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31일 금요일

"자기주도학습 힘은 '계획·복습· 목표 설정'서 나오죠



'대교 장학상' 받은 이보라양의 비결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계획 세워 꼭 지켜
복습 노트에 빈칸 뚫어 문제 풀며 정리
초등 때 생긴 공부 습관 지금도 이어져
"사람의 첫인상이 오래가듯 공부도 '첫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올해 서울대학교 응용생물화학부에 입학한 이보라(19)양은 자신의 공부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 제출해 지난달 '제2회 대교 자기주도학습 장학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양의 고교 내신 성적은 전 과목 1등급. 그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공부가 즐거웠다"고 말했다. 그가 난생처음 접한 공부는 여섯 살 때 만난 수학 방문 학습지였다. 단순히 그날 주어진 분량을 푸는 데 그치지 않고 스톱워치로 시간을 재가며 '30초 동안 문제 10개 풀기' 등 재밌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어머니와 함께 찾아나섰다.

"제 성격이 좀 급한 편이거든요. 짧은 시간 내에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공부하는 게 좋았어요. 문제를 풀고 정답을 맞힐 때마다 자신감이 생겼고, 그때그때 성취감이 쌓이면서 수학에 대한 흥미가 커졌죠. 초등 고학년 땐 어머니께 '학습지를 더 갖다 달라'고 할 정도로 문제 풀이가 즐거웠습니다."
대교 제공
초등생 시절 잡힌 공부 습관은 중·고생이 된 후에도 이어졌다. 특히 중학교에 진학한 후엔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양이 꼽는 '고교 내신 전 과목 1등급'의 첫 번째 비결은 '계획 세워 공부하기'. '그날 할 일은 반드시 그날 마친다'는 원칙을 세운 후 주간 단위로 학습량을 정하고 매일 실천에 옮겼다. 방학 땐 '공부 목표'를 정하고 매일 몇 시에 어떤 과목을 얼마 동안 공부할지 등에 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웠다.

"학습 계획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세우는 게 중요해요. 지키지 못할 계획은 아무리 잘 짜도 별 의미가 없죠. 하루 단위로 계획을 세워 공부하면 한꺼번에 많은 양을 소화하지 않아도 돼 부담이 줄어듭니다. 공부한 분량을 조금씩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어 기억에도 오래 남고요. 이런 습관은 고교 진학 후 공부량이 많아지면서 특히 도움이 됐어요. 대학생이 된 지금도 같은 방식으로 공부하고 있죠."

두 번째 비결은 '복습 확실히 하기'였다. 이양은 새 교재를 시작할 때마다 앞부분에 1주일 단위로 지난주 학습 내용을 꼼꼼하게 정리했다. 이런 방식은 새로운 분량을 공부하기 전 앞서 배운 내용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어 효과적이다. "중 1 때 사춘기가 와 성적이 크게 떨어졌어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은 했지만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더군요. 그때 생각해낸 방법이 '복습 노트 작성'이었어요. 매일 방과 후에 그날 배운 내용을 기록하고 주요 개념은 문장으로 풀어 정리하는 방식이었죠. 중요한 부분은 군데군데 빈칸을 뚫어 직접 문제를 만들었는데 그 덕분에 수업 내용을 확실히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비결은 '뚜렷한 목표 세우기'다. "고교 시절 한창 신종플루가 유행했어요. 당시 제 주변에도 신종플루에 감염된 친구가 많아 바이러스에 관심을 갖게 됐고요. 때마침 생물 수업 시간에 바이러스에 대해 배우면서 화학과 생물학을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습니다. 당시 관심이 발전해 '서울대 응용생물화학부 진학'이란 목표를 세웠고, 결국 이뤄냈죠." 워낙 공부 욕심이 많고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었던 이양은 목표를 세운 후 학업에 가속도가 붙었다. 성적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휴식 시간을 줄여가며 계획을 더욱 철저하게 지켰다. 독서를 생활화하며 차분한 학습 분위기를 조성해준 부모의 도움도 컸다.

1000만원(장학금 500만원, 홍보대사 활동비 500만원)의 부상도 거머쥔 그는 앞으로 강연과 멘토링, 체험 캠프 등을 통해 후배들에게 자신의 공부법을 전수할 계획이다. 이양의 장래 희망은 '바이러스 전문 연구원'이 되는 것. "3학년 때 관련 부전공을 택해 깊이 있게 공부한 후 석·박사 과정에 진학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는 "초등생 때부터 몸에 익힌 자기주도학습 습관이 앞으로의 삶을 설계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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