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30일 일요일

老子別義(上)_20장_絶學無憂(절학무우)



Tao-Te-Ching
<저자 Derek Bryce, Leon Wieger>
<출판사 Weiser Books>
<출판일 1999.09.01>

[도덕경 20장 ]
絶學無憂(절학무우), 배우는 것을 그만두면, 근심이 없어질 것이다.
唯之與阿(유지여아), 공손히 ‘예’라고 대답하는 것과 건성으로 '응'이라고 대답하는 것, 相去幾何(상거기하), 그 차이가 얼마일 것이며, 善之與惡(선지여악), 좋은 것과 나쁜 것, 相去若何(상거약하), 그 차이가 얼마이겠는가人之所畏(인지소외),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바, 不可不畏(불가불외),두려워하지 않게 하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 
荒兮(황예), 其未央哉(기미앙재),황당함이 끝이 없구나衆人熙熙(중인희희), 사람들이 희희낙낙하여 如享太牢(여향태뢰), 큰잔치를 벌이는 것과 같고,
如春登臺(여춘등대), 봄날에 누각에 오르는 것과 같지만,
我獨泊兮(아독박혜), 其未兆(기미조), 나홀로 덤덤하여 그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如嬰兒之未孩(약영아지미혜), 아직 웃음을 웃어보지 못한 간난아기 같고,
儽儽兮!(루루혜),若無所歸( 약무소귀), 고달프로 지치나, 돌아갈 곳이 없는 것 같구나
衆人皆有餘(중인개유여), 사람들은 모두 여유가 있는 데,
而我獨若遺(이아독약유), 나홀로 남겨진 것 같다.
我愚人之心也哉(아우인지심야재), 나는 어리석은 자의 마음이라
沌沌兮!(돈돈혜), 흐리멍텅하다.
俗人昭昭(속인소소), 세상사람들은 밝은 데,
我獨昏昏 (아독혼혼), 나홀로 어두운 것 같다.
俗人察察(속인찰찰), 세상사람들은 잘 살피는데,
我獨悶悶(아독민민), 나혼자 괴로워하는 것 같다.
澹兮! 其若海(담혜, 기약해), 담담하기는 바다와 같고
飂兮!(료혜), 若無止(약무지), 높이 부는 바람처럼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 것과같다.
衆人皆有以(중인개유이), 세상사람들은 모두 잘들 하고 있는 데,
而我獨頑且鄙 (이아독완사비), 나만 유독 완고하고 촌스럽다
我獨異於人 (아독이어인) (그러나) 나홀로 세상사람들과 달리
而貴食母(이귀식모) 생명을 먹여살리는 만물의 어미(道)를 귀히 여기네]

주) * 唯 : 오직 유, 대답할 유->공손하게 대답하는 소리 '예' ,오직, 다만, 이(어조사)
     * 阿 : 언덕 아, 호칭 옥-> (건성으로)대답하는 소리 응, 언덕, 고개, 구릉, 물가,모퉁이
     * 去 : 갈 거, 과거 거, 떨어질 거-> 가다,버리다, 돌보지 아니하다, 내몰다, 덜다,
     * 幾 : 몇 기, 얼마 기-> 몇, 얼마, 어느 정도, 그, 거의, 어찌, 자주, 종종 , 조용히
     * 何 : 어찌 하, 무엇 하, 얼마 하-> 어찌, 어느, 어떤, 어떠한, 언제, 얼마, 약간
     * 畏 : 두려워할 외->두려워하다,경외하다, 꺼리다, 조심하다, 위협하다
     * 荒 : 거칠 황, 흉년들 황, 공허할 황-> 거칠다, 흉년들다, 덮다,버리다, 폐기하다
     * 央 : 가운데 앙, 선명한 모양 영-> 가운데, 중간,재앙, 선명한 모양, 다하다, 끝나다
     * 哉 : 어조사 재->어조사, 비롯하다, 처음, 재난(災難), 재앙(災殃)
     * 熙 : 빛날 희, 기뻐할 희-> 빛나다, 기뻐하다,놀다.
     * 享 : 누릴 향, 삶을 팽-> 누리다. 드리다, 제사지내다, 잔치, 연회,제사(祭祀)
     * 牢 : 우리 뢰, 우리 뇌-> 우리, 감옥(監獄), 굳다, 에워싸다, 쓸쓸하다, 안온하다
     * 臺 : 대 대, 성문 대-> 대(높고 평평한 건축물), 돈대(墩臺: 높게 두드러진 평평한
             땅), 무대(舞臺), 받침대, 탁자
     * 泊 : 배를 댈 박, 머무를 박-> 머무르다,묵다, (배를)대다, 담백하다, 조용하다
     * 兆 : 조 조, 조짐 조-> 조(억의 만배), 점괘(占卦), 빌미, 조짐(兆朕), 묘지(墓地) 백성
             (百姓), 사람, 비롯하다, 시작되다, 점치다, 나타나다
     * 孩 : 어린아이 해, 웃을 해-> 어린아이, (마음이)어리다, 달래다, (어린아이가)웃다
     * 儽 : 게으를 래, 게으를, 고달플 누, 고달플 루-> 게으르다, 드리우다, 옷을 벗다,
             고달프다, 앓아 지치다.
     * 遺 : 남을 유, 버릴 유, 따를 수-> 남기다, 남다, 잃다, 버리다, 유기하다, 잊다
     * 沌 : 엉길 돈, 기운덩어리 돈, 어리석을 돈-> 엉기다, (사리에)어둡다,
             혼탁(混濁ㆍ渾濁ㆍ溷濁)하고 어지럽다, 어리석다, 만물(萬物) 생성(生成)의 근거
             (根據)가 아직 나누어 지지 않은 모양
     * 昭 : 밝을 소-비출 조-> 밝다, 밝게 빛나다, 밝히다, 분명하게 하다, 나타내다
     * 昏 : 어두울 혼, 힘쓸민-> (날이)어둡다, 희미하다, 날이 저물다, 일찍 죽다
     * 察 : 살필 찰->살피다,상세히 고하다. 조사하다,
     * 悶 : 답답할 민, 어두울 민->답답하다, 깨닫지 못하다, (사리에)어둡다, 번민하다
     * 澹 : 맑을 담, 조용할 담, 싱거울 담, 넉넉할 섬-> 맑다, 싱겁다, 담백(淡白)하다
     * 飂 : 바람소리 료(요), 높이부는 바람 류(유) -> 바람 소리, 높이 부는 바람
     * 頑 : 완고할 완-> 완고하다, 미련하다, 무디다, 둔하다, 무지막지한 사람
     * 似 : 닮을 사, 비슷할 사-> 닮다, 같다, 비슷하다, 흉내내다, 잇다, 상속하다
     * 鄙 : 더러울 비, 촌스러울 비-> 더럽다, 천하다, 비루하다, 천하게 여기다, 촌스럽다,
             깔보다, 앝보다, 꾸민 데가 없이 수수하다, 고집(固執)이 세다.

     ** 相去 : 차이가 나다. 멀리 떨어지다.
     ** 若何 : 어떠한지. 어떠한가.
     ** 熙熙 : 왁자찌껄하다.
     ** 儽儽 : 초췌하고 초라한 모양.
     ** 悶悶 : 몸부림치며 괴로워하는 모양.
     ** 察察 : 사물을 똑똑히 분별하는 모양
     ** 有以 : 목적어가 앞으로 나가 있을 경우. ' ~할 수 있다' 고 해석
                  목적어 자체가 없는 경우, '~할 방법, 수단이 있다' 고 해석

[배우는 것을 그만두면, 근심이 없어질 것이다. ‘예’라고 대답하는 것과 ‘응’이라고 대답하는 것과의 차이가 얼마일 것이며, 좋은 것과 나쁜 것과의 차이가 얼마이겠는가? 사람들이 두려워하니, 두려워하지 않게 하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

황당함이 끝이 없구나! 사람들은 희희낙락하여 큰 잔치를 벌이는 것 같고 봄날에 누각에 오르는 것 같지만, 나 홀로 무덤덤하여 그런 조짐조차 없는 것이 마치 아직 웃음을 웃어보지 못한 갓난아기 같고, 고달프로 지치나, 돌아갈 곳이 없는 것 같구나. 사람들은 다 여유가 있는데 나 홀로 뒤처진 것 같다. 내 마음은 어리석고, 흐리멍덩하구나! 세상 사람들은 밝고 밝은데 나 홀로 어두운 것 같고, 세상 사람들은 잘도 살피는데 나 홀로 몸부림치며 괴로워하는 것 같구나. 담담하기는 잔잔한 바다 같고,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음은 마치 높이 부는 바람 같다. 사람들은 다 쓸모가 있는데, 나 홀로 촌스럽고, 완고하구나.

그러나, 나 홀로 세상 사람들과 달라서, 
생명을 먹여살리는 만물의 어미(道)를 귀히 여기네]

도덕경 20장은, 전체 도덕경 중에서, 인간적인 심리상태를 잘 드러내고 있다. 즉, 道를 구하는 구도의 심리를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또, 처음과 중간과 마지막 부분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 부분이 보인다. 왜그런가 싶어, 여러판본을 비교해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초간본가 왕필의 통행본을 비교해보면, 도덕경 20장은 아래와 같이, 두 부분으로 나누어 진다.

<왕필본>
絶學無憂,唯之與阿, 相去幾何, 善之與惡, 相去若何, 人之所畏, 不可不畏

荒兮, 其未央哉, 衆人熙熙, 如享太牢, 如春登臺, 我獨泊兮, 其未兆, 如嬰兒之未孩,  儽儽兮!, 若無所歸衆人皆有餘, 而我獨若遺, 我愚人之心也哉, 沌沌兮!, 俗人昭昭,我獨昏昏, 俗人察察, 我獨悶悶, 澹兮! 其若海飂兮!, 若無止, 衆人皆有以, 而我獨頑且鄙

<초간본>
絶學亡憂 唯與呵 相去幾可 善與惡 相去可若 人之所畏, 亦不可以不畏(人)

윗부분은 초간본과, 백서본, 왕필본이 공통으로 되어 있지만, 아랫부분은 초간본에는 없고, 왕필본에만 추가되어 있다. 즉,초간본에는 윗부분만 기록되어있는 데, 왕필이 참고하였을  판본을 개작을 한사람이 추가한 내용일 것이라는 것이다. (문맥의 흐름상, 가능성은 적지만, 원래는 존재했는 데, 1993년 초간본 발견된 초간본이, 뒷부분을 누락하였을 수도 있다).

그래서, 첫머리에 나오는 '絶學無憂(절학무우), 배우기를 끊으면, 근심이 없어질 것이다' 는 20장 전체의 내용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고, 그 아래내용과 동떨어진 느낌이라, 나뿐만아니라, 이 분야, 많은 先人들도 이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것으로 전한다. 이 때문에 여러 견해와 그 견해에 따른 해석이 존재하여, 일반 독자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도덕경 20장의 첫 귀절, '絶學無憂(절학무우)' 는, 도덕경 19장의 '絶聖棄智(절성기지) 성스러움을 끊어버리고, 지혜를 버리면, 民利百倍(민리백배), 사람들은 백배의 이로움을 얻을 것이다' 라는 귀절이나, 또 도덕경 48장 '爲學日益(학문은 날마다 채워가는 것이고), 爲道日損 (도는 날마다 비워가는 것이다)에 어울릴만한 귀절이지, 도덕경 19장의 이후 내용과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다는 대체적인 의견들이였다. 과연 그런가?

 
絶學無憂(절학무우),唯之與阿(유지여아), 相去幾何(상거기하), 善之與惡(선지여악), 相去若何(상거약하), 人之所畏(인지소외), 不可不畏(불가불외)

"배우는 것을 그만두면, 근심이 없어질 것이다. 공손히 ‘예’라고 대답하는 것과 건성으로 '응' 이라고 대답하는 것의 차이가 얼마일 것이며, 좋은 것과 나쁜 것의 차이가 얼마이겠는가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바, 모두가 두려워하지 않게 하기에는 불가한 것 같다"
왕필은, 도덕경 48장을, " '爲學日益(학문은 날마다 채워가는 것이고), 爲道日損 (도는 날마다 비워가는 것이다' 로 시작하는 데, 학문을 하여 무엇인가 증진시키려는 시도는 자연의 본성을 해치므로 근심을 낳고, 무엇인가 증진시키려는 좋은 의도가 오히려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것처럼 아름다움과 추악함이라는 대립면도 그리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므로 언제나 조심해야 한다' 는 논지로 이 문장을 설명한다.

이부분에 대해, 나는, 이렇게 해설하고 싶다.

'배운다는 것은 분별을 낳는 것이다. 분별심이 쌓여간다면, 공손한 대답과 공손하지 않는 대답이 분별되고, 선악이 분별된다. 선한 것과 악한 것의 차이를 구별하게 된다. 이것은 채워나가야 할 일, 저것은 버려야될 일이 분별된다. 그런데 그 차이라는 것이 얼마이겠느냐? 그리되면, 사람이 두려움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모두가 배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배운 다는 것은 날마다 채워가는 것이다. 그러나 도는 날마다 비워가는 것이니, '배우는 것을 끊으면', 다시말하면 '도를 딲으면', 분별의 근원도 없어지니, 근심도 사라질 것이다. 즉, '絶學' 은 '도를 딲는다' 말의 다른 표현인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그 도리를 가르키는 것이 불가한 것 같다. 즉, 사람들이, 두려워하지 않게 하는 것은 불가한 것 같다',

이 문장들은 결국 첫 귀절을 '絶學無憂' 라는 도리를 사람들에게 가르키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 '絶學' 은 '도를 딲는다' 말의 다른 표현인 것이라는 것을 이해시키기가 어렵다는 말이다고 설명하는 것이다.

그래서, 19장은 絶學無憂' 라는 귀절로 출발하여, 이에 대한 깨달음의 과정을 보충설명해나간 장이라 볼 수 있다.

荒兮(황예), 其未央哉기미앙재), 衆人熙熙(중인희희) 如享太牢(여향태뢰), 如春登臺(여춘등대), 我獨泊兮(아독박혜), 其未兆(기미조), 若嬰兒之未孩(약영아지미혜), 儽儽兮(루루혜), 若無所歸(약무소귀), 衆人皆有餘(중인개유여), 而我獨若遺(이아독약규), 我愚人之心也哉(아우인지심야재), 沌沌兮(돈돈혜), 俗人昭昭(속인소소),我獨昏昏(아독혼혼), 俗人察察(속인찰찰), 我獨悶悶(아독민민), 澹兮(담혜), 其若海(기약해), 飂兮(료혜), 若無止(약무지), 衆人皆有以(중인개유이), 而我獨頑且鄙(이아독완사비)
'황당함이 끝이 없구나! 사람들은 희희낙락하여 큰 잔치를 벌이는 것 같고 봄날에 누각에 오르는 것 같지만, 나 홀로 무덤덤하여 그런 조짐조차 없는 것이 마치 아직 웃음을 웃어보지 못한 갓난아기 같고, 고달프로 지치나, 돌아갈 곳이 없는 것 같구나. 사람들은 다 여유가 있는데 나 홀로 뒤처진 것 같다. 내 마음은 어리석고, 흐리멍덩하구나! 세상 사람들은 밝고 밝은데 나 홀로 어두운 것 같고, 세상 사람들은 잘도 살피는데 나 홀로 몸부림치며 괴로워하는 것 같구나. 담담하기는 잔잔한 바다 같고,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음은 마치 높이 부는 바람 같다. 사람들은 다 쓸모가 있는데, 나 홀로 촌스럽고, 완고하구나.'
중간 부분인 이 귀절과 마지막 귀절들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초간본에 없고 왕필본에만 있는 것으로, 그래서 先人들이 두 부분의 불연속적인 특성을 지적하지만, 앞서, 앞부분의 '絶學無憂(절학무우)'와 이어지는 귀절이 絶學無憂의 도리를 보충한다고 해석한다면,

이부분은 '絶學無憂의 도리를 딲는 과정에서 들어나는 여러 내면의 심리상태와 그것을 극복하여 결국 도를 완성해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볼 수 있다. 爲道日損 즉, 도는 (날마다)비워가는 과정이니, 도를 아직 완성하지 못한자, 즉, 도를 딲는 수행자라면, 도를 딲는 과정에서, 마음속에 가득한 분별심을 하나하나 제거해 나가서 완전한 비움 즉, 도를 통달하게 되기 까지는 내면의 갈등이 무수히 스쳐갈 것이다. 이런 심리상태는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노자이후 어떤 수행자가 그 득도과정에서 일어나는 심리현상과 씨름하면서 도덕경에 추가한 것이리라.

이 장은 '도를 얻은 사람의 행동거지를 묘사'한 도덕경 15장을 보는 듯하다. 다음, 도덕경 15장(일부)을 상기하면, 이 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옛날부터 학식과 덕행이 높은 사람은 미묘현통하여, 그 깊이를 알 수 없다...... 겨울 내를 건너듯 머뭇거리고, 사방의 이웃을 두려워하듯 주춤거리고, 얼음이 녹아 풀려 흐트러지듯 하고, 통나무처럼 투박하고, 골짜기처럼 텅비어 있는 듯하고, 탁한 물처럼 흐리다-도덕경 15장 中略).'

我獨異於人 (아독이어인), 而貴食母(이귀식모) 
'(그러나) 나 홀로 세상 사람들과 달라서, 만물을 먹여 살리는 어머니(道)를 귀히 여길 줄 아네'

도리를 딲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심리현상이, 깨달음의 완성에 이르면, 즉, 도를 깨달아, 비움을 완성하면, 나홀로 세상사람들과 다르게 된다. 무엇이 다른가? 세상을 만물의 생명을 낳게하고 기르는 만물의 어미 심정으로 보게 되는 것이다. 만물의 생명을 낳게하고 기르는 도리를 깨닫고 그 가치를 귀하게 여기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장는 대부분의 해설자들의 견해처럼, '絶學無憂' 이 엉뚱(?)하게 삽입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한 귀절을 설명하기 위한 장이라는 것이 나의 견해이다. '絶學無憂'라는 귀절을 화두로 던져 놓고, 마치 禪僧이 話頭를 붙들고, 敎外別傳식 깨달음을, 굳이 풀어 글로 표현하는 식의 귀절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래서, 노자는 초간본에서처럼, 앞부분 31자내외로 '절학무우'의 도리를 설명한 것으로 족했는데, 후대의 개작자가 그 도리의 깨달음을 표현하기가 아무래도 道力이 노자만큼 낮아서 그럴 수도 있고, 후인들을 위해 도를 딲는 과정의 심리상태를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추가로 표현한 것 일 수도 있다. 이 이치를 깨닫지 못하면 그야말로 문맥이 뒤죽박죽의 해석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즉, 얼핏, 다른 귀절들과 동 떨어진 것같은 화두에, 대부분의 해석자들이, 말려들게 되는 것이다.

다른이의 해석을 보자,

"배움을 끊어라, 근심이 없을지, '네'와 '아니오' 가 서로 다른 것이 얼마뇨? 좋고 싫음이 서로 다른 것이 얼마뇨?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나 또한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으니, 황량하도다, 텅 빈곳에 아무 것도 드러나지 않네. 뭇 사람들은 희희낙낙하여, 큰 소를 잡아 큰 잔치를 벌이는 것 같고, 화사한 봄날에 누각에 오르는 것 같네. 나 홀로 답답하도다. 그 아무것도 들어나지 아니함이, 웃음 아직 터지지 않은 갓난아이같네. 지치고 또 지쳤네, 돌아갈 곳이 없을 것 같네. 뭇사람들은 모두 남음이 있는데, 왜 나홀로 이다지도 부족한 것 같은 가? 내마음은 왜이리도 어리석단 말인가?. 혼돈스럽다. 세간의 사람들은 똑똑한 데, 나 홀로 흐리멍텅할 뿐일 세. 세간의 사람들은 잘도 살피는 데, 난 홀로 답답할 뿐일세. 담담하여, 바다같이 너르고, 거센 바람일 때는 그칠 줄 모르네. 뭇사람들은 모두 쓸모가 있는 데, 나홀로 완고하고 비천하여 쓸모가 없네
나 홀로 뭇사람들과 다른 것이 있다면, 온갖 것을 먹이는 엄마를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도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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