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지 말라. 대신 길이 없는 곳으로 나아가 너의 발자취를 남겨라.'(랄프 왈도 에머슨)
헤럴드미디어 회장으로 일하다가 총선에 출마, 국회의원 배지를 단 홍정욱 (40) 의원의 좌우명이다. 그는 획일성과 평준화, 안락함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학창시절, 단답형 문제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정답이 딱 떨어지는 수학이란 과목도 좋아하지 않았다. "문학, 역사, 예술은 특별한 잣대가 없다. 그래서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에게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묻자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지적 능력이 뛰어나지 않아 힘들게 공부했고 언론사를 인수한 뒤에도 극복의 길을 걸어야 했다. 신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못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 잘할 자신이 없다."
■멘토를 따라가다
그는 서울 구정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유학을 결심했다. 당시엔 조기유학이 흔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1년간 부모를 '집요하게' 졸라 승낙을 받았다. 엉터리 영어로 케네디 대통령이 나온 '초우트 로즈마리 홀' 고교에 입학원서를 보내달라고 편지를 썼다. "케네디 전기를 읽고 그가 나온 학교에 가고 싶었고 그를 멘토 삼아 공부하고 싶었다. 케네디가 케냐에서 학교를 다녔다면 케냐라도 쫓아가고 싶었다"고 했다. 결국 중3 때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목표가 생기면 옆도, 뒤도 안 돌아보는 성격이다. 똑똑한 사람은 계산도 하지만 저는 그렇게 똑똑한 사람이 아니다. 노력을 많이 했을 뿐이다. 오로지 케네디가 다닌 학교에 가고 싶었다. 초우트가 좋은 학교인지도 몰랐다. 고교를 졸업해서도 케네디가 나온 하버드대에 원서를 썼다. 떨어진다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초우트로 무작정 떠났지만 언어의 장벽은 높았다. 학교 입학처장이 그를 불러 입학이 어렵다고 통보했다. 그 자리에서 그는 눈물을 흘렸다. 안 돼 보였던지 학교측이 단서를 붙였다. "여름학교가 개설된 수도원 학교에서 영어과목 3개를 듣고 '올 A' 점수를 받으면 고려해보겠다"는 것이었다. 받아주겠다는 게 아니라 고려해보겠다는 것이었다.
"그때만큼 공부한 적이 없었다. 미국 아이들과 기숙사에서 두달 동안 전쟁을 치렀다. 결국 두 과목은 A, 나머지 한 과목은 A-를 받았다. 처절하게 하루 3~4시간 자면서 공부했다."
■공부엔 지름길이 없다
홍 의원에게 '시험 잘 치는 방법'을 묻자 "공부만큼은 지름길이 없다고 철저하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번도 암기력을 향상하는 기술이나 공부방법, 속독술 같은 것을 배워본 일이 없다"고 했다. "무식하게 암기하는 방법이 유일한 공부법"이라고 덧붙였다.
"남들은 암기 대신 이해를 한다고 하는데 사람마다 다르다. 저는 머릿속에 체계가 잡힐 때까지 거듭거듭 암기했다. 다만 나이가 들고부터는 공부습관을 바꿨다. 오후 3시쯤 잠들어 밤 9시에 일어나 밤을 새워 공부했다. 공부하기 위해 세상과 햇볕에서 멀어졌다. 공부엔 집중력이 관건이다. 중학교 때는 공부에 집중하다 나도 모르게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생겨 장갑을 끼고 공부한 일도 있다."
이런 일도 있었다. 고2 때의 일이다. 선생님이 엘리어트의 시 'J.알프레드 프루프록의 연가'라는 시를 외워오면 A 점수를 주겠다고 말씀하셨다. '프루프록의 연가'는 난해한 문체로 쓰여진 무려 160행이 넘는 장시였다. 선생님은 한마디 덧붙이셨다. "지금까지 시를 다 외운 학생은 1명뿐"이라는 것이었다.
"선생님은 A 점수에 목말라 하는 학생이 그 자리에 앉아있다는 생각을 못하셨던 것 같다. 영어 만큼은 A를 받고 싶어 닷새 동안 외웠다. 다 외운 뒤 선생님을 찾아가니 당황한 표정을 지으셨다. 줄줄 외웠더니 정말 A 점수를 주셨다. 어찌보면 변칙적인 방법이었다. 그런데 사람 일은 모를 일이다. 그렇게 A 점수를 받았는데, 계속 A를 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어를 정복하기 위해 그가 쓴 방법은 무조건적인 암기였다. 고교 1학년 첫 학기 영어수업 교재는 주로 신약전서와 그리스 신화였다. 시험은 선다형이 아니라 주관식이었다. 영어실력이 좋지 않아 신약전서 300쪽을 무조건 달달 외었다. 참고서적 관련 문장들도 통째로 암기했다. "입에서 술술 나오는 날까지 문장을 외웠다. 답안지는 고통스럽게 공부했음을 알려주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준비하는 습관의 힘!
홍 의원은 초우트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 진학, 동북아지역학을 전공했다. 재학 중 교환학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다녔고 베이징대에서 1년간 수학한 후 미국으로가 스탠퍼드 법과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철저한 준비를 공부비결로 꼽았다. "있는 재주로 오래 버틸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단언한다.
"남보다 숫기가 없고 배포도 부족하고 지적 능력도 평균인 것 같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이 노력한다. 달변가로 유명한 원스턴 처칠이 이런 말을 했다. '준비를 하지 않고 잘했던 연설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100% 이 말에 공감한다. 제 이름 석자가 세상에 알려진 뒤 이런저런 인터뷰를 했지만 언제나 사전 연습을 했다. 남들보다 많은 준비를 한다. 내공이 쌓이고 순발력이 생겼다고 노력하지 않으면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만다.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면 능력은 덤으로 주어진다."
그에게 '인생에 자양분이 된 습관이 뭐냐'고 물었더니 그는 '운동'과 '준비'하는 습관을 꼽았다.
"인생자체가 습관의 집합이다. 먼저 운동을 빼놓을 수 없다. 하루 1시간 30분은 반드시 운동을 한다. 골프 같은 운동은 하지 않는다. 또 연설이 됐든, 인터뷰가 됐든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연단에 선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습관이 인생에서 큰 힘이 된다."
홍정욱 의원이 말하는 인생 Tip
1 공부만큼은 지름길이 없다. 입에서 술술 나올 때까지 철저히 암기하라. 여러 번 암기하다보면 머릿속에서 저절로 이해되는 경지에 이른다.
2 준비하는 자만이 성공할 수 있다. 요령과 재주, 운으로 오래 버틸 수 없다. 현재 자신의 실력이 부족하다면 더 많이 준비하고 노력하라. 준비하면 능력은 덤으로 주어진다.
3 책을 읽어라. 책은 명약이다. 5년 후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느냐는 현재 '만나는 사람'과 '읽는 책'이 결정한다. 둘을 빼면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그냥 그 자리에 있고 만다.조선일보
헤럴드미디어 회장으로 일하다가 총선에 출마, 국회의원 배지를 단 홍정욱 (40) 의원의 좌우명이다. 그는 획일성과 평준화, 안락함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학창시절, 단답형 문제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정답이 딱 떨어지는 수학이란 과목도 좋아하지 않았다. "문학, 역사, 예술은 특별한 잣대가 없다. 그래서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에게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묻자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지적 능력이 뛰어나지 않아 힘들게 공부했고 언론사를 인수한 뒤에도 극복의 길을 걸어야 했다. 신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못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 잘할 자신이 없다."
■멘토를 따라가다
그는 서울 구정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유학을 결심했다. 당시엔 조기유학이 흔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1년간 부모를 '집요하게' 졸라 승낙을 받았다. 엉터리 영어로 케네디 대통령이 나온 '초우트 로즈마리 홀' 고교에 입학원서를 보내달라고 편지를 썼다. "케네디 전기를 읽고 그가 나온 학교에 가고 싶었고 그를 멘토 삼아 공부하고 싶었다. 케네디가 케냐에서 학교를 다녔다면 케냐라도 쫓아가고 싶었다"고 했다. 결국 중3 때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목표가 생기면 옆도, 뒤도 안 돌아보는 성격이다. 똑똑한 사람은 계산도 하지만 저는 그렇게 똑똑한 사람이 아니다. 노력을 많이 했을 뿐이다. 오로지 케네디가 다닌 학교에 가고 싶었다. 초우트가 좋은 학교인지도 몰랐다. 고교를 졸업해서도 케네디가 나온 하버드대에 원서를 썼다. 떨어진다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초우트로 무작정 떠났지만 언어의 장벽은 높았다. 학교 입학처장이 그를 불러 입학이 어렵다고 통보했다. 그 자리에서 그는 눈물을 흘렸다. 안 돼 보였던지 학교측이 단서를 붙였다. "여름학교가 개설된 수도원 학교에서 영어과목 3개를 듣고 '올 A' 점수를 받으면 고려해보겠다"는 것이었다. 받아주겠다는 게 아니라 고려해보겠다는 것이었다.
"그때만큼 공부한 적이 없었다. 미국 아이들과 기숙사에서 두달 동안 전쟁을 치렀다. 결국 두 과목은 A, 나머지 한 과목은 A-를 받았다. 처절하게 하루 3~4시간 자면서 공부했다."
■공부엔 지름길이 없다
홍 의원에게 '시험 잘 치는 방법'을 묻자 "공부만큼은 지름길이 없다고 철저하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번도 암기력을 향상하는 기술이나 공부방법, 속독술 같은 것을 배워본 일이 없다"고 했다. "무식하게 암기하는 방법이 유일한 공부법"이라고 덧붙였다.
"남들은 암기 대신 이해를 한다고 하는데 사람마다 다르다. 저는 머릿속에 체계가 잡힐 때까지 거듭거듭 암기했다. 다만 나이가 들고부터는 공부습관을 바꿨다. 오후 3시쯤 잠들어 밤 9시에 일어나 밤을 새워 공부했다. 공부하기 위해 세상과 햇볕에서 멀어졌다. 공부엔 집중력이 관건이다. 중학교 때는 공부에 집중하다 나도 모르게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생겨 장갑을 끼고 공부한 일도 있다."
이런 일도 있었다. 고2 때의 일이다. 선생님이 엘리어트의 시 'J.알프레드 프루프록의 연가'라는 시를 외워오면 A 점수를 주겠다고 말씀하셨다. '프루프록의 연가'는 난해한 문체로 쓰여진 무려 160행이 넘는 장시였다. 선생님은 한마디 덧붙이셨다. "지금까지 시를 다 외운 학생은 1명뿐"이라는 것이었다.
"선생님은 A 점수에 목말라 하는 학생이 그 자리에 앉아있다는 생각을 못하셨던 것 같다. 영어 만큼은 A를 받고 싶어 닷새 동안 외웠다. 다 외운 뒤 선생님을 찾아가니 당황한 표정을 지으셨다. 줄줄 외웠더니 정말 A 점수를 주셨다. 어찌보면 변칙적인 방법이었다. 그런데 사람 일은 모를 일이다. 그렇게 A 점수를 받았는데, 계속 A를 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어를 정복하기 위해 그가 쓴 방법은 무조건적인 암기였다. 고교 1학년 첫 학기 영어수업 교재는 주로 신약전서와 그리스 신화였다. 시험은 선다형이 아니라 주관식이었다. 영어실력이 좋지 않아 신약전서 300쪽을 무조건 달달 외었다. 참고서적 관련 문장들도 통째로 암기했다. "입에서 술술 나오는 날까지 문장을 외웠다. 답안지는 고통스럽게 공부했음을 알려주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준비하는 습관의 힘!
홍 의원은 초우트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 진학, 동북아지역학을 전공했다. 재학 중 교환학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다녔고 베이징대에서 1년간 수학한 후 미국으로가 스탠퍼드 법과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철저한 준비를 공부비결로 꼽았다. "있는 재주로 오래 버틸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단언한다.
"남보다 숫기가 없고 배포도 부족하고 지적 능력도 평균인 것 같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이 노력한다. 달변가로 유명한 원스턴 처칠이 이런 말을 했다. '준비를 하지 않고 잘했던 연설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100% 이 말에 공감한다. 제 이름 석자가 세상에 알려진 뒤 이런저런 인터뷰를 했지만 언제나 사전 연습을 했다. 남들보다 많은 준비를 한다. 내공이 쌓이고 순발력이 생겼다고 노력하지 않으면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만다.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면 능력은 덤으로 주어진다."
그에게 '인생에 자양분이 된 습관이 뭐냐'고 물었더니 그는 '운동'과 '준비'하는 습관을 꼽았다.
"인생자체가 습관의 집합이다. 먼저 운동을 빼놓을 수 없다. 하루 1시간 30분은 반드시 운동을 한다. 골프 같은 운동은 하지 않는다. 또 연설이 됐든, 인터뷰가 됐든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연단에 선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습관이 인생에서 큰 힘이 된다."
홍정욱 의원이 말하는 인생 Tip
1 공부만큼은 지름길이 없다. 입에서 술술 나올 때까지 철저히 암기하라. 여러 번 암기하다보면 머릿속에서 저절로 이해되는 경지에 이른다.
2 준비하는 자만이 성공할 수 있다. 요령과 재주, 운으로 오래 버틸 수 없다. 현재 자신의 실력이 부족하다면 더 많이 준비하고 노력하라. 준비하면 능력은 덤으로 주어진다.
3 책을 읽어라. 책은 명약이다. 5년 후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느냐는 현재 '만나는 사람'과 '읽는 책'이 결정한다. 둘을 빼면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그냥 그 자리에 있고 만다.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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