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8일 화요일

소리를 표현하는 수학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는 그의 저서에서 음속의 계수를 포함하고 있는 2차원과 3차원의 음향파동방정식을 제시하여 소리에 대한 수학적인 연구를 가속화하였다. ⓒ 오일러의 저서 'Supplement aux Recherches'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는 그의 저서에서 음속의 계수를 포함하고 있는 2차원과 3차원의 음향파동방정식을 제시하여 소리에 대한 수학적인 연구를 가속화하였다. ⓒ 오일러의 저서 ‘Supplement aux Recherches’
아름다운 악기소리, 대화할 때의 목소리, 이웃집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 등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늘 소리를 접하고 있다. 우리는 때에 따라 소리를 사용하고 즐기기도 하며 심지어 혐오하기까지 한다. 박쥐와 같은 동물은 소리를 통해 야간에도 쉽게 이동하며 먹이사냥을 위해 소리를 다양하게 활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소리가 수학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수학의 발전과 소리연구
인간이 소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한 것은 400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근대 이후의 학자들은 소리를 분석하기 위해 파동의 원리를 필요로 하였고, 이를 위한 고차원적인 수학적 접근이 시도되었다. 물리학의 발전사를 살펴보면, 소리에 대한 연구가 빛의 연구에 영향을 미쳤고 계속하여 물질에 대한 연구에까지 응용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정확한 음속 계산의 논쟁
프랑스의 가톨릭 신부 마랭 메르센(Marin Mersenne, 1588.9.8~1636.9.1)이 1636년 음속 계산을 실험적으로 시도한 이래 아이작 뉴턴 경(Sir. Isaac Newton, 1643.1.4~1727.3.31)은 1687년에 발표한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Philosophiae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 제 3권 8부에서 음속에 대한 기하학적인 이론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뉴턴은 1687년과 제 2판이 인쇄된 1712년에 각각 초속 968 와 979 피트(feet)라고 하는 등 각기 다른 음속을 제시하였다.
스위스의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Leonhard Euler, 1707.4.15 ~ 1783.9.18)도 정확한 음속계산을 시도하였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프랑스의 수학자 라플라스(Pierre-Simon, Marquis de Laplace, 1749.3.23~1827.3.5)는 단열과정(adiabatic process)을 기반으로 음속계산에 대한 정확한 이론을 제시하였다. 단열과정은 외부와 열의 출입을 차단시키고 변화하는 과정인데, 뉴턴이 제시한 음속의 식에 단열계수라는 단열과정에서 산출된 계수를 곱하여 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음향파동방정식의 발견
프랑스의 수학자 달랑베르(Jean Le Rond d’Alembert, 1717.11.16 ~ 1783.10.29)는 1747년에 그의 저서 ‘Recherches sur les cordes vibrantes’에서 파동을 설명하는 1차원적인 파동방정식을 소개하였다. 하지만 달랑베르의 연구는 음속이 식의 어디에도 설정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물리적인 이해가 선행되지 않은 연구라고 당시 학자들에게 질타를 받기도 하였다.
1759년에 스위스의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Leonhard Euler, 1707.4.15 ~ 1783.9.18) 는 그의 저서 ‘De la propagation du son’에서 음속의 계수를 포함하고 있는 2차원과 3차원의 음향파동방정식을 제시하여 소리에 대한 수학적인 연구를 가속화하였다.
파동방정식의 진보와 그 영향
독일의 물리학자 헬름홀츠(Hermann von Helmholtz, 1821.8.31~1894.9.8)는 1885년에 고안한 음향분석장치인 헬름홀츠 공명기(Helmholtz resonator)를 제시하여 공명현상을 설명하였다. 이 공명기는 양자역학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 공명현상을 이해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한다.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의 물리학자인 맥스웰(James Clerk Maxwell, 1831.6.13~1879.11.5)은 1865년에 발표한 ‘전자기장의 역학 이론’에서 전자기파 방정식을 기술하면서 빛이 전자기파임을 제시하였다. 맥스웰의 이론은 1887년에 헬름홀츠의 제자인 헤르츠(Heinrich Rudolf Hertz, 1857.2.22.~1894.1.1)의 실험에 의해 증명되었다.
양자역학과 전자기학에서 각각 대표적인 방정식인 슈뢰딩어 방정식과 맥스웰 방정식의 기본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음향파동방정식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특히 맥스웰 방정식을 헬름홀츠 분해라는 수학적 기법을 사용하면 전자기장을 음향파동방정식의 근간에 의해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탄성파를 설명하는 탄성파방정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즉 음향파동방정식은 전자기장과 탄성, 양자현상을 이해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도구이다.
소리의 시뮬레이션
소리를 시뮬레이션하기 위해서는 수학적 방정식인 음향파동방정식과 이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수치해석기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수학자들은 특유의 함수공간을 만들고 이 공간의 틀 안에서 수학적인 접근을 하고 물리적인 공간에서 전파되는 소리를 시뮬레이션한다. 이러한 함수공간의 설정을 위해 고난도의 수학적인 지식이 요구되기도 하는데 이는 방정식의 해를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풀기 위한 과정과 직결된다. 이에 음향학자는 수학자의 수학적 해석을 통해 파동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을 받기도 한다.
불확정성의 정량화
현재 파동이론을 연구하는 수학계와 과학계의 화두는 균질한 매질이 아닌 공간에서도 전파되는 파동이다. 이러한 공간에서의 음속은 일반적으로 상수가 아닌 변수로써 온도, 밀도, 구조 등 주변의 물리적인 변수에 상당히 민감하고 작은 스케일의 수치를 갖는다. 이를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수학의 분야인 확률이론과 편미분방정식, 수치해석이론, 함수해석이론 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뉴턴에서 시작된 공기 중에서의 음속 계산이 다양한 매질에서의 음속계산으로 확장이 된 것이다. 소리에 대한 이해를 위해 수학이 발전되었고 이제는 양자광학, 소재, 나노, 항공, 탐사기술이 수학을 절실히 필요로 하게 되었다.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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