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3일 토요일

땅속부터 우주까지… 미래 도시를 설계하라

[사진 1] 영국 국회의사당 아래의 지하 다층 건물 상상도. 지하 다층 건물은 미래 도시의 풍경 중에서도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꼽힌다

2015년 영국 왕립공학아카데미의 리스 모건 박사는 유명 건축가, 교수, 도시계획가 등 4명의 전문가와 함께 ‘100년 후 도시’ 풍경 10가지를 예상해 내놓았어요. 그중 첫 번째는 ‘지하 다층 건물’[사진 1]이에요. 미래에는 땅속을 더 깊고 넓게 개발해 공원, 체육관, 호텔 등이 있는 지하 도시가 될 거라고 해요.

지하 공간에는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기후나 온도 등 수시로 변하는 외부 환경에 지배받지 않아요. 바깥이 아무리 춥거나 더워도 지표에서 5m 아래만 내려가면 지열 때문에 15도 정도의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죠. 이 덕분에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답니다. 

또 지하의 흙은 소음 차단 기능이 뛰어나 도서관이나 공연장을 설치하는 데도 유리하지요. 두꺼운 암반은 단단한 보호벽 역할을 해요. 충격을 작게 받기 때문에 유물 등을 보관하기에 적절하고, 방사선을 차단할 수도 있어요.

지금도 세계 곳곳에는 지하 도시가 건설되고 있어요. 프랑스 파리의 레알,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미드타운, 캐나다 몬트리올의 지하 대도시 등이 대표적이죠. 몬트리올의 지하 대도시는 우리나라 여의도보다도 더 커요. 이곳은 영하 30도를 밑도는 캐나다의 추운 겨울 날씨를 피해 생활할 수 있는 유용한 공간이랍니다. 1000여 개의 상점뿐 아니라 호텔, 영화관, 박물관, 공연장 등이 있어요. 겨울에는 350만 명의 몬트리올 인구 중 매일 50만 명이 이용할 정도로 이미 도시의 중심이 되었답니다.

 

바다 위에 도시가 둥둥∼, 해상 도시 

[사진 2] 미국의 시스테딩 연구소에서 개최한 해상 도시 디자인 대회에서 1등으로 뽑힌 작품. ⓒSeasteading
지하 도시 외에 태양광과 파력 발전으로 에너지를 쉽게 얻을 수 있는 ‘해상 도시’도 있어요. 실제로 1월 푸른 바다 위에 떠 있는 해상 도시 상상도[사진 2]가 화제가 됐지요. 미국의 ‘시스테딩 연구소’가 남태평양에 있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바다에 도시를 짓겠다고 발표한 거예요.  


2008년 설립된 시스테딩 연구소는 10년 동안 해상 도시를 연구해 왔어요. 전 세계 생물학자, 엔지니어, 변호사, 의료인, 예술가 등 수많은 분야의 사람들이 모였지요. 하지만 해상 도시를 지을 장소를 찾는 일이 무척 어려웠어요. 왜냐하면 바다 위에서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땅만큼이나 안정적이어야 했고, 동시에 그 바다를 소유한 나라가 적극적으로 바다를 내 주고 도와줘야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마침내 조건에 딱 맞는 곳을 찾았어요. 적도 부근에 위치한 폴리네시아는 바다가 잔잔해 사람들이 오랫동안 살기에 안정적이거든요. 적도는 무척 덥기 때문에 공기가 끊임없이 올라가는 곳이에요. 이 빈 곳을 채우기 위해 북쪽에서는 북동 무역풍이, 남쪽에서는 남동 무역풍이 불어오죠. 그런데 이 둘이 부딪치면 바람이 불지 않는 무풍지대가 만들어져요. 게다가 파도를 막아줄 환초도 많아서 해상 도시가 흔들리지 않고 떠 있을 수 있답니다. 

바다에 건물을 세우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해요. 바다 위에 너른 구조물을 띄우고, 그 위에 건물을 짓는 거죠. 아주 튼튼한 스티로폼 위에 건물을 지어 띄우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답니다. 이것을 ‘플로팅 건축’이라고 해요. 여기에 체인과 와이어, 로프 등으로 주변의 육상이나 바다의 밑바닥과 연결해 높은 파도와 다양한 기후 변화에 흔들리지 않도록 더 단단하게 고정한답니다. 

또 하나의 지구, 우주 도시 

[사진 3] 우주 도시 ‘아스가르디아’의 상상도. ⓒFuture of Human Evolution

1969년 미국 프린스턴대 제라드 오닐 박사는 우주 공간에 거대한 우주정착선[사진 3]을 건설하는 아이디어를 냈어요. 이 우주정착선은 중력, 대기, 온도 등 모든 조건이 지구와 똑같게 만들어져 수만, 수백만 명이 살 수 있는 일종의 거대 ‘우주 도시’랍니다. 어떻게 하면 이 우주정착선을 광활한 우주에 고정시켜 띄울 수 있을까요?

천체들은 서로의 중력으로 주변의 물체들을 당기고 있어요. 만약 태양과 지구 사이 아무 곳에나 우주정착선을 띄운다면, 우주정착선은 태양이나 지구 쪽으로 점점 끌려갈 거예요. 인공위성처럼 추진체를 이용해 궤도를 계속 돌 수도 있지만, 거대한 우주정착선에는 너무 많은 연료가 필요하죠. 그래서 오닐 박사는 가장 적합한 위치로 ‘라그랑주 점’을 제안했어요. 라그랑주 점은 물체가 두 천체 사이에 멈춰 있는 특별한 위치예요. 두 개의 큰 천체가 중력으로 물체들을 당길 때, 이 두 중력이 균형을 이뤄 중력의 합이 결국 0이 되는 지점이랍니다. 우주 도시를 이 위치에 세우면 어느 쪽으로도 당겨지지 않고 고정될 수 있어요.

중력은 사람에게도 아주 중요해요. 오랫동안 무중력 상태에서 생활하면 뼈와 근육이 약해지고, 면역력도 약해지거든요. 구토와 현기증을 동반한 우주 멀미 현상도 나타나지요. 그래서 우주정착선에서 오래 살려면 중력을 만들어 줘야 해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우주정착선을 빙글빙글 돌리는 것이랍니다. 우주정착선이 회전하면 정착선 안쪽 벽에 중력과 같은 효과가 생기거든요. 이것은 세탁기와 비슷한 원리예요. 세탁기가 빠르게 돌면 빨랫감들이 세탁기 벽에 찰싹 붙죠? 원심력에 의해 벽 쪽으로 미는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에요. 단, 우주정착선이 너무 빠르게 돌면 사람들이 어지럼증을 느끼기 때문에 1분에 최대 4번까지만 회전해야 한답니다.
  
어린이과학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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