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24일 목요일

해외 대학 진학 트렌드 학생의 비전에 맞는 대학 선택 늘어

2013년 하반기부터 올 4월까지 유럽과 중남미, 아시아 주요 도시를 돌아다니며 수천 명의 미래 글로벌 인재를 만났다. 한국의 위상은 25년 전과 크게 달라졌다. 아시아 각국 대형 마트에는 한국 제품이 가장 잘 보이는 구역에 진열돼 불티나게 팔린다. 세계 최고 수준의 명문교 학생들도 K-POP에 열광한다. 국내 기업의 가전제품과 첨단기기, 자동차가 방문한 도시에 넘쳐나는 것을 보며 글로벌·융복합 시장을 이끌기 위해 할 일을 생각했다. 빠르게 선진화하는 글로벌 인재상을 따라잡는 일이다.

◇자신의 학업 계획에 맞춰 대학 지원

2000년대와 달리 요즘 상담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학업 계획에 맞춰 활발하게 외국 대학에 지원한다. 과거 명문 외국어고 학생들에게서만 볼 수 있던 현상이다. 국내 명문대 글로벌 전형과 △예일-NUS대학(Yale-NUS) △뉴욕대 상하이·아부다비 캠퍼스 △송도글로벌캠퍼스 내 대학 등을 다양하게 선택하는 식이다. 이 학생들은 자신의 장점·진로를 먼저 설정하고, 이에 걸맞은 대학원·학부 교육과 선발 방법을 거꾸로 되짚어가며 최종 선택한다. 대학의 이름값은 우선 고려 사항이 아니다. 최근에 아이비리그를 포기하고 홍콩대 경영대학을 지원한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해외 교육 제도는 해마다 진화

서던캘리포니아대(USC)·홍콩과학기술대(HKUST)·보코니대(Bocconi)는 각 대학이 가진 장점을 합해 '합동 경영학 학사 학위'(WBB〈World Bachelor in Business〉 program)를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에 입학하면 순서대로 USC·HKUST·보코니대에서 1년씩 공부하게 된다. USC에서는 현장 경험을 쌓고 경제분야의 리더를 만나 함께 토론한다. 이후 아시아 경제 중심지 홍콩에서 과학기술분야를, 유럽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는 밀라노에서 금융·유럽 시장을 공부한다. 4학년 때는 이 세 학교 중 하나를 선택해 심화 수업을 이수한다. 자신의 식견과 잠재성을 크게 늘릴 수 있는 기회로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특별한 점이다.

◇인재를 기르는 정책에 집중해야

WBB 프로그램처럼 해외 명문대는 매년 우수한 교육 제도를 신설하고 있다. 고교 교육 과정 또한 대학에서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개혁안을 발표한다. 미국대학입학자격시험(SAT)을 주관하는 칼리지보드(College Board)는 기존에 운영하던 대학 선이수 프로그램(AP)을 발전시켜 AP 캡스톤(Capstone)을 개발했다. 학생 스스로 연구 주제를 정하고 이를 조사·토론하고 발표해 대학 입학에 그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다. 영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인 A레벨과 중등학교졸업자격시험(GCSE)의 난이도 상승, 일본의 토플 성적 의무화 방안 등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려는 교육 정책은 대세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국내 교육정책은 영어 학습 규제에만 매달린다. 한두문제로 학생의 대학·진로가 갈리는 것도 문제다. 이 상황에서 비전과 국제적 안목을 갖춘 글로벌인재는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다. 이는 국부 유출임을 명심하고 우수한 인재 양성 정책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조선일보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