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휘소 박사가 40년 전 첫 명명… 힉스 교수, 노벨상 유력
우주생성 비밀 밝혀 줄 새로운 입자 17년만에 발견… 일부선 "힉스입자 단정 일러"
힉스는 우주탄생을 설명하는 입자물리학 '표준모형(standard model)'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추가된 입자다. 표준모형에 따르면 우주에는 12개 기본 입자와, 이들 사이에 힘을 전달하는 4개 매개입자가 있다. 137억년 전 우주 대폭발(빅뱅) 직후 탄생한 기본 입자에는 질량이 없었다. 하지만 기본 입자들로 구성된 물질에는 질량이 존재한다.
CERN은 "실험을 통해 확인한 새 입자의 질량은 125~126GeV(기가전자볼트)로, 양성자(수소이온)의 133배"라고 밝혔다. 이 실험 데이터는 99.99994%(5시그마) 정확하다고 CERN은 밝혔다. 5시그마 이상이어야 '과학적 발견'으로 인정된다.
CERN은 이날 '힉스 발견'이라고 단정하지 않고 '힉스에 일치하는 새 입자 발견'이라고 에둘러 표현했다. 기존 이론에 들어맞는 힉스일 가능성이 확실시되지만, 완전히 새로운 이론으로 설명해야 할 입자일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우주 전체 질량 중 현대물리학으로 설명되는 것은 4%에 불과하다. 롤프 호이어 CERN 소장이 "내가 보는 얼굴이 친구인지, 친구의 쌍둥이 형제인지 알아낼 필요가 있다"고 한 것도 그 때문이다. 박인규 교수는 "그토록 고대하던 외계인을 발견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찾던 화성인인지, 아니면 안드로메다인인지는 아직 모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로선 이휘소 박사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뜬 게 안타깝다. 이 박사는 1972년 힉스 교수가 제안한 가상의 입자에 '힉스 보존(boson·매개입자)'이란 이름을 붙인 인물이다. 그는 기본 입자의 하나인 '참 쿼크'도 처음 예측했다. 살아있다면 그 역시 노벨상 수상은 떼어 놓은 당상이었다.
☞힉스(Higgs)
우주 대폭발(빅뱅) 직후 나타난 기본 소립자에 질량을 부여한 존재로 가정된 입자다. 힉스 입자가 있어야 우주 만물의 탄생을 설명할 수 있다. 1964년 영국의 피터 힉스 교수가 처음 가설을 제시했고 이번에 존재 여부가 밝혀졌다.
☞표준모형(standard model)
1968년 스티븐 와인버그와 압두스 살람이 제시한 입자물리학의 기본 원리. 1897년 톰슨이 기본 입자 중 가장 먼저 전자를 발견했으며, 1995년 미국 페르미연구소가 마지막으로 '톱 쿼크'를 발견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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