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보다 놀이로 생각… 좋아하는 것 영어로 보고 듣죠"
국제중이나 외고 진학을 위해서는 해외유학이나 어학연수가 꼭 필요한 것일까? 해외에 다녀와야만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편견일지 모른다. 해외경험 없이도 국제중·외고에 진학해 뛰어난 영어실력을 보이는 학생들을 만나봤다.
>> 외대부속용인외고1 최장현
최장현(16)군은 청심국제중을 거쳐 외대부속용인외고에 진학했다. 최군이 영어를 시작한 것은 초등 1학년 때, 동네 영어학원에 다니면서부터였다. 학원에서는 기본 회화 위주로, 집에서는 영어 프로그램을 보거나 책을 읽는 정도로만 공부했다. "청심국제중에 처음 갔을 때는 영어실력이 뒤처져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최군은 어휘력을 늘리는 데 신경을 썼다. 학문적 어휘와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어휘가 다르기 때문에 두 가지 모두 공부했다. 원어민과 똑같은 발음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주눅 들지 않았다. 대신, 단어를 공부할 때 영어사전에서 발음기호, 강세 등을 확인하고 그에 맞게 발음하려고 노력한다. 최군은 "영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이기 때문에 발음보다 말하는 내용이나 깊이, 정확한 표현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또 페이스북 등 외국 10대들이 많이 찾는 해외사이트에 자주 접속한다.
최군은 영어실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으로 '영어토론'을 권한다. "영어토론을 잘하려면 듣고 말하기는 물론, 다양한 자료를 읽고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말하기·듣기·쓰기·읽기 등 4대 영역을 고루 공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중에 다닐 때부터 에세이를 자주 써서 글 쓰는 법을 배웠다. 글을 쓰면서 이상한 단어를 쓰지 않았는지 문법적으로 어색한 부분이 없는지 고심했다. 'On Writing Well' 등 글쓰기 지도책을 보며 공부하기도 했다. 최군은 "영어를 '공부'라고 생각하며 딱딱하게 배우고 싶지 않았다. 영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라고 강조했다.
"외국에 다녀오지 않았다고 해서 기죽을 필요도 없어요. 국내에서 공부한 친구들이 발음은 부족할지 몰라도 오히려 영어의 체계나 논리는 더 잘 잡혀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영어토론 동아리를 만든다든지 생활 속에서 영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보세요."
>> 한영외고1 이영주 이영주(16)양은 영어를 늦게 시작한 편이다. 초등학교 4학년 무렵 학원에 다니면서 영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그 전에는 사촌언니들이 영어학습지를 물려받아 혼자서 공부하는 정도였다. "학원에 처음 갔을 때는 어휘, 문법 등 친구들보다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토플을 공부하며 실력을 키웠다. 토플은 듣기, 말하기, 읽기는 물론 쓰기까지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4대 영역을 균형있게 공부할 수 있었다. 특히 '쓰기' 공부를 많이 했다. 사형제도 등 다양한 주제로 한 달에 8편 정도의 글을 쓴다.
듣기는 통학버스에서EBS영어방송을 듣는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실력을 키웠다. 긴 지문을 들을 때는 들리는 내용을 받아 적으면서 듣는 훈련을 한다. 스스로 보기에 어휘가 부족한 것 같아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바로 사전을 찾아보며 외운다. 두 번 정도 반복한 단어는 잊지 않도록 신경 써서 공부한다.
또 이양은 영어소설보다 타임즈 등 영자신문을 주로 읽는다. "신문을 보면 고급 어휘를 많이 익힐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신문 외에도 사회문제나 과학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글을 읽는 편이다.
이양은 "국내에서 공부한 아이들이 문법이나 독해력 부분에서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각각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발음이나 회화실력이 뒤처진다고 해서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잘하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실력을 보강할 수도 있어 외고에 진학한 뒤 실력이 크게 늘었다.
"새 언어를 배우면 새로운 지식을 듣고, 보고, 배울 기회가 많아진다는 점이 좋아요. 제가 영어를 몰랐다면 알지 못했을 것들을 많이 배웠거든요. 지루하게 공부하기보다는 영어를 활용해 자신이 흥미있는 것, 좋아하는 것들을 보고 듣는다고 생각하면, 영어공부가 훨씬 더 재미 있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 대원국제중1 최효이
최효이(13)양은 4~5세 무렵, 영어비디오를 보면서 영어를 처음 접했다.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는 집에서 어머니로부터 파닉스 등 기초를 배우고 영어동요 등을 들으면서 흥미를 높였다.
최양은 평소 원서 읽기, 듣기로 실력을 다졌다. MP3에 챕터북 듣기 파일을 넣어서 등하굣길 등 자투리시간마다 들었고, 좋아하는 영어 비디오는 전부 외워서 동시에 따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봤다. 대략 하루 한 시간, 일주일에 7~10시간 정도를 영어공부에 할애한다. 외국에서 공부한 경험이 없는 최양은 "발음을 테이프에만 의존해서 배워야 하고, 또 영어로 대화할 상대가 없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다섯 살 어린 동생에게 영어책을 읽어주며 말하기 연습을 하기도 했다.
"국제중에 진학한 이유도 영어 때문이에요.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고, 원어민 선생님과 언제든 대화할 수 있는 등 늘 영어를 접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요."
원서 책도 많이 봤다. 초등생용 셜록 홈즈 등 좋아하는 장르의 책을 보며 흥미를 키웠다. "SF소설을 읽으면 거기에 나온 과학 지식이 담긴 책을 따로 읽어본다. 내용이 어려우면 한국어로 된 책을 먼저 읽고 다시 원서에 도전한다"고 전했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는 해리 포터 시리즈가 도움이 많이 됐다. 사건이 다양하고, 인물 표정 등 묘사가 생생하기 때문이란다.
최양은 "영어는 스스로 재미를 느끼고 공부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껴야 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영어 덕분에 내가 다른 나라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는 점, 똑같은 지식을 한국어로도, 영어로도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고 신기해요. 억지로 배우기보다, 자신이 정말 영어를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조선일보
국제중이나 외고 진학을 위해서는 해외유학이나 어학연수가 꼭 필요한 것일까? 해외에 다녀와야만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편견일지 모른다. 해외경험 없이도 국제중·외고에 진학해 뛰어난 영어실력을 보이는 학생들을 만나봤다.
>> 외대부속용인외고1 최장현
최장현(16)군은 청심국제중을 거쳐 외대부속용인외고에 진학했다. 최군이 영어를 시작한 것은 초등 1학년 때, 동네 영어학원에 다니면서부터였다. 학원에서는 기본 회화 위주로, 집에서는 영어 프로그램을 보거나 책을 읽는 정도로만 공부했다. "청심국제중에 처음 갔을 때는 영어실력이 뒤처져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최군은 어휘력을 늘리는 데 신경을 썼다. 학문적 어휘와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어휘가 다르기 때문에 두 가지 모두 공부했다. 원어민과 똑같은 발음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주눅 들지 않았다. 대신, 단어를 공부할 때 영어사전에서 발음기호, 강세 등을 확인하고 그에 맞게 발음하려고 노력한다. 최군은 "영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이기 때문에 발음보다 말하는 내용이나 깊이, 정확한 표현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또 페이스북 등 외국 10대들이 많이 찾는 해외사이트에 자주 접속한다.
최군은 영어실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으로 '영어토론'을 권한다. "영어토론을 잘하려면 듣고 말하기는 물론, 다양한 자료를 읽고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말하기·듣기·쓰기·읽기 등 4대 영역을 고루 공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중에 다닐 때부터 에세이를 자주 써서 글 쓰는 법을 배웠다. 글을 쓰면서 이상한 단어를 쓰지 않았는지 문법적으로 어색한 부분이 없는지 고심했다. 'On Writing Well' 등 글쓰기 지도책을 보며 공부하기도 했다. 최군은 "영어를 '공부'라고 생각하며 딱딱하게 배우고 싶지 않았다. 영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라고 강조했다.
"외국에 다녀오지 않았다고 해서 기죽을 필요도 없어요. 국내에서 공부한 친구들이 발음은 부족할지 몰라도 오히려 영어의 체계나 논리는 더 잘 잡혀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영어토론 동아리를 만든다든지 생활 속에서 영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보세요."
>> 한영외고1 이영주 이영주(16)양은 영어를 늦게 시작한 편이다. 초등학교 4학년 무렵 학원에 다니면서 영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그 전에는 사촌언니들이 영어학습지를 물려받아 혼자서 공부하는 정도였다. "학원에 처음 갔을 때는 어휘, 문법 등 친구들보다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토플을 공부하며 실력을 키웠다. 토플은 듣기, 말하기, 읽기는 물론 쓰기까지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4대 영역을 균형있게 공부할 수 있었다. 특히 '쓰기' 공부를 많이 했다. 사형제도 등 다양한 주제로 한 달에 8편 정도의 글을 쓴다.
듣기는 통학버스에서EBS영어방송을 듣는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실력을 키웠다. 긴 지문을 들을 때는 들리는 내용을 받아 적으면서 듣는 훈련을 한다. 스스로 보기에 어휘가 부족한 것 같아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바로 사전을 찾아보며 외운다. 두 번 정도 반복한 단어는 잊지 않도록 신경 써서 공부한다.
또 이양은 영어소설보다 타임즈 등 영자신문을 주로 읽는다. "신문을 보면 고급 어휘를 많이 익힐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신문 외에도 사회문제나 과학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글을 읽는 편이다.
이양은 "국내에서 공부한 아이들이 문법이나 독해력 부분에서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각각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발음이나 회화실력이 뒤처진다고 해서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잘하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실력을 보강할 수도 있어 외고에 진학한 뒤 실력이 크게 늘었다.
"새 언어를 배우면 새로운 지식을 듣고, 보고, 배울 기회가 많아진다는 점이 좋아요. 제가 영어를 몰랐다면 알지 못했을 것들을 많이 배웠거든요. 지루하게 공부하기보다는 영어를 활용해 자신이 흥미있는 것, 좋아하는 것들을 보고 듣는다고 생각하면, 영어공부가 훨씬 더 재미 있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 대원국제중1 최효이
최효이(13)양은 4~5세 무렵, 영어비디오를 보면서 영어를 처음 접했다.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는 집에서 어머니로부터 파닉스 등 기초를 배우고 영어동요 등을 들으면서 흥미를 높였다.
최양은 평소 원서 읽기, 듣기로 실력을 다졌다. MP3에 챕터북 듣기 파일을 넣어서 등하굣길 등 자투리시간마다 들었고, 좋아하는 영어 비디오는 전부 외워서 동시에 따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봤다. 대략 하루 한 시간, 일주일에 7~10시간 정도를 영어공부에 할애한다. 외국에서 공부한 경험이 없는 최양은 "발음을 테이프에만 의존해서 배워야 하고, 또 영어로 대화할 상대가 없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다섯 살 어린 동생에게 영어책을 읽어주며 말하기 연습을 하기도 했다.
"국제중에 진학한 이유도 영어 때문이에요.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고, 원어민 선생님과 언제든 대화할 수 있는 등 늘 영어를 접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요."
원서 책도 많이 봤다. 초등생용 셜록 홈즈 등 좋아하는 장르의 책을 보며 흥미를 키웠다. "SF소설을 읽으면 거기에 나온 과학 지식이 담긴 책을 따로 읽어본다. 내용이 어려우면 한국어로 된 책을 먼저 읽고 다시 원서에 도전한다"고 전했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는 해리 포터 시리즈가 도움이 많이 됐다. 사건이 다양하고, 인물 표정 등 묘사가 생생하기 때문이란다.
최양은 "영어는 스스로 재미를 느끼고 공부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껴야 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영어 덕분에 내가 다른 나라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는 점, 똑같은 지식을 한국어로도, 영어로도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고 신기해요. 억지로 배우기보다, 자신이 정말 영어를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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