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8일 화요일

행성과 별,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

다섯 개의 행성을 한 하늘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15년 만에 찾아 왔다. 이달 중순까지는 해뜨기 전 새벽하늘에서 수성, 금성, 토성, 화성, 목성이 동쪽부터 서쪽으로 일렬로 늘어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밤하늘에는 이들 행성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 많은 별들 속에서 다섯 개의 행성을 구별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행성이나 별이나 모두 작은 점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발의 외국 사람을 보면 처음에는 모두 비슷해 보이는 것과 같다. 하지만 그들을 자주 보게 되면 점차 얼굴이 구별되는 것처럼 별과 행성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면 별과 행성은 어떻게 다르게 보일까?
별빛이 대기를 통과하면 굴절된다. ⓒ 천문우주기획
별빛이 대기를 통과하면 굴절된다. ⓒ 천문우주기획
행성은 거의 반짝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행성과 별은 반짝임으로 구별할 수 있다. 별빛이 반짝이는 것은 별빛이 지구 대기를 통과하면서 굴절되기 때문이다. 공기의 밀도가 높을수록 빛은 더 많이 굴절한다. 공기의 밀도는 고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별빛이 우리 눈에 닿는 동안 굴절하는 정도가 계속 변한다. 물론 같은 고도라도 기압이나 온도에 따라 공기의 밀도가 변하기도 한다. 따라서 대기를 통과해서 우린 눈에 보이는 빛은 반짝 반짝 빛나게 된다.
비오는 날 멀리 있는 가로등 빛이 가물거리는 현상이나 흐르는 물속에 비스듬히 세워 놓은 막대기가 흔들려 보이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천정 쪽에 비해 지평선 쪽의 대기가 두껍기 때문에 높이 떠 있는 별에 비해 지평선에 가까운 별이 더 많이 반짝이게 된다. 또한 바람이 심한 날이나 태풍이 오기 전의 하늘에서는 별빛이 특히 더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지평선에 가까울수록 별빛이 더 많이 반짝인다.  ⓒ 천문우주기획
지평선에 가까울수록 별빛이 더 많이 반짝인다. ⓒ 천문우주기획
그런데 행성들의 경우에는 반짝임을 거의 느끼기 힘들다. 이것은 지구에서 볼 때 행성들이 별들에 비해 훨씬 큰 겉보기 지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별은 그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에 망원경으로 보더라도 작은 점으로 보인다. 하지만 행성은 면적을 가진 작은 원이나 찌그러진 모습으로 보인다. 비오는 날 멀리 있는 작은 가로등 빛과 바로 앞에 있는 커다란 가로등 빛을 비교하면 당연히 멀리 있는 작은 빛이 더 많이 반짝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행성과 별의 반짝임 차이도 같은 이치이다.
별과 행성을 각각 작은 점(·)과 원(○)으로 생각하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점과 원을 각각 옆으로 1mm씩 이동했다고 생각해 보자. 점은 그 크기의 몇 배에 해당하는 거리로 옆으로 이동한 것이 되지만 원의 위치는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별빛이 대기를 통과하면 별의 위치가 계속 크게 변하기 때문에 반짝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행성은 그 위치의 변화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반짝임을 거의 못 느끼게 된다.
하지만 수성같이 작은 행성은 지평선 근처에 있을 때, 대기의 변화가 심하면 반짝임이 느껴질 때도 있다. 물론 그 경우에도 주위의 별빛에 비하면 그 반짝이는 정도는 훨씬 적다.
금성과 목성은 밝기로 구별할 수 있다
다섯 행성 중 금성과 목성은 별들에 비해 무척 밝기 때문에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금성은 별들 중에서 가장 밝은 1등성보다도 100배 이상 밝게 보인다. 1등성과 2등성의 밝기 차이는 2.5배이고, 다섯 등급 차이는 약 100배이다. 1등성보다 100배 어두운 별이 6등성이기 때문에 1등성보다 100배 밝은 금성의 밝기는 그 반대인 –4등급 정도이다. 금성 다음으로 밝은 목성은 1등성보다 열 배 남짓 밝은 –2등급 정도이다.
수성과 화성, 토성의 밝기는 보통 -1등급에서 1등급 사이에서 변하는 데 그래도 주위에 있는 다른 별에 비하면 꽤 밝은 편이다. 문제는 1등성인 별과 이들 행성을 잘 구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화성은 색깔로 구별할 수 있다
다른 행성에 비해 붉게 보이는 화성은 붉은 색의 1등성들과 혼동하지 않는다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봄철 별자리에 속하는 목동자리의 아르크투루스, 여름철 별자리인 전갈자리의 안타레스, 겨울철 별자리인 황소자리의 알데바란과 오리온자리의 베텔게우스가 화성과 혼동될 수 있는 붉은 색의 1등성들이다. 물론 별자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화성과 1등성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화성은 반짝임이 거의 없는 붉은 별이기 때문에 자세히 보면 붉은 1등성들과 구별이 될 것이다.
행성들은 모두 일렬로 움직인다
마지막으로 기억할 것은 행성들이 모두 황도를 따라 일렬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물론 달이 움직이는 길도 거의 비슷하다.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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