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18일 화요일

영재학교 합격자 67%가 수도권 출신…"지필고사 폐지해야"

 

영재학교·과학고·자사고·외고·국제고·일반고 진학을 위한 '고교 및 대입 특별 설명회'에서 초등학생, 중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DB) © News1 안은나 기자

내년 영재학교 입학을 앞둔 합격자의 67%은 수도권 지역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합격자 중에서도 69%가 사교육 밀집 지역 10곳 출신이어서 기회 불평등 해소, 영재교육 정상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전국 8개 영재학교 입학예정자 838명 가운데 557명(66.5%)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8개 영재학교는 경기과학고, 광주과학고, 대구과학고, 대전과학고, 서울과학고,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한국과학영재학교이다.


수도권에 소재한 경기과학고, 서울과학고는 각각 92.9%, 85.3%가 서울·경기지역 중학교 출신이었다.

2023학년도 지역 소재 영재학교 합격생의 지역 출신 비율 비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공)

지역에 소재한 영재학교도 절반 이상이 서울·경기지역 출신이었다.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합격생 가운데 세종 출신은 16.9%(15명)에 그쳤지만, 서울·경기 출신은 52.8%(47명)에 달했다. 서울·경기 출신이 3배가량 많은 셈이다.

부산의 한국과학영재학교도 서울·경기 출신 합격생(53.8%)이 소재 지역 출신 합격생(22.3%)보다 2.4배 많았다. 대전과학고·대구과학고는 1.5배가량 많았다.

서울·경기 지역에서도 합격생들은 특히 사교육 과열지구에 쏠려있었다. 서울·경기 출신 합격생 483명 가운데 69.2%에 해당하는 334명이 수도권 사교육 밀집지역 10곳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출신 합격생 268명 가운데 25.0%(67명)가 서울 강남구 출신이었다. 이어 양천구(14.9%) 송파구(10.8%) 서초구(10.4%) 노원구(7.5%) 등 순이었다.

경기 출신 합격생 215명 중에서는 21.9%가 경기 성남시 출신이었다. 고양시(14.0%) 수원시(12.6%) 용인시(11.2%) 안양시(10.2%)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교육부도 이 같은 쏠림현상을 의식해 지난 2020년 11월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을 내놨다. 해당 방안에는 영재학교 간 중복지원 금지, 지역인재 우선선발 비율 확대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에도 영재학교 합격생 가운데 수도권 출신 비중이 2020학년도 72.3%에서 2023학년도 66.5%로 떨어지는 데 그치자 사걱세와 강 의원은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들은 영재학교 지필고사 폐지와 지원자가 소속한 광역시·도 영재학교 1곳에만 지원하도록 하는 등 보완 대책을 요구했다.

중장기 개선방안도 주문했다. 이들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영재학교를 위탁교육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일반고에서 교육과정을 밟되 수학·과학·예술 분야만 영재학교에서 위탁교육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재 발굴도 시·도교육청 산하에 영재발굴센터를 운영해 위촉된 영재전문가가 잠재력을 바탕으로 영재를 선발해야 한다고 했다.

또 영재교육진흥법 시행령을 개정, 영재학교도 고교 교육과정을 필수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영재학교에서는 대학 전공 학과 수준 이상의 교육과정을 편성하기 위해 고등학교 정규 교육과정을 압축적으로 운영, 과도한 선행학습을 유발한다는 이유에서다.

사걱세와 강 의원은 "교육당국은 영재학교 입학전형의 문제점과 심각성을 절실히 깨달아야 한다"며 "영재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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