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가려면 수학 먼저 잡아라
수학은 공부한 만큼 성적 오르는 과목
겨울방학 이용해 기초 단단히 해야
외고 준비생도 수학 심화학습에 최선을
대입에서 당락 가늠하는 열쇠로 작용
학생들에게 가장 싫어하는 과목을 꼽으라고 하면 1순위는 단연 '수학'이다. 고교 2학년쯤 되면 수학은 접고 다른 과목에만 매진하겠다는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속출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교육전문가들은 "대입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과목이 바로 수학"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는 비단 이과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수학이 싫어 문과를 선택한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고3이 끝날 때까지 절대로 수학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들어봤다.
개정수학 배울 예비 고1, 수학 더욱 중요
수학의 중요성은 올해 수능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10일 발표된 수능 성적을 보면 수리 '가'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54점, 수리 '나'형은 158점으로 나타났다. 각각 145점과 140점을 기록했던 2007학년도보다 9점, 18점씩 껑충 뛰었다. 그만큼 어렵게 출제됐다는 뜻이다. 언어(140점)와 외국어(136점)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과 비교해 봐도 월등히 높다. 모집 전형에서 표준점수를 적용하는 대학이라면 역전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의 점수차다.
게다가 서울대(29.4%), 연세대(30%), 성균관대(30%) 등 주요 대학들은 자연계열 모집단위에서 수리영역의 반영 비중이 다른 영역보다 높다. 한양대(30%), 성균관대(30%), 서강대(30%) 등은 인문계열 모집단위에서도 수리영역 반영비중이 높다. 서울대는 인문계열에서도 수리영역에 1.25의 가중치까지 부여하고 있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는 "서울대, 연세대 등 수리영역에 가중치를 두는 대학들까지 감안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며 "올해 대입 합격의 열쇠는 수리영역이 쥐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은 비단 올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손 대표는 "현 예비 고1들이 배우게 되는 개정수학은 미적분이 포함돼 수능 또한 올해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예비 고1들은 수학 공부양 자체를 두 배 이상 늘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학은 단기간에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똑같은 만큼의 성적을 올리려면 국어나 영어의 2~3배는 공부해야 한다. 손 대표는 "저학년일수록 수학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학은 공부해도 성적이 안 오른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이는 틀린 말입니다. 공부한 만큼 정직하게 오르는 과목이 바로 수학이에요. 수학을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어요. 실제로 재수생들을 가르쳐 보면, 일 년 동안 수학성적이 가장 많이 오릅니다. 수학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공부를 기피하다가는 결국 입시에서 실패하기 십상입니다."
동기부여교육연구소 민성원 소장도 손 대표의 의견과 같은 생각이다. 고2 때 수학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수학과 영어의 비율을 8:2로 둘 정도로 수학공부에 치중해야 한다. 예비 고1이라면 이번 겨울방학을 이용해 수학의 기초를 단단히 잡아두는 것이 좋다. 민 소장은 "고1 첫 모의고사에서 수리영역 성적이 잘 나오면 자신감이 배가돼 공부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영어가 걱정되더라도 겨울방학에는 수학에 집중하고, 영어는 고1 여름방학에 잡아라"고 조언했다.
외고 준비생도 수학 절대 놓지 말아야
대원외고 강신일 부장은 학생들에게 늘 '수학'공부를 강조한다. 외고 입시에서 수학이 사라지면서 중학교 때 수학공부를 소홀히 한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교에 올라와 대입을 앞두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영어실력은 거의 차이가 없다. 결국 '누가 더 수학을 잘 하느냐'가 대입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게 된다. 강 부장은 "중3 때 수학을 소홀히 하면 고교에 와서 결국 대입을 실패할 수 있다"며 "외고 입시생이라도 수학을 게을리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민성원 소장 역시 "올해 합격한 예비 외고생들은 겨울방학 동안 반드시 수학을 잡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기본적인 영어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고교 3년간 수학에 집중하는 자사고 학생들에게 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수영 아발론교육 평가원장도 외고 재학생과 중학생들에게 수학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김 원장은 "특히 현 서울권 외고 1학년들은 더더욱 수학에 신경 써야 한다"며 "지난해 입시에서 수학시험을 치른 경기권 외고 1학년 학생들에게 대입에서 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수학에 강한 학생들은 경기권, 약한 학생은 서울권으로 지원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었다. 실제로 서울권과 경기권 외고 상위권 합격자들의 전국 외고 모의고사 백분율을 분석한 결과 영어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수학에서의 차이는 두드러졌다. 경기권 A외고는 17%, B외고는 24%였으나 서울권 C외고는 37%, D외고는 38%였다.
"경기권 외고, 자사고뿐 아니라 과학고를 준비하다가 외고에 진학한 학생들한테도 수학 때문에 뒤쳐질 수 있어요. 수능 우선선발제에 의해서 외고생들도 수리 '가'형 치르면 이공계에 진학할 수 있어 과학고 입시에서 떨어진 이과 성향의 아이들이 외고로 오는 경우가 늘고 있어요. 또 전공언어 교육에 집중해야 하는 외고의 특성상 일반계고 상위권 학생들에게도 밀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외고 입시를 준비하는 중학생들도 절대 수학을 놓아서는 안 된다. 중학교 내신을 잘 받는 정도의 공부로는 부족하다. 외고 준비생들이 영어와 구술면접에 집중하는 동안 다른 상위권 학생들은 수학 심화과정을 밟고 있기 때문. 뒤집어 말하면, 수학실력을 잘 다져놓으면 일반계고 학생들도 외고생들에게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원장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3 외고 입시생들이 보기에 수학은 할 필요가 없어 보이겠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민사고 입시 준비하듯 수학 심화학습에도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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