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7일 화요일

두살짜리 아이 IQ가 152… 어떻게 쟀을까

색깔·어휘·도형 등 45분간 집중테스트
6세 아이에도 어려운 질문 막힘없이 척척 답변
영국 지수로 152면 한국 기준으론 183
2살 난 조지아 브라운은 사상 최연소 멘사 회원은 아니다. 1990년대에 조지아보다 출생 날짜가 몇 일 늦은 남자 아이가 멘사에 가입한 기록이 있기 때문.

조지아는 아이큐가 152나 된다고 전해졌다. 과연 2살 난 어린이의 IQ 는 어떻게 측정했을까?

우선 멘사에 어떻게 가입할 수 있는지부터 알아보자. 멘사 가입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멘사 자체 테스트를 거친 후, 전체 인구 중 상위 2%에 해당하는 IQ라는 사실을 인정받으면 된다. 둘째, 공신력 있는 IQ 검사 결과가 멘사 내부 기준에 부합할 경우에도 일정한 절차를 거쳐서 가입할 수 있다.

가입이 인정되는 테스트 종류는 각 나라 멘사 별로 다르다. 국제 멘사에서는 공신력 있는 시험이라면 종류에 관계없이 상위 2% 성적을 증명할 수 있으면 가입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단, 한국에서는 한국 멘사가 주관하는 시험만 인정한다.

각국 멘사에서 주관하는 시험도 차이가 있다. 조지아가 가입한 영국 멘사에서는 ‘캐털Ⅲ’이라는 테스트를, 한국 멘사에서는 ‘레이븐스 매트릭스’라는 테스트를 치른다. 한국에서는 최근 ‘레이븐스 매트릭스’ 테스트 문항이 점차 알려지면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FRT 테스트’라는 검사방법도 병행하고 있다.

응시할 수 있는 나이도 다르다. 영국 멘사는 만 10살 반, 한국 멘사는 만 14세 이상만 테스트 응시가 가능하다. 기준 연령대 이하의 지원자는 별도의 공신력 있는 테스트를 거쳐서 그 결과를 갖고 따로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렇다면 6월 현재 2년9개월이 된 조지아는 어떤 테스트를 통해서 멘사에서 인정 받았을까?

조지아가 치른 테스트는 스탠포드 비넷(Stanford Binet)이다. 스탠포드 비넷은 프랑스 심리학자 알프레드 비넷이 개발한 테스트로, 생활연령(나이)에 대한 정신연령의 비율을 측정한다. 이 테스트는 2세부터 측정이 가능하다.

조지아는 이번 테스트에서 “오빠가 ‘소년’이면 언니는 뭐지?”와 같은 질문에 정답을 말했다고 한다. 시험에 참관했던 교수들은 “그 나이에 45분간 집중해서 시험을 치른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며 “대여섯 살짜리도 대답하기 힘든 질문에 답했다”고 감탄했다. 조지아는 5개월 때 기어다니기 시작하고, 9개월 때 걸었고, 18개월 때는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한다. 대화 중에 ‘거만한(arrogant)’과 같은 단어를 사용할 줄 알고 분홍색과 자주색을 구분한다. 수영과 발레도 하고, 정사각형과 직사각형을 구분할 줄 안다. 게다가 원을 완벽하게 그릴 수 있다고 BBC방송은 보도했다.

조지아의 IQ가 152라는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표준 편차’를 고려해야 한다. 표준편차는 통계 집단이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분포돼 있는가를 보여주는 수치다. IQ 측정에는 나라마다 다른 표준편차가 쓰인다. 영어권 국가에서는 일반적으로 표준편차 15를 쓰고 한국에서는 24를 쓴다. 표준편차 15를 적용할 경우, 멘사 가입 기준인 상위 2%는 130 이상이 되고, 표준편차 24에서는 148 이상이 포함된다. 즉, 영어권 국가에서 IQ 130이면 우리나라에서 IQ 148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표준편차 15를 쓰는 영국에서 152로 나온 조지아의 IQ를 표준편차 24를 쓰는 우리나라 기준으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183이라는 놀라운 숫자가 나온다. 그래서 일부 해외 언론은 “조지아의 지능은 스티븐 호킹 박사 수준”이라고 보도한 것이다.

하지만 조지아의 IQ에는 ‘나이’가 고려됐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조지아의 지능은 ‘똑같은 연령대의 아이들에게 가르친다고 모두 조지아와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측면을 고려해서 산출한 지능이라고 봐야 한다. IQ 테스트가 모집단을 통한 통계적인 결과를 통해서 설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지아의 경우에는 2살 또래 수준들과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는 점이 IQ 수치에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겠다.

나이에 따라 받을 수 최고 IQ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한국 멘사 가입을 위해 치러야 하는 레이븐스 테스트에서 20대가 받을 수 있는 최고점은 156이다.

즉, 조지아의 점수는 2살 수준의 통계적 수치로 적용을 했기에 IQ가 높게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지아는 나이로 보면 남들보다 앞서고 있고 분명히 또래 아이들과 다르지만 스티븐 호킹 박사 수준이라는 일부 분석은 과장된 감이 있다.

IQ 테스트는 심리학자들이 오랜 연구 끝에 통계적으로 잘 설계해 제시한 하나의 기준일 뿐이다. 천재를 발굴하는 만능 테스트로 여기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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