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3일 화요일

반딧불 덕분에 노벨상 받았다고?

반딧불의 생물발광(왼쪽)과 이를 응용한 야광봉(오른쪽).

만물의 색은 빛에서 왔다. 물질 속 분자가 빨강, 파랑, 초록이라는 세 가지 빛의 기본색을 흡수하거나 반사하면서 세상을 알록달록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색을 내는 물질도 있다. 바로 ‘형광분자’로 이뤄진 ‘형광물질’들이다.

형광물질은 특정한 양만큼 에너지를 흡수하고, 방출할 때 에너지 대부분을 빛으로 바꾸기 때문에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총천연색을 나타내는 것이다. 여름밤을 화려하게 수놓은 ‘반딧불이’가 형광물질을 이용하는 대표적이다. 몇몇 미생물도 빛을 내는 독특한 물질, ‘루시페린’과 ‘루시페라아제’를 이용해 반짝 거린다.

2008년 노벨화학상은 이 형광물질을 발견한 사람들에게 돌아갔다. 당시 수상자인 시모무라 오사무 박사와 마틴 챌피 박사, 로저 첸 박사는 녹색 형광단백질(GFP)을 처음 발견해 다양한 생물학 실험에 응용할 수 있게 했다.

형광물질은 공연장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광봉’을 만들고 형광등이나 위조지폐 감별, 각종 디스플레이 제품, 태양전지에 사용된다. 최근에는 형광 센서나 상태에 따라 색이 변하는 센서로 의학이나 환경 분야에 활용하려는 노력도 활발하다.

중금속이나 유해한 물질을 찾아내려고 할 때, 검출할 대상에 달라붙으면 형광을 일으키거나 색깔을 변하게 만드는 게 형광센서다. 위는 세 가지 방법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

이런 센서를 이용하면 특정 요소에서 빛이 나타나게 할 수 있어 질병을 진단할 수 있고, 세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쉽게 살필 수도 있다. 또 유해한 중금속이나 화학무기에 사용되는 신경 독가스, 폭발물 감지 등에도 형광물질을 붙여 쓸 수 있다.

윤주영 이화여대 교수는 22일 오후 6시 30분에 서울 정독도서관(종로구 북촌길)에서 ‘형광과 색변화로 보는 화학센서’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윤 교수는 녹색 형광 단백질을 발견하고 연구해 2008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연구자를 소개하고, 반딧불이를 통해 생물체가 빛을 내는 원리를 설명할 예정이다. 또 형광물질을 실제로 응용한 사례와 앞으로 활용 분야에 대해서도 살펴볼 게획이다.
Donga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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