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에 학교서 개별과외… 칼리지간 성적공개로 공부 독려
아이작 뉴턴의 사과와 만류 인력의 탄생, 경제학자 케인스의 대공황을 바라보는 눈, 진화론의 서막을 알린 찰스 다윈,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의 여성 지식인으로서의 자아 발견, 어렸을 적 필자에게 이들의 일화는 그리 낯설지 않다. 그리고 지금 그들과 필자와는 케임브리지 동문이라는 또 하나의 틀을 갖고 있다.필자는 박사 논문을 제출하고 토론토 대학병원 소아 신경과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는 예비박사다. 4년이란 시간은 비록 케임브리지의 800년에 비할 바 못되지만, 박사 생활을 하며 느꼈던, 케임브리지만의 독특한 시스템과 과거로부터, 그리고 현재까지의 명성을 이어온 그 힘에 대해서 사견을 피력하려 한다.
케임브리지 대학은 31개의 칼리지를 근간으로 형성된 대학이다. 대학과 칼리지의 공존은 케임브리지의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예이기도 하다. 전체를 대표하는 케임브리지 대학, 이와 더불어 독립성을 갖고 자유로운 경쟁을 하는 소규모 칼리지들, 서로의 공존이 불합리하듯 하나 그 실체는 전혀 그렇지 않다. Prof. Alison Richard (현 케임브리지 대학 부총장)의 말씀에 의하면, 하나의 케임브리지 대학과 서른 한개의 칼리지는 거시적인(macro) 시스템과 미시적인(micro) 시스템의 완벽한 조화이며 강한 케임브리지의 힘이라고 역설하시곤 한다.
이렇듯, 케임브리지 대학의 근간이 되는 칼리지 시스템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 역할은,학생들에게 케임브리지의 전통과 역사 그리고 협동심과 더불어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과의 활발한 의사소통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일명 슈퍼비전 (supervision system)이라 하여, 작은 그룹을 지어 방과후에 소속 칼리지 학생들에게 개별적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케임브리지대학은, 전공을 불문하고 모든 학생의 성적을 한곳에서 공개하며, 매년 이를 기반으로 칼리지간의 순위를 정하고 있다. 그렇기에, 칼리지 중심의 슈퍼비전은 상당히 체계적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많은 이들은 양질의 슈퍼비전이 학생들의 좋은 학업 성적으로 이어지는데 별다른 이견을 두지 않는다. 혹자는 이 슈퍼비전이 케임브리지의 명성을 유지해주는 뿌리라고 추켜 세우기도 한다. 모름지기 대학에서 체계적인 과외를 해주는 교육 시스템을 갖고 있으며 학생들, 특히 학부 학생은 전원 칼리지 기숙사 생활을 교칙으로 하고 있다.
그 외에, 필자에게 인상적인 또 다른 케임브리지의 모습은, 다양한 교육 여건이다. 영국의 다른 학교들과 비교해 볼 때, 현저히 적은 비영국인 학생이 생활하는 곳이 이곳 케임브리지다. 총 학생의 27%만이 외국 학생들이며 나머지는 영국 국적을 가진 학생들로 이루어졌다. 이마저도 상당 부분은 미국, 유럽 그리고 중국 학생들에 의해 얻어진 수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임브리지대는 외국 교육기관과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케임브리지엔, MIT-Cambridge 기관이 있다. 미국 메사츄세츠 공과 대학(MIT)과 함께 설립한 기관으로 매해 상당수의 학생이 MIT로부터, 또한 많은 케임브리지 학생들이 MIT로 가서 수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삶을 기술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필자는 의학과 공학을 함께 공부하고 있으며, 이는 케임브리지에서도 다소 예외적인 경우이다. 일과 시간에는 케임브리지 대학 병원인 Addenbrooke's Hospital, 신경외과에서 뇌 질병 (e.g. Hydrocephalus, BIH) 및 상해 (traumatic brain injury) 진단 그리고 수술 보조를 하고, 방과후에야 비로소 이와 관련된 연구들을 하고 있다. 일주일에 하루는 공과 대학으로 출근하며, 보통 교수님과의 미팅 및 뇌 질병들에 대한 컴퓨터 모델링을 주로한다. 학교생활 중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은 활발한 과외 활동이다. 필자 또한 박사 기간 중, 케임브리지 한인 학생회 회장 (2007~2008) 그리고 케임브리지, 옥스퍼드, 임페리얼 칼리지 그리고 스푸루와 연계해, CIONS (Cambridge, Imperial , Oxford network and SPRU) 라는 학술 교류 모임을 지인들과 함께 만들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초대 대표로서 얻었던 값진 경험과 배움은 4년간의 뇌연구 이상의 값진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세계 여러 곳에서 지금 이 순간 학업에 매진하시는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다. 다양한 경험과 배움 성공과 좌절 그 모든 것이 우리가 대학으로부터 받아야 할 진정한 졸업장이라고.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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