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대학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의 중 하나는 마이클 샌들 교수의 정치철학 강의다. 샌들 교수는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를 쓴 작가. 강의는 정의로운 세계를 만드는 관점과 방법의 도덕적 토대를 주로 다룬다. 주요 철학자들의 저서를 읽고 이들의 철학을 어떻게 현실 세계에 접목시킬까를 공부한다. 소득 불균형 대리모 동성애자 결혼 등 사회적으로 예민한 주제를 놓고 학생들은 열띤 토론을 펼친다.
전공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하고 깊은 학문 접해 재정 튼튼·대학원 진학 높아 가족같은 분위기·전인교육 |
#. 스티브 잡스는 오리건주의 리드 칼리지를 다녔다. 이 대학은 점수로 평가하지 않아 학점이 없다. 전공이 따로 없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주제를 정해 공부한다. 잡스는 이 학교에서 동양철학을 깊이 공부했다. 애플의 탁월한 디자인 감각은 여기서 출발했다.
자잘한 껍데기 지식은 이미 인터넷에 다 있는 '검색의 시대'의 시대다. 미래는 '서치 맨(search man)이 아닌 '생각하는 인재'가 진정한 리더가 되는 사회다. 논리적 사고와 통찰력 키우는 건 결국 폭넓은 학문인 인문학에서 비롯된다. 특히 인문학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소통의 전제인 명료한 말하기와 글쓰기 능력을 훈련시킨다.
UC나 아이비리그 대학은 잘 알려져 있지만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대학이 리버럴 아츠 칼리지(Liberal Arts)다.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어학 등을 공부한다. 학부 중심의 4년제 대학. 잡스가 나온 리드 칼리지는 리버럴 아츠 칼리지다. 대부분의 대학 특히 주립대학이 경영학이나 엔지니어링 등 직업교육에 가까운 교육에 중점을 두는 것에 비해 보다 학구적이고 '배움의 기초'를 튼튼히 하는 과정이 주를 이룬다. 리버럴 아츠 대학은 학생들로 하여금 폭넓은 학문을 쌓도록 하기 위해 전공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도록 유도하는 특징이 있다. 초강대국 미국의 진짜 힘은 교육 시스템의 알짜인 리버럴 아츠 시스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계기사 2.3면>
재학생 수는 1500명 안팎으로 가족 같이 친근한 분위기 속에서 철저한 학문연구와 전인 교육을 지향한다. UC캠퍼스의 경우 작아도 1만명 크면 3만명에 달한다.
리버럴 아츠 대학의 특징은 대학 사이즈만이 아니다. 학생 대 교수의 비율 재정 보조의 규모 인턴십의 기회 학내 클럽 활동이 다르다. 또한 졸업 후에는 자신이 원하는 대학원 진학도 많다. 물론 의대나 치대 법대 지원이 가능하다. 미국에는 현재 200개가 넘는 숫자의 리버럴 아츠 칼리지가 있다. 대부분 사립이고 역사도 오래 됐다. 연간 기부금도 거액이 들어와서 재정도 매우 튼튼하다.
US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선정하는 우수 대학 순위에서 항상 1위를 차지하는 윌리엄스(매사추세츠) 대학과 앰허스트(매사추세츠) 스와스모어(펜실베이니아) 웰슬리(매사추세츠) 칼튼(미네소타) 미들베리(버몬트) 등이 있다. 남가주에서는 포모나가 유명하다. 입학은 아이비리그 만큼이나 까다롭고 어렵다.
한편 리버럴 아츠 칼리지 중 여자대학으로는 세븐 시스터스(Seven Sisters)와 버나드(Barnard) 브린모어(Bryn Mawr) 마운트 홀리요크(Mount Holyoke) 스미스(Smith)가 유명하다
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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