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8일 화요일

태평양과 대서양 언제 갈라졌나?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는 잘록한 허리, 파나마지협으로 연결되어 있다. 남북아메리카가 연결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3백만 년 전으로 알려져 있다.
파나마지협은 태평양과 대서양을 갈라놓았다. 지금 그 지협을 실낱같은 파나마운하가 가로질러 태평양과 대서양을 오가는 뱃길을 연결하고 있다. 남북아메리카 대륙이 붙기 전에는 망망대해가 그 사이를 갈라놓았다. 일부 학자들은 남북아메리카가 연결된 것은 3백만 년보다 더 오래 전 일이라고 주장한다.
만약 더 오래 전에 지금처럼 연결되었다면, 육지와 바다의 생물은 어떤 모습으로 진화했을까? 지금과는 다른 모습일 텐데. 재미있는 질문이 아닐 수 없다.
파나마 운하. ⓒ 위키피디아
파나마 운하. ⓒ 위키피디아
분리 시기에 대한 논란과 증거
태평양과 대서양이 나뉜 것이 3백만 년보다 훨씬 전인 2천3백만~6백만 년 전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 예를 들어보자. 남아메리카에 있는 컬럼비아 북부에서 발견되는 지르콘은 1천5백만 년 전 파나마지협을 따라서 강물에 의해 운반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때 이미 남북아메리카가 연결되었다는 것이다. 참고로 지르콘은 마그마가 식을 때 만들어지는 결정이다. 이처럼 두 대륙이 언제 연결되었는지, 즉 태평양과 대서양이 언제 분리되었는지에 대해서 논란이 있다.
최근 미국 스미소니언열대연구소(Smithsonian Tropical Research Institute) 연구팀은 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 두 대륙이 만난 것은 280만 년 전이라고 못 박았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데일리 8월 17일자가 보도하였다.
연구팀은 지질학적 자료뿐만 아니라 해양학적, 생물학적 자료까지 모두 활용하여 언제 두 대양이 갈라졌는지 분석하였다. 두 대륙이 언제 연결되었는지, 태평양과 대서양이 언제 분리되었는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주 중요하다. 아메리카 대륙에 현재 살고 있는 동식물의 기원을 찾고, 세계 대양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카리브해 산호초 생태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등 많은 질문에 대한 해답 열쇠는 바로 파나마지협이 생긴 시기와 방법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23개 연구기관의 다양한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바다와 육지에서 얻은 생물 화석, 암석, 생물 유전자 등을 분석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태평양과 대서양 카리브해의 얕은 바다에 사는 물고기나 연잎성게의 가계도를 분석하였더니 320만 년 전까지는 유전자가 서로 섞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바닷물이 서로 잘 통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심해 퇴적물을 분석한 결과는 약 280만 년 전까지 태평양과 카리브해의 표층수가 잘 섞였음을 보여주었다. 남북아메리카 사이에 많은 수의 동물이 이동한 것은 270만 년보다 전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파나마지협으로 남북아메리카가 연결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270만~280만년 사이일 거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육지의 연결로 태평양과 대서양은 서로 나뉘게 되었다.
다시 연결된 두 대양
파나마운하는 약 3백만 년 전에 연결된 남북아메리카를 다시 떼어놓았다. 이것은 육지 관점에서 바라본 생각이다. 바다 관점에서 보면 파나마운하가 태평양과 대서양을 다시 이어놓은 셈이다. 1914년 8월 완성된 파나마운하는 9년간 확장공사 끝에 지난 6월부터 더 큰 배가 통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도 모자라 니카라과에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또 다른 운하가 건설 중이다.
두 대양을 연결하는 운하는 뱃길도 되지만 육지로 단절되었던 해양생태계를 연결해주는 효과도 있다. 생물은 지리적으로 고립된 지역에 살면, 각각 환경에 잘 적응한 개체들이 살아남아 결과적으로 다른 모습의 생물로 진화하게 된다. 찰스 다윈이 갈라파고스제도에서, 그리고 알프레드 월러스가 인도네시아에서 오랜 시간 생물을 관찰하여 얻은 진화론처럼 말이다. 연결 통로가 넓어지고 많아져서 태평양 물과 대서양 물이 보다 잘 섞이면, 중앙아메리]카 양안의 해양생물은 유전적으로 다시 가까워질 것이다. 3백만 년 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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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생명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1952년에 시카고 대학에서는 재미있는 실험이 진행되었다. 지구의 원시 대기와 비슷한 조건을 설정하고, 유기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관찰함으로써 원시 생명체의 탄생과 관련된 가설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었다.실험은 원시 대기에 암모니아나 메탄, 수증기 등이 풍부했으며, 번개나 자외선 등을 통해 간단한 유기물이 만들어진다는 가설을 토대로 했다. 실험을 위해 플라스크에 암모니아와 메탄을 넣고 이를 끓여 수증기가 발생하도록 했으며, 이러한 과정 속에서 아미노산을 비롯한 유기물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유리 밀러 실험. ⓒ ScienceTimes
유리 밀러 실험. ⓒ ScienceTimes
심해열수공에서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
‘유리-밀러 실험’이라고 불리는 이 실험의 궁극적인 목적은 초기 지구에서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었던 조건을 살펴보는 것이었다. 이 실험을 통해 물과 유기물이 생명체의 탄생에 중요한 조건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실 생명체의 탄생과 관련된 다양한 주장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되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였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 환경 속에서 생명체가 저절로 발생했다고 주장했고, 교회가 권위를 가지고 지배했던 시기에는 하나님이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창조했다는 믿음이 만연했다. 그러나 20세기 이후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실험과 관찰을 통해 수많은 정보와 지식이 축적되면서 생명체의 탄생과 관련된 가설들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태양계의 여러 행성들 가운데 생명체가 존재하는 곳이 지구뿐이라는 것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다른 행성에 살고 있는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탐험과 관찰이 진행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축적된 지식과 정보에 따르면 지구는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이다. 다른 별이나 행성과 비교했을 때 지구는 탄소나 산소, 질소 등 다양한 원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물이 존재한다. 유리-밀러의 실험은 생명체의 탄생에 물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전제 조건을 토대로 과학자들은 심해열수공에서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했다고 주장한다. 다양한 원소들과 물이 존재하는 이곳에서 약 35억 년 전에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했고, 지구의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생명체는 더욱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최초의 생명체는 단세포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바다 속에서 점차 수면 쪽으로 이동하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게 되었다. 바로 태양의 빛 에너지를 활용하는 광합성이다. 광합성을 시작하면서 지구에는 산소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산소의 등장은 곧 새로운 생명체의 탄생을 야기했고,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체는 더욱 다양해졌다.
약 25억 년 전에는 단세포가 모여 결합된 다세포 생명체가 등장했다. 단세포 생명체와 비교했을 때 훨씬 복잡해진 다세포 생명체는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결합했고, 주변 환경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특히 바다에서 육상으로 이동하는 과정 속에서 다세포 생명체에서는 급격한 변화가 발생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폐로 호흡하는 방식이나 다리의 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에는 점차 더 많은 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들이 주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방식은 더욱 다양해졌다.
생명의 나무. ⓒ 김서형
생명의 나무. ⓒ 김서형
수십억 년 진화 과정 보여주는 ‘생명의 나무’
최초의 생명체에서부터 단세포, 그리고 다세포 생명체가 탄생하는 과정 속에서 오늘날까지 존재하는 종들도 있고, 이미 멸종한 종도 있다. 화석이나 지층 연구 등을 통해 종이 변화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종의 진화에 관련된 주장이 제기되었다.
바로 찰스 다윈의 진화론인데, 그는 한 가지 종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그대로 다음 세대에 전수되는 것이 아니라 변화들이 발생하고, 특히 생존에 유리한 변화들은 계속 전수된다고 생각했다. 결국 생명체에 나타나는 변화들은 자연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한 것이다.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나 자원은 매우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다윈은 여러 종들 사이에서 경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경쟁에서 이긴 종만 살아남게 된다고 주장했다.
다윈이 주장했던 진화의 개념을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생명의 나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생명의 나무’는 최초의 생명체에서부터 오늘날까지 수십억 년 동안 수많은 종들이 어떻게 탄생했고, 멸종했는지 보여준다.
이를 통해 무엇보다도 공통조상에서 갈라져 나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환경의 변화에 적응함으로써 전혀 다른 종으로 발전해왔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따라서 ‘생명의 나무’는 생명체의 탄생과 멸종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명체의 진화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한 이후 지구에서는 수없이 다양한 종들이 발생하고 멸종했다. 이들은 모두 지구의 환경 변화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적응했고 진화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지구와 생명체의 관계는 결코 일방적이지 않다. 수십 억 년 동안 지구와 생명체는 상호작용했으며, 이와 같은 관계는 인간이 출현한 이후에도 계속 되었다. 다시 말해 인간을 포함해 지구의 수많은 종들은 지구와 함께 공존해왔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인간은 다른 종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환경의 변화에 적응했고, 진화해왔던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지구는 결코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종들이 함께 공존해왔던 삶의 터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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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년 보존된 팔만대장경의 과학

근대 서구 학계에서는 고려대장경을 ‘Tripitaka Koreana’라고 부른다. 여기서 Tripitaka는 삼장(三藏)이란 뜻으로서, 산스크리스트어로 ‘3개의 광주리’를 의미한다. 그 이유는 대장경이 부처님의 가르침 자체를 그대로 실은 경장(經藏), 승단의 계율을 실은 율장(律藏), 고승과 불교학자들이 남긴 주석과 논평을 실은 논장(論藏)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려대장경은 이를 구성하는 목판의 판수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팔만대장경’으로 불린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목판은 8만1258판. 이 판들을 모두 쌓으면 높이가 약 3.2㎞에 달하며, 무게만도 4톤 트럭 70대 분량인 280톤이나 된다.
고려대장경은 아시아 전역에서 유일하게 완벽한 형태로 현존하는 목판본이다. 따라서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정확하고 가정 완벽한 불교 대장경판으로, 산스크리트어에서 한역된 불교대장경의 원본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고려대장경은 이미 사라진 초기 목판제작기술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 문화재청
고려대장경은 이미 사라진 초기 목판제작기술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 문화재청
특히 일본의 경우 1388년~1539년 동안 총 83차례에 걸쳐 고려대장경의 판본과 목판을 요청했을 만큼 고려대장경의 판본은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 나가 동아시아의 불자와 학자들에게 원전(原典) 역할을 했다.
모든 불경이 그렇듯이 고려대장경에도 단지 종교적인 가르침뿐만 아니라 경전을 만들고 연구하고 믿은 사람들이 이해했던 내용까지 들어가 있다. 따라서 고려대장경은 당시 사람들의 세계관과 인간관은 물론 각 지역의 문화 및 사상적 특징을 추론할 수 있는 훌륭한 연구자료가 된다.
초기 목판제작기술의 귀중한 자료
고려대장경은 희귀 판본으로서의 가치도 매우 높다. 전 세계 다른 어느 곳에도 없으며, 오로지 고려대장경 안에서만 현전하는 판본이 다수 들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당집 같은 자료는 선종 연구에 있어 학계에 일대 변화를 불러일으킬 만큼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고려대장경은 이미 사라진 초기 목판제작기술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목재로 만든 대장경판이 오늘날까지 고스란히 보존될 수 있었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실제로 제작된 후 770년이 지난 현재에도 흠결 없이 완전한 고려대장경 판본을 인쇄할 수 있을 정도다.
그 비밀의 시작은 목재 선정에서부터 비롯됐다. 대장경판에는 30~50년씩 자란 산벚나무, 돌배나무 등 10여 종의 나무가 사용됐다. 이 나무들은 모두 같은 종류가 한 곳에 모여서 자라지 않는 특성을 지녔다. 때문에 물푸레나무나 참나무 등의 무섭게 성장하는 경쟁자를 물리치기 위해 늘씬하고 곧바른 줄기를 갖게 되는 것.
베어진 목재는 곧바로 사용되지 않고 바닷물 속에 1~2년간 담가 두었다. 그 후 경판 크기로 잘라서 다시 소금물에 삶는 처리 과정을 거쳤다. 목재를 그대로 건조할 경우 표면이 너무 빨리 말라버림으로써 갈라지고 비틀어지기 쉽다. 하지만 소금물 처리를 하면 소금이 표면에 코팅되는 효과를 거둠으로써 그런 현상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소금물에 삶게 되면 나무의 진이 빠져 목재 내의 수분 분포가 균일해지고 나뭇결이 부드럽게 되어 글자를 새기기 쉬워진다.
경판의 두께 편차가 0.1㎝ 이하에 이를 만큼 정밀해
8만여 장이나 되는 목판의 균일성도 놀라울 정도다. 경판 하나의 크기는 가로 78㎝, 세로 24㎝이다. 그런데 각 경판 간의 오차 범위가 가로는 0.2~0.5㎝, 세로는 0.1~0.6㎝에 불과하다. 또 한 장의 경판에서 각 위치에 따른 두께의 편차는 0.1㎝ 이하인 것. 당시 목재를 가공했던 기술이 얼마나 정밀했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고려대장경은 세계적으로 옻칠을 한 유일한 목각판이기도 하다. 옻나무에서 채취한 생옻의 주성분은 옻산으로서, 3차원 구조의 고분자이기 때문에 산이나 알칼리에 쉽게 녹지 않아 방부성, 방충성, 방수성, 내염성, 내열성이 뛰어나다.
확인 결과 고려대장경에는 생옻을 사용해 2~3회 옻칠을 했으며 칠의 두께는 55~65마이크로미터 가량으로 균일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판이 목질부와 옻칠 사이에 먹층이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장경판에 글자를 새긴 다음 여러 번 인쇄를 한 후 옻칠을 했다는 의미인 것. 이렇게 한 이유는 먹물에 섞여 있는 미세한 돌가루가 옻칠 공정에서 바탕을 고르게 해주는 눈막이란 공정을 대신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인사에는 고려대장경판 외에도 5987판의 제경판이 소장되어 있다. 고려대장경판은 국가 제작판으로서 1237년~1248년에 제작되었으며, 제경판은 사찰 제작판으로서 1098년~1958년에 조판된 것이다. 이 제경판은 대장경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서, 그중 일부는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다.
고려대장경은 1962년 국보 제32호로 지정되었으며, 2007년 6월에는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고려대장경의 완벽한 보존에는 보관 장소인 해인사의 장경판전도 큰 역할을 했는데, 이 역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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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탄생한 다양한 원소들

학창 시절에 배웠던 것 가운데 유난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는데, 바로 원소 주기율표를 외우는 방법이었다.
필자는 문과였기 때문에 주기율표에 나와 있는 모든 원소를 외울 필요는 없었지만, 당시 시험에 자주 나오는 수소에서부터 아연에 이르기까지 주기율표를 좀 더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외울 수 있도록 화학 선생님이 멜로디를 붙여 가르쳐주셨던 것이다. 그 덕분에 화학에 나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공부하기 싫은 날에는 주기율표를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중간에 비어 있는 칸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기도 했다.
현재 주기율표에는 모두 118개의 원소가 배열되어 있다. 몇 년 전에 주기율표의 비어 있던 자리인 114번과 116번에 해당되는 원소가 발견되었고, 올해 초에 113번과 115번, 117번, 그리고 118번에 해당하는 원소가 발견되었다. 특히 일본에서 발견한 113번 원소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발견한 원소로서 국제적인 관심과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로써 118개의 원소를 나열한 주기율표에는 더 이상 빈 칸이 없지만, 과학자들은 여전히 새로운 원소 발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원소를 발견할 때마다 주기율표는 조금씩 변화할 것이다.
사본 -태양_핵융합반응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먼저 나타났던 원소
주기율표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원소는 바로 수소이다.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먼저 나타났던 원소인데, 빅뱅이 나타난 지 38만 년이 지나자 양성자와 전자가 결합할 수 있을 정도로 우주의 온도가 낮아졌다. 양성자와 전자가 결합해서 원자를 형성했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가장 가벼운 물질인 수소가 등장한 것이다.
우주의 물질들이 모여 만들어진 별은 바로 수소를 이용해 빛을 내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자 수소 원자들끼리 융합하면서 우주에서는 이전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새로운 현상이 발생했다. 바로 새로운 원소의 탄생이다.
수소 원자의 융합을 통해 만들어진 새로운 원소는 헬륨이었다. 우주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수소를 구성하는 양성자가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게 되었고, 서로 격렬하게 부딪히다가 융합되어 헬륨 핵이 만들어졌다. 이후 우주에는 수소와 헬륨이 가장 많이 존재하게 되었다.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별은 태양인데, 태양은 중심 온도가 1천 만도 이상이기 때문에 수소 양성자들이 융합해서 헬륨을 만들지만, 헬륨 양성자들이 융합할 수 있는 온도까지 상승하지 못한다. 그 결과, 태양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원소는 수소와 헬륨 뿐이다.
우주의 온도가 1억 도 이상이 되면 헬륨 양성자들이 융합되기 시작하면서 태양에서는 만들어지지 않는 새로운 원소인 탄소가 탄생한다. 이후 네온과 산소가 만들어졌는데, 탄소나 산소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중요한 원소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원소들의 공통점은 바로 태양보다 질량이 큰 별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온도가 높아지면서 우주에서는 새로운 원소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새로운 원소들이 복잡하게 결합하면서 우주는 이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해졌다.
산소가 만들어진 다음 우주에서는 규소와 철이 만들어졌다. 철은 우주의 온도가 약 30억 도였을 때 만들어진 원소로서, 질량이 매우 큰 별에서 탄생한다. 별이 철을 다 사용하면 별은 폭발하는데, 이 때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하면서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별에서 만들어졌던 수소나 헬륨, 탄소, 산소, 철 등의 다양한 원소들은 우주 전체로 퍼지게 되었다.
초능력을 가진 외계인과 톱스타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 ‘별그대’
별은 다양한 원소들이 탄생하는 곳이다. 별에서 탄생한 새로운 원소들이 다양하고 복잡한 방식으로 결합하면서 우주는 점점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다양한 것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몇 년 전에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지구에 떨어진 초능력을 가진 외계인과 톱스타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였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SF 로맨스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별에서 온 그대’가 단순히 다른 별이나 행성, 혹은 은하에 사는 외계인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간을 포함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바로 별에서 만들어진 원소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죽은 다음에는 다시 원소로 되돌아간다. 어쩌면 우리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것들이 전부 별에서 온 존재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 별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원소들이야말로 세상 모든 것의 기원을 살펴보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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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 발명은 녹은 사탕 때문

황소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우연히 발생한 어떤 사건이, 예상치 못한 호재(好材)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이 같은 속담은 특히 과학기술 분야에서 자주 접할 수 있다. 우연하게 발생한 현상이 위대한 발명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연한 현상이 위대한 성과로 이어지는 행운을 과학계에서는 종종 볼 수 있다 ⓒ wikipedia
우연한 현상이 위대한 성과로 이어지는 행운을 과학계에서는 종종 볼 수 있다 ⓒ wikipedia
지금 소개하는 ‘전자레인지(microwave range)’와 ‘사카린(saccharin)’도 우연하게 발생한 현상이 위대한 발명으로 이어진 역발상의 결과물들이다. 사탕이 갑자기 녹아내린 우연한 현상이 전자렌지의 등장으로 이어졌고, 샌드위치가 유난히 달게 느껴진 우연한 상황이 인공감미료의 탄생으로 연결된 것이다.
마이크로파가 사탕을 녹이는 현상에서 착안
1946년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스타’라는 이름의 음식점은 아침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붐빈 이유는 딱 하나. 음식점 사장이 불꽃이 없는 조리기구를 사용하여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요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드디어 음식이 나오자 손님들은 웅성거렸다. 불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음식들은 모락모락 김을 내며 제법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사장은 맛있는 냄새가 나는 음식을 일일이 손님들의 코에 갖다대며 “마술이 아니라 과학으로 이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그 정체는 바로 마이크로파입니다”라고 말했다.
최초로 판매된 전자레인지 ⓒ wikipedia
최초로 판매된 전자레인지 ⓒ wikipedia
이 이야기는 지금껏 전해지고 있는 전자레인지 발명과 관련된 일화로서, 전자레인지로 조리를 하여 음식을 판매했다는 최초의 기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처럼 마술과도 같은 조리도구를 발명한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미국의 과학자인 퍼시 스펜서(Percy Spencer)다.
심한 가난 때문에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던 스펜서는 25세가 되었을 때, 그의 인생을 바꿔버린 회사와 운명과도 같은 조우를 한다. 당시 레이더 장비를 개발하던 회사인 레이시언사의 보조 연구원으로 취직하게 된 것.
입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책임연구원으로 승진할 만큼 능력을 인정받은 스펜서는, 어느날 마이크로파를 발생시키는데 쓰이는 원통형 관인 마그네트론(magnetron) 연구에 몰두하다가 예상 밖의 일을 경험한다.
이날 스펜서는 호주머니에 사탕을 하나 넣어 두고 있었는데, 실험이 끝나고 나자 주머니에 있던 사탕이 모두 녹아 끈적한 액체로 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주위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사탕을 녹일 만큼 뜨거운 열은 찾을 수 없었기에, 그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옥수수 알갱이를 주머니에 넣어 두고 실험을 다시 진행했다.
잠시 후 주머니를 열어보자 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번에는 옥수수가 팝콘처럼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틀림없이 마이크로파의 영향때문일 것으로 판단한 스펜서는 마이크로파를 낼 수 있는 장비를 만든 뒤,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했다.
장비가 제작된 후 그릇에 음식을 담아 작동시키자, 마치 마술과도 같이 음식물은 불이 없는 데도 따뜻하게 데워지거나 심지어는 끓기까지 했다. 이 같은 스펜서의 발명품을 본 레이시언 사는 1945년에 특허를 등록하고 곧바로 전자레인지 생산에 들어갔다.
처음 출시된 제품은 높이 167cm에 무게가 340kg로서 지금의 제품들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컸다. 하지만 무엇보다 냉동된 식품을 빨리 녹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당시에도 레스토랑과 항공사 등을 중심으로 전자레인지는 날개 돋힌듯 팔려나갔다. 그 뒤 1952년부터는 가정용으로도 생산되었고, 1970년 이후에는 어느 집에나 하나씩 있는 필수품이 되었다.
석유에서 추출한 톨루엔이 사카린의 원료
사탕이 녹아내린 현상이 전자레인지 개발의 단초를 제공했다면, 무심코 맛본 샌드위치의 단맛은 인공감미료로 유명한 사카린을 발명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독일의 유기화학자인 콘스탄틴 팔베르크(Constantin Fahlberg)는 1879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존스홉킨스대의 연구실에서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어느날 실험을 마치고,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샌드위치를 집어먹다가 너무 달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샌드위치에서는 찾을 수 없는 단맛이 자신이 들고 있는 샌드위치에서만 난다는 것을 깨달은 팔베르크는 순간 단맛의 근원이 자신이 실험하던 연구실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길로 다시 연구실에 돌아온 팔베르크는 단맛을 내는 시약을 찾기 위해 탁자 위에 널려있는 시료들을 검당계(檢糖計)로 일일이 검사하기 시작했고, 이내 수치가 무려 설탕의 수백 배에 달하는 물질을 발견했다. 바로 톨루엔(toluene)이었다.
칼로리가 없는 감미료란 브랜드로 판매된 사카린  ⓒ wikipedia
칼로리가 없는 감미료란 브랜드로 판매된 사카린 ⓒ wikipedia
당시 그는 톨루엔 유도체의 산화에 대하여 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이 화합물이 우연히 손끝에 묻었다가 샌드위치로 옮겨지면서 단맛을 포착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 것이다.
그후 팔베르크는 톨루엔을 원료로 복잡한 화학반응을 거치면서 인공감미료를 합성하는 데 성공하였고, 이 물질에 라틴어로 설탕을 뜻하는 단어인 ‘사카룸’을 인용하여 사카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사카린은 열에 강하고 물에 잘 녹아 식품첨가물로 그만이다. 설탕에 비해 300배 이상 달지만 감미도 기준으로 설탕 가격의 30분의 1에 불과해 경제적으로 이점이 많다. 특히 칼로리가 0이고 혈당지수도 0이기 때문에 당뇨 환자나 비만인 사람들에게는 최적의 감미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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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 지구, 그리고 달의 탄생

17세기의 유럽에서 발생했던 현상 가운데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과학혁명이다. 과학학명을 통해 유럽인들은 오랫동안 우주관과 세계관을 지배해왔던 자연 철학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당시 많은 유럽인들은 세상의 중심을 지구라고 생각했다. 그리스의 천문학자인 프톨레마이오스는 우주의 중심이 지구이며, 태양을 비롯한 별들이 지구의 주변을 공전하고 있다고 믿었다. 고대의 유명한 철학자였던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이와 같은 주장을 지지하면서 천동설은 1천 년 이상 유럽 자연철학의 핵심이었다.
사본 -태양계
16세기에 폴란드 천문학자가 오랫동안 유럽인들의 우주관을 지배했던 천동설과는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지구에서 바라보는 별의 위치가 변한다는 사실을 통해 만약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면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와 같은 전제를 바탕으로 코페르니쿠스는 천체 관측과 궤도 계산을 통해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 태양이 우주의 중심이며, 지구가 태양의 주변을 공전하고 있다는 이른바 지동설을 주장했다. 당시 교회를 비롯해 사회 전체가 천동설을 믿고 있던 분위기 속에서 코페르니쿠스의 주장은 그야말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17세기가 되면서 실험과 관찰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들 가운데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갈릴레이였다. 그는 금성을 관찰했는데,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주장하는 천동설로는 금성의 모습이 변화하는 것을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만든 망원경으로 목성의 주변을 돌고 있는 위성을 발견하면서 모든 천체가 지구 주변을 돈다고 주장하는 천동설이 잘못된 것임을 밝혔다. 이후 많은 과학자들이 관찰을 토대로 과학적 증거들을 제시하면서 오늘날 우리는 우주의 중심이 지구가 아니라 태양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17세기 유럽 사회의 논쟁 대상이었던 태양과 지구는 언제, 어떻게 탄생했을까? 약 45억 년 전, 태양계의 중심부가 점점 뜨거워지면서 다양한 원소들과 물질들이 만들어졌다. 이와 같은 물질들은 주로 태양을 형성하는 데 사용되었고, 나머지 물질 가운데 가벼운 물질들은 멀리 날아가 거대한 기체 행성을 만들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목성이나 토성, 천왕성, 그리고 해왕성이다. 가벼운 물질들이 멀리 날아가 행성을 만들었던 반면, 철이나 마그네슘과 같이 무거운 물질들은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지구를 형성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과정 속에서 달이 탄생했다. 과거에는 지구를 형성하고 남은 물질들로 달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했지만, 지구와 달을 구성하는 물질들이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20세기 중반 이후 많은 사람들은 미행성이 원시 지구와 충돌해서 일부가 우주 공간으로 방출되었고, 이들이 모여 달을 형성했다는 주장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결국 별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원소들의 결합으로 물질이 만들어졌고, 온도 및 중력이 증가하면서 태양과 지구, 그리고 달이 만들어진 것이다.
코페르니쿠스 지동설 모형. ⓒ 김서형
코페르니쿠스 지동설 모형. ⓒ 김서형
초기 지구는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초기의 지구는 오늘날의 지구와 매우 다른 모습이었다. 매우 뜨거웠기 때문에 모든 것이 녹아버렸다. 철이나 니켈, 마그네슘 등과 같은 무거운 물질은 지구의 중심으로 가라앉으면서 지구의 핵을 형성했다. 좀 더 가벼운 물질들은 핵 위를 떠다니게 되었는데, 바로 맨틀이다. 아주 가벼운 물질들은 지각을 구성하게 되었고, 가장 가벼운 물질은 대기를 형성했다. 이후 오랫동안 비가 내리면서 지구의 온도는 점차 내려가기 시작했고, 바다가 형성되면서 다른 행성들과는 달리 생명체가 등장할 수 있는 조건들이 만들어졌다.
지구의 모습은 계속 변화했다. 초기 지구의 대륙은 하나의 거대한 대륙으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20세기 초 독일의 지질학자였던 베게너는 거대한 대륙인 판게아로부터 여러 대륙이 갈라져 나와 조금씩 이동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모습이 형성되었다고 주장했다. 지구의 표면이 어려 개의 판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와 같은 판들이 움직인다는 판 구조론의 과학적 증거들이 발견되면서 베게너가 주장했던 판게아 이론은 오늘날 과학자들 사이에서 널리 수용되고 있다.
138억 년 전에 아무 것도 발견할 수 없었던 우주에서 빅뱅이 나타났고, 이후 별과 원소가 등장하면서 우주는 점점 더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약 45억 년 전에 나타났던 초신성 폭발로 인해 태양과 지구를 비롯한 여러 행성들이 탄생했는데, 다양한 원소와 물질들이 온도 차이나 중력 등과 결합하게 되면서 이전의 우주에는 없었던 새로운 현상이 발생했다. 바로 태양계의 구성이다. 결국 태양과 지구, 그리고 달을 포함해 태양계의 여러 행성들은 빅뱅 이후 다양한 원소와 물질들이 만들어지면서 나타나게 된 결과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생활 터전인 지구와 태양은 별과 빅뱅으로까지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갈 수밖에 없으며, 오늘날 우리가 138억 년의 시간과 공간을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판게아 이론. ⓒ 김서형
판게아 이론. ⓒ 김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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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DDT의 두 얼굴


과학기술 역사상 중요한 발견이나 발명하면 새로운 제품을 처음으로 만들어 내거나, 그 이전까지는 전혀 몰랐던 자연현상이나 물질의 존재 등을 밝혀내는 것으로만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이들 못지않게 중요한 발명이 또 하나 있으니, 이미 알려진 물질의 새로운 용도를 알아내는 것이다. 이러한 ‘용도 발명’을 이루면, 다른 형태의 발명과 마찬가지로 특허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영욕이 교차했던 살충제의 대명사 DDT
용도 발명의 대표로 꼽힐 만한 것이 바로 예전에 농약과 살충제로 널리 쓰였던 DDT이다. 다이클로로다이페닐트라이클로로에테인(Dichloro-Diphenyl-Trichloroethane)이라는 화학물질의 정식 명칭은 너무 길고 어려워서 일반 대중들이 기억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므로, 두문자를 따서 통상 DDT라 지칭한다.
모기 박멸을 위해 DDT를 살포하는 모습. ⓒ Free Photo
모기 박멸을 위해 DDT를 살포하는 모습. ⓒ Free Photo
DDT는 원래 자연에 있었던 물질은 아니고 새롭게 만들어진 화학물질인데, 오스트리아의 화학자 자이들러(Othmar Zeidler; 1850–1911)가 1874년에 처음으로 합성하였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DDT에 살충효과가 있는지 전혀 몰랐고, 이것이 밝혀진 것은 훨씬 훗날의 일이다.
화학적인 살충제가 개발되기 이전에는 국화과의 다년생화초인 제충국(除蟲菊; pyrethrum)이 모기를 죽이는 향불 및 천연농약으로서 사용되었다. 그러나 제충국은 양도 적고 너무 비쌌으므로 대량으로 일반에 공급되기는 어려웠는데, 특히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제충국 원료의 공급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
스위스의 염료회사 가이기 연구소에서 살충제를 연구하던 뮐러(Paul Herman Muller; 1899-1965)는 제충국과 유사한 성분의 화학물질을 찾던 중, DDT라는 합성물질이 곤충의 신경을 마비시키는 성질이 있음이 발견하게 되었다. 그는 1941년 살충제 DDT를 특허로 출원했고, 이듬해 제품으로 출시되어 살충제로 널리 사용되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남방전선 등 열대지역에서 말라리아를 비롯한 각종 전염병에 시달리던 미군들에게 DDT는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귀중한 선물이었다. 1942년 말 독일군과 이탈리아군에 둘러싸인 스위스의 가이기 회사로부터 미국이 DDT의 샘플과 자료를 입수하는 일은 어느 중요한 군사작전보다도 더 비밀스럽게 진행되었고, 결국은 성공하여 DDT 는 수많은 병사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싼 가격으로 대량생산될 수 있었던 DDT는 전쟁 이후에는 살충용 농약으로도 널리 공급되었고, DDT 용도 발명자 뮐러는 말라리아모기 퇴치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1948년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그러나 DDT를 세계 각국이 남용하면서 환경에 대한 유해성과 부작용 문제 등이 제기되었고, 특히 생물학자이자 작가였던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 1907-1964)이 1962년에 출간한 ‘침묵의 봄(Silent Spring)’에서 DDT의 위험성과 피해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면서 논란이 증폭되었다. 인류를 구한 기적의 살충제 DDT가 환경문제의 원흉으로 지목된 셈이다. 결국 DDT가 인체에 직접 피해를 입히지는 않지만 곤충과 조류 등 각종 동물에 DDT가 축적되어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점이 인정되면서, 1970년대 이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DDT를 농약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였다.
저서 침묵의 봄을 통하여 DDT의 유해성을 지적한 레이첼 카슨. ⓒ Smithsonian_Institution
저서 침묵의 봄을 통하여 DDT의 유해성을 지적한 레이첼 카슨. ⓒ Smithsonian_Institution
포도서리를 막는 착색제에서 농약으로
DDT와 유사한 용도 발명의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는데, 특히 착색제 보르도액을 농약으로 사용하게 된 것은 데자뷔라 할 만큼 이와 비슷한 경우이다.
포도주로 유명한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대학 교수로 부임해 온 식물학자 미야르데(Pierre Marie Alexis Millardet; 1838-1902)는 포도의 병충해를 막는 방법을 연구하였다. 1882년에 노균병에 걸린 포도나무들을 살펴보던 미야르데는 이상한 것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포도나무가 병에 걸려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길가에 있던 포도나무들은 병에 걸리지 않고 잘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길가의 포도나무에는 황산구리와 석회를 섞은 용액이 뿌려져 있다는 점 이외에는 다른 차이는 없었다.
이른바 보르도액(Bordeaux mixture)이라고 불리는 이 혼합액은 어린이들의 장난이나 포도를 훔치려는 사람들로부터 포도서리를 막기 위하여 뿌려진 것인데, 보기에도 흉측한 녹색이어서 독약처럼 보이는데다가 나쁜 맛을 내기 때문에 길가에 지나다니는 사람들로부터 포도를 지키는 데에는 효과가 있었다.
미야르데는 보르도액을 뿌리지 않은 포도는 노균병에 걸린 반면, 이것을 뿌린 포도는 병이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더욱 깊이 연구한 결과, 보르도액의 황산구리 속에 녹아 있는 구리이온이 노균병 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보르도액이 포도나무의 노균병 방지에 특효가 있는 것이 밝혀지자, 대량으로 생산되어 프랑스 곳곳의 포도밭에 뿌려졌고, 유럽의 다른 지방에도 소문이 퍼져서 포도농가들은 큰 이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미야르데는 또한, 감자나 토마토 등의 질병을 일으키는 곰팡이가 포도의 노균병균과 유사하는데에 착안하여, 보르도액을 감자의 병해를 예방하는 실험을 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보르도액은 전 세계에서 여러 다양한 농작물들의 병해를 막아 주는 중요한 농약으로 쓰이게 되었다. 보르도액을 그저 포도서리 방지용으로만 보아 넘겼다면, 인간에게 큰 혜택을 줄 기회는 없었을 것이다.
보르도액은 DDT의 경우와는 달리 비교적 친환경적인 농약으로서 현재까지도 과수나 화훼작물에 보호 살균제로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한 보르도액은 사용하려고 할 때 각 농가에서 직접 제조하여 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착색제에서 농약이 된 보르도액. ⓒ Free Photo
착색제에서 농약이 된 보르도액. ⓒ Free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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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물이 찬 물보다 빨리 언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속담이 있다. 급할수록 질러 가야지 왜 돌아가라고 할까?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역설적 교훈이지만, 과학기술의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논리다. ‘급할수록 질러가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바로 과학이기 때문이다.
역설을 표현하는 대표적 상징인 펜로즈 계단 ⓒ brainroche.org
역설을 표현하는 대표적 상징인 펜로즈 계단 ⓒ brainroche.org
지금 소개하는 ‘음펨바 효과’와 ‘브라에스 가설’은 상식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사례들이다. 얼핏 보면 이미 답이 나와있다고 생각하기 쉬운 문제들이지만, 좀 더 파고들면 완전히 상반된 답이 나오게 되는 역발상의 결과물인 것이다.
물의 결합 구조가 음펨바 효과의 비밀
‘뜨거운 물이 빨리 얼까? 차가운 물이 빨리 얼까?’ 이 같은 물음이 주어진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대답할까?
아마도 ‘이걸 문제라고 내는거야? 당연하게 차가운 물이지’라고 답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맞는 답이기는 하지만, 정답은 아니다. 정답은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빨리 얼 수도 있다’이다.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먼저 얼 수도 있다? 물론 펄펄 끓는 물이 얼음처럼 차가운 물보다 빨리 언다는 의미는 아니다. 30℃ 정도의 따뜻한 물과 10℃ 정도의 시원한 물을 얼릴 때 그렇다는 뜻이다.
이처럼 기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역설적 발견은 고정관념을 벗어난 한 고등학생에게서 비롯되었다. 1969년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고등학생이었던 음펨바(Mpemba)는 학교에서 끓는 우유와 설탕을 섞어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실습을 하다가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빨리 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물의 결합 구조가 음펨바 효과의 비밀이다
물의 결합 구조가 음펨바 효과의 비밀이다 ⓒ currentearthscience
1년 뒤 고등학교에 진학한 음펨바는 물리학자인 데니스 오스본(Dennis Osborne) 박사의 특강 때 “같은 부피의 물을 냉동실에 넣었을 때, 높은 온도의 물이 낮은 온도의 물보다 더 빨리 어는 이유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말도 안되는 질문이라 생각한 친구들은 일제히 음펨바를 놀려댔지만, 오스본 박사 만큼은 그의 질문에 주목했다. 이후 오스본 박사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음펨바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했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했다.
이후 오스본 박사 외에도 수많은 과학자들이 이 역설적 현상에 숨겨져 있는 비밀을 밝히려 노력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싱가포르의 과학자들에 의해 음펨바 효과의 원인이 밝혀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바로 물의 수소결합과 공유결합의 상관관계에 그 비밀이 숨어 있었던 것.
물을 이루는 수소 원자와 산소 원자의 결합은 물을 끓이면 그 간격이 벌어지면서 수소결합 역시 길어진다. 이렇게 끓인 물은 냉각할 때 결합 간격이 다시 줄어들면서 축적했던 에너지를 방출하게 되는데, 뜨거운 물은 축적된 에너지 양이 많아서 냉각시 더 빠른 속도로 에너지를 방출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증발과 대류, 그리고 전도와 같은 현상들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뜨거운 물이 식을 때 물이 증발하고, 이 증발로 인해 많은 열을 잃음과 동시에 물의 양도 줄어서 더 빨리 얼게 된다는 설명이다.
뉴욕 42번가를 만든 브라에스 가설
음펨바의 효과만큼이나 역설적인 과학계의 사례는 교통 혼잡과 관련한 가설이다. 도로가 좁은 곳에 교통 혼잡이 발생할 경우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다음과 같이 생각할 것이다. ‘도로가 좁은데 차는 많으니 교통 혼잡이 생긴다. 따라서 도로를 더 늘려야 한다’
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생각과 정반대의 생각을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독일의 수학자인 ‘디트리히 브라에스(Dietrich Braess)’ 교수였다. 그는 도로를 넓히면 오히려 교통수요가 늘어나서 혼잡도가 줄기는커녕 더 늘어난다는 이른바 ‘브라에스의 가설’을 발표하여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과연 그의 가설이 맞았을까? 이에 대한 답은 뉴욕의 42번가 도로에서 찾을 수 있다. 브라에스의 가설이 적용된 대표적 장소이기 때문이다.
지난 1990년 뉴욕 주지사는 ‘지구의 날’ 행사를 위해 42번가 도로를 하루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42번 거리는 혼잡하기로 유명한 뉴욕의 도로 중에서도 가장 혼잡한 곳으로 악명이 높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상 최악의 교통 정체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폐쇄된 42번가에서 교통 대란의 모습을 발견할 수는 없었다.
브라에스 가설이 사실로 검증된 사례들 ⓒ Youtube
브라에스 가설이 사실로 검증된 사례들 ⓒ Youtube
오히려 주변 교통의 흐름이 좋아지면서 뉴욕 시민들은 그날 새롭게 변신한 42번가의 모습을 즐겼다. 그 후 뉴욕시는 42번가 도로의 차량을 조금씩 제한하는 대신에 보행자와 관광객을 위한 도보 공간은 차츰차츰 늘려나갔다.
그 결과 자동차 통행이 대폭 줄어든 42번가는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됐다. 특히 도보 공간의 확대는 ‘타임스퀘어 광장’과 ‘브로드웨이 거리’가 뉴욕과 미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성장하는데 있어 결정적 기여를 했다.
이처럼 ‘브라에스 가설’의 효과가 입증된 후 전 세계의 여러 나라들이 교통 혼잡에 대한 대책으로 도로 축소를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도 이를 도입하려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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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뉴턴(Isaac Newton)이 중력이론을 발견한 이후 오랫동안 많은 과학자들은 우주가 본질적으로 변화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그러나 20세기 초에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증거들이 발견되기 시작했고, 1929년에 발견된 ‘허블의 법칙’은 이와 같은 우주 팽창론이 더욱 급속하게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의 천문학자였던 에드윈 허블(Edwin Hubble)은 멀리 떨어진 우주로부터 오는 빛의 적색편이(red shift)가 거리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와 같은 발견을 토대로 은하들이 바깥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그 속도가 거리와 비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명확해졌다.
허블망원경. 미국의 천문학자였던 에드윈 허블(Edwin Hubble)은 멀리 떨어진 우주로부터 오는 빛의 적색편이(red shift)가 거리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김서형
허블망원경. 미국의 천문학자였던 에드윈 허블(Edwin Hubble)은 멀리 떨어진 우주로부터 오는 빛의 적색편이(red shift)가 거리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김서형
허블의 법칙 이후 과학자들은 대폭발 이론을 제시했다. 이들은 우주가 팽창한다는 것은 결국 물질과 에너지를 가진 작은 점에서 처음 우주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오늘날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이와 같은 대폭발이 약 138억 년 전에 시작되었으며, 이를 통해 우주가 시작되었다고 믿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주의 시작을 과학적 근거들을 토대로 설명하고 있는 빅뱅(Big Bang) 이론으로서 오늘날 가장 믿을만한 우주의 기원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우주의 시작에 대한 관심은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 우리는 전 세계의 다양한 창조 신화 속에서 우주의 시작에 대한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신화에서는 우주가 계란 모양의 혼돈 상태였다가 반고라는 거인이 계란을 깨고 나와 하늘과 땅을 만들고, 그가 죽은 후 태양과 달, 그리고 별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모든 것이 뒤섞여 있던 상태에서 땅과 어둠이 나타났고, 이후 여러 명의 신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오늘날 이와 같은 창조 신화들이 더 이상 우주의 시작에 대한 적합한 설명으로 간주되지 않는 것은 이와 같은 이야기들을 뒷받침할만한 명확한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138억 년 전에 우주가 시작되었다고 주장하는 빅뱅 이론은 여러 가지 과학적 증거들을 토대로 한다. 앞서 언급했던 ‘허블의 법칙’뿐만 아니라 우주배경복사(Cosmic Background Radiation; CBR) 역시 빅뱅 이론을 설명하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
초기에 매우 뜨거웠던 우주의 온도가 점차 낮아지면서 에너지와 빛이 자유롭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엄청난 에너지가 방출되었는데, 1964년에 두 명의 천문학자가 이 시기에 방출되었던 에너지에 해당하는 빛의 파장을 발견했다. 이 파장이 바로 우주배경복사이다. 이와 같은 과학적 발견들은 우주의 시작과 팽창을 설명하는데 중요한 증거들로 활용될 수 있다.
빅뱅이론, 완전한 것 아니다
물론 빅뱅이 나타나기 이전이나 그 순간을 설명해줄 수 있는 과학적 증거들은 아직 발견되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날 과학자들은 빅뱅 이후 우주에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 설명해줄 수 있는 여러 가지 과학적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빅뱅 이후 10-36초가 지나자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았던 우주에 새로운 것이 나타났다. 중력과 전가지력, 강한 핵력과 약한 핵력이 바로 그것이다. 이후 물질이 등장하면서 우주는 급속하게 팽창했다. 빅뱅이 나타난 이후 38만 년이 지나자 원자가 처음 만들어졌고, 별과 은하가 만들어지면서 이후 우주는 점점 더 복잡해졌다.
‘허블의 법칙’이나 우주배경복사의 발견은 우주관의 변화를 초래했다.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라는 빅퀘스천에 대한 대답을 찾는 과정 속에서 오랫동안 사람들은 혼돈의 상태로부터 무엇인가가 나타나 우주와 세상을 형성했다는 창조신화를 믿었고, 우주가 변화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우주관은 다양한 과학적 증거들이 발견되고 제시됨에 따라 변화하기 시작했다. 빅뱅 이론은 우주의 시작과 그 이후 나타났던 다양한 변화들을 명백한 과학적 증거들을 토대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과거의 창조 신화들이나 우주관과 차별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빅뱅 이후 10-36초가 지나자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았던 우주에 새로운 것이 나타났다. 중력과 전가지력, 강한 핵력과 약한 핵력이 바로 그것이다. 이후 물질이 등장하면서 우주는 급속하게 팽창했다.  ⓒ 김서형
빅뱅 이후 10-36초가 지나자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았던 우주에 새로운 것이 나타났다. 중력과 전가지력, 강한 핵력과 약한 핵력이 바로 그것이다. 이후 물질이 등장하면서 우주는 급속하게 팽창했다. ⓒ 김서형
빅뱅 이론이 우주의 시작에 대한 절대적인 설명이라고 할 수는 없다. 여전히 빅뱅 이론이 가지는 한계점을 극복하고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만약 새로운 과학적 증거들이 발견된다면 빅뱅 이론에서 주장하고 있는 내용 역시 수정되어야하기 때문이다. 지식과 정보가 축적되면서 창조 신화와 정적 우주론으로부터 빅뱅 이론까지 우주의 시작을 설명하는 방식이 다양하게 변화했다.
새로운 과학적 증거들의 발견과 더불어 빅뱅 이론 역시 변화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변화를 통해 우리는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라는 빅퀘스천에 대한 대답을 획일적이고 단일한 시각에서 분석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관점과 시각에서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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