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학생 ‘내신 평균 이하’, 일반고가 자사고의 10배…
학업성취도도 ‘마이너스’
현장에서 아이들과 맞부딪치는 교사들은 “수업불가능” “교실붕괴” 상황을 몸으로 먼저 느꼈다. 이명박 정부의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 4년차인 2011년 4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교원 38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고교 다양화 정책을 통해 일반고 입학생의 성적 수준이 낮아졌다는 답이 81.8%나 됐다. 교사들의 86.1%는 일반고의 교육경쟁력 저하 수준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대학입시 정책에 변화를 주더라도 일반고·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간 교육격차가 개선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응답도 87.7%에 달했다. 교총 관계자는 “상위권 학생들이 과학고·외고 등 특목고와 자사고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고, 특성화고에도 많은 우수학생들이 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 때문에 교사들이 일반고의 이미지가 저하되고 공교육 경쟁력이 낮아졌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교 다양화 정책 후 성적이 우수한 중학생들이 자사고로 쏠리고 있는 학력격차도 실제 드러났다. 지난해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민주통합당 유기홍 의원이 ‘2012년 서울지역 자사고·일반고 신입생의 중학교 내신성적’을 분석한 결과, 중학교 내신성적이 상위 20%인 학생은 자사고 신입생의 49.7%를 점해 일반고(18.1%)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자사고 신입생 중 중학교 내신성적이 하위 50%인 학생은 5.1%에 불과했다. 일반고는 하위 50%인 학생이 50.7%로 중학교 하위 성적 학생들이 상당수 일반고로 진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입학 때 성적 격차는 학교 입학 후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교육정보 공시서비스인 ‘학교알리미’에 공개된 2012년도 서울시내 고교 2학년생들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결과를 비교한 결과 일반고 192곳의 과목별 향상도 평균치는 국어 0.02%, 수학 마이너스 0.65%, 영어 마이너스 1.27%로 집계됐다. 반면 27개 자사고의 과목별 향상도 평균치는 국어 1.95%, 수학 2.40%, 영어 0.84%로 집계돼 일반고보다 과목별로 3.05~1.93%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성취도 향상도는 입학 당시 성적 차이인 ‘선발효과’를 배제하고, 입학 이후 학교가 얼마나 잘 가르쳤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기대되는 점수보다 더 향상된 경우는 플러스, 기대 점수에 못 미칠 경우 마이너스로 나타난다. 지난해 11월 교육과학기술부가 공개한 2012년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 결과를 보면 학교유형별 학력향상도는 자율형사립고(1.18%), 자율형공립고(0.05%), 일반고(-0.02%) 순이었다. 2011년 자사고의 학력향상도는 0.92%, 일반고는 0.02%여서 1년 새 자사고의 향상도는 급등한 반면 일반고는 뒷걸음친 셈이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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