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20일 목요일

수학, 정확한 용어로 쓰는 연습… 과학, 창의적으로 접근을

영재학교 입시, 2·3단계 전형 준비 이렇게

3단계는 1박 2일 '캠프' 진행탐구 방법론·협동심 점검해야
전국 8개 과학영재학교 가운데 3개 학교가 원서 접수를 마감했다. 올해도 8개 학교가 오는 5월 21일(일) 동시에 2단계 전형을 치르기 때문에, 경쟁률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감소할 전망이다. 영재학교 지원자들은 남은 기간에 당락을 가를 2~3단계 전형 준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영재학교는 2단계 전형에서 지필고사(영재성 검사)로 지원자의 수학·과학적 사고력과 탐구능력,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평가한다. 검사 방식은 학교마다 다르지만, 대개 2~3교시로 나뉘어 실시된다. 경기과학고, 한국과학영재학교, 대구과학고, 대전과학고는 지난해 2교시에 걸쳐 영재성 검사를 실시했다. 1교시 수학, 2교시 과학 시험을 진행하는 식이다. 이와 달리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와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3교시에 걸쳐 영재성 검사를 실시했다. 1교시 수학·과학 역량 검사, 2교시 수학·과학 중심의 융합·창의적 문제해결력 검사, 3교시 인문예술 소양 평가(에세이 작성)를 진행했다. 따라서 과학예술영재학교에 지원할 학생은 에세이 대비에도 신경 써야 한다.

출제 범위는 대개 중학교 교과과정 내다. 다만 학교마다 반영하는 학기(또는 월)가 다르므로, 지원하는 학교의 요강을 참고해야 한다. 이종만 와이즈만 대치영재입시센터 소장은 "학생들은 남은 기간 중학교 주요 개념을 한 번 더 점검하고, 정해진 시간 안에 정확한 풀이 과정과 답을 기재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기출 문제를 풀 때는 풀이 과정에서 정확한 용어와 단위를 사용했는지, 자신의 생각이 논리적으로 기술됐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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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영재학교·과학고·자사고 대비 캠프’ 모습. 오는 5월 3일부터 영재학교 3단계 전형을 대비하는 ‘파이널 캠프’도 운영한다. / 창의와탐구 제공
◇자기 생각을 수학 용어로 논리 있게 쓰는 연습 해야
수학은 풀이 과정 속의 정확한 개념 사용과 응용력, 문제해결 과정, 아이디어를 평가한다. 지난해 수학 기출 문제를 살펴보면 '세트 서술형'과 '세트 단답형'으로 유형을 나눌 수 있다. 경기과학고와 서울과학고는 모든 문제를 세트형으로 출제하고, 단답형과 서술형을 적절히 묶었다. 대구과학고와 광주과학고는 단답형 위주로 구성했고, 서술형은 2~3개 문제로 출제돼 비중이 높지 않았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단답형+세트 문항'으로 출제했고, 경기과학고는 몇 문제를 세트로 묶어서 냈다. 유근상 와이즈만 입시전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두 유형 모두 정확한 개념 이해와 문제풀이 과정을 서술해야 한다. 남은 기간 주요 개념을 짚어보고 오답 노트로 복습하는 게 도움된다. 특히 서술형에 취약한 지원자라면 자기 생각을 정확한 수학 용어로 논리 있게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출 문제는 각 학교의 출제 방향을 점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므로 꼭 풀어봐야 한다. 전년도 문제를 보면, 한국과학영재학교는 일차방정식이나 연립방정식 같은 대수 영역과 원의 성질, 입체도형 등을 다루는 기하 영역 비중이 컸다. 반면 정수는 한 문항만 출제했다. 기하 영역은 문항 수는 많았으나 난도가 높지 않아 대수를 잘하는 학생이 유리했다. 경기과학고의 경우, 전체적인 출제 방향은 조합적 사고였으나, 문제 해결의 키(key)는 대수에 있었다. 그래서 대수와 정수 영역에서 뛰어난 학생이 유리했다. 서울과학고는 사고력을 평가하는 문제를 많이 출제했다. 대수·정수·조합 문제도 지문을 이해하고 해결 방법을 찾는 게 목적인 문항이 다수 출제됐다. 광주과학고는 두 가지 이상의 분야를 융합한 문항을 많이 냈고, 과학예술영재학교는 복잡한 상황을 제시하고 중등 과정의 개념을 활용해 융합적 문제를 해결하는 세트형 문제와 각각의 주제를 독립적으로 해결하는 문제들을 냈다.

문제 난도로 보면 서울과학고, 경기과학고, 한국과학영재학교는 경시대회 심화 수준의 문제가 출제됐으며, 고난도 문항에서 변별력이 컸다. 대전과학고, 대구과학고, 광주과학고, 세종·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경시대회 기초 수준의 문제가 주로 나왔다. 이 소장은 "영재학교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수준이 비슷하다고 볼 때 중등 심화 수준의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어야 합격 가능성이 크다. 실질적으로 경시대회 심화 수준의 수학적 사고와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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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융합형 문제 증가 추세
과학 시험에서는 융합형 문항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영역 간 융합 문제도 출제됐다. 또 탐구 유형 문항이 많고, 창의 유형 문항이 적게 출제되는 경향도 눈에 띈다. 특히 한국과학영재학교와 서울과학고, 대구과학고, 대전과학고는 교과 심화 문항 출제 비중이 높았고, 광주과학고와 과학예술영재학교는 교과 내 문항 출제 비율이 다소 높았다. 고등학교 과정 이상의 이론을 다루는 문항은 거의 출제되지 않았다.

영재학교 시험에서는 서술형 문제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서술형 문제의 경우, 정답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시도를 했으며 어떤 풀이 방식을 썼는지 등을 상세히 평가한다. 실제로 한국과학영재학교는 홈페이지를 통해 "정해진 시간 안에 문제를 정확하게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다양한 방법의 접근이 가능한 문제를 주로 내 수학·과학 분야 창의성이 탁월한 자를 선발한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서울·경기과학고는 수학 중심으로, 한국과학영재학교와 대구·광주과학고는 과학 중심으로 교과 개념을 복습할 것을 권한다. 단답형으로 출제되는 대전과학고는 정확하게 문제 푸는 연습을 많이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3단계 캠프, 협동 과제 시 자기 태도 점검해야

3단계 전형은 캠프로 진행된다. 대전과학고만 하루 만에 마무리하며, 나머지 학교는 모두 1박 2일로 진행한다. 캠프는 지원자의 학습 태도와 인성, 탐구능력, 사고력을 다면적으로 평가하는 최종 관문이다. 보통 팀별로 실험 설계, 과제 실행, 보고서 작성, 발표 등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 소장은 "생활 속에서 생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한 가설 설정, 추론, 실험 설계, 결과 예측에 대한 탐구 방법론 등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자문해 보는 게 좋다. 또한 발표·토론 같은 협동 과제를 할 때 자신의 표현과 태도가 지나치지 않은지, 상대방을 잘 배려하는지 냉철하게 점검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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