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 중요성 커진 2014학년도 입학사정관전형

입학사정관전형은 단계별 전형을 실시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1단계 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잠재력과 역량 증명서류 등을 입학사정관이 종합적으로 평가하거나 학생부 교과 성적 위주로 평가하는 두 가지 방식.

서울대를 비롯해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 등 대학의 1단계 평가는 교과 성적보다는 서류를 종합평가하는 비중이 훨씬 높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이 대학들은 1단계 선발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뿐 아니라 다른 제출서류들도 중요한 전형요소로 평가하기 때문에 교과 성적 위주로 반영하는 대학과 비교하면 학생부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며 “이는 학생부 교과 성적이 일반계 고교보다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는 특목고, 비평준화 고교, 자사고 수험생들에게 유리한 전형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에게서 올해 대입 입학사정관전형의 특징을 들었다.

[포인트 1] 자기소개서 중요성 커져

올해 전국 4년제 대학 입학사정관전형의 특징 중 하나는 면접의 비중이 약화됐다는 것. 하지만 김 소장은 “수험생들이 지원을 선호하는 대학들에선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3단계 전형방식을 2단계로 바꾸면서 면접을 폐지한 연세대 연세입학사정관전형과 학교장추천전형에서 면접의 반영 비율을 낮추는 고려대 등을 제외하고는 면접전형의 비중을 지난해와 동일하게 유지한 대학이 대부분.

면접보다 더 중요한 변수는 자기소개서다. 대부분 대학이 자기소개서의 평가비중을 높였기 때문이다. 면접을 폐지한 대학은 그만큼 지원자의 발전가능성과 전공적합성 등을 평가하는 도구로, 면접을 실시하는 대학은 수험생을 판단하는 기초 자료로 자기소개서를 활용한다. 최근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의 표절 문제가 불거진 만큼 올해는 대학들이 자기소개서 표절 여부에 대한 검증을 강화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대학들이 전형의 취지에 맞게 학교생활을 충실히 해온 과정을 자기소개서에 담아낼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화려한 외부 대회 수상이나 공인어학성적 같은 스펙을 자랑하는 것은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포인트 2] 수능 최저학력기준 있는 입학사정관전형 경쟁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수시전형은 그렇지 않는 전형에 비해 경쟁률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일부 대학의 입학사정관전형에서는 반대의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지난해 대입 수시전형에서 응시 기회를 6회로 제한하면서 입학사정관전형의 경쟁률은 2012학년도보다 평균 30% 떨어졌다. 하지만 서강대 학교생활우수자전형과 한양대 브레인한양전형 같은 입학사정관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경쟁률이 높아졌다.

한양대 브레인한양전형의 전체 경쟁률은 11.33 대 1로, 그 전 해(8.9 대 1)보다 올랐다. 서강대 학교생활우수자전형도 2012학년도 평균 10 대 1이었던 경쟁률이 지난해엔 13.89 대 1로 뛰어올랐다. 이들 상위권 대학을 노리는 수험생의 경우 입학사정관전형에 대한 준비가 다소 부족했더라도 수능 최저학력기준만 통과하면 합격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

특히 처음으로 A, B형 선택형 시험이 도입되는 올해 수능에선 응시집단이 나뉘면서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가 지난해보다 어려워진 상황. 중상위권은 수능 최고등급을 그만큼 받기 어려워지겠지만, 여전히 최고등급을 노리는 상위권 수험생은 오히려 이런 상황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입학사정관전형에 도전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