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원외고와 강원도 횡성의 민족사관고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발표한 미국 명문대 진학률 순위에서 각각 13위와 25위를 차지했다. 전체 40위 안에 든 외국 고교에 한국의 두 고교만 포함돼 있다. 대원외고의 합격률(14.1%)은 미국 명문 사립 고교인 필립스 엑스터아카데미(14.8%)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2일 대원외고 최원호(57) 교장과 민족사관고 이돈희(70) 교장에게 그 비결을 들어봤다. 두 교장은 "능력대로 공부하고 능력대로 평가받는 자율경쟁을 거친 학생들이 국제적인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 교장은 2005년, 이 교장은 2003년부터 학교를 이끌고 있다.
-대원외고의 미국 명문대 진학률이 화제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표한 것은 지난해 성적이다. 하버드 등 미국 8개 명문대에 11명이 입학했다. 1984년 대원외고 설립 이래 지금까지 미국 명문대에만 330여 명이 합격했다. 올해도 100여 명의 유학반 학생 중 상당수가 수시모집(early decision)에 지원했다.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미국 대학들이 대원외고의 교육시스템과 경쟁력을 높이 평가한 것인가.
"하버드나 예일대 입학담당 카운슬러들이 매년 방문한다. 직접 학생과 학부모를 만나 인터뷰하고 서로 뽑아가려 한다. 실력은 기본이고 인성.잠재력.도덕성.봉사활동 실적까지 꼼꼼히 체크한다. 미국 명문대들은 (우리 학교) 담당자를 바꾸지 않을 정도로 신경을 쓴다."
-비결이 뭔가.
"98년부터 유학반을 만들었다.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에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신입생(420명) 중 100명 안팎인 유학반은 철저히 교육부 규정대로 방과 후에만 운영한다. 정규 수업을 마치고 아이들이 수준에 따라 20명씩 반을 나눠 깊이 있는 공부를 하는 것이다. 능력별로 영작문.영문학 공부를 하고 토론을 하니 실력이 부쩍 는다. 사교육비도 안 든다. 사교육을 받으려고 해도 시간이 없다. 일주일에 이틀은 봉사활동과 스포츠 활동이 필수다. 맞춤형 자율경쟁 교육의 결과다."
-교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전체 대원외고 교사 100여 명은 치열하게 경쟁한다. 매년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학생들은 방과 후 오후 10시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를 하는데 교사들이 이 시간까지 학생들을 챙기는 것도 이런 시스템 때문이다. 유학반의 외국인 교사는 전원 아이비리그 출신을 뽑았다. 미국 명문대를 잘 아는 교사가 미국에서 통할 수 있는 교육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교육부는 외국어고 폐지까지 검토하고 있다.
"답답하다. 글로벌 시대에는 교육의 자율권이 보장돼야 세계와 경쟁할 수 있다. 한국 학생들이 아이비리그에서 맘껏 실력을 발휘하고 글로벌 리더가 되면 국가에도 얼마나 좋은가. 아이들의 길을 막지 말아야 한다."
학습 중심 동아리만 100여 개 … 학생들 공부 즐기는 법 배워
이돈희 민사고 교장
-민족사관고가 미국 8개 명문대 진학률 25위에 올랐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 수학능력시험(SAT) 성적 상위 8개 대를 기준으로 합격률을 따진 것으로 안다. 민족사관고는 학생수(한 학년 150명)가 적다. 전체 학생 중 절반가량이 국제반이다. 적은 숫자로도 올해만 82명이 해외 명문대에 진학했다. 미국 명문대들은 SAT 성적만 중요시하지 않는다."
-선발 때부터 우수한 학생을 뽑은 결과 아닌가.
"그런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민사고는 입학 전형과정에서 성적 위주로만 뽑지는 않는다. 학생들의 잠재된 가능성을 우선시한다. 민사고의 특징인 영재성 판별 검사나 면접과정에서 학생들이 과거에 성취한 성적보다는 미래의 성취 잠재성을 중시한다."
-미국 현지 명문고교보다 높은 진학 실적이다.
"민족사관고 학생과 교사의 질이 미국 유명 사립고보다 낫다. 교사 58명 중 절반이 박사 학위자다. 교사 1인당 학생 비율도 1 대 7 정도여서 학습의 질이 높다."
-스파르타식 교육이라는데.
"그렇지 않다. 민족사관고는 우수한 학생이 모여 자율적 학습 분위기를 만든다. 보충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은 전교생 450명 중 20~30명뿐이다. 상하급생 사이에 스스로 학습 '튜터-튜티'를 구성해 서로 가르치며 자율적으로 경쟁한다. 학습 중심의 학생 동아리만도 100여 개다. 공부를 즐기는 법을 배우기 때문에 대학에 간 뒤 공부에 질려 학업을 팽개치는 학생이 드물다."
-국제반을 따로 운영하는 이유는.
"국내반(민족반)보다 국제반 학생이 더 우수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영어에 있어 다소 우수한 것이며, 수학.과학 분야에선 국내반이 더 우수한 경우가 많다. 문제는 국내반 학생들이 우수한 자질을 국내 대입 제도에 얽매여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내반은 내신의 불리함과 싸우며 수능 대비를 3학년까지 해야 한다. 국제반은 고교 과정에서 대학 수준의 강의를 듣는데 국내반은 고교 수준에 머물러 대입 준비에 매달려야 한다. 아이들의 창의력과 자율성을 키워줄 수 있는 선진 학사제도가 필요하다."
▒알려왔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WSJ)을 인용해 민족사관고의 미국 명문 8개대 진학률이 25위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에 대해 민사고 측은 전체 졸업생(133명)이 아니라 국제반 졸업생(87명)을 기준으로 할 경우 8위(16.1%)에 해당한다고 알려왔습니다.
중앙일보
-대원외고의 미국 명문대 진학률이 화제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표한 것은 지난해 성적이다. 하버드 등 미국 8개 명문대에 11명이 입학했다. 1984년 대원외고 설립 이래 지금까지 미국 명문대에만 330여 명이 합격했다. 올해도 100여 명의 유학반 학생 중 상당수가 수시모집(early decision)에 지원했다.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미국 대학들이 대원외고의 교육시스템과 경쟁력을 높이 평가한 것인가.
"하버드나 예일대 입학담당 카운슬러들이 매년 방문한다. 직접 학생과 학부모를 만나 인터뷰하고 서로 뽑아가려 한다. 실력은 기본이고 인성.잠재력.도덕성.봉사활동 실적까지 꼼꼼히 체크한다. 미국 명문대들은 (우리 학교) 담당자를 바꾸지 않을 정도로 신경을 쓴다."
-비결이 뭔가.
"98년부터 유학반을 만들었다.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에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신입생(420명) 중 100명 안팎인 유학반은 철저히 교육부 규정대로 방과 후에만 운영한다. 정규 수업을 마치고 아이들이 수준에 따라 20명씩 반을 나눠 깊이 있는 공부를 하는 것이다. 능력별로 영작문.영문학 공부를 하고 토론을 하니 실력이 부쩍 는다. 사교육비도 안 든다. 사교육을 받으려고 해도 시간이 없다. 일주일에 이틀은 봉사활동과 스포츠 활동이 필수다. 맞춤형 자율경쟁 교육의 결과다."
-교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전체 대원외고 교사 100여 명은 치열하게 경쟁한다. 매년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학생들은 방과 후 오후 10시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를 하는데 교사들이 이 시간까지 학생들을 챙기는 것도 이런 시스템 때문이다. 유학반의 외국인 교사는 전원 아이비리그 출신을 뽑았다. 미국 명문대를 잘 아는 교사가 미국에서 통할 수 있는 교육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교육부는 외국어고 폐지까지 검토하고 있다.
"답답하다. 글로벌 시대에는 교육의 자율권이 보장돼야 세계와 경쟁할 수 있다. 한국 학생들이 아이비리그에서 맘껏 실력을 발휘하고 글로벌 리더가 되면 국가에도 얼마나 좋은가. 아이들의 길을 막지 말아야 한다."
학습 중심 동아리만 100여 개 … 학생들 공부 즐기는 법 배워
이돈희 민사고 교장
-민족사관고가 미국 8개 명문대 진학률 25위에 올랐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 수학능력시험(SAT) 성적 상위 8개 대를 기준으로 합격률을 따진 것으로 안다. 민족사관고는 학생수(한 학년 150명)가 적다. 전체 학생 중 절반가량이 국제반이다. 적은 숫자로도 올해만 82명이 해외 명문대에 진학했다. 미국 명문대들은 SAT 성적만 중요시하지 않는다."
-선발 때부터 우수한 학생을 뽑은 결과 아닌가.
"그런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민사고는 입학 전형과정에서 성적 위주로만 뽑지는 않는다. 학생들의 잠재된 가능성을 우선시한다. 민사고의 특징인 영재성 판별 검사나 면접과정에서 학생들이 과거에 성취한 성적보다는 미래의 성취 잠재성을 중시한다."
-미국 현지 명문고교보다 높은 진학 실적이다.
"민족사관고 학생과 교사의 질이 미국 유명 사립고보다 낫다. 교사 58명 중 절반이 박사 학위자다. 교사 1인당 학생 비율도 1 대 7 정도여서 학습의 질이 높다."
-스파르타식 교육이라는데.
"그렇지 않다. 민족사관고는 우수한 학생이 모여 자율적 학습 분위기를 만든다. 보충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은 전교생 450명 중 20~30명뿐이다. 상하급생 사이에 스스로 학습 '튜터-튜티'를 구성해 서로 가르치며 자율적으로 경쟁한다. 학습 중심의 학생 동아리만도 100여 개다. 공부를 즐기는 법을 배우기 때문에 대학에 간 뒤 공부에 질려 학업을 팽개치는 학생이 드물다."
-국제반을 따로 운영하는 이유는.
"국내반(민족반)보다 국제반 학생이 더 우수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영어에 있어 다소 우수한 것이며, 수학.과학 분야에선 국내반이 더 우수한 경우가 많다. 문제는 국내반 학생들이 우수한 자질을 국내 대입 제도에 얽매여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내반은 내신의 불리함과 싸우며 수능 대비를 3학년까지 해야 한다. 국제반은 고교 과정에서 대학 수준의 강의를 듣는데 국내반은 고교 수준에 머물러 대입 준비에 매달려야 한다. 아이들의 창의력과 자율성을 키워줄 수 있는 선진 학사제도가 필요하다."
▒알려왔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WSJ)을 인용해 민족사관고의 미국 명문 8개대 진학률이 25위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에 대해 민사고 측은 전체 졸업생(133명)이 아니라 국제반 졸업생(87명)을 기준으로 할 경우 8위(16.1%)에 해당한다고 알려왔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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