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3일 금요일

국제수학올림피아드 한국대표 -"천재 아닌 노력의 결과… 어려운 문제 풀어가는 재미에 빠졌어요"


국제수학올림피아드 한국대표

"천재 아닌 노력의 결과… 어려운 문제 풀어가는 재미에 빠졌어요"
학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단골 과목 중 하나가 바로 '수학'이다. 골치 아픈 수학을 재미있게,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오는 7월 10일부터 독일 브레멘에서 열리는 제50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하는 서울과학고 1학년 강태구·류영욱·안태주·이상훈, 경기과학고 2학년 임선규, 세종과학고 1학년 황현섭군. 내로라하는 '수학 고수' 6명을 만났다. 수학에 관한 부족함이 없을 듯해 보였지만, '수학 천재가 아니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쳤다. 대신 "수학에 흥미를 느껴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학생들의 꾸준한 노력

황현섭: 수학 천재라고 불리기엔 부족한 점이 많아요. 수학에 흥미를 가지고 오랫동안 노력을 해온 결과라고 생각해요. 중학교 때는 하루에 3~4시간씩, 고등학교에 와서는 하루에 2~3시간씩 수학문제를 풀었어요.

류영욱: 사람마다 흥미가 다르잖아요. 어떤 분야에서 잘하는 것은 천재라서가 아니에요. 그 분야에 대한 흥미와 노력이 다른 사람에 비해 크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흥미를 가진 분야에서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임선규: 제 주위에 정말 머리가 좋은 친구들이 많아요. 그러나 수학만큼은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어요. 중학교 때는 평소 4~5시간씩 수학 공부를 했고, 주말에는 하루 10시간 이상 수학문제를 푸는 데 몰두했어요. 국제수학올림피아드 한국대표가 된 것도 태어날 때부터 수학 영재여서가 아니라 꾸준히 노력한 결과인 셈이죠.





문제를 풀며 수학의 재미 깨달아

이상훈: 처음부터 수학의 재미에 빠진 것은 아니었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부모님의 권유로 수학올림피아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준비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과목이 바로 수학이란 것을 알게 됐죠. 하나씩 문제를 풀어나가는 희열도 느꼈어요. 문제 푸는 재미를 알게 되면서 중학교 땐 하루에 5~6시간씩 수학 공부에 열중하기도 했습니다.

강태구: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수학올림피아드를 준비하면서 본격적으로 수학공부를 시작했어요. 문제 풀 때의 뿌듯함, 정말 어려운 문제를 풀 때의 성취감이 하나씩 쌓이면서 어느새 수학을 가장 좋아하게 됐지요.

류: 대부분의 과목은 암기가 중요하죠. 그러나 수학은 논리적으로 접근해 하나씩 풀어나가는 과목이잖아요. 이 점 때문에 수학을 좋아하게 됐어요.

스트레스를 푸는 법

안태주: 아무리 집중하고, 노력해도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잖아요. 그럴 땐 바로 답지를 봐요. 물론 스스로 문제를 푸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너무 어려운 문제일 때는 답지로 풀이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다른 공부에도 집중할 수 있어서 더 좋다고 여겼어요.

강:
항상 수학문제가 술술 풀린 것은 아니에요. 문제를 풀다 막히면 TV를 보는 등 휴식시간을 갖고 다시 풀었어요. 그러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 손쉽게 문제를 풀 수 있어요.

임: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친구들과 축구나 농구 등 운동을 하면서 기분을 전환했어요.

이: 문제가 풀리지 않고, 짜증만 날 때면 슬럼프라고 여기고 그날 하루는 아예 수학공부를 하지 않았어요. 다음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문제를 잡으면 쉽게 풀릴 때가 많았습니다.

류: 슬럼프라고 생각될 땐 제 마음에 여유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봤어요. 다른 친구들과 놀면서 여유를 가지려고 했습니다. 조급한 마음으로는 문제를 잘 풀 수 없어요.

수학 잘하는 비결

이: 무턱대고 문제유형부터 외우는 것은 금물입니다. 개념과 원리를 먼저 완벽하게 이해한 뒤 공식을 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문제를 풀 때 공식을 어떤 방법으로 적용할지를 알게 돼요.

황: 수학을 잘하려면 먼저 수학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문제를 많이 풀어 어떤 문제를 봐도 당황하지 않도록 해야겠죠.

류: 수학에 나오는 용어조차 잘 모른다면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없어요.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지 않고 문제만 많이 풀어선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어떤 과목보다 기본 개념이 중요한 과목이 바로 수학이니까요.

강: 일단 많은 문제집을 접해보세요. 한 가지 유형의 문제가 문제집마다 조금씩 다른 형태로 나와요. 이런 응용문제를 많이 풀다 보면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게 되죠. 같은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푸는 새로운 방법이 있다면 잘 기억해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조선일보]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출전하는 ‘북한의 공부벌레들’-금메달 꿈 향해 휴일도 없이 맹훈련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09-07-01
독일 베르멘에서 오는 14일, 세계적인 두뇌들이 모여 수학문제를 푸는 제50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가 열립니다. 북한은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10위권 안에 드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북한의 참가 선수들은 어떻게 선발되고 또 준비를 어떻게 하는지 알아봅니다.
PHOTO-www.imo-official.org
지난해 7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한 학생들이 문제를 풀고 있다.
이진서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국제수학올림픽이라고 불리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올해도 6명의 선수가 출전합니다. 수학 올림픽이나 물리 올림픽은 대부분 북한 각 도의 제1고등중학교 학생들이 참여해서 이들 학교 학생의 전유물처럼 돼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일반 교사나 학생들은 이런 국제대회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를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제1 고등중학교 출신으로 대회 참가에 선발됐던 탈북자 박기명(가명) 씨는 대회 참가를 위해 4-5학년 때 각 학교에서 시험을 본 후 한 개 학교에서 6명 정도를 선발해 특별 교육을 한다고 말합니다.

박기명: 보통 시험을 봄에 봐서 한 6개월 정도 교육을 받고 겨울 방학 때 다시 최종 선발을 합니다. 그때는 일반 수업은 거의 안 받고 올림픽 관련 수업만 듣습니다.

박 씨가 말한 바로는 각 도에서 선발된 70-80명의 수학 영재들이 숙식하면서 공부를 합니다. 보통 1고등중학교 또는 평성에 있는 수학올림픽지도위원회에서 집중 교육을 받습니다. 이 기간에는 다른 수업은 듣지 않고, 올림피아드 공부만 합니다. 물론 물리, 화학 등 과학 수업과 외국어는 해당 1고등중학교 선생님들이 별도로 시간을 짜서 강의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최종 선발을 거친 학생들이 7월에 있는 대회 참가 전까지 예상 문제집을 가지고 공부합니다. 물론 수학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최종 선발된 6명의 학생은 국가의 특별 대우를 받습니다.

박기명: 개별 올림픽 지도 선생 몇 명이 돌아가면서 개인 교습을 해주면서 문제를 계속 풀게 됩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체력 관리를 전담하는 개인 의사가 있고 학생들은 영양사가 특별히 해주는 식사를 먹습니다. 그러면서 집중 수업을 받습니다.
대회에는 총 6문제가 출제되고 이틀에 걸쳐 첫날 3문제, 다음날 3문제를 각각 4시간 반만에 풀어야 합니다. 출제되는 분야는 기하, 정수론, 조합, 함수, 부등식 등으로 미적분학은 제외됩니다. 수학 올림픽은 20세 이하의 고등학생이 참가하는 대회로 현재 약 90개 나라가 매년 참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한때 ‘국제 물리 올림픽’에도 학생을 출전시키기 위해 준비를 했지만 출전비용 문제로 무산됐다고 박 씨는 말합니다.

박기명: 북한은 물리올림픽 선수를 키우질 않습니다. 한 번도 못 나갔습니다. 우리 때 1992년인가 1993년에 쿠바에서 했는데 우릴 초청했습니다. 그런데 자금이 없어서 나가질 못했습니다. 그런데 수학은 그때도 북한이 출전했습니다. 제31차로 1990년에 처음 나가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땄습니다. 그때 은메달을 딴 선배가 박상룡(평양 제1고)입니다. 그 사람이 32차에 나가서는 금메달을 받았습니다. 제32차까지 나가고 그 다음은 또 자금이 없어서 나가질 못했습니다. 저희가 참가한 선배들의 얘기를 들어보니까 출전했을 때도 조총련 출신 학부모들이 돈을 모아서 나갈 수 있었다고 그러더라고요.

박 씨의 학교 선배도 32회 대회에서 동메달을 받았습니다. 그 선배는 다음번 대회선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벼르고 있었지만 북한이 제33차에 자금 사정이 나빠서 출전을 포기하는 바람에 꿈이 무산되는 웃지 못 할 추억도 박 씨는 들려줬습니다.

1990년대 초 북한이 수학 올림픽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수학올림픽준비위원회가 만들어져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교재는 주로 수학 올림픽 강국인 구소련이나 폴란드, 동독, 루마니아 등 구동구권 국가들과 중국의 교재들을 번역해서 사용하고, 동시에 북한에서 자체 제작한 교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박기명: 수학 올림픽을 위해서 북한에서 만들어진 책도 있습니다. 전문 상사 6인방이 있습니다. 우리 학교에서 김성학 선생님이 있었는데 그런 올림피아드 시리즈로 나온 책도 있었습니다. 아주 좋고 재밌는 책입니다.
박 씨는 김득호 부교수 박사, 김동명 준박사, 김성학 부교수 등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책의 구성은 제1권은 ‘올림픽 수학의 역사’로 시작해서 제4권은 ‘수를 다루는 기교’ 등 모두 8권까지 출판이 됐다고 박 씨는 말합니다.

북한에서 수학 올림픽을 대비해 강의하는 교사들은 대개 준박사, 부교수, 상급교원 같은 학위 학직을 지닌 전문분야 선생님입니다. 북한에서 고등중학교 교사들 중에 준박사, 부교수 같은 학위나 학직을 갖는 교원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안다면 어느 수준의 교육을 시키는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올림피아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거의 개인 생활이 없다고 박 씨는 말합니다. 정해진 시간에 따라 움직이고, 방학이나 휴일은 없는 것이나 같습니다. 하지만 한창 뛰놀고 싶은 젊은 학생들의 마음은 다른 나라 학생과 같은 듯 보입니다. 북한에서도 공부는 체력이 뒷받침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수학 올림픽에 출전하는 학생들의 체력을 보강해 주기 위해서 체육 수업만은 전문 체육교사를 두고 지도해준다고 박 씨는 덧붙였습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