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8일 화요일

별에서 탄생한 다양한 원소들

학창 시절에 배웠던 것 가운데 유난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는데, 바로 원소 주기율표를 외우는 방법이었다.
필자는 문과였기 때문에 주기율표에 나와 있는 모든 원소를 외울 필요는 없었지만, 당시 시험에 자주 나오는 수소에서부터 아연에 이르기까지 주기율표를 좀 더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외울 수 있도록 화학 선생님이 멜로디를 붙여 가르쳐주셨던 것이다. 그 덕분에 화학에 나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공부하기 싫은 날에는 주기율표를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중간에 비어 있는 칸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기도 했다.
현재 주기율표에는 모두 118개의 원소가 배열되어 있다. 몇 년 전에 주기율표의 비어 있던 자리인 114번과 116번에 해당되는 원소가 발견되었고, 올해 초에 113번과 115번, 117번, 그리고 118번에 해당하는 원소가 발견되었다. 특히 일본에서 발견한 113번 원소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발견한 원소로서 국제적인 관심과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로써 118개의 원소를 나열한 주기율표에는 더 이상 빈 칸이 없지만, 과학자들은 여전히 새로운 원소 발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원소를 발견할 때마다 주기율표는 조금씩 변화할 것이다.
사본 -태양_핵융합반응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먼저 나타났던 원소
주기율표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원소는 바로 수소이다.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먼저 나타났던 원소인데, 빅뱅이 나타난 지 38만 년이 지나자 양성자와 전자가 결합할 수 있을 정도로 우주의 온도가 낮아졌다. 양성자와 전자가 결합해서 원자를 형성했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가장 가벼운 물질인 수소가 등장한 것이다.
우주의 물질들이 모여 만들어진 별은 바로 수소를 이용해 빛을 내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자 수소 원자들끼리 융합하면서 우주에서는 이전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새로운 현상이 발생했다. 바로 새로운 원소의 탄생이다.
수소 원자의 융합을 통해 만들어진 새로운 원소는 헬륨이었다. 우주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수소를 구성하는 양성자가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게 되었고, 서로 격렬하게 부딪히다가 융합되어 헬륨 핵이 만들어졌다. 이후 우주에는 수소와 헬륨이 가장 많이 존재하게 되었다.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별은 태양인데, 태양은 중심 온도가 1천 만도 이상이기 때문에 수소 양성자들이 융합해서 헬륨을 만들지만, 헬륨 양성자들이 융합할 수 있는 온도까지 상승하지 못한다. 그 결과, 태양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원소는 수소와 헬륨 뿐이다.
우주의 온도가 1억 도 이상이 되면 헬륨 양성자들이 융합되기 시작하면서 태양에서는 만들어지지 않는 새로운 원소인 탄소가 탄생한다. 이후 네온과 산소가 만들어졌는데, 탄소나 산소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중요한 원소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원소들의 공통점은 바로 태양보다 질량이 큰 별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온도가 높아지면서 우주에서는 새로운 원소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새로운 원소들이 복잡하게 결합하면서 우주는 이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해졌다.
산소가 만들어진 다음 우주에서는 규소와 철이 만들어졌다. 철은 우주의 온도가 약 30억 도였을 때 만들어진 원소로서, 질량이 매우 큰 별에서 탄생한다. 별이 철을 다 사용하면 별은 폭발하는데, 이 때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하면서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별에서 만들어졌던 수소나 헬륨, 탄소, 산소, 철 등의 다양한 원소들은 우주 전체로 퍼지게 되었다.
초능력을 가진 외계인과 톱스타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 ‘별그대’
별은 다양한 원소들이 탄생하는 곳이다. 별에서 탄생한 새로운 원소들이 다양하고 복잡한 방식으로 결합하면서 우주는 점점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다양한 것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몇 년 전에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지구에 떨어진 초능력을 가진 외계인과 톱스타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였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SF 로맨스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별에서 온 그대’가 단순히 다른 별이나 행성, 혹은 은하에 사는 외계인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간을 포함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바로 별에서 만들어진 원소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죽은 다음에는 다시 원소로 되돌아간다. 어쩌면 우리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것들이 전부 별에서 온 존재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 별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원소들이야말로 세상 모든 것의 기원을 살펴보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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