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캔 피라미드 미션 연구진 '네이처'에 발표
이집트 기자 지구에서 가장 큰 쿠푸(Khufu)의 대(大)피라미드에 지금껏 드러나지 않은 '비밀의 공간'이 있음이 확인됐다.
피라미드를 훼손하지 않고, '뮤온' 입자를 검출하는 방법으로 알아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뮤온은 우주선(cosmic rays)이 대기와 충돌할 때 생기는 입자 중 하나다. 우주선은 우주에서 쏟아져 오는 고에너지 입자들을 뜻한다.
일본 나고야대, 프랑스 파리-사클레대, 이집트 카이로대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진 '스캔 피라미드 미션'(Scan Pyramids Mission)팀은 "대피라미드에서 길이가 30m 이상인 공간을 찾았다"고 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대피라미드는 약 4천500여 년 전(기원전 2509∼2483년)에 건설됐다.
현재 남아 있는 상태만 따져도 높이는 139m, 너비는 230m에 이르며 내부에는 방 3개와 통로들이 존재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 거대한 피라미드가 어떻게 지어졌는지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2015년 10월 출범한 스캔 피라미드 미션팀은 피라미드의 건설 방법을 알기 위해, 피라미드의 내부 구조를 파악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 방법으로는 피라미드를 파내지 않고도 내부를 살필 수 있는 뮤온 입자 검출법을 쓴다.
뮤온은 두꺼운 콘크리트나 돌을 통과할 정도로 투과력이 좋다. 게다가 투과하는 물질의 밀도에 따라 입자 수와 에너지의 양이 달라지는 특성이 있어, 수와 에너지의 양을 분석하면 뮤온이 투과한 물질의 밀도를 역추적할 수도 있다.
가령 뮤온이 투과한 물질 안에 빈 곳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뮤온 입자의 수가 더 많이 검출되는 식이다.
연구진은 종류가 다른 검출기 3개를 피라미드에 각각 두고 뮤온에 대한 정보를 모았다.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존에 알려진 피라미드 통로(그랜드 갤러리·길이 46.7m) 위에, 이 통로와 유사한 공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구조는 밝히지 못했지만, 연구진은 새로 발견한 공간의 길이가 30m는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입자물리학자인 김수봉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엑스레이로 몸속을 보듯 뮤온으로 피라미드 내부를 확인한 것"이라며 "현대 입자물리학이 고대 유적의 구조를 밝히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 사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뒤 후쿠시마 원전의 내부 상태를 알아볼 때도 이 뮤온 검출법을 썼다"며 "컨테이너 안을 검사하거나 지구 내부에 대한 연구에도 앞으로 뮤온이나 중성미자 등 입자들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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