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손잡이를 돌리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이런 기묘한 생각을 실험으로 옮긴 일본 과학자가 올해 이그 노벨상(Ig Nobel Prize)을 수상했다. 이그노벨상은 괴짜들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상으로 진지하고 엄숙한 노벨상과 달리 기발하고 웃음을 줄 수 있는 연구들에 수여한다.
미국 하버드대가 격월로 발간하는 과학잡지 ‘있을 것 같지 않은 연구 회보(Annals of Improbable Research)’는 15일(현지시간) 손잡이를 돌리는 효율적인 방법을 연구한 일본 치바공대 연구팀에 이그노벨상 공학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손잡이를 돌리는 데 손잡이의 크기가 클수록 더 많은 손가락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손잡이의 크기가 작을수록 손잡이를 돌리는 효율이 높아진다는 결론이다. 연구팀은 “회전으로 제어하는 장치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손잡이 부분의 디자인이 중요하다”며 “신체적 장애가 있거나 노인에게 필요한 연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그노벨상은 미국 하버드대가 격월로 발간하는 잡지 ‘있을 것 같지 않은 연구 회보’가 노벨상을 패러디해 1991년 만들었다. 올해로 32회째를 맞았다. 진지하고 엄숙한 노벨상과 달리 패러디 정신을 살려 ‘웃어라, 그리고 생각하라(Laugh and then think)’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매년 미국 하버드대샌더스극장에서 시상식을 열었으나 2020년부터 3회 연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 여파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그노벨상은 생물학상과 생태상, 화학상, 경제학상, 의학상 등 10개 부문에 수여한다. 올해 물리학상에는 오리 새끼가 줄을 지어 헤엄치는 이유를 연구한 미국 웨스트체스터대 연구팀에게 돌아갔다. 연구팀은 각 7마리씩 총 열두 집단의 오리가 매일 20~30분씩 헤엄치는 모습을 관찰했다. 그 결과 줄을 지어 헤엄치면 1마리 당 헤엄에 드는 에너지량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어미 오리가 헤엄치며 만들어 낸 물 위의 파도를 새끼 오리가 타올라 이동에 드는 에너지를 줄이는 식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연구팀은 문학상을 받았다. 연구팀은 법률 문서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를 분석했다. 2018~2020년 사이 법적 계약서나 법원 문서 데이터베이스를 표준 영어 문서 데이터베이스와 분석했다. 그 결과 법률 문서는 일상적인 말에서 거의 쓰이지 않는 오래된 단어의 빈도와 수동태 사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법률문서를 이해하기 힘든 것은 단순히 전문적 법률지식 부족의 문제보다는 문장 구성의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이 밖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연구팀은 사람 간 처음 만나 서로 끌릴 때 심장 박동수가 일치한다는 증거를 찾았다는 연구로 응용심장학상을,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팀은 전갈의 짝짓기에 변비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생물학상을 받았다.
동아사이언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