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31일 금요일

정부는 늘리라 하고… 학생·학부모는 기피하고… 어찌하리오! 남녀공학



◇일부 고교, 단성 학교 전환 추진
학교 선택권 확대·학습 동기 유발 장점
"남녀 성적 불균형·공부에 지장" 부정적
남고·여고에 비해 성적 부진 현상 이어져
성별 나눠 건물 사용… 단성고 전환하기도
 

매년 진학 고교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되면 학습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엔 으레 위와 같은 고민 상담이 올라온다. 대개는 '어떤 고교에 가야 성적이 잘 나올까?'에 고민 내용이 집중돼 있다.

지난 1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일반계 고교 중 남녀공학의 성적이 전 영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표준점수 기준)〈그래픽 참조〉. 여학교와 남녀공학 간 평균 표준점수 차이는 영역에 관계없이, 남학교와 남녀공학 간 평균 표준점수 차이는 언어와 수리 '가' 형에서 각각 전년도보다 커졌다.

◇남녀공학 가면 대입 망친다고?
남녀공학 고교 수는 지난 1998년 교육과학기술부가 '중·고교 남녀공학 확대 방안'을 발표한 이후 빠르게 증가했다. 1999년 전국 인문계 고교의 43.9%(1181개 중 519개)에 불과했던 남녀공학 고교 수는 2011년 현재 58.2%(1593개 중 928개)에 이른다. 교육 당국은 앞으로도 '신설 공립 고교의 기본 형태는 남녀공학으로 정한다'는 원칙을 고수할 방침이다. △청소년기 남녀의 자연스러운 교류를 통한 정서 순화 △학교 선택권 확대 △통학 불편 현상 완화 △학습 동기 유발 등 여러 측면에서 남녀공학 고교가 남고나 여고보다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남녀공학의 성적 부진 현상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이 같은 정책 방향에 대한 반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 강남 모 자율형사립고(남고)에 다니는 A(2년)군은 "주소지가 마포구여서 통학하기 불편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집 인근 학교는 대부분 남녀공학이어서 공부에 지장받을 것 같아 부모님과 의논 끝에 남고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고 1 자녀를 둔 학부모 B(경기 안산시)씨는 "주위 학부모 대부분이 중·고교에 진학하는 자녀의 단성(單性) 학교 진학을 선호한다"며 "아무래도 (중고생 시절이) 대학 입시와 맞물리는 예민한 시기이다 보니 (남녀공학 재학이) 혹여 공부에 지장을 주진 않을까, 걱정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일부 고교, 단성 학교 전환 추진

단성 고교였다가 남녀공학으로 바뀐 후 다시 남고, 혹은 여고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 학교도 있다. 지난 2003년 남녀공학으로 전환된 남산고 등 대구 지역 5개 고교가 대표적 예. 최임식 대구 남산고 교장은 "평균 두 자릿수를 유지했던 우리 학교의 서울대 합격생 수가 남녀공학으로의 전환 이후 한 자릿수로 뚝 떨어졌다"며 "상위권 학생과 학부모가 남녀공학 고교 진학을 기피하면서 신입생의 입학 성적이 하락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말했다. 최 교장은 "원래 우리 학교 학군에 해당하는 가정이 자녀의 단성 학교 배정을 노리고 이사하는 현상이 잇따르며 인근 부동산 가격까지 떨어지고 있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남산고는 학부모·학생·교사·주민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관할 교육청에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단성 고교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대구시교육청이 한국교육개발원에 의뢰해 실시한 '남녀공학고의 단성고 전환 타당성 분석 연구용역' 보고서 결과도 남산고 측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에 따르면 조사 대상 단성 고교에서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3개교 입학생의 중학교 내신 성적은 매년 낮아지고 있다. 고교 내신 역시 하향 평준화되는 추세다. 보고서는 "학생들이 공부에 방해받을 정도로 외모에 신경 쓰느냐"는 질문에 대한 고교 종류별 교사의 답변도 싣고 있다. "그렇다"고 대답한 교사 비중이 가장 높은 학교는 역시 남녀공학이었다(94.4%, 여학교와 남학교는 각각 88%와 62%). 남녀공학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는 아니란 사실을 보여준다.

◇"'일괄 전환'보다 '선별 선정'을"

남녀공학 고교 재학생의 성적 부진을 '학생 생활 지도의 어려움'에서 찾는 의견도 있다. 배진영 대구시교육청 장학사는 "남녀공학 체제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학교도 있지만 현장 지도의 애로 때문에 남녀공학 고교의 상당수는 전교생을 성별로 구분, 건물 자체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며 "일괄적 남녀공학 전환 추진보다 지역·시설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선별 선정'이 합리적 판단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성 고교였다가 남녀공학으로 바뀐 후 다시 남고, 혹은 여고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 학교도 있다. 지난 2003년 남녀공학으로 전환된 남산고 등 대구 지역 5개 고교가 대표적 예. 최임식 대구 남산고 교장은 "평균 두 자릿수를 유지했던 우리 학교의 서울대 합격생 수가 남녀공학으로의 전환 이후 한 자릿수로 뚝 떨어졌다"며 "상위권 학생과 학부모가 남녀공학 고교 진학을 기피하면서 신입생의 입학 성적이 하락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말했다. 최 교장은 "원래 우리 학교 학군에 해당하는 가정이 자녀의 단성 학교 배정을 노리고 이사하는 현상이 잇따르며 인근 부동산 가격까지 떨어지고 있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남산고는 학부모·학생·교사·주민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관할 교육청에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단성 고교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대구시교육청이 한국교육개발원에 의뢰해 실시한 '남녀공학고의 단성고 전환 타당성 분석 연구용역' 보고서 결과도 남산고 측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에 따르면 조사 대상 단성 고교에서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3개교 입학생의 중학교 내신 성적은 매년 낮아지고 있다. 고교 내신 역시 하향 평준화되는 추세다. 보고서는 "학생들이 공부에 방해받을 정도로 외모에 신경 쓰느냐"는 질문에 대한 고교 종류별 교사의 답변도 싣고 있다. "그렇다"고 대답한 교사 비중이 가장 높은 학교는 역시 남녀공학이었다(94.4%, 여학교와 남학교는 각각 88%와 62%). 남녀공학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는 아니란 사실을 보여준다.

◇"'일괄 전환'보다 '선별 선정'을"

남녀공학 고교 재학생의 성적 부진을 '학생 생활 지도의 어려움'에서 찾는 의견도 있다. 배진영 대구시교육청 장학사는 "남녀공학 체제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학교도 있지만 현장 지도의 애로 때문에 남녀공학 고교의 상당수는 전교생을 성별로 구분, 건물 자체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며 "일괄적 남녀공학 전환 추진보다 지역·시설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선별 선정'이 합리적 판단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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