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8일 화요일

아인슈타인이 몰랐던 ‘무지개 우주’


1967년 펜지어스(A.A.Penzias)와 윌슨(R.W.Wilson) 박사가 외계인(E.T.)를 찾으려고 관측을 시작한 라디오 안테나에 우주배경복사(C.M.B :Cosmic Microwave Background)의 신호가 들어오는 것을 발견한지도 거의 5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우주의 팽창속도를 알아내어 펜지어스와 윌슨 박사가 발견한 우주배경복사는 우주 탄생 이후 약 30만년 뒤의 일인 것도 알게 되었고, 우주는 지금 가속팽창하고 있는 것도 확인되었다.
이렇게 우리들은 우주에 대해서 많은 과학적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빅뱅 자체는 이론이지, 과학적인 실험 사실은 아니다. 뿐만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이론 등 이제는 일반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진 현상 역시 이론적인 추측이지, 관측된 증거는 없다.
우주에서 처음 생긴 별에 대해서도 실험적인 근거는 거의 없다. 또한 과학자들은 은하계가 먼저 생겨서 거대 블랙홀이 생겼는지, 그와는 반대로 거대 블랙홀이 은하계를 만들었는지 잘 모르고 있다.
‘은하계 먼저’와 ‘블랙홀 먼저’ 학설이 대립하고 있다. ⓒ NASA
‘은하계 먼저’와 ‘블랙홀 먼저’ 학설이 대립하고 있다. ⓒ NASA
이를 구별할 수 있는 이론체계라도 있으면 이론에 맞는 쪽 주장을 하는 과학자들에게 손을 들어줄 텐데 그런 실용적인 이론이 아직 없다.
물론 ‘초끈 이론’(Superstring Theory)이 이론의 후보이기는 하지만 실험적인 검증을 받자면 에너지가 너무 높은 곳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는 이론이기 때문에 아직은 ‘빛 좋은 개살구’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리 스몰린(Lee Smolin)의 ‘닫힌 고리양자중력’(Loop Quantum Gravity) 같은 이론도 있지만, 더 실용적인 이론이 10년 전(2005년)부터 논의되기 시작했다.
‘중력의 무지개(Gravity’s Rainbow)이론’으로 알려진 이 이론은 시간과 공간이 어떤 한계점 이하로 작으면 존재하지 않는다는 가정에서 출발했다.
시간과 공간의 최소 단위인 양자(Quantum)가 있다고 하면 상대론과 양자론이 모순 없이 결합되어 계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현대 물리이론의 두 주축인 상대론과 양자론은 결합되기는 어렵다.
20세기의 천재 아인슈타인이 미국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에서 그의 생애의 마지막 20여년을 바쳐서 일반상대론과 양자론을 통합한 통일장 이론을 완성하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그는 거시의 세계를 기술하는 자신의 이론 일반상대론과 그 생성과정에서 보어(N.Bohr)와 슈뢰딩거(E.Schrödinger)를 뒷받침하는 여러 가지 이론을 제시했다. 그는 끝까지 양자론을 대신할 더 좋은 이론이 있으리라는 믿음을 안고 이 세상을 떠났다. 그의 생각을 만족할 만한 이론은 아니지만 중력의 무지개는 어느 정도 그의 노력을 실현한 이론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중력의 무지개에 의하면 보는 관점에 따라 시공의 곡률(Curvature)이 달라져서 우주의 모습이 마치 단색광으로 느껴지는 태양빛이 물방울의 굴절률에 따라서 분리되면서 무지개가 되듯이 중력이론 역시 그러하다는 주장이다.
중력의 무지개 블랙홀. ⓒ NASA
중력의 무지개 블랙홀. ⓒ NASA
2015년 1월이 되면서 아리(Ahmed Farag Ali)가 주도하는 연구팀은 중력의 무지개 속에서는 블랙홀의 경계선인 사건 지평선(Event Horizon) 역시 무지개처럼 분해되어 말 그대로의 블랙홀은 없다는 이론을 예비논문으로 내놓았다.[EPL.Doi : 1209/0295/109/201]
이 논문은 유럽 물리학지(European Physics Letter) 2015년 9월호에 실릴 예정으로 알고 있다. 이론의 핵심 중의 하나는 어떤 입자이든 에너지가 무한대가 될 수 없고, 그 상한선이 있으며 이 생각을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이론과 결합시킨 ‘이중 특수상대성 이론’(D.S.R : Doubly Special Theory of Relativity)이라고 부르는 이론 체계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일반상대론에서는 관측자에 관계없이 시공의 모습을 정해져 있었는데 반하여 중력의 무지개 이론에서는 관측자의 에너지에 따라 시공의 모습도 변한다는 것이다.
블랙홀 이론의 문제는 ‘정보체계의 역설’(Information Paradox)이 항상 걸림돌이었다.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Event Horizon)을 넘어서면 모든 것이 사라지기 때문에 정보 역시 사라진다. 그런데 양자론이 성립하려면 정보는 보전되어 확률 정보를 담은 양자론의 파동함수는 전 공간에서 정의되어야 하는데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을 넘으면 이것마저 사라진다는 것은 모순이다.
너무 휘어져 부러지면, 막대의 휘어짐은 의미가 없다. ⓒ 위키피디아
너무 휘어져 부러지면, 막대의 휘어짐은 의미가 없다. ⓒ 위키피디아
그런데 중력의 무지개 이론에 의하면 확실하게 정의되는 사건 지평선은 없기 때문에 그런 걱정하는 것 자체가 쓸데없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중력의 무지개를 개발한 과학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금속 막대가 휘어지는 현상을 막대에 주는 힘과 막대가 휘어지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상관관계로  연구한다고 하자. 그런데 힘을 너무 줘서 금속막대 자체가 부러지면 그것은 금속막대가 휘어지는 과학으로써의 의미 자체가 없어지게 된다. 중력의 무지개에서 사건 지평선을 엄격하게 따지는 것 자체는 의미가 없다.”
중력의 무지개 이론은 상대론과 양자론이 결합된 진정한 이론이 나올 때까지 하나의 중간 수단이지 진실 자체는 아니고, 그저 근사치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명심해야 할 것이다.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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