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입, ACT로 준비해볼까?
응시자 수, 지난해 처음으로 SAT 넘어서
美 고교 교과서에서 출제돼 공신력 높아
'문과생 취약' 과학, 난이도는 고 1 수준
#2 충남 천안 북일고 국제반 졸업생 오은상(20)씨는 10학년 당시 별다른 준비 없이 치른 ACT에서 31점(36점 만점)을 받았다. 이는 SAT 점수로 환산하면 최대 2090점(수학·크리티컬리딩 1390점, 작문 700점)에 해당한다. 큰 노력 없이도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s)가 밝힌 'SAT 고득점 10위권 대학' 합격권에 든 것이다.
(왼쪽부터) 한상범 수퍼바이저, 박지원·하승준·오은상씨./이경민 기자
한상범 수퍼바이저는 ACT 지정 고사장인 GAC코리아센터의 ACT 시행 관리·감독을 맡고 있다. 이날 그를 찾은 세 사람은 모두 충남 천안 북일고 출신으로 고교 재학 중 ACT를 딱 한 번 치러봤다. 두 번째 응시를 시도하지 않은 건 "주변에 ACT를 준비하는 친구가 없어서"였다. (하승준씨는 "고교 진학 후에야 ACT란 시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한 수퍼바이저에 따르면 ACT의 국내 지명도가 낮은 첫째 이유는 강사진에 있다. "우리나라 유학원 강사의 대다수가 SAT를 준비해 미국 대학에 진학한 이입니다. 국내에 ACT가 처음 도입된 게 7년 전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응시자가 전무하다시피 했죠.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ACT 응시자가 조금씩 늘고 있어요. 실제로 지난해 총 응시 인원이 900명 선이었는데 올해는 3월까지의 응시자만 2000명에 이릅니다."
한 수퍼바이저는 "요즘 ACT는 공신력 측면에서 SAT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ACT 문항은 미국 고교 교과서에서 출제됩니다. 이 때문에 입학사정관은 ACT의 난이도를 '학교 내신 성적을 충실히 관리한 학생이라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인식해요. 반면, SAT는 말 그대로 '대학수학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어서 출제 범위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요. 내신과의 연계성은 자연히 ACT보다 떨어지죠."
SAT와 달리 과학 과목이 편성된 점도 ACT의 특징 중 하나다. 문과 계열 학생에겐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문과 성향인 오씨는 ACT 응시 당시 과학 성적이 가장 낮게 나왔다. 하지만 한 수퍼바이저는 "ACT는 계열과 상관없이 모든 수험생이 도전해볼 만한 시험"이라고 강조했다. "ACT 과학 과목의 난이도는 한국 교과로 치면 '중 3이나 고 1' 수준입니다. 이과 계열 교육 수준이 높은 우리나라 학생은 문제 유형만 파악해도 고득점을 노릴 수 있는 구조죠. SAT보다 쉬운 읽기 과목 지문도 한국 수험생에게 유리한 요소입니다. 렉사일(Lexile·독해수준지표) 지수로 따졌을 때 SAT는 1330L, ACT는 1210L 수준의 지문이 출제되죠. (렉사일 지수의 단위는 'L'이며 척도 범위는 -200L부터 1700L까지다. 숫자가 커질수록 독해 수준이 높아진다.) 따라서 SAT 과목 중 크리티컬리딩에 특히 취약한 학생이라면 ACT로 갈아타는 것도 고려할 만합니다."
☞ ACT
미국 대학 입학 자격 심사 시 학생 선발 기준으로 사용하는 표준 시험. 지난 1959년 창설된 미국의 비영리 교육 평가 기관 ‘ACT(American College Testing) Inc’가 출제, 시행한다. 아이비리그를 비롯, 미국 3000여 대학이 지원자에게 ACT·SAT 중 하나를 골라 성적을 제출하도록 요구한다. 영어·수학·읽기·과학 등 총 네 과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국내 고사장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actstudent.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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