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8일 화요일

새벽달과 저녁달 어떻게 다를까?


초등학생들이 방학 때면 하는 숙제 중의 하나가 바로 달 모양을 그리는 것이다. 왜 그리는 지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수십 년 동안 이 숙제는 계속되어 왔다. 하지만 매일 매일 달 모양이 어떻게 바뀌는지, 그리고 바뀐 달 모양을 보고 무엇을 알 수 있는 지에 대해서 정확히 배운 기억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낮에는 해가 있고, 밤에는 달이 있는 하늘이 자연스럽게 여겨진다. 하지만 달은 낮에도 볼 수 있다. 단지 밤에 보이는 달이 낮에 보이는 달보다 상대적으로 밝게 보이기 때문에 낮에도 달이 보인다는 것을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을 뿐이다.
태양계에서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천체는 태양, 즉 해밖에 없다. 나머지는 햇빛을 반사해서 보이는 것뿐이다. 우리가 달을 볼 수 있는 이유도 바로 해가 있기 때문이다. 달의 밝은 쪽은 해가 비치는 쪽이고, 반대로 해가 비치지 않는 쪽은 우리가 볼 수 없다.
달의 볼록한 쪽 방향이 바로 해가 있는 방향이다. 해와 달의 모양을 생각할 때 꼭 기억해야 할 그림이 바로 다음 그림이다. 지구가 한 바퀴 자전하면서 하루가 간다.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돌면 한 달이 간다. 지구와 해를 기준으로 달이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그 모양이 다르게 보인다. 태양과 지구 사이에 달이 있으면 이 날은 해와 달이 같은 방향에서 움직일 것이다.
달은 매일 반시계 방향으로 지구를 돌고 있다. 달이 지구를 기준으로 해의 정 반대편에 오면 달은 해에 비해 약 12시간 차이로 움직이게 된다. 즉 달은 해가 질 때 쯤 동쪽 하늘에 보이고, 그 다음날 해가 뜰 때 즘 서쪽 하늘로 진다. 물론 이 날은 달의 전면이 햇빛을 받기 때문에 우리는 밤하늘에서 둥근 달을 볼 수 있다.
달의 위치에 따른 위상 변화 ⓒ 이태형
달의 위치에 따른 위상 변화 ⓒ 이태형
자, 이제 다음 두 그림을 비교해보자. 두 남녀가 바닷가에서 달빛 아래 다정히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두 그림은 달의 모양이 다르다는 것 외에는 모두 같다. 과연 두 그림 속 남녀 중 더 다정한 쪽은 어느 쪽일까?
새벽에 동해안에 있는 왼쪽 남녀와 저녁에 서해안에 있는 오른쪽 남녀 ⓒ ScienceTimes
새벽에 동해안에 있는 왼쪽 남녀와 저녁에 서해안에 있는 오른쪽 남녀 ⓒ 이태형
이제부터 그 비밀을 풀어보자.
우리가 살고 있는 북반구에서는 달이 항상 남쪽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달이 가장 높이 떴을 때를 남중했다고 한다. 이제부터 여러분은 달을 제주도라고 생각하기 바란다. 물론 제주도에 사는 분들은 더 남쪽에 있는 마라도나 이어도 정도로 달을 생각해도 될 것이다. 절대로 머리로 외우려 하지 말고 그냥 지도 속 그림을 기억하기 바란다. 달을 제주도라고 생각한다면 달의 왼쪽은 동해안이고, 오른쪽은 서해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해나 달은 모두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 따라서 달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늘에서 점점 더 오른쪽(서쪽)으로 움직일 것입니다.
남쪽에 보이는 해와 달을 제주도라고 생각하고 방향을 찾자 ⓒ 이태형
남쪽에 보이는 해와 달을 제주도라고 생각하고 방향을 찾자 ⓒ 이태형
왼쪽 그림에 있는 달은 왼쪽으로 볼록한 그믐달이다. 달의 볼록한 쪽이 왼쪽을 향하고 있다는 것은 해가 바로 달의 왼쪽에 있다는 뜻이다. 달의 왼쪽, 즉 달의 동쪽에 해가 있다. 동쪽에 있는 해는 당연히 떠오르는 해다. 달이 가늘면 가늘수록 해가 가까이 있다. 따라서 이 그림 속 두 남녀는 새벽에 해뜨기 전의 동쪽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오른쪽 그림에 있는 달은 오른쪽으로 볼록한 초승달이다. 그믐달과 마찬가지로 초승달 역시 해와 가까이 있는 달이다. 다만 초승달은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따라서 해가 서쪽에 있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서쪽에 있는 해는 이미 졌기 때문에 초승달이 낮게 보이는 곳은 저녁의 서쪽 방향이다. 따라서 2번 그림 속 남녀는 저녁 무렵 서쪽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그럼 정답은 무엇일까? 새벽에 동해안에 있는 왼쪽 남녀와 저녁에 서해안에 있는 오른쪽 남녀 중 어느 쪽이 더 다정할 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
오른쪽 반달인 상현달은 해와 90도 떨어져 보이는 달이다. 따라서 상현달은 해가 지고 난 초저녁 남쪽 하늘에 보인다. 둥근 보름달은 해의 정반대편, 즉 180도 떨어져 있는 달이다. 따라서 보름달은 해가 질 무렵 동족 하늘에서 떠오른다. 왼쪽 반달인 하현달의 경우는 해의 동쪽(왼쪽)으로 270도, 서쪽(오른쪽)으로 90도 떨어져 있는 달이다. 한밤중에 떠서 한낮에 지므로 저녁 시간에는 볼 수 없다.
오른쪽으로 볼록한 달들은 저녁달이라고 부른다. 이런 달들은 모두 저녁 하늘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왼쪽으로 볼록한 달들은 새벽달이라고 부른다. 왼쪽으로 볼록한 달은 모두 새벽에 동쪽에서 떠오를 해를 가리키는 달이기 때문이다.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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