. 즉 로랜즈에게 주체 없는 인지란 있을 수 없다. 확장 인지 이론은 의식의 문제를 몸 안으로 한정하지 않고 바깥으로까지 넓혀 설명한다는 의의를 지닌다.

(나)

일반적으로 ‘지각’이란 몸의 감각 기관을 통해 사물에 대해 아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지각을 분석할 때 두 가지 사실에 직면한다. 첫째, 그 사물과 내 몸은 물질세계에 있다. 둘째, 그 사물에 대한 나의 의식은 물질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에 있다. 즉 몸으로서의 나는 사물과 같은 세계에 속하는 동시에 의식으로서의 나는 사물과 다른 세계에 속한다.

이에 대한 객관주의 철학의 입장은 두 가지로 나뉜다. 의식을 포함한 모든 것을 물질로 환원하여 의식은 물질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거나, 의식을 물질과 구분되는 독자적 실체로 규정함으로써 의식과 물질의 본질적 차이를 주장한다. 전자에 의하면 지각은 사물로부터의 감각 자극에 따른 주체의 물질적 반응으로 이해되며, 후자에 의하면 지각은 감각된 사물에 대한 주체 즉 의식의 판단으로 이해된다. 이처럼 양자 모두 주체와 대상의 분리를 전제하고 지각을 이해한다. 주체와 대상은 지각 이전에 이미 확정되어 각각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각은 주체와 대상이 각자로서 존재하기 이전에 나타나는 얽힘의 체험이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과 손이 맞닿을 때 내가 누군가의 손을 ⓔ만지는 동시에 나의 손 역시 누군가에 의해 만져진다. 감각하는 것이 동시에 감각되는 것이 되는 얽힘의 순간에, 나는 나와 대상을 확연히 구분한다. 지각이라는 얽힘의 작용이 있어야 주체와 대상이 분리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주체와 대상은 지각이 일어난 이후 비로소 확정된다. 따라서 ㉡지각과 감각은 서로 구분되지 않는다.

지각은 물질적 반응이나 의식의 판단이 아니라, 내 몸의 체험이다. 지각은 나의 몸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고, 지각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은 모두 나의 몸이다.


14. (나)의 필자의 관점에서 ㉠을 평가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확장된 인지 과정이 인지 주체의 것일 때에만 성립할 수 있다는 주장은, 지각 이전에 확정된 주체를 전제한 것이므로 타당하지 않다.

② 확장된 인지 과정이 인지 주체의 것일 때에만 성립할 수 있다는 주장은, 의식이 세계를 구성하는 독자적 실체라고 규정하는 것이므로 타당하다.

③ 주체와 통합된 경우에만 확장된 인지 과정이 성립할 수 있다는 주장은, 의식은 물질에 불과하다고 본 것이므로 타당하다.

④ 주체와 통합된 경우에만 확장된 인지 과정이 성립할 수 있다는 주장은, 외부 세계에 대한 지각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보는 것이므로 타당하지 않다.

⑤ 주체와 통합된 경우에만 확장된 인지 과정이 성립할 수 있다는 주장은, 주체와 대상의 분리를 통해서만 지각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므로 타당하다.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낯선 현대 철학 분야의 전문 용어를 다수 사용하여 지문 이해가 매우 어렵고, 문제의 선택지로 제시된 문장 역시 추상적이어서 지문과 답지의 개념 연결이 쉽지 않음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
국어공통33⑤

(가)

만년(萬年)을 싸늘한 바위를 안고도

뜨거운 가슴을 어찌하리야


어둠에 창백한 꽃송이마다

깨물어 피터진 입을 맞추어


마지막 한방울 피마저 불어 넣고

해돋는 아침에 죽어가리야


사랑하는 것 사랑하는 모든 것 다 잃고라도

흰뼈가 되는 먼 훗날까지

그 뼈가 부활하여 다시 죽을 날까지


거룩한 일월(日月)의 눈부신 모습

임의 손길 앞에 나는 울어라.


마음 가난하거니 임을 위해서

내 무슨 자랑과 선물을 지니랴


의로운 사람들이 피흘린 곳에

솟아 오른 대나무로 만든 피리뿐


흐느끼는 이 피리의 [아픈 가락]이

구천(九天)에 사모침을 임은 듣는가.


미워하는 것 미워하는 모든 것 다 잊고라도

붉은 마음이 숯이 되는 날까지

그 숯이 되살아 다시 재 될 때까지


못 잊힐 모습을 어이 하리야

거룩한 이름 부르며 나는 울어라.


-조지훈, 「맹세」-


(나)

저기 저 담벽, 저기 저 라일락, 저기 저 별, 그리고 저기 저 우리 집 개의 똥 하나, 그래 모두 이리 와 ㉠내 언어 속에 서라. 담벽은 내 언어의 담벽이 되고, 라일락은 내 언어의 꽃이 되고, 별은 반짝이고, 개똥은 내 언어의 뜰에서 굴러라. ㉡내가 내 언어에게 자유를 주었으니 너희들도 자유롭게 서고, 앉고, 반짝이고, 굴러라. 그래 봄이다.

봄은 자유다. 자 봐라, 꽃피고 싶은 놈 꽃피고, 잎 달고 싶은 놈 잎 달고, 반짝이고 싶은 놈은 반짝이고, 아지랑이고 싶은 놈은 아지랑이가 되었다. ㉢봄이 자유가 아니라면 꽃피는 지옥이라고 하자. 그래 봄은 지옥이다. ㉣이름이 지옥이라고 해서 필 꽃이 안 피고, 반짝일 게 안 반짝이던가. 내 말이 옳으면 자, ㉤자유다 마음대로 뛰어라.

-오규원, 「봄」-


33. 다음에 따라 (가), (나)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선생님: (가)는 부재하는 임을 기다리며 더 나은 세상에 대한 바람을 드러내고, (나)는 봄과 같은 세계에서, 대상들과 함께 자유를 누리려는 바람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가)는 대상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화자의 시선이 두드러짐에 비해, (나)는 화자가 주목하는 대상들의 모습이 두드러진다는 차이를 보여요. 이 차이가 주변 존재들을 대하는 태도나 바람을 실현하는 방식에 반영되기도 해요.

① (가)의 화자가 바라는 세상은 ‘해돋는 아침’과 같이 ‘어둠’을 벗어나 밝음을 회복한 세상일 거야.

② (나)의 화자가 지향하는 세계에서 대상들은 ‘자유롭게 서고, 앉고, 반짝이고,’ 구를 거야.

③ (가)의 화자는 ‘꽃송이’를 ‘창백한’ 대상으로 바라보고, (나)의 화자는 대상들 각각의 모습에 주목하여 그 개별성을 드러내고 있어.

④ (가)의 화자는 ‘피마저 불어 넣’는 희생적 태도를 보이고, (나)의 화자는 대상들이 원하는 바를 실현하게 하여 ‘자유’를 함께 누리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⑤ (가)의 화자는 ‘붉은 마음’을 바쳐 부재하는 ‘임’을 기다리고, (나)의 화자는 ‘담벽’ 안에서 ‘봄’과 같은 세계를 대상들과 공유하려 하고 있어.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제한된 감상 정보(‘선생님’의 해석)에 의지하여 각 선택지에서 제시하고 있는 내용을 작품 내에서 찾아 연결해 가며 해석해야 풀 수 있는 문항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의미 해석을 위한 높은 수준의 추론이 필요함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3학년도
수능
국어공통15④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의 양은 하루 동안의 총 열량 소모량인 대사량으로 구한다. 그중 기초 대사량은 생존에 필수적인 에너지로, 쾌적한 온도에서 편히 쉬는 동물이 공복 상태에서 생성하는 열량으로 정의된다. 이때 체내에서 생성한 열량은 일정한 체온에서 체외로 발산되는 열량과 같다. 기초 대사량은 개체에 따라 대사량의 60~75%를 차지하고, 근육량이 많을수록 증가한다.

기초 대사량은 직접법 또는 간접법으로 구한다. ㉠직접법은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공기의 출입량을 알고 있는 호흡실에서 동물이 발산하는 열량을 열량계를 이용해 측정하는 방법이다. ㉡간접법은 호흡 측정 장치를 이용해 동물의 산소 소비량과 이산화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체내에서 생성된 열량을 추정하는 방법이다.

19세기의 초기 연구는 체외로 발산되는 열량이 체표 면적에 비례한다고 보았다. 즉 그 둘이 항상 일정한 비(比)를 갖는다는 것이다. 체표 면적은 (체중)^0.67에 비례하므로, 기초 대사량은 체중이 아닌 (체중)^0.67에 비례한다고 하였다. 어떤 변수의 증가율은 증가 후 값을 증가 전 값으로 나눈 값이므로, 체중이 W에서 2W로 커지면 체중의 증가율은 (2W)/(W)=2이다. 이 경우에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은 (2W)^0.67/(W)^0.67=2^0.67, 즉 약 1.6이 된다.

1930년대에 클라이버는 생쥐부터 코끼리까지 다양한 크기의 동물의 기초 대사량 측정 결과를 분석했다. 그래프의 가로축 변수로 동물의 체중을, 세로축 변수로 기초 대사량을 두고, 각 동물별 체중과 기초 대사량의 순서쌍을 점으로 나타냈다.

가로축과 세로축 두 변수의 증가율이 서로 다를 경우, 그 둘의 증가율이 같을 때와 달리, ‘일반적인 그래프’에서 이 점들은 직선이 아닌 어떤 곡선의 주변에 분포한다. 그런데 순서쌍의 값에 상용로그를 취해 새로운 순서쌍을 만들어서 이를 <그림>과 같이 그래프에 표시하면, 어떤 직선의 주변에 점들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면 그 직선의 기울기를 이용해 두 변수의 증가율을 비교할 수 있다. <그림>에서 X와 Y는 각각 체중과 기초 대사량에 상용로그를 취한 값이다. 이런 방식으로 표현한 그래프를 ‘L-그래프’라 하자.

체중의 증가율에 비해,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작다면 L-그래프에서 직선의 기울기는 1보다 작으며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작을수록 기울기도 작아진다. 만약 체중의 증가율과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같다면 L-그래프에서 직선의 기울기는 1이 된다.

이렇듯 L-그래프와 같은 방식으로 표현할 때, 생물의 어떤 형질이 체중 또는 몸 크기와 직선의 관계를 보이며 함께 증가하는 경우 그 형질은 ‘상대 성장’을 한다고 한다. 동일 종에서의 심장, 두뇌와 같은 신체 기관의 크기도 상대 성장을 따른다.

한편, 그래프에서 가로축과 세로축 두 변수의 관계를 대변하는 최적의 직선의 기울기와 절편은 최소 제곱법으로 구할 수 있다. 우선, 그래프에 두 변수의 순서쌍을 나타낸 점들 사이를 지나는 임의의 직선을 그린다. 각 점에서 가로축에 수직 방향으로 직선까지의 거리인 편차의 절댓값을 구하고 이들을 각각 제곱하여 모두 합한 것이 ‘편차 제곱 합’이며, 편차 제곱 합이 가장 작은 직선을 구하는 것이 최소 제곱법이다.

클라이버는 이런 방법에 근거하여 L-그래프에 나타난 최적의 직선의 기울기로 0.75를 얻었고, 이에 따라 동물의 (체중)^0.75에 기초 대사량이 비례한다고 결론지었다. 이것을 ‘클라이버의 법칙’이라 하며, (체중)^0.75을 대사 체중이라 부른다. 대사 체중은 치료제 허용량의 결정에도 이용되는데, 이때 그 양은 대사 체중에 비례하여 정한다. 이는 치료제 허용량이 체내 대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15. 윗글을 읽고 추론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일반적인 경우 기초 대사량은 하루에 소모되는 총 열량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겠군.

② 클라이버의 결론에 따르면, 기초 대사량이 동물의 체표 면적에 비례한다고 볼 수 없겠군.

③ 19세기의 초기 연구자들은 체중의 증가율보다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작다고 생각했겠군.

④ 코끼리에게 적용하는 치료제 허용량을 기준으로, 체중에 비례하여 생쥐에게 적용할 허용량을 정한 후 먹이면 과다 복용이 될 수 있겠군.

⑤ 클라이버의 법칙에 따르면, 동물의 체중이 증가함에 따라 함께 늘어나는 에너지의 필요량이 이전 초기 연구에서 생각했던 양보다 많겠군.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과학 및 수학 분야의 내용을 다루고 있는 어려운 지문을 제시하여 국어 독해력보다는 ‘기초대사량, 상용로그, 비례를 나타내는 그래프, 최소 제곱법, 대사 체중, 클라이버의 법칙’ 등에 대한 배경지식의 차이와 수학적 이해 능력이 문제 해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

문단의 내용이 분절적으로 제시되어 있어 각 문단의 내용을 연결해서 이해해야만 하는 과도한 추론이 요구되며, 내용 이해 및 문제 풀이를 위해 짧은 시간 내에 지속적으로 지문을 다시 읽으며 문단 간 내용을 연결하여 이해하는 수준의 높은 독해력이 요구됨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3학년도
수능
국어공통17①

17. 윗글을 바탕으로 <보기>를 탐구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3점]

① 최적의 직선을 구한다고 할 때, 최적의 직선의 기울기가 1보다 작다면 ⓐ에 ⓑ가 비례한다고 할 수 없겠군.

② 최적의 직선을 구하여 ⓐ와 ⓑ의 증가율을 비교하려고 할 때, 점들이 최적의 직선으로부터 가로축에 수직 방향으로 멀리 떨어질수록 편차 제곱 합은 더 작겠군.

③ ⓐ의 증가율보다 ⓑ의 증가율이 크다면, 점들의 분포가 직선이 아닌 어떤 곡선의 주변에 분포하겠군.

④ ⓐ의 증가율보다 ⓑ의 증가율이 작다면, 점들 사이를 지나는 최적의 직선의 기울기는 1보다 크겠군.

⑤ ⓐ의 증가율과 ⓑ의 증가율이 같고 ‘일반적인 그래프’에서 순서쌍을 점으로 표시한다면, 점들은 직선이 아닌 어떤 곡선의 주변에 분포하겠군.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최적의 직선의 기울기, 편차 제곱 합, 일반적인 그래프와 L-그래프의 개념 차이’ 등의 개념을 파악하고 해당 내용의 의미를 지문에서 찾아가며 <보기>의 내용을 적용하여 이해해야 하므로 추론해야 할 정보량이 과다함

지문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지문에서 단절적으로 제시된 내용 요소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유사한 정보의 위치를 확인하여 답을 찾아야 하므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힌 학생에게 유리한 문항임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2학년도
수능
국어공통8②

(가)

㉠정립-반정립-종합. 변증법의 논리적 구조를 일컫는 말이다. 변증법에 따라 철학적 논증을 수행한 인물로는 단연 헤겔이 거명된다. 변증법은 대등한 위상을 지니는 세 범주의 병렬이 아니라, 대립적인 두 범주가 조화로운 통일을 이루어 가는 수렴적 상향성을 구조적 특징으로 한다. 헤겔에게서 변증법은 논증의 방식임을 넘어, 논증 대상 자체의 존재 방식이기도 하다. 즉 세계의 근원적 질서인 ‘이념’의 내적 구조도, 이념이 시ㆍ공간적 현실로서 드러나는 방식도 변증법적이기에, 이념과 현실은 하나의 체계를 이루며, 이 두 차원의 원리를 밝히는 철학적 논증도 변증법적 체계성을 ⓐ지녀야 한다.

헤겔은 미학도 철저히 변증법적으로 구성된 체계 안에서 다루고자 한다. 그에게서 미학의 대상인 예술은 종교, 철학과 마찬가지로 ‘절대정신’의 한 형태이다. 절대정신은 절대적 진리인 ‘이념’을 인식하는 인간 정신의 영역을 ⓑ가리킨다. 예술ㆍ종교ㆍ철학은 절대적 진리를 동일한 내용으로 하며, 다만 인식 형식의 차이에 따라 구분된다. 절대정신의 세 형태에 각각 대응하는 형식은 [ 직관ㆍ표상ㆍ사유 ]이다. ‘직관’은 주어진 물질적 대상을 감각적으로 지각하는 지성이고, ‘표상’은 물질적 대상의 유무와 무관하게 내면에서 심상을 떠올리는 지성이며, ‘사유’는 대상을 개념을 통해 파악하는 순수한 논리적 지성이다. 이에 세 형태는 각각 ‘직관하는 절대정신’, ‘표상하는 절대정신’, ‘사유하는 절대정신’으로 규정된다. 헤겔에 따르면 직관의 외면성과 표상의 내면성은 사유에서 종합되고, 이에 맞춰 예술의 객관성과 종교의 주관성은 철학에서 종합된다.

형식 간의 차이로 인해 내용의 인식 수준에는 중대한 차이가 발생한다. 헤겔에게서 절대정신의 내용인 절대적 진리는 본질적으로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예술은 직관하고 종교는 표상하며 철학은 사유하기에, 이 세 형태 간에는 단계적 등급이 매겨진다. 즉 예술은 초보 단계의, 종교는 성장 단계의, 철학은 완숙 단계의 절대정신이다. 이에 따라 ㉡예술-종교-철학 순의 진행에서 명실상부한 절대정신은 최고의 지성에 의거하는 것, 즉 철학뿐이며, 예술이 절대정신으로 기능할 수 있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 지성이 미발달된 머나먼 과거로 한정된다.

(나)

변증법의 매력은 ‘종합’에 있다. 종합의 범주는 두 대립적 범주 중 하나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도 안 되고, 두 범주의 고유한 본질적 규정이 소멸되는 중화 상태로 나타나도 안 된다. 종합은 양자의 본질적 규정이 유기적 조화를 이루어 질적으로 고양된 최상의 범주가 생성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다.

헤겔이 강조한 변증법의 탁월성도 바로 이것이다. 그러기에 변증법의 원칙에 최적화된 엄밀하고도 정합적인 학문 체계를 조탁하는 것이 바로 그의 철학적 기획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가 내놓은 성과물들은 과연 그 기획을 어떤 흠결도 없이 완수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을까? 미학에 관한 한 ‘그렇다’는 답변은 쉽지 않을 것이다. 지성의 형식을 직관-표상-사유 순으로 구성하고 이에 맞춰 절대정신을 예술-종교-철학 순으로 편성한 전략은 외관상으로는 변증법 모델에 따른 전형적 구성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질적 내용을 ⓓ보면 직관으로부터 사유에 이르는 과정에서는 외면성이 점차 지워지고 내면성이 점증적으로 강화ㆍ완성되고 있음이, 예술로부터 철학에 이르는 과정에서는 객관성이 점차 지워지고 주관성이 점증적으로 강화ㆍ완성되고 있음이 확연히 드러날 뿐, 진정한 변증법적 종합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직관의 외면성 및 예술의 객관성의 본질은 무엇보다도 감각적 지각성인데, 이러한 핵심 요소가 그가 말하는 종합의 단계에서는 완전히 소거되고 만다.

변증법에 충실하려면 헤겔은 철학에서 성취된 완전한 주관성이 재객관화되는 단계의 절대정신을 추가했어야 할 것이다. 예술은 ‘철학 이후’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이다. 실제로 많은 예술 작품은 ‘사유’를 매개로 해서만 설명되지 않는가. 게다가 이는 누구보다도 풍부한 예술적 체험을 한 헤겔 스스로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 때문에 방법과 철학 체계 간의 이러한 불일치는 더욱 아쉬움을 준다.


8. <보기>는 헤겔과 (나)의 글쓴이가 나누는 가상의 대화의 일부이다. ㉮에 들어갈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3점]

<보기>
헤겔: 괴테와 실러의 문학 작품을 읽을 때 놓치지 않아야 할 점이 있네. 이 두 천재도 인생의 완숙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최고의 지성적 통찰을 진정한 예술미로 승화시킬 수 있었네. 그에 비해 초기의 작품들은 미적으로 세련되지 못해 결코 수준급이라 할 수 없었는데, 이는 그들이 아직 지적으로 미성숙했기 때문이었네.
(나)의 글쓴이: 방금 그 말씀과 선생님의 기본 논증 방법을 연결하면 [ ㉮ ]는 말이 됩니다.

① 이론에서는 대립적 범주들의 종합을 이루어야 하는 세 번째 단계가 현실에서는 그 범주들을 중화한다

② 이론에서는 외면성에 대응하는 예술이 현실에서는 내면성을 바탕으로 하는 절대정신일 수 있다

③ 이론에서는 반정립 단계에 위치하는 예술이 현실에서는 정립 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④ 이론에서는 객관성을 본질로 하는 예술이 현실에서는 객관성이 사라진 주관성을 지닌다

⑤ 이론에서는 절대정신으로 규정되는 예술이 현실에서는 진리의 인식을 수행할 수 없다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교과 수업에서 일반적으로 다루고 있는 수준보다 높은 인문(철학) 영역의 배경지식이 요구됨. 또한 ‘정립, 반정립, 수렴적 상향성, 절대정신’ 등의 전문용어가 빈번히 사용되고 있으며, 지문에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아 고난도의 추론이 요구됨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2학년도
수능
국어공통13④

기축 통화는 국제 거래에 결제 수단으로 통용되고 환율 결정에 기준이 되는 통화이다. 1960년 트리핀 교수는 브레턴우즈 체제에서의 기축 통화인 달러화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했다. 한 국가의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입 간 차이인 경상 수지는 수입이 수출을 초과하면 적자이고, 수출이 수입을 초과하면 흑자이다. 그는 “미국이 경상 수지 적자를 허용하지 않아 국제 유동성 공급이 중단되면 세계 경제는 크게 위축될 것”이라면서도 “반면 적자 상태가 지속돼 달러화가 과잉 공급되면 준비 자산으로서의 신뢰도가 저하되고 고정 환율 제도도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트리핀 딜레마는 국제 유동성 확보와 달러화의 신뢰도 간의 문제이다. 국제 유동성이란 국제적으로 보편적인 통용력을 갖는 지불 수단을 말하는데, ㉠금 본위 체제에서는 금이 국제 유동성의 역할을 했으며, 각 국가의 통화 가치는 정해진 양의 금의 가치에 고정되었다. 이에 따라 국가 간 통화의 교환 비율인 환율은 자동적으로 결정되었다. 이후 ㉡브레턴우즈 체제에서는 국제 유동성으로 달러화가 추가되어 ‘금 환 본위제’가 되었다. 1944년에 성립된 이 체제는 미국의 중앙은행에 ‘금 태환 조항’에 따라 금 1온스와 35달러를 언제나 맞교환해 주어야 한다는 의무를 지게 했다. 다른 국가들은 달러화에 대한 자국 통화의 가치를 고정했고, 달러화로만 금을 매입할 수 있었다. 환율은 경상 수지의 구조적 불균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1% 내에서의 변동만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기축 통화인 달러화를 제외한 다른 통화들 간 환율인 교차 환율은 자동적으로 결정되었다.

1970년대 초에 미국은 경상 수지 적자가 누적되기 시작하고 달러화가 과잉 공급되어 미국의 금 준비량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달러화의 금 태환 의무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달러화의 가치를 내리는 평가 절하, 또는 달러화에 대한 여타국 통화의 환율을 하락시켜 그 가치를 올리는 평가 절상이었다. 하지만 브레턴우즈 체제하에서 달러화의 평가 절하는 규정상 불가능했고, 당시 대규모 대미 무역 흑자 상태였던 독일, 일본 등 주요국들은 평가 절상에 나서려고 하지 않았다. 이 상황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으로 독일의 마르크화와 일본의 엔화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증가했고, 결국 환율의 변동 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국은 보유한 달러화를 대규모로 금으로 바꾸기를 원했다. 미국은 결국 1971년 달러화의 금 태환 정지를 선언한 닉슨 쇼크를 단행했고, 브레턴우즈 체제는 붕괴되었다.

그러나 붕괴 이후에도 달러화의 기축 통화 역할은 계속되었다. 그 이유로 규모의 경제를 생각할 수 있다. 세계의 모든 국가에서 ㉢어떠한 기축 통화도 없이 각각 다른 통화가 사용되는 경우 두 국가를 짝짓는 경우의 수만큼 환율의 가짓수가 생긴다. 그러나 하나의 기축 통화를 중심으로 외환 거래를 하면 비용을 절감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


13. 윗글을 참고할 때, <보기>에 대한 반응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3점]

<보기>
브레턴우즈 체제가 붕괴된 이후 두 차례의 석유 가격 급등을 겪으면서 기축 통화국인 A국의 금리는 인상되었고 통화 공급은 감소했다. 여기에 A국 정부의 소득세 감면과 군비 증대는 A국의 금리를 인상시켰으며, 높은 금리로 인해 대량으로 외국 자본이 유입되었다. A국은 이로 인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국제적 합의를 주도하여, 서로 교역을 하며 각각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세 국가 A, B, C는 외환 시장에 대한 개입을 합의했다. 이로 인해 A국 통화에 대한 B국 통화와 C국 통화의 환율은 각각 50%, 30% 하락했다.

① A국의 금리 인상과 통화 공급 감소로 인해 A국 통화의 신뢰도가 낮아진 것은 외국 자본이 대량으로 유입되었기 때문이겠군.

② 국제적 합의로 인한 A국 통화에 대한 B국 통화의 환율 하락으로 국제 유동성 공급량이 증가하여 A국 통화의 가치가 상승했겠군.

③ 다른 모든 조건이 변하지 않았다면, 국제적 합의로 인해 A국 통화에 대한 B국 통화의 환율과 B국 통화에 대한 C국 통화의 환율은 모두 하락했겠군.

④ 다른 모든 조건이 변하지 않았다면, 국제적 합의로 인해 A국 통화에 대한 B국과 C국 통화의 환율이 하락하여, B국에 대한 C국의 경상 수지는 개선되었겠군.

⑤ 다른 모든 조건이 변하지 않았다면, A국의 소득세 감면과 군비 증대로 A국의 경상 수지가 악화되며, 그 완화 방안 중 하나는 A국 통화에 대한 B국 통화의 환율을 상승시키는 것이겠군.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교과 수업에서 일반적으로 다루고 있는 수준보다 높은 경제 영역의 배경지식이 요구됨. ‘브레턴우즈 체제, 금 본위 체제, 금 환 본위제, 금 태환 조항, 닉슨 쇼크’ 등의 전문용어가 빈번히 사용되고 있으며, 문항을 해결하기 위한 충분한 정보를 지문에서 제공하지 않아 고난도의 추론이 요구됨. 또한 선택지가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어 문제풀이 기술을 익힌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임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2학년도
수능
국어공통15②

주차하거나 좁은 길을 지날 때 운전자를 돕는 장치들이 있다. 이 중 차량 전후좌우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이용하여 차량 주위 360°의 상황을 위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영상을 만들어 차 안의 모니터를 통해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 장치 ]가 있다. 운전자에게 제공되는 영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보자.

먼저 차량 주위 바닥에 바둑판 모양의 격자판을 펴 놓고 카메라로 촬영한다. 이 장치에서 사용하는 광각 카메라는 큰 시야각을 갖고 있어 사각지대가 줄지만 빛이 렌즈를 ⓐ지날 때 렌즈 고유의 곡률로 인해 영상이 중심부는 볼록하고 중심부에서 멀수록 더 휘어지는 현상, 즉 렌즈에 의한 상의 왜곡이 발생한다. 이 왜곡에 영향을 주는 카메라 자체의 특징을 내부 변수라고 하며 왜곡 계수로 나타낸다. 이를 알 수 있다면 왜곡 모델을 설정하여 왜곡을 보정할 수 있다. 한편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의 기울어짐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왜곡의 원인을 외부 변수라고 한다. ㉠촬영된 영상과 실세계 격자판을 비교하면 영상에서 격자판이 회전한 각도나 격자판의 위치 변화를 통해 카메라의 기울어진 각도 등을 알 수 있으므로 왜곡을 보정할 수 있다.

왜곡 보정이 끝나면 영상의 점들에 대응하는 3차원 실세계의 점들을 추정하여 이로부터 원근 효과가 제거된 영상을 얻는 시점 변환이 필요하다. 카메라가 3차원 실세계를 2차원 영상으로 투영하면 크기가 동일한 물체라도 카메라로부터 멀리 있을수록 더 작게 나타나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영상에서는 거리에 따른 물체의 크기 변화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왜곡이 보정된 영상에서의 몇 개의 점과 그에 대응하는 실세계 격자판의 점들의 위치를 알고 있다면, 영상의 모든 점들과 격자판의 점들 간의 대응 관계를 가상의 좌표계를 이용하여 기술할 수 있다. 이 대응 관계를 이용해서 영상의 점들을 격자의 모양과 격자 간의 상대적인 크기가 실세계에서와 동일하게 유지되도록 한 평면에 놓으면 2차원 영상으로 나타난다. 이때 얻은 영상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영상이 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구한 각 방향의 영상을 합성하면 차량 주위를 위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영상이 만들어진다.


15. ㉠~㉢을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에서 광각 카메라를 이용하여 확보한 시야각은 ㉡에서는 작아지겠군.

② ㉡에서는 ㉠과 마찬가지로 렌즈와 격자판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격자판이 작아 보이겠군.

③ ㉡에서는 ㉠에서 렌즈와 격자판 사이의 거리에 따른 렌즈의 곡률 변화로 생긴 휘어짐이 보정되었겠군.

④ ㉡과 실세계 격자판을 비교하여 격자판의 위치 변화를 보정한 ㉢은 카메라의 기울어짐에 의한 왜곡을 바로잡은 것이겠군.

⑤ ㉡에서 렌즈에 의한 상의 왜곡 때문에 격자판의 윗부분으로 갈수록 격자 크기가 더 작아 보이던 것이 ㉢에서 보정되었겠군.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지문 분량은 적지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추론의 난도가 높음. 선택지가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어 의미 파악을 위해서는 지문의 내용을 계속 확인해야 하므로 문제 풀이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 있음




영어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
영어공통33①

33. 다음 빈칸에 들어갈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Whatever their differences, scientists and artists begin with the same question: can you and I see the same thing the same way? If so, how? The scientific thinker looks for features of the thing that can be stripped of subjectivity―ideally, those aspects that can be quantified and whose values will thus never change from one observer to the next. In this way, he arrives at a reality independent of all observers. The artist, on the other hand, relies on the strength of her artistry to effect a marriage between her own subjectivity and that of her readers. To a scientific thinker, this must sound like magical thinking: you’re saying you will imagine something so hard it’ll pop into someone else’s head exactly the way you envision it? The artist has sought the opposite of the scientist’s observer-independent reality. She creates a reality dependent upon observers, indeed a reality in which __________________ in order for it to exist at all. [3점]

① human beings must participate

② objectivity should be maintained

③ science and art need to harmonize

④ readers remain distanced from the arts

⑤ she is disengaged from her own subjectivity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글의 내용이 다소 추상적이며, 문항을 풀기 위해서는 “과학자와 예술가의 현실을 추구하는 방법 차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예술가의 현실 추구 방법을 추론해야 함

빈칸이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관계절 구문 뒤에 있고, 빈칸을 포함한 문장 구성도 다소 복잡하여 체감 난도가 높은 문항임

(지문 출처) The Routledge companion to popular music analysis Expanding Apporaches(Ciro Scotto, Taylor & Francis, 2019, p.23)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
영어공통34⑤

34. 다음 빈칸에 들어갈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One of the common themes of the Western philosophical tradition is the distinction between sensual perceptions and rational knowledge. Since Plato, the supremacy of rational reason is based on the assertion that it is able to extract true knowledge from experience. As the discussion in the Republic helps to explain, perceptions are inherently unreliable and misleading because the senses are subject to errors and illusions. Only the rational discourse has the tools to overcome illusions and to point towards true knowledge. For instance, perception suggests that a figure in the distance is smaller than it really is. Yet, the application of logical reasoning will reveal that the figure only appears small because it obeys the laws of geometrical perspective. Nevertheless, even after the perspectival correction is applied and reason concludes that perception is misleading, the figure still appears small, and the truth of the matter is revealed . [3점]

*discourse: 담화 **geometrical: 기하학의

① as the outcome of blindly following sensual experience

② by moving away from the idea of perfect representation

③ beyond the limit of where rational knowledge can approach

④ through a variety of experiences rather than logical reasoning

⑤ not in the perception of the figure but in its rational representation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감각적 인식과 이성적 지식의 차이”라는 생소한 서양 철학의 추상적 개념과 내용을 이해하여야 빈칸 추론이 가능함

빈칸을 포함한 문장이 공교육에서 다루는 일반적인 수준보다 어려운 문장구조로 구성되어 있어 체감 난도가 높은 문항임

(지문 출처) How Photography Changed Philosophy(Daniel Rubinstein, Routledge, 2023, p.23)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3학년도
수능
영어공통34⑤

34. 다음 빈칸에 들어갈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관련 기사

We understand that the segregation of our consciousness into present, past, and future is both a fiction and an oddly self-referential framework; your present was part of your mother’s future, and your children’s past will be in part your present. Nothing is generally wrong with structuring our consciousness of time in this conventional manner, and it often works well enough. In the case of climate change, however, the sharp division of time into past, present, and future has been desperately misleading and has, most importantly, hidden from view the extent of the responsibility of those of us alive now. The narrowing of our consciousness of time smooths the way to divorcing ourselves from responsibility for developments in the past and the future with which our lives are in fact deeply intertwined. In the climate case, it is not that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It is that the realities are obscured from view by the partitioning of time, and so questions of responsibility toward the past and future do not arise naturally. [3점]

*segregation: 분리**intertwine: 뒤얽히게 하다 ***obscure: 흐릿하게 하다

① all our efforts prove to be effective and are thus encouraged

② sufficient scientific evidence has been provided to us

③ future concerns are more urgent than present needs

④ our ancestors maintained a different frame of time

⑤ we face the facts but then deny our responsibility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시간 흐름에 대한 이해’라는 추상적인 개념과 ‘기후 변화’라는 일반적 소재를 동시에 활용하여 학생들이 구문을 해석하더라도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음

지문이 전반적으로 공교육에서 다루는 일반적인 수준보다 어려운 어휘 및 복잡한 문장구조가 사용된 긴 문장으로 구성됨

(지문 출처) The Pivotal Generation: Why We Have a Moral Responsibility to Slow Climate Change Right Now (Henry Shue, Princeton UP, 2021, p.26)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3학년도
수능
영어공통37④

37. 주어진 글 다음에 이어질 글의 순서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The most commonly known form of results-based pricing is a practice called contingency pricing, used by lawyers.

(A) Therefore, only an outcome in the client’s favor is compensated. From the client’s point of view, the pricing makes sense in part because most clients in these cases are unfamiliar with and possibly intimidated by law firms. Their biggest fears are high fees for a case that may take years to settle.

(B) By using contingency pricing, clients are ensured that they pay no fees until they receive a settlement. In these and other instances of contingency pricing, the economic value of the service is hard to determine before the service, and providers develop a price that allows them to share the risks and rewards of delivering value to the buyer.

(C) Contingency pricing is the major way that personal injury and certain consumer cases are billed. In this approach, lawyers do not receive fees or payment until the case is settled, when they are paid a percentage of the money that the client receives. [3점]

*intimidate: 위협하다

① (A)-(C)-(B)

② (B)-(A)-(C)

③ (B)-(C)-(A)

④ (C)-(A)-(B)

⑤ (C)-(B)-(A)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변호사 수임료 체계’라는 생소한 소재가 사용되어, 공교육에서 학습하는 일반적인 의미가 아닌 법률 분야에 적합한 의미로 어휘를 파악해야 글 전체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음

문항을 풀기 위해 글의 논리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들이 부족함

(지문 출처) Services Marketing: Integrating Customer Focus Across the Firm(Valarie A. Zeithaml 외 2명, MacGraw-Hill Education, 2018, p.468)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2학년도
수능
영어공통21②

21. 밑줄 친 whether to make ready for the morning commute or not이 다음 글에서 의미하는 바로 가장 적절한 것은? [3점]

Scientists have no special purchase on moral or ethical decisions; a climate scientist is no more qualified to comment on health care reform than a physicist is to judge the causes of bee colony collapse. The very features that create expertise in a specialized domain lead to ignorance in many others. In some cases lay people―farmers, fishermen, patients, native peoples―may have relevant experiences that scientists can learn from. Indeed, in recent years, scientists have begun to recognize this: the Arctic Climate Impact Assessment includes observations gathered from local native groups. So our trust needs to be limited, and focused. It needs to be very particular. Blind trust will get us into at least as much trouble as no trust at all. But without some degree of trust in our designated experts―the men and women who have devoted their lives to sorting out tough questions about the natural world we live in―we are paralyzed, in effect not knowing whether to make ready for the morning commute or not.

*lay: 전문가가 아닌**paralyze: 마비시키다***commute: 통근

① questionable facts that have been popularized by non-experts

② readily applicable information offered by specialized experts

③ common knowledge that hardly influences crucial decisions

④ practical information produced by both specialists and lay people

⑤ biased knowledge that is widespread in the local community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과학자에 대한 맹목적 신뢰는 지양하되 어느 정도의 신뢰는 필요하다’는 추상적이고 학생들이 이해하기에 다소 난해한 내용이며, 공교육에서 다루는 일반적인 수준보다 복잡한 문장구조로 되어 있음

◦ 정답 도출을 위해 의미 파악이 가장 중요한 밑줄 친 부분을 포함한 문장이 길고, 이중부정문(without, not knowing)이 포함된 복잡한 문장구조를 사용함

(지문 출처) Merchants of Doubt(Naomi Oreskes and Erik M Conway, Bloomsbury Press, 2010, pp.273-27)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2학년도
수능
영어공통38⑤

38. 글의 흐름으로 보아, 주어진 문장이 들어가기에 가장 적절한 곳을 고르시오.

Retraining current employees for new positions within the company will also greatly reduce their fear of being laid off.

Introduction of robots into factories, while employment of human workers is being reduced, creates worry and fear. ( ① ) It is the responsibility of management to prevent or, at least, to ease these fears. ( ② ) For example, robots could be introduced only in new plants rather than replacing humans in existing assembly lines. ( ③ ) Workers should be included in the planning for new factories or the introduction of robots into existing plants, so they can participate in the process. ( ④ ) It may be that robots are needed to reduce manufacturing costs so that the company remains competitive, but planning for such cost reductions should be done jointly by labor and management. ( ⑤ ) Since robots are particularly good at highly repetitive simple motions, the replaced human workers should be moved to positions where judgment and decisions beyond the abilities of robots are required.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문장 내 단서로 문제를 풀 수는 있으나, 문장 간의 연결이 논리적으로 치밀하지 않고 단절이 다소 있어 글의 논리적 관계 및 흐름을 파악하여 정답을 찾는 데 영향을 줌

의미 및 논리적 흐름을 파악하는 것보다 단어 등 단서를 활용한 풀이법 등 ‘기술’을 활용할 경우, 더 쉽게 풀릴 수 있는 문항으로 보임

(지문 출처) Robot Ethics: The Ethical and Social Implications of Robotics(Patrick Lin, Keith Abney and George A. Bakey., The MIT Press, 2012, pp.20-21)




과학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
과학생명과학Ⅱ15①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추상적인 개념(이중가닥 DNA의 복제 과정)의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경우를 조합해야만 정답을 추론할 수 있으므로 문제 풀이 시간이 상당히 많이 소요됨

생명현상 관련 주요 개념이나 원리 보다는 주어진 단서를 활용하여 빠른 시간(생명과학Ⅱ의 시험시간은 30분)에 논리적으로 추론하는 능력이 주로 요구되는 문항임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3학년도
수능
과학화학Ⅱ20①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화학 평형(르 샤틀리에 원리)에 관한 문항으로, 다수의 변인(몰수, 부피, 온도)이 동시에 변하는 복잡한 상황을 제시하고 있음

복잡한 추론과 계산을 요구하고 있어 풀이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됨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2학년도
수능
과학물리학Ⅱ18③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물체(구조물)의 평형조건에 대한 문항으로, 힘, 운동, 무게중심 및 돌림힘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을 제시하고 있음

복잡한 추론과 계산을 요구하고 있어 풀이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됨




구분영역과목문항 번호정답
2022학년도
수능
과학지구과학Ⅱ20④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지구자기요소에 관한 내용 이해(지구자기력, 복각, 편각 등) 및 측정 원리에 수학 개념(공간벡터의 성질과 분해 등)을 더해 묻고 있으나, 실제 문제풀이를 위해서는 복각・편각 등 지구과학 학습내용의 성취 정도 보다는 벡터 관련 학습여부가 중요함

- 즉, 문제의 형태는 지구과학 내용 요소이나 문제풀이에는 수학(벡터 성분 분해)학습 내용이 핵심인 문항임

따라서, 벡터 합성, 분해 등 수학 학습 수준이 확보되지 않은 경우 매우 어렵다고 인식되었을 것이며, 이는 학생의 수학 교과의 선택과목 이수 여부에 영향을 받음

조선일보

2023년 6월 17일 토요일

2000년 동안 서구 문명 지배한 '유클리드 기하학'

 고대 그리스 수학자 에우클레이데스(영어로 유클리드)가 저서 '원론'에서 소개한 수학체계인 ‘유클리드 기하학’은 2000년 동안 서구 문명을 지배했다. 그러나 19세기 초 굳게 믿었던 유클리드 기하학 체계의 토대 중 하나를 의심하자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등장했다. 인문학과 수학의 시선에서 두 기하학을 살펴본다.


○ 첫 번째 질문. 기하학에서 '원론'은 왜 중요한가.

 

Q(수학자). 초중고에서 배우는 기하인 유클리드 기하학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원론'은 어떤 책인가요.

 

A(인문학자).  "'안녕원론'은 기원전 3세기에 고대 그리스 (수학자) 에우클레이데스가 그 당시까지 알려져 있던 수학적 지식을 집대성한 기하학 책이에요. 평면기하 입체기하 수론 등 다양한 내용을 총 13권에 담았어요.

 



이 작품의 그리스어 원제목은 ‘Στοιχεῖα(스토이케이아)’입니다. 이를 그대로 번역하면 요소들이라는 뜻이에요. 다시 말하자면 기하학을 계속 쌓아 나가기 위한 주춧돌 즉 지식의 핵심 요소를 모았다는 것이지요.

 

에우클레이데스가 많은 명제를 한데 모으려고 했던 배경에는 그가 살았던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수많은 학자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의학 지리학 문학 등 각 분야의 지식을 수집해서 목록화하는 작업을 했지요. 에우클레이데스가 '원론'을 쓴 의도가 담긴 서문은 남아있진 않지만 기하학도 당시 지식의 체계화 작업의 일환으로 볼 수 있어요."

 

Q (수학자). '원론'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책으로 평가받게 된 이유는 뭔가요.

 

A(인문학자). "두 가지 면에서 '원론'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수 있어요. 첫째는 기하학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대화편들에 남아있듯이 고대 그리스에서 기하학은 궁극의 지적 훈련인 철학을 하기 위해 논리적으로 사유하고 성찰하기 위한 가장 필수적 훈련으로 여겨져 왔어요. '원론'은 그런 훈련을 하기 위한 ‘교과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는 '원론'의 탁월한 구성 체계 때문인데요.  '원론'은 연역적 체계로 이뤄진 책입니다. 정의와 공준에서 시작해서 이전 것에서부터 다음 것을 증명해 나가면서 총 465개의 명제를 연역적으로 꿰어낸 논리적 아름다움이 있어요."

 

Q(수학자). 에우클레이데스가 활동했을 때로부터 무려 2000년이 넘도록 서구 문명에서는 계속해서 '원론'을 공부했나요.

 

A(인문학자). " 네 맞아요. 에우클레이데스가 기원전 3세기쯤 '원론'을 펴낸 이후 서구 전역에 전승됩니다. 이집트에서 발굴된 기원후 1세기경 파피루스에도 학생들이 '원론'을 공부한 기록이 남아있어요. 9세기에는 이슬람의 학자들에 의해서 아랍어로 번역되었다가 12세기 스페인 톨레도에서 라틴어로 번역됩니다. 1482년 최초의 '원론' 인쇄본이 나온 뒤 이 책이 급격히 퍼지기 시작하면서 16세기에는 여러 개정판과 영어 이탈리아어 등의 번역본도 나오지요.

 

유럽에서 오래된 대학 중 하나인 프랑스 파리대나 영국 옥스포드대의 학생은 졸업을 위해서 '원론'을 반드시 공부했어야 할 만큼 서구에서는 '원론'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강조했습니다."

 

 

○ 두 번째 질문.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Q(인문학자).  '원론'에서 시작한 유클리드 기하학의 지위가 영원히 견고할 것 같았는데 19세기 초 균열이 일어나요. 유클리드 기하학의 토대를 이루는 5개의 공준 중 ‘평행선 공준’ 때문인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유클리드 기하학의 공준. 수학동아 제공
유클리드 기하학의 공준. 수학동아 제공

A(수학자).  "먼저 공준이 무엇인지부터 이야기해볼게요. 바둑을 둘 때 기본적인 규칙이 존재하지요. 바둑판의 격자점 위에 검은 돌과 흰 돌을 하나씩 번갈아 가며 올려야 해요.

 

수학에서도 문제를 풀기 위한 규칙을 먼저 정해요 이 규칙을 ‘공준’이라고 부르고 공준이 정해지면 그 안에서 자유롭게 문제를 풀 수 있지요. '원론'을 보면 기하학에서 지켜야 하는 공준이 5개 있어요. 


5번째 공준을 다르게 표현하면 ‘임의의 직선이 있고 그 직선 밖에 점이 있을 때 이 점을 지나며 원래의 직선과 평행한 직선은 단 하나만 존재한다’는 거예요. 이를 흔히 평행선 공준이라고 부르지요."

 

Q(인문학자).  평행선 공준이 왜 문제가 됐던 건가요.


A(수학자).  "수학자들은 증명을 하지 않아도 되는 약속인 공준을 최소한으로 사용해 유클리드 기하학 체계를 구축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나머지 4개의 공준을 이용해 평행선 공준을 증명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나 에우클레이데스가 처음 이 공준을 소개하고 2000년이 지나도록 평행선 공준 은 증명되지 않았어요.

 

19세기 수학자들은 평행선 공준을 그대로 증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명제를 거짓이라고 가정할 때 생기는 모순을 보여 역으로 명제를 증명하는 ‘귀류법’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평행선 공준을 거짓이라고 생각해도 전혀 기하학에 모순이 생기지 않았어요. 당시 수학자들은 평행선 공준을 거짓으로 하는 새로운 기하학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고 이것이 바로 ‘비유클리드 기하학’입니다."

 

Q(인문학자).  그렇게 나온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어떻게 기하학을 발전시켰나요.

 

A(수학자).  "간단한 예시를 들어 유클리드 기하학과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비교해볼게요.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라는 명제가 있어요 우리는 이 명제를 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요. 이를 증명할 때 가장 먼저 삼각형의 한 변을 기준으로 맞은 편 꼭짓점을 지나는 평행선을 그어요. 즉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180가 되기 위해서는 평행선 공준이 필요합니다. 만약 내각의 합이 180가 아니라면 평행선 공준도 거짓이 되지요.

 

그런데 우리가 사는 지구를 떠올려 보세요. 지구는 구면이잖아요. 지구 위 북극에서 한 점을 잡고 구면을 따라 90의 각도로 선을 2개 내리고 적도 위에 선을 그어 삼각형을 만들면 이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가 아니라 270가 됩니다. 이런 기하학 체계를 ‘구면기하학’ 혹은 ‘타원기하학’이라고 하는데요. 평행선 공준의 표현을 빌리자면 타원 위에서 선 밖의 한 점을 지나 그 직선에 평행한 직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선 밖의 한 점을 지나 그 직선에 평행한 직선이 무한히 많이 존재하는 기하학도 있어요. 이를 ‘쌍곡기하학’이라고 하는데요. 말 안장 혹은 감자칩 모양의 공간을 떠올리면 됩니다 이 공간 위에서 삼각형을 그리면 이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보다 작지요.

 

초중고생 때는 유클리드 기하학을 기본에 둔 기하학을 배우기 때문에 유클리드 기하학의 원리가 자명해보일 거예요. 하지만 실제 우리가 사는 세상은 곡면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유클리드 기하학이 아니라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세상을 더 잘 설명해요. 그러므로 평행선 공준을 증명하기 위해 발상을 전환한 일이 우리의 세계를 더 잘 표현하게 된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 냈지요."
 

비유클리드 기하학.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비유클리드 기하학.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인문학자 이은수 서울대 철학과 교수 (왼쪽), 수학자 이승재 서울대 박사후연구원 (오른쪽). 수학동아 제공
인문학자 이은수 서울대 철학과 교수 (왼쪽), 수학자 이승재 서울대 박사후연구원 (오른쪽). 수학동아 제공

 

○ 세 번째 질문. 기하학의 다양함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Q(인문학자).  지금까지 유클리드 기하학이 왜 중요하게 여겨졌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클리드 기하학이 아닌 기하학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이야기해 왔는데요. 유클리드 기하학이 서구 문명을 지배한 것은 에우클레이데스 덕분만은 아니에요.

 

2000년간 '원론'에 여러 사람의 생각을 보태서 더 멋진 유클리드 기하학 체계를 만들어 왔습니다. '원론'을 중요하게 여겼던 여러 서구의 지식인이 유클리드 기하학을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지요.

 

다만 19세기 초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등장은 학문에서 가져야 할 시사점을 주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원론'은 기하학의 훌륭한 교과서 역할을 했지만 어떤 의미에선 마치 전제 군주처럼 2000년 동안 기하학적 공간에 대한 사고를 얽매고 있었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비록 우리가 유클리드 기하학이 왜 서구 문명을 지배해왔느냐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그토록 오래 지배했던 기하학이 어떻게 무너졌느냐가 더 생각할 지점이 많지요.

 

A(수학자).  "교수님 말씀처럼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등장은 기존 기하학 체계를 무너뜨렸다고 볼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기하학의 범위를 넓혔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수학이라는 학문적 관점에서도 큰 의미를 갖고 있어요.

 

평행선 공준처럼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겼던 공준을 바꿔도 전혀 모순이 발생하지 않는 새로운 기하학을 세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일부 수학자는 공준을 쌓아 올려 모든 명제를 증명할 수 있는 완전무결한 수학체계를 만들고자 했어요. 독일 수학자 고틀로프 프레게(1848~1925), 다비트 힐베르트(1862~1943), 영국 수학자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이 대표적이지요.

 

끝내 미국 수학자 쿠르트 괴델(1906~1978)에 의해 그 시도는 불가능하다고 판별이 났어요. 모순 없는 체계에는 증명하지 못하는 명제가 있다는 거지요. 이는 수학이 계속해서 새롭게 진화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해요. 그렇게 보면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비유클리드 기하학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인류 지성사의 발전을 볼 수 있었던 한 단면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Q(인문학자).  비유클리드 기하학으로 수학이 어떻게 지적인 도약을 했는가를 잘 요약해주신 것 같아요. 그런데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수학의 발전뿐 아니라 과학의 발전에도 엄청나게 기여했잖아요. 그 부분도 짚어주세요.

 

A(수학자).  "수학의 발전은 과학 특히 물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데요. 뉴턴의 고전 역학은 유클리드 기하학에 기반해 이뤄져 있어요. 하지만 현대 물리학의 핵심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필요해요.

 

대표적인 예로 길을 찾을 때 쓰는 GPS가 있어요. GPS는 지구 밖에 있는 인공위성에서 신호를 주고받아서 위치를 추적해요. 이 인공위성의 시간을 보정하기 위해서는 상대성 이론이 필요하고 그게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통해서 계산이 이뤄지지요. 이런 식으로 수학의 발전이 물리학의 발전을 이루고 결국 기술의 발전까지 이뤄져서 현대 사회를 이루는 근간이 된다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수학동아 6월

실연으로 자살하려던 이를 구한 수학 문제 358년 동안 누구도 풀지 못했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어릴 적 수학학원 좀 다녀본 경험이 있다면 반드시 들어봤을 만한 이름이 있다. 바로 피에르 드 페르마(1601~1665)다. 피타고라스, 유클리드와 더불어 가장 유명한 수학자지만 사실은 그가 프랑스의 법대를 졸업한 변호사임을 모르는 사람이 꽤 많다. 그는 수학풀이를 취미로 즐겼을 뿐이다. 



고대 그리스 때 디오판토스라는 수학자가 있었다. 그 시절 수의 계산이란 노예처럼 천한 신분의 사람이 하는 일이었기에 교양인이라면 주로 도형이나 공간을 다루는 기하학을 공부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디오판토스는 숫자 대신 문자를 써서 방정식을 계산하는 대수학에 몰두했다. 훗날 그의 묘비에는 이렇게 적혀 있게 된다. 

‘신의 축복으로 태어난 그는 인생의 6분의 1을 소년으로 보냈다. 그리고 인생의 12분의 1이 지난 뒤에는 얼굴에 수염이 자라기 시작했고, 다시 7분의 1이 지난 뒤에는 아름다운 여인과 결혼했다. 결혼 후 5년 만에 귀한 아들을 얻었지만, 가엾은 아들은 아버지의 반밖에 살지 못했다. 깊은 슬픔에 빠진 그는 4년간 정수론에 몰입하다 일생을 마쳤다.’ 

맞다. 이건 방정식이다. 사망 당시 나이를 미지수로 두고 계산해보면 그 결과는 84세가 나온다. 어떤 정신 나간 인간이 묘비에 방정식 문제를 써둘까 생각하겠지만 그의 이런 기행 덕에 적어도 그가 몇 살까지 살았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 너무 오래전 기록이라 출생이나 사망 시기에 대한 단서가 전혀 없었지만 말이다.

디오판토스의 ‘산술’ 여백에 적힌 문제

피에르 드 페르마. [위키피디아]

피에르 드 페르마. [위키피디아]

그는 수학 문제에 처음으로 문자를 도입했으며 덕분에 복잡한 수식은 훨씬 간단해졌다. 그의 저서 가운데 ‘산술’이라는 유명한 책이 있는데, 오늘의 주인공 페르마가 늘 부적처럼 지니고 다니다 여백에 자신이 증명해냈다고 밝힌 문제 중 하나가 바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다. 증명은 했지만 증명 방식은 여백이 모자라 적지 않는다는 글은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했지만, 실제로 페르마는 항상 여백에 뭔가를 적었기 때문에 아마 여백의 부족함을 탓하던 그의 푸념 섞인 낙서가 단순히 허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평소 ‘사람낚시’를 좋아했던 그는 다른 수학자에게 너도 한번 해보라는 식으로 수학 문제를 남겼다. 정수론의 기본 정리 가운데 하나인 ‘페르마의 소정리’도 그에 속한다. 간단히 말해 어떤 특별한 규칙을 갖는 큰 수를 나눈 나머지가 무조건 1이 된다는 것인데, 페르마가 언급한 문제의 증명은 1683년 독일 수학자 라이프니츠가 해냈다. 아쉽게도 정확한 증명을 제시했던 라이프니츠의 소정리가 아닌 페르마의 소정리로 불린다. 

페르마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이런 경우가 한둘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이탈리아 수학자 토니첼리도 페르마에게 낚여 삼각형의 세 꼭짓점으로부터 거리의 합이 최소가 되는 점을 힘겹게 구했으나, 대다수는 이를 ‘페르마의 점’이라 칭한다. ‘페르마의 다각수 정리’는 라그랑주-가우스-코시가, ‘페르마의 두 제곱수 정리’는 스위스 수학자 오일러가 증명했지만, 역시 페르마의 이름이 붙었다. 열정적인 오일러는 50년에 걸쳐 페르마가 무작정 남긴 내용을 대부분 증명해냈으며, 덕분에 수학계에 많은 공헌을 했다. 물론 페르마만 유명해졌지만. 

독일 수학자 레오폴트 크로네커는 이런 말을 남겼다. ‘수학자들의 진정한 천직은 시인이다. 단, 자유롭게 만들고 나면 나중에 엄밀히 증명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숙명이다.’ 숙명을 뒤엎었던 낚시왕 페르마 덕에 뒷수습하던 수학자들만 죽어났다. 

수학적 정리를 직관적으로 찾아내는 것 역시 엄청난 업적이지만 증명은 아예 다른 영역이라 할 정도로 오래 걸리고 힘들다. 게다가 수학을 취미 삼아 한 변호사가 던진 떡밥이라 자존심도 상하지만, 막상 문제를 보면 재미있고 풀어볼 만해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동안 그렇게 열심히 수학자들을 갈아 넣어(?) 해결해나갔는데, 그중 유일하게 증명되지 않고 남은 것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다. 페르마가 마지막에 내놓은 난제가 아니라 무려 358년 동안 버티며 마지막까지 증명되지 않았기에 그렇게 불리게 된 것이다.

기네스북에 오른 ‘가장 까다로운 수학문제’

파울 볼프스켈. [포항공대]

파울 볼프스켈. [포항공대]

‘하나의 세 제곱수는 다른 두 개의 세 제곱수의 합으로 표현될 수 없고, 네 제곱수 역시 다른 두 개의 네 제곱수의 합으로 표현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3차 이상의 거듭제곱 수를 같은 차수의 합으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는 경이로운 방법으로 증명했으나 여백이 충분하지 않아 여기 적을 수 없다.’ 

1637년 페르마가 36세에 메모한 내용을 글로 쓰니 복잡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아마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알고 있을 테다. 3의 제곱(9)과 4의 제곱(16)을 더하면 이건 5의 제곱(25)이다. 두 수의 각각 제곱의 합이 또 다른 수의 제곱이 된다는 것인데, 여기서 제곱을 세 제곱이나 그 이상으로 바꾼다면, 제곱과는 달리 이걸 만족하는 정수는 절대 없다는 것이다. 

식 자체가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는 것이 이 난제의 가장 큰 함정이었다. 해볼 만해 보이는데 아무리 해도 답은 안 나오니 미칠 지경이었을 것이다. 희망고문은 늘 절망으로 바뀌었고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가장 악마적인 수학 난제로 불렸다. 

이제 수많은 수학자의 여정이 시작됐다. 우선 오일러, 르장드르, 베르트랑, 힐베르트 등은 특정한 지수에서 빈칸에 들어갈 수 있는 정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독창적인 방법으로 증명했다. 하지만 이건 부분적인 증명이라 아직 해결할 식은 산더미처럼 많았다. 

이 문제를 굉장히 유명하게 만든 수학자가 있었는데, 바로 독일 수학자 파울 볼프스켈이다. 짝사랑하던 여성에게 차이자 자살을 결심했던 그는 수학자답게 정확히 자정에 삶을 끝내기로 하고, 무려 자살 직전 수학 서적을 뒤지며 남은 시간을 보냈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관한 논문이었다. 그 논문에서 계산오류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려고 몰두한 사이에 시간은 자정이 훌쩍 넘어버렸고,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덕에 새로운 삶의 목표를 찾은 그는 이를 증명한 사람에게 자신의 이름을 딴 볼프스켈상을 수여하고 전 재산(10만 마르크)을 상금으로 주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에 따라 1908년 제정된 이 상으로 인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대중적 명성을 얻었다. 이후 볼프스켈상 심사위원회로 셀 수 없이 많은 증명이 도착했고 쌓아둔 증명의 높이만 무려 3m에 달했다. 심지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틀린 증명이 가장 많이 발표된 정리가 됐고 ‘세상에서 가장 까다로운 수학 문제’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밀레니엄 7대 난제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

앤드류 와일즈. [위키피디아]

앤드류 와일즈. [위키피디아]

1955년 일본 수학자 다니야마와 절친 시무라는 변형해도 형태가 유지되는 보형형식을 연구하다 ‘다니야마-시무라 추측’을 발견했다. 이건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보형형식과 타원곡선이 서로 연관 있다는 것이다. 어려우니 그냥 보형형식을 당근, 타원곡선을 당근케이크라고 치자. 대부분 먹기를 꺼리는 당근을 당근케이크로 바꾸면 굉장히 잘 팔린다. 즉 보형형식으로 도저히 풀리지 않는 문제를 타원곡선으로 바꾸면 비교적 쉽게 풀린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20여 년 후인 1986년 독일 수학자 게르하르트 프레이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도 타원곡선으로 바꿀 수 있다는 놀라운 주장을 펼쳤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상의 타원방정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만 밝혀내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만족하는 정수가 없다는 말이니 증명했다고 볼 수 있다. 이로써 다니야마-시무라 추측만 증명되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자동으로 증명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영국 수학자 앤드류 와일즈는 10세 무렵 하굣길에 지역 도서관에 우연히 들렀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발견하고 매료됐다. 이후 이것을 증명할 기회만 엿보며 꾸준히 수학자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그의 지도교수 역시 증명이 불가능해 보이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대신, 당시까지는 전혀 관계없던 타원곡선을 전공할 것을 추천했다. 행운이란 준비가 기회를 만났을 때 나타난다. 놀랍게도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와 가장 밀접한 것이 바로 그의 전공이던 타원곡선이었다. 

쉬운 일은 결코 아니었다. 당근을 당근케이크로 바꿨지만 무한개의 당근케이크가 전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혀야만 했다. 검토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1년이 넘는 은둔 생활 끝에 간결한 증명을 해냈다. 그것을 논문으로 발표한 게 1995년. 비록 완벽한 증명은 아니었지만 전설적인 난제를 정복하기에는 충분했다. 볼프스켈상(상금 5만 달러) 역시 1997년 89년 만에 주인을 찾게 됐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증명으로 수학자들은 행복해졌을까. 반대로 그들은 기뻐하기는커녕 목표를 잃었다고 좌절했다. 와일즈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한 이후 새 문제를 만들어달라는 부탁에 시도 때도 없이 시달리게 됐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밀레니엄 7대 난제로, 수학자들은 유일하게 증명된 푸앵카레 정리를 제외한 나머지 6개 난제에 도전하고 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사실 이번 내용은 아름다운 증명 과정에 비유를 포함해 훨씬 경이로운 글로 작성했으나 지면 여백이 충분하지 않아 여기 모두 적을 수 없었다는 점을 밝혀둔다.





주간동아 

초등생 ‘의대 준비반’

 의대 열풍이 거세다 못해 학원가에 ‘초등학생 의대 준비반’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사교육을 통한 초등학교 선행 학습이 예전에는 과학고·영재학교 진학을 목표로 했지만 의대 선호가 높아지면서 학원들이 간판을 ‘의대반’으로 바꿔달고 있다는 것이다. 학원들은 입학 고사까지 치러 ‘초등 의대반’을 뽑는데 경쟁률 10대1도 예사라고 한다.

/일러스트=박상훈
/일러스트=박상훈

▶유튜브에도 ‘초등·중등 의대 로드맵’ 같은 동영상들이 떠있다. 실시간 동영상 밑에는 “초1 때 수·영 어느 정도 해놔야 할까요” “초5 남아 엄마입니다. 지금 진도대로라면 초등 때 고등 선행 불가한데 괜찮을까요” 같은 학부모 질문이 쏟아진다. 인터넷에 떠 있는 ‘초등생 의대반 선발고사’ 문제에는 “고교 문제 같은데” “초딩 때 저 어려운 걸 하면 중딩, 고딩 때는 뭘 공부하냐” 같은 댓글도 붙어 있다.

▶전국 수석을 차지한 자연 계열 수재들이 무슨 공식처럼 물리학과로 진학하던 시절이 있었다. 1970년도 대입 예비고사 전체 수석인 임지순 전 서울대 교수, 1971년도 수석 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이 다 물리학도였다. 1990년 입시학원 대입 배치표를 보면, 자연 계열 성적 순위가 서울대 물리학, 컴퓨터공학, 의예, 전자공학, 미생물학이었다. 상위 20학과 중 서울대를 제외하면 연세대 의예 하나뿐이었다.


▶요즘 입시에서는 대학 서열 최상위에 ‘의대’가 있다. ‘의치한약수’(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란 말이 굳어진 지 오래다. 2022학년도 정시 합격자의 성적 상위 20학과가 몽땅 의·치·한이었다. 성적 30위권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30위)를 빼고 다 의학 계열이다. 50위권으로 넓혀도 서울대 5개 학과를 제외한 45개 학과가 의·치·한이었다. 한 입시 컨설턴트는 “독도나 마라도에 의대를 만들어도 학부모들은 서울대 안 보내고 거기 보낼 것”이라고 했다. 성적 최상위 1%를 향한 경쟁에, 학원들의 ‘공포 마케팅’이 가세해 초등생 의대 준비반이라는 웃지 못할 풍경까지 등장한 것이다.

▶의대 선호 현상이 강해진 것은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다. 대기업조차 연구원들을 구조조정하는 걸 보면서 월급쟁이의 직업 안정성이 심하게 흔들린 탓이다. 지금도 50대 초중반이 되면 기업 임원이어도 직장에서 퇴직하는 걸 보면서 ‘평생 직업’의 전문직 선호가 훨씬 강해지는 것이 의대 쏠림 현상으로 표출된다. 하지만 의사가 되겠다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필수 의료 붕괴는 심각한 지경이라는 것도 아이러니다. 머리 좋은 인재들이 온통 의대로만 쏠리는 나라가 4차 산업혁명의 글로벌 경쟁을 이겨낼 수 있을지, 걱정되는 현실이다.

조선일보


“초등 의대반 선발고사 진행” 지방 시골학원까지 광풍

 “아이를 꼭 의대에 보내고 싶은데요.”

“몇 학년이죠?”

“초등학교 1학년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해요. 의대반으로 보내세요. 저희가 스페셜하게 관리합니다.”

일곱 살에 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나라가 있을까. 대한민국 이야기다. 아무리 의대 광풍 시대라지만, 전국 곳곳 초등학생 대상 학원이 아예 간판을 “초등 의대반” “초등 의대관”으로 고쳐 달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3~4학년을 겨냥하던 학원들은 “더 일찍 준비해야 한다”며 초등 1학년생에게도 레벨 테스트를 권유하고 있다.

다음 달 ‘의대반’을 신설하는 한 학원은 “문의 전화가 빗발친다”고 했다. 커리큘럼을 물으니, 다음 주 ‘초등 의대 학부모 설명회’에서 비공개로 원장 직접 강의가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이 설명회도 선착순 30명만 들을 수 있다. 당일 아이를 데려오면 국어, 영어, 수학 레벨 테스트를 보고 입학 여부가 결정된다고. 다시 한번 물었다. “정말 초등학생 1학년도 가능한가요?” “네. 어머니. 중학교 1학년 정도 수학만 뗐다면 당연히 입학 가능하고요. 그런 학생들이 이미 대기 중입니다. 소수 정예 6명만 받아요.”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대치동 학원가. 일부 학원이 ‘초등의대관’이라는 이름의 간판을 달았다. 이들은 1~6학년을 상대로 의대 진학을 위한 ‘맞춤 의대반’을 운영한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대치동 학원가. 일부 학원이 ‘초등의대관’이라는 이름의 간판을 달았다. 이들은 1~6학년을 상대로 의대 진학을 위한 ‘맞춤 의대반’을 운영한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유치원생이 ‘수학의 정석’을 푼다고?

사교육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강남 대치동 유명 학원장은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초등 의대반 실태를 털어놨다. 이 반에 들어가려고 방학 땐 지방에서도 올라온다고. 이 원장은 “들은 것까지 종합하면 제주도, 부산, 목포, 대전 등에서 온다”며 엄마와 동행한 아이들은 근처 원룸을 빌려 생활한다고 했다. 가장 놀라운 것은 “극성인 부모들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수학의 정석으로 미·적분까지 다해서 보낸다”는 얘기였다. 보통 고등학교 때 푸는 그 정석 말이다.

초등 의대 열풍은 서울 전 지역, 경기, 인천뿐 아니라 부산, 경상, 전라, 충청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북 구미의 한 학원은 “이른바 ‘의치한약수’(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를 간 아이들은 초등 때 무슨 공부를 했을까”란 간판을 내걸고 초등 1~6학년을 대상으로 한 ‘초등 의대 선발 고사’를 진행 중이다. 충남 홍성군 한 읍의 수학학원도 올해 초부터 초등의대반을 운영 중이다. 지방 학원이 이름에 ‘SKY(서울대, 고대, 연대)’ ‘대치’ 등의 단어를 썼던 것처럼 ‘의대반’도 유행이 된 셈이다.

서울 목동의 한 학원 초등 의대반 시간표에는 방학 때 하루 3시간짜리 일정이 빡빡하게 짜여 있었다. 학원비는 3시간에 5만원. 일주일에 두번 간다면 40만원꼴이다. 학생들은 수학 시간에는 올림피아드 상위 3% 문제를 풀고, 과학 시간에는 자체 교재를 통해 물리, 화학, 생물, 지리를 중심으로 한 응용 심화 풀이를 한다. 5학년 아들을 초등 의대반에 보내고 있는 엄마 김모씨는 “요새 애들은 ‘학원 몇 개 다녀?’란 질문을 하지 않는다. ‘수학 학원 몇 개 다녀?’라고 묻는다”며 “수학 학원만 3개씩 다니는 애들이 수두룩하다. 우리 아들은 벌써부터 ‘엄마, 가 문제 푸는 거 보면 나는 의대는 못 가’라고 말한다. 안쓰럽지만 어쩌겠나”라고 했다.

초등생이 어려운 수학, 물리 문제를 푸는 모습은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약대가 목표인 초6의 17시간 공부 브이로그’ ‘의대생을 꿈꾸는 10살 공튜버(공부+유튜버)의 하루 일상’ 같은 제목의 영상이 많다. 인스타그램에서도 초등생들이 ‘ㅇㅇ의대 30학번’ 등의 목표를 공유하며 ‘공부 인증샷’을 올리고 있다. 인터넷에 올라온 초등부 의대반 선발고사 문제에 “저도 명문대 나왔는데 첫 줄 읽다가 포기했네요”란 댓글이 달려 있다. 입시 관련 채널인 ‘가갸거겨고교’에 있는 ‘미국 수학 경시대회 푸는 초등 의대반 수업 현장’ 영상에서도 서울대 의대생이 12세, 7세 초등생의 문제 풀이를 보며 감탄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이 중 한 명은 “왜 의사가 되고 싶냐”라는 질문에 답변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초등생 5명 중 1명은 의대에 가고 싶어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메가스터디교육이 지난달 10~24일 초등 4~6학년 5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23.9%가 의학 계열 진학을 원했다. 그 뒤로는 ‘아직 못 정했다’는 답변이 22.5%, 자연·과학 계열 15.1%, 공학 계열 12.2%, 인문사회 계열 8.2%, 예체능 계열 7.6%, 사범·교육 계열 6.2%, 상경 계열 2.4% 순이었다.

◇맘카페선 “체계적 교육” VS. “아동 학대”

라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초등 의대반을 두고 설전이 벌어진다. 찬반이 명확하게 나뉜다. 찬성 쪽에서는 “자극적으로 ‘초등 의대반’으로 지은 것일 뿐 수업을 보면 영재반 같은 느낌”이라며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하는 게 왜 나쁜지 모르겠다”고 한다. 한 엄마는 “저 지금 중딩 맘인데 어릴 때 많이 안 시킨 거 너무 후회한다”며 “영유도 보내고 수학 선행도 시키세요. 뒤늦게 따라가려니 힘듭니다”라고 썼다. 전국 의대 정원은 3000명대 초반(2023학년도 기준), ‘의치한약수’ 전체로 늘리면 6000명대인데 “재수, N수를 해서라도 갈 수만 있다면 누가 안 보내겠냐”라는 입장이다. 의대 진학을 인생 역전 기회로 봤다.

그러나 반대 쪽은 “의대 진학은 아이의 목표가 아니라 부모의 목표 아니냐”며 “요즘 아이들은 자라는 게 아니라 키워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대체 열 살도 되지 않은 아이들이 무슨 목표를 가지고 공부를 할 수 있겠냐”고 했다. 아동 학대란 의견도 상당했다. “결국 어릴 때부터 돈 많이 버는 의사가 최고라는 걸 알려주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었다.

의대 쏠림 현상은 하루 이틀 얘기는 아니다. 서울대 신입생 중 휴학생이 많아지는 이유도 의대, 치대 진학을 위한 수능 재수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그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이다. 서울대 신입 휴학생은 2019년 70명, 2020년 96명, 2021년 129명, 2022년 195명, 2023년 225명으로 늘었다. 4년 만에 3배로 뛰었다. 20대뿐 아니라 3040세대도 직장을 다니다가 다시 수능을 봐서 의대에 진학하려는 꿈을 꾸기도 한다. 3년째 의대 진학 공부를 하고 있는 40세 미혼 여성 이모씨는 “사범대를 나와 교사를 할 때 월급 200만~300만원을 받았다”며 “미래를 생각할 때마다 너무 답답해 다시 수능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의대를 졸업하면 50대일 수도 있지만 정신과 의사는 80세까지 한다더라”고 했다.

한 맘카페에서는 지난 13일부터 무기명 여론조사를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선 최고 인재들이 어디로 가야 하나”란 질문에 9%만이 “의대에 가야 한다”고 응답했다. 75.8%가 “이공계로 가야 한다”고 했다. 15%는 “문화, 예술, 인문학 등 각자 재능 있는 분야에 진학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내 아이가 내신이나 모의고사 1등급 초반이라면?”이라는 질문을 하자 “의대에 보낸다”가 80%였다. “이공대 진학”은 20%에 그쳤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