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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권(60·한국외대 폴란드어과) 교수는 얼마 전 기쁜소식을 접했다. 독일에서 유학 중인 둘째 딸 혜인(19)양이 J. F. 케네디스쿨을 수석졸업한 것은 물론 미국 컬럼비아대, 코넬대, 영국 임페리얼대, 런던대 등 9개 명문대학에 동시합격한 것이다. 2년 전 언니 보인(21·컬럼비아대 경제학과3)씨가 같은 학교를 수석졸업해 자매가 나란히 '가문의 영광'을 세웠다. 독일어 한마디 할 줄 몰랐던 자매가 어떻게 현지학생들을 제치고 전교회장을 거쳐 수석졸업까지 거머쥐었을까?
■수학, 체육 등 자신만의 강점으로 유학생활 적응
자매는 각각 초등학교 2학년, 5학년일 때 교환교수가 된 아버지를 따라 처음 독일에 왔다. 독일어는 고사하고, 영어조차 제대로 배우지 않은 상황이었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학교적응도 쉽지 않았다. 이때 이들을 도운 것이 바로 '수학'과 '체육'이었다. 혜인양은 특기인 '수학'으로 독일 친구들과 담임교사에게 인정받았고, 보인씨는 장기인 축구와 수영, 스케이트 등으로 친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친구들에게 인정을 받고 나니 학교적응은 눈에 띄게 쉬워졌다. 혜인양은 "수학덕분에 백인학생들에게 지지 않고 당당해질 수 있었다"며 "유학생들은 자신 있는 과목, 즉 자신만의 무기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수학, 체육 등 자신만의 강점으로 유학생활 적응
자매는 각각 초등학교 2학년, 5학년일 때 교환교수가 된 아버지를 따라 처음 독일에 왔다. 독일어는 고사하고, 영어조차 제대로 배우지 않은 상황이었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학교적응도 쉽지 않았다. 이때 이들을 도운 것이 바로 '수학'과 '체육'이었다. 혜인양은 특기인 '수학'으로 독일 친구들과 담임교사에게 인정받았고, 보인씨는 장기인 축구와 수영, 스케이트 등으로 친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친구들에게 인정을 받고 나니 학교적응은 눈에 띄게 쉬워졌다. 혜인양은 "수학덕분에 백인학생들에게 지지 않고 당당해질 수 있었다"며 "유학생들은 자신 있는 과목, 즉 자신만의 무기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어머니 허명숙(56)씨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하루 2시간 독일어 공부를 시킨 뒤, 무조건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연극, 영화, 공연, 전시회 등을 보러 가거나 공원을 산책하면서 집에서 배운 독일어를 직접 활용하게 했다. 장을 볼 때도 데리고 가서 "케첩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고 와"라고 묻거나, 길에서 모르는 사람을 붙잡고 "몇 시예요?" "여긴 어떻게 가나요" 등을 묻는 미션을 줬다. 이 방법은 아이들의 수줍은 성격을 고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혹여 아이들이 자신감을 잃을까봐 "너희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어머니 허씨는 외국에서 역할모델을 찾기가 쉽지 않은 아이들을 위해 직접 '열심히 공부하는' 모범을 보였다. 오랫동안 손을 놨던 공부를 다시 시작해 지난해 12월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이민자녀들의 독일사회 통합문제를 연구한 논문으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성적, 과외활동, 자원봉사 등 다양한 경력 갖춰
독일어에 익숙해지면서 이들은 학업에 박차를 가했다. 보인씨는 정치, 문학 등에서 빼어난 성적을 거뒀고, 혜인양은 수학, 과학 등에서 강세를 보였다. 특히 혜인양은 중학교 때 독일 수학올림피아드에서 만점을 받았을 뿐 아니라 독일 물리학회와 독일 화학회에서 수여하는 상을 받기도 했다.
과외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두 자매 모두 고교시절, 조정 대표선수로 활약하며 베를린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클라리넷, 색소폰, 트럼펫 등 악기 연주에도 소질을 보여 교내 오케스트라에서 나란히 활동했다. 허씨는 "독일에서는 시·구청 등 관공서를 통해 한달 6만원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예체능을 배울 수 있어 사교육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10학년 때 11, 12학년을 모두 제치고 전교회장에 선출된 보인씨는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독일방문 40주년을 기념해 열린 베를린시 행사에서 대표연설을 하기도 했다. 보인씨는 "학업, 학생회 활동, 운동 등의 과외활동으로 새벽이 돼서야 잠이 들 정도로 바쁘게 살면서 나름의 시간 활용법을 터득했다"고 밝혔다.
두 자매가 가장 열심히 참여한 것은 바로 봉사활동이다. 한국에서 주말마다 양로원을 찾아가 봉사하던 습관에 독일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주말이면 함께 집 근처에 있는 알츠하이머 노인 요양소를 찾았다. 보인씨는 매주 수요일마다 학교 친구들과 함께 마을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무료로 컴퓨터를 가르쳐 주기도 했다. 또 혜인양은 11학년 때 케네디 대통령의 조카인 앤서니 케네디 슈라이버가 창설한 장애우 지원 비영리단체 '베스트 버디스'(Best Buddies) 사업을 독일에서 처음 성사시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베스트 버디스에서 3년간 활동한 혜인양은 "한 장애우 어머니가 찾아와 제 손을 꼭 잡은 채 '너희들 덕분에 우리 아들이 달라졌다'고 고마워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했다.
컬럼비아대에서 경제학, 독일문학,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는 보인씨는 내년 5월 조기졸업을 앞두고 있다. 졸업 후 로스쿨에 진학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임페리얼대 기계공학과 입학을 앞두고 있는 혜인양은 "졸업 후 대체에너지를 사용하는 새로운 자동차를 개발하는 것이 꿈"이라고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
어머니 허씨는 외국에서 역할모델을 찾기가 쉽지 않은 아이들을 위해 직접 '열심히 공부하는' 모범을 보였다. 오랫동안 손을 놨던 공부를 다시 시작해 지난해 12월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이민자녀들의 독일사회 통합문제를 연구한 논문으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성적, 과외활동, 자원봉사 등 다양한 경력 갖춰
독일어에 익숙해지면서 이들은 학업에 박차를 가했다. 보인씨는 정치, 문학 등에서 빼어난 성적을 거뒀고, 혜인양은 수학, 과학 등에서 강세를 보였다. 특히 혜인양은 중학교 때 독일 수학올림피아드에서 만점을 받았을 뿐 아니라 독일 물리학회와 독일 화학회에서 수여하는 상을 받기도 했다.
과외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두 자매 모두 고교시절, 조정 대표선수로 활약하며 베를린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클라리넷, 색소폰, 트럼펫 등 악기 연주에도 소질을 보여 교내 오케스트라에서 나란히 활동했다. 허씨는 "독일에서는 시·구청 등 관공서를 통해 한달 6만원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예체능을 배울 수 있어 사교육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10학년 때 11, 12학년을 모두 제치고 전교회장에 선출된 보인씨는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독일방문 40주년을 기념해 열린 베를린시 행사에서 대표연설을 하기도 했다. 보인씨는 "학업, 학생회 활동, 운동 등의 과외활동으로 새벽이 돼서야 잠이 들 정도로 바쁘게 살면서 나름의 시간 활용법을 터득했다"고 밝혔다.
두 자매가 가장 열심히 참여한 것은 바로 봉사활동이다. 한국에서 주말마다 양로원을 찾아가 봉사하던 습관에 독일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주말이면 함께 집 근처에 있는 알츠하이머 노인 요양소를 찾았다. 보인씨는 매주 수요일마다 학교 친구들과 함께 마을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무료로 컴퓨터를 가르쳐 주기도 했다. 또 혜인양은 11학년 때 케네디 대통령의 조카인 앤서니 케네디 슈라이버가 창설한 장애우 지원 비영리단체 '베스트 버디스'(Best Buddies) 사업을 독일에서 처음 성사시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베스트 버디스에서 3년간 활동한 혜인양은 "한 장애우 어머니가 찾아와 제 손을 꼭 잡은 채 '너희들 덕분에 우리 아들이 달라졌다'고 고마워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했다.
컬럼비아대에서 경제학, 독일문학,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는 보인씨는 내년 5월 조기졸업을 앞두고 있다. 졸업 후 로스쿨에 진학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임페리얼대 기계공학과 입학을 앞두고 있는 혜인양은 "졸업 후 대체에너지를 사용하는 새로운 자동차를 개발하는 것이 꿈"이라고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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