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키 1초 늦게 돌리면 배 400m 틀어져
휴대전화…기지국과 100만분의 1초 달라도 불통
표준시… 그래서 중요. 30억년 1초 오차 시계 만든다 대한민국 표준시는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세슘 원자시계로 표준시 1초 결정
대한민국 시간의 표준을 세우기 위해서는 우선 정확한 ‘1초’를 결정해야 한다. 처음엔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하루 24시간을 정하고 여기서 1초가 결정됐다. 그러나 국제도량형국은 1967년 세슘(Cs) 원자가 91억9263만1770번 진동할 때 걸리는 시간을 1초로 재정의했다. 세슘은 동위원소(같은 원소이면서도 원자질량이 다른 원소)가 없고 원자구조가 간단한 매우 안정된 물질이어서 진동수가 일정하다. 세슘의 진동수를 기준으로 한 현재의 상용 세슘원자시계는 3만년 동안에 단 1초 정도밖에 틀리지 않는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는 9대의 원자시계로 표준시를 만들고 있는데, 이 중 5대가 세슘원자시계다. 국제도량형국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300여대의 원자시계로부터 모은 시간 정보를 바탕으로 세계협정시(UTC·Universal Time Coordinated)를 만든다. 대한민국 표준시는 세계협정시와 정확히 9시간의 차이를 두고 50나노초(1나노초는 10억분의 1초) 이내로 일치한다.
찰나가 빚는 엄청난 차이
1초를 이처럼 엄밀하게 정의하는 것은 찰나(刹那)의 순간이 엄청난 차이를 빚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바다에서 키 작동이 1초만 늦어지면 배의 방향이 400m나 틀어진다고 한다. 또 보험회사와 내가 알고 있는 시간이 1초만 차이가 나도 날짜가 달라져 보험료를 받느냐 받지 못하느냐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육상경기나 스피드스케이팅에선 그보다 더 작은 단위인 0.01초 단위에서 승부가 갈린다.
휴대전화 통화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지국들이 서로 시간을 맞춰야 한다. 현재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방식 휴대전화 기지국들은 1마이크로초(100만분의 1초) 이내로 시간을 맞추고 있다. 1마이크로초 이상 시간차가 나게 되면 데이터 손실이나 잡음이 발생할 뿐 아니라 통화가 끊어질 수도 있다.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은 여러 대의 인공위성들이 동시에 보낸 신호가 도달하는 시간 차를 계산해 위치를 파악한다. 전파는 빛의 속도로 일정하게 진행하므로 전파가 출발지점에서 도착지점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재면 그 사이의 거리를 알 수 있다. 만약 위성 시계가 1마이크로초만큼 틀리다면 위치는 300m 가량 차이가 난다.
인터넷 통해 표준시 맞출 수 있어
지난달 벌어진 청약 조기 마감 사태는 조금만 신경 써도 피할 수 있는 인재(人災)였다.
먼저 일반인들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홈페이지(www.kriss.re.kr)에서 대한민국 표준시 프로그램을 다운받을 수 있다.
컴퓨터나 휴대폰 등 대부분의 전자제품에는 수정시계가 들어있다. 수정에 전압을 가하면 일정한 진동수로 진동하는데 이를 시계로 활용한 것이다. 그러나 수정은 나이를 먹으면서 진동수가 점점 느려진다. 또 온도가 변해도 진동수가 달라진다. 표준시 프로그램은 수정이 진동하는 시간을 대한민국 표준시와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 방송이나 금융기관, 통신사는 따로 주소를 받아서 표준연구원의 서버에 접속해 표준시를 받고 있다.
30억년에 1초만 틀리는 시계
그렇다면 현재 가장 정확한 시계는 어느 정도일까. 과학자들은 최근 국제우주정거장 실험을 통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증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즉 중력이 커지면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아인슈타인의 예측을 입증하기 위해 우주공간에서 원자시계로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기존의 원자시계보다 약 100배 더 우수한 원자시계를 사용한다. 국내에서도 표준연구원이 기존 세슘원자시계보다 10배 정확한 광펌핑원자시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원자시계는 세슘이나 루비듐, 수소 원자에 전파의 일종인 라디오파를 쏘아 시간을 재는 데 필요한 진동수를 만들어낸다. 과학자들은 미래에는 라디오파 대신 레이저를 이용해 더욱 정확한 원자시계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원자시계는 지금보다 10만배 더 정확해져 약 30억년에 1초 정도만 틀리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조선일보
휴대전화…기지국과 100만분의 1초 달라도 불통
표준시… 그래서 중요. 30억년 1초 오차 시계 만든다 대한민국 표준시는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세슘 원자시계로 표준시 1초 결정
대한민국 시간의 표준을 세우기 위해서는 우선 정확한 ‘1초’를 결정해야 한다. 처음엔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하루 24시간을 정하고 여기서 1초가 결정됐다. 그러나 국제도량형국은 1967년 세슘(Cs) 원자가 91억9263만1770번 진동할 때 걸리는 시간을 1초로 재정의했다. 세슘은 동위원소(같은 원소이면서도 원자질량이 다른 원소)가 없고 원자구조가 간단한 매우 안정된 물질이어서 진동수가 일정하다. 세슘의 진동수를 기준으로 한 현재의 상용 세슘원자시계는 3만년 동안에 단 1초 정도밖에 틀리지 않는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는 9대의 원자시계로 표준시를 만들고 있는데, 이 중 5대가 세슘원자시계다. 국제도량형국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300여대의 원자시계로부터 모은 시간 정보를 바탕으로 세계협정시(UTC·Universal Time Coordinated)를 만든다. 대한민국 표준시는 세계협정시와 정확히 9시간의 차이를 두고 50나노초(1나노초는 10억분의 1초) 이내로 일치한다.
찰나가 빚는 엄청난 차이
1초를 이처럼 엄밀하게 정의하는 것은 찰나(刹那)의 순간이 엄청난 차이를 빚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바다에서 키 작동이 1초만 늦어지면 배의 방향이 400m나 틀어진다고 한다. 또 보험회사와 내가 알고 있는 시간이 1초만 차이가 나도 날짜가 달라져 보험료를 받느냐 받지 못하느냐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육상경기나 스피드스케이팅에선 그보다 더 작은 단위인 0.01초 단위에서 승부가 갈린다.
휴대전화 통화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지국들이 서로 시간을 맞춰야 한다. 현재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방식 휴대전화 기지국들은 1마이크로초(100만분의 1초) 이내로 시간을 맞추고 있다. 1마이크로초 이상 시간차가 나게 되면 데이터 손실이나 잡음이 발생할 뿐 아니라 통화가 끊어질 수도 있다.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은 여러 대의 인공위성들이 동시에 보낸 신호가 도달하는 시간 차를 계산해 위치를 파악한다. 전파는 빛의 속도로 일정하게 진행하므로 전파가 출발지점에서 도착지점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재면 그 사이의 거리를 알 수 있다. 만약 위성 시계가 1마이크로초만큼 틀리다면 위치는 300m 가량 차이가 난다.
인터넷 통해 표준시 맞출 수 있어
지난달 벌어진 청약 조기 마감 사태는 조금만 신경 써도 피할 수 있는 인재(人災)였다.
먼저 일반인들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홈페이지(www.kriss.re.kr)에서 대한민국 표준시 프로그램을 다운받을 수 있다.
컴퓨터나 휴대폰 등 대부분의 전자제품에는 수정시계가 들어있다. 수정에 전압을 가하면 일정한 진동수로 진동하는데 이를 시계로 활용한 것이다. 그러나 수정은 나이를 먹으면서 진동수가 점점 느려진다. 또 온도가 변해도 진동수가 달라진다. 표준시 프로그램은 수정이 진동하는 시간을 대한민국 표준시와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 방송이나 금융기관, 통신사는 따로 주소를 받아서 표준연구원의 서버에 접속해 표준시를 받고 있다.
30억년에 1초만 틀리는 시계
그렇다면 현재 가장 정확한 시계는 어느 정도일까. 과학자들은 최근 국제우주정거장 실험을 통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증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즉 중력이 커지면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아인슈타인의 예측을 입증하기 위해 우주공간에서 원자시계로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기존의 원자시계보다 약 100배 더 우수한 원자시계를 사용한다. 국내에서도 표준연구원이 기존 세슘원자시계보다 10배 정확한 광펌핑원자시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원자시계는 세슘이나 루비듐, 수소 원자에 전파의 일종인 라디오파를 쏘아 시간을 재는 데 필요한 진동수를 만들어낸다. 과학자들은 미래에는 라디오파 대신 레이저를 이용해 더욱 정확한 원자시계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원자시계는 지금보다 10만배 더 정확해져 약 30억년에 1초 정도만 틀리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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