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별 특목고 입시 전략
세 사람은 처음 만난 사이면서도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이 말했다. '나만의 여름방학 전략'〈박스 참조〉으로 특수목적고등학교(이하 '특목고')의 관문을 뚫은 권수민(청심국제고 2년)양, 김지수(대일외고 1년·이상 일반 전형)양, 김태욱(한성과학고 1년·자기주도학습 전형)군이 그 주인공. 주요 특목고 입시가 코 앞으로 다가온 지난 11일 오후, 짬을 내어 한자리에 모인 이들이 맛있는공부 중학생 독자와 그 학부모를 위해 '학년별 여름방학 준비법'을 공개했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특목고 입시가 시작된다. 세 사람은 "3학년 여름방학 땐 자기개발계획서 준비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각 학교가 배포할 자기개발계획서 양식엔 △자기주도 학습영역(1500자) △인성영역(800자) 등 2개 문항이 수록될 예정이다. 김태욱군은 지난해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자기주도학습 영역 항목 작성 때문에 애를 먹었다. "자신의 장점과 활동 내역을 짧은 글에 모두 담아야 해 '채우기'보다 '덜어내기' 작업이 훨씬 어려웠어요. 전형 공고가 나기 전이라 해도 지망 학교의 지난해 원서 양식을 내려받아 작성 연습을 해보는 게 좋아요."
권수민양에게 중 3 여름방학은 자기개발계획서에 써낼 이력을 쌓는 시간이었다. "2학년 때까진 제 취미인 치어리딩 활동에 집중한 반면, 3학년이 되고 나선 원서 내용을 '경제'에 맞추기 위해 관련 활동에 집중했어요. 서민금융지원사업체인 미소금융중앙재단에서의 리서치·번역 인턴 근무 경력, 신용회복위원회 주최 초등 신용교육 프로그램 자원봉사 경력 등을 자기개발계획서에 적절히 녹여냈죠." 김지수양 역시 '구체적 사례'를 강조했다. "예컨대 '앞으로의 학습 계획'을 묻는 문항엔 막연히 앞으로의 각오를 써내기보단 지금까지 터득한 자신만의 일정 관리 전략을 제시, 합격 후에도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2학년] 본격적으로 내신 관리… 전략 수립도
특목고 입시에 반영되는 내신성적은 2학년 1학기부터다. 따라서 2학년 땐 공부 시간을 본격적으로 늘려야 한다. 김양 역시 2학년에 올라오면서부터 입시를 준비했다. "영어를 잘하려면 문법 공부는 필수예요. 하지만 내용이 워낙 방대해 학기 중엔 손대기 쉽지 않죠. 전 중 2 여름방학 때 월·주·일별 계획표를 세워 문법 공부에 집중했어요."
중학교(서울 종암중) 시절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은 김군은 "과학·영어 등 특목고 입시에 필요한 과목 외 다른 과목 공부도 충실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학고의 경우, 자신의 출신 중학교와 지망 학교에서 각각 한 번씩 면접을 치릅니다. 그만큼 면접에서의 검증 과정이 철저해요. 제가 시험 볼 당시 함께 응시한 친구의 경우, 면접관이 '다른 과목 성적이 낮은 이유'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대요. 내신성적을 통해 해당 지원자의 성실성을 판단하려는 거죠."
물론 2학년 때도 자신만의 입시 전략 수립에 신경 써야 한다. 김군은 중 2 여름방학 때부터 한국 물리·화학·천문올림피아드 등 각종 관련 대회에 응시했다. 그는 "경시대회 수상 경력은 자기개발계획서엔 쓸 수 없지만 준비 과정 중 느낀 점 등을 자기개발계획서 등에 녹여 활용할 수 있으므로 유용하다"고 귀띔했다.
[1학년]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적성부터 찾아라
세 사람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1학년 여름방학을 '다양한 활동을 통한 적성 발견하기'에 할애했다. 김군은 "내신 부담이 없는 1학년 여름방학을 이용해 과학 잡지를 읽거나 평소 관심 있던 한성과학고를 방문하며 과학고 진학의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성북교육청에서 주최하는 과학캠프에도 참여했는데 그 덕분에 과학 과목에 한층 흥미를 갖게 됐어요. 캠프 도중 화력발전소 방문 일정을 소화하며 '전기 하나를 생산하려 해도 수많은 과학 이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이후 주변 모든 걸 과학 이론에 대입해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김양 역시 체험활동에 주력했다. "1학년 때 기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었어요. 노원청소년수련관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기자단 '아띠'에 가입해 노원 지역 신문에 기사를 썼죠. 당시 경험을 되살려 중국어과 지원 당시 자기개발계획서에 '중국 특파원 기자가 되고 싶다'는 장래 희망을 쓸 수 있었어요."
▶ 권수민·김지수·김태욱이 추천하는 특목고별 입시 전략 팁
외고 vs 국제고 국제고는 해외 대학, 외고는 국내 대학 입시에 각각 초점을 맞춘 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비교과 영역을 준비할 때도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테면 해외 대학은 국내 대학보다 봉사 이력을 중시하므로 중학교 때부터 봉사 분야에 관심을 두는 식이다. 국제고엔 외국에서 살다 온 친구가 많으므로 세계 각국의 문화적 차이도 익혀두는 게 좋다.
과학고 vs 영재고 일부 영재고는 입학 시 고난도의 실험·지필 평가를 치르므로 영재고 준비생은 중 1 때부터 본격적 준비에 돌입하고 방학 역시 문제 풀이에 집중한다. 반면, 과학고는 자기개발계획서와 내신성적이 중요하므로 외고나 국제고처럼 중학교 재학 시절 동안 비교과 영역 활동과 내신성적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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