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쟁이는 물 위를 유유히 걸어 다닌다. 물 분자들이 표면적을 최대한 적게 하기 위해 서로 끌어당기는 힘, 즉 표면장력 때문에 발이 물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그런데 자연에는 소금쟁이보다 더 한 동물이 있다. 물에 사는 달팽이는 마치 유리판에 거꾸로 매달리듯, 몸통은 물에 잠긴 채 발만 물 표면에 갖다 대고 수면 아래를 미끄러지듯 이동한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의 에릭 라우가(Lauga) 교수와 MIT의 아넷 호소이(Hosoi) 교수 공동연구진은 '유체 물리학(Physics of Fluid)'지 최신호에서 "물달팽이는 발에서 분비하는 점액질에 물결을 일으켜 앞으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는 호소이 교수팀의 한국인 대학원생 이성연씨다.
이에 앞서 호소이 교수는 땅에 사는 달팽이가 물렁물렁한 발을 요동치듯 움직여 그 아래 분비된 점액질 층에 물결 같은 파동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이때 물결은 움직이는 방향의 뒤로 향하고, 반대로 달팽이는 앞으로 움직인다. 호소이 교수는 고무로 만든 발에서 실리콘 기름을 분비하는 로봇 달팽이를 만들어 이를 입증했다.
하지만 이동을 하려면 일단 달팽이가 달라붙을 단단한 표면이 있어야 한다. 물에선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대신 물달팽이에게는 공기가 있다. 물달팽이는 껍질에 공기를 담아 부력으로 수면 가까이 떠오른다. 이 공기는 수면과 물달팽이의 발 사이에 공간을 형성해 물달팽이가 이동하는 데도 활용된다. 공기층은 표면장력이 강한 수면 바로 아래에 있어 평평한 상태를 유지한다. 덕분에 육지에서 달팽이가 딛고 움직이는 땅 역할을 대신한다. 물달팽이는 단단한 공기층 위로 점액질을 분비한 뒤, 발을 주름잡듯 움직이며 점액질에 파동을 일으킨다.
물달팽이는 이때 발생하는 점액질 각 부분의 압력 차이를 이용해 수면 아래에 매달린 채 초당 0.2㎝를 이동할 수 있다. 물달팽이의 크기를 생각하면 상당한 속도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이용해 물 위를 걷거나 수면 아래에 매달려 이동하는 로봇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달팽이는 발에서 점액질을 분비한다. 이동할 때는 발을 요동치듯 움직여 점액질 층에 파동을 일으키고, 그 힘으로 앞으로 나간다. /미 MIT 제공= 이영완 기자
MIT가 개발한 달?이 로봇. 달팽이는 발에서 점액질을 분비한다. 이동할 때는 발을 요동치듯 움직여 점액질 층에 파동을 일으키고, 그 힘으로 앞으로 나간다. 달팽이 로봇의 발은 고무이며 점액질 격인 실리콘 오일을 분비한다. /미 MIT 제공= 이영완 기자
MIT가 개발한 달?이 로봇. 달팽이는 발에서 점액질을 분비한다. 이동할 때는 발을 요동치듯 움직여 점액질 층에 파동을 일으키고, 그 힘으로 앞으로 나간다. 달팽이 로봇의 발은 고무이며 점액질 격인 실리콘 오일을 분비한다. /미 MIT 제공= 이영완 기자
MIT가 개발한 달?이 로봇. 달팽이는 발에서 점액질을 분비한다. 이동할 때는 발을 요동치듯 움직여 점액질 층에 파동을 일으키고, 그 힘으로 앞으로 나간다. 달팽이 로봇의 발은 고무이며 점액질 격인 실리콘 오일을 분비한다. /미 MIT 제공=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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