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3일 금요일

"인생의 목표 감출수록 꿈을 이룰 가능성 높아"


"인생의 목표 감출수록 꿈을 이룰 가능성 높아"


꿈을 이루고 싶다면 주위 사람들에게 그 꿈을 말하고 다니라는 얘기가 있다. 그러나 이런 '공개적' 선언은 오히려 꿈을 현실화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 뉴욕대학(NYU)의 피터 골비처(Gollwitzer) 교수 연구팀은 실험 대상이 된 뉴욕대 로스쿨 학생들에게 '학교가 부여하는 교육적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라는 문장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에 대해 '확실히 그렇다' 혹은 '확실히 아니다' 등 평가를 하게 했다. 다만 어떤 그룹은 이름을 공개토록 했고 나머지 그룹은 그냥 무기명으로 쓰게 했다. 이름을 쓴 그룹은 자신의 목표를 외부에 알린 효과를 갖게 된 셈이다. 이후 연구팀은 실험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숨긴 채, '교육적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밝힌 피실험자들을 형법 케이스 20개를 분석하는 로스쿨 프로젝트에 참여시켰다. 결과는 뚜렷이 대비됐다. 목표를 감춘 그룹이 목표를 공개한 그룹보다 월등히 열심히 공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골비처 교수는 목표를 외부에 밝힌 이들은 '꿈을 이미 완성했다는 섣부른 느낌'을 갖기 때문에 공부를 덜 열심히 한 것으로 분석했다. 즉 목표를 다른 이들에게 알리는 순간 이미 그 목표를 달성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섣부른 성취감'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또 다른 실험을 했다. '법학 저널을 열심히 읽겠다'는 학생들을 고르고 위 실험처럼 이 목표를 공개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눴다.

이들 앞에 서로 다른 크기의 미국 대법관 사진 5개를 놓았다. 이어 '자신이 얼마만큼 법관이 된 것처럼 느껴지는가'라고 질문한 뒤 5개 사진 중 하나를 고르게 했다. 그랬더니 목표를 공개 선언한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큰 사진을 고르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큰 사진을 고를수록 대법관과 자신을 훨씬 더 동일시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골비처 교수는 "예를 들어 자식을 위해 훌륭한 일을 하겠다고 주위에 공언하는 어머니는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왜냐하면 그렇게 말하는 순간 이미 자신을 이상적인 어머니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 연구에 대해 "공개 선언을 하면 이를 해야 할 의무감을 느껴 실행력이 높아진다는 기존 연구의 한계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리학 학술저널인 '심리 과학' 5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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