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13일 목요일

쉬워지는 미국 SAT… 2016년부터 작문 안 봐도 돼

필수서 선택과목으로 바뀌어 총점도 2400→1600점으로
오답 감점제도 없애고 저소득층엔 무료 동영상

미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인 SAT(대학입학자격시험)가 2016년부터 대폭 바뀐다. 2005년부터 필수과목으로 채택된 작문이 선택과목으로 바뀌고, 오답에 대한 감점 제도도 사라진다. 총점은 현재 2400점에서 1600점으로 낮아진다. 미국의 대학으로 진학을 준비하는 전 세계 학생들에게 영향을 끼치게 될 전망이다.


미국 SAT 주관 기관인 칼리지보드는 5일(현지 시각) 현재 고1인 수험생들이 대입 시험을 치르는 2016년부터 적용되는 SAT 제도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공교육 강화다.

데이비드 콜먼 칼리지보드 위원장은 "SAT가 고교 교육 현실과 동떨어지고 있다"면서 "바뀐 시험제도는 고교 과정에서 배우는 내용에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SAT 입시를 위한 사교육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문제를 쉽게 출제하겠다는 것이다.

개정안은 언어 능력 평가 과목의 명칭을 비평적 독해에서 '읽기와 쓰기'로 변경하고, 일상생활에서 잘 쓰지 않는 어려운 단어를 가급적 출제하지 않도록 했다. 또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2016년 봄부터 실습 문제와 풀이 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온라인에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비영리 교육 서비스 기관인 '칸 아카데미'와 제휴했다고 칼리지보드는 밝혔다.

총 시험 시간은 3시간이지만, 작문 영역을 선택할 경우 50분이 추가로 주어진다. 또 기존 종이 시험과 함께 원하는 수험생에 한해 컴퓨터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콜먼 위원장은 "대입 시험 준비에 들어가는 막대한 사교육 비용이 불평등과 불공정성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개정안을 통해) 고소득층 학생들이 사교육을 통해 시험 잘 보는 법을 배우는 현상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SAT는 1926년 처음 도입됐다. 2005년 작문 시험이 추가되면서 총점이 1600점에서 2400점으로 늘어났다.

국내에서는 미국 명문대 유학반을 따로 둔 일부 특목고와 자사고에서 합격자를 다수 배출하면서 SAT 바람이 불어 해마다 학생 6000여명이 SAT에 응시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22만여명의 해외 유학생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7만2000여명이 미국 유학생이다.

국내에서 SAT 시장을 겨냥한 사교육 업체들이 경쟁이 과열돼 기출 문제 유출 사건 등이 잇따랐고, 지난해 5월에 치러질 예정이었던 한국에서의 SAT 시험은 불법 유출 논란 때문에 취소되기도 했다.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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