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美 명문대 합격생4인을 만나다
토론·적정기술 활동·올림피아드·소논문… 나만의 '특별함'으로 해외 명문대 갔다·SAT: 2400점
·GPA: 전 과목 A
·특이사항: AP 13과목 이수, 적정기술 동아리 등 다양한 비교과 활동
한예린(19·대원외국어고 졸)양은 SAT(미국 대입 자격시험)와 GPA(내신)에서 만점을 받았고 AP(대학 과목 선이수제)를 13과목이나 이수했다. 그럼에도 그는 “성적보다 중요한 건 비교과 활동”이라며 “대학 측은 우리가 얼마나 다양하고 깊이 있는 활동을 했는지 보면서 가능성을 가늠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한양의 비교과 내역은 △교내 토론 동아리 캡틴 △모의유엔대회(17개) △라크로스 청소년 국가대표 △성소수자 인권 동아리 등 손가락으로 다 꼽기도 어렵다. 그는 “2학년 말까지 여러 분야를 접해보고 3학년부턴 그중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한양은 낙후 지역을 위한 지속가능한 기술을 가리키는 ‘적정기술’ 활동에 파고들었다. 민사고·한영외고·외대부고 친구들까지 모아 설립한 적정기술 단체는 관련 대회를 개최하고 함께 기사를 번역하는 봉사를 하거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공부하기도 했다. 스타트업 포럼에도 참가하는 등 영역은 점점 확장됐다. 그는 “흥미 있는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보라”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 나무가 가지를 뻗어나가듯 탐구 영역도 넓고 깊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SAT: 2340점(2400점 만점)
·특이사항: AP 9과목 이수, 국내외 토론대회 30여 회 수상, 한국철학올림피아드 대상 등
김지훈(19·청심국제고 졸)군은 오는 9월부터 옥스퍼드대에서 철학·정치학·경제학 융합 과정(PPE)을 공부한다. 김군은 대학 합격 요인으로 ‘토론’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세계학교토론대회(USWSDC)에서 단체전 우승을 거두는 등 국내외 토론대회 수상 경력만 30여 회에 달한다. “중 1 때 첫 출전에선 완패했지만 꾸준히 연습하면서 실력이 늘었습니다. 고 3 때까지 한 달에 1~2번씩 대회에 참가했어요.” 토론의 힘은 옥스퍼드대 압박 면접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옥스퍼드대 면접은 시간제한 없이 지원자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할 때까지 진행된다. 지원자의 역량을 완벽히 끄집어내는 것이다. 김군은 면접관인 정치학과·철학과·경제학과 교수로부터 각각 질문을 받았다. 정치학과 교수는 자료 분석 문제를, 철학과 교수는 ‘미(美)의 기준은 주관적인가, 객관적인가’라는 주제를 던졌다. 김군은 “토론의 기본은 자료 분석”이라며 “그동안 연습한 덕분에 특히 자료 문제의 함정을 쉽게 찾았다”고 했다. 토론대회에 참가하며 발표에 익숙해진 그는 “많이 훈련한 덕에 실수를 해도 긴장하지 않고 면접을 무사히 마쳤다”고 했다.
·ACT: 33점(36점 만점)
·GPA: 전 과목 A
·특이사항: AP 10과목 이수, 국제천문천체물리학 올림피아드 2회 수상 등
“주변 사람들 누구도 제가 예일대에 합격할 거라곤 생각 못했어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김연재(19·용인한국외대부설고 졸)양이 이같이 말한 이유는 그의 성적 때문이다. 그는 ACT 36점 만점에 33점을 받았다. SAT로 환산하면 2200점 안팎이다. 김양의 강점은 따로 있었다. 그는 중 2 땐 서울대 영재원에 다녔고, 고 2 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청소년과학영재사사’ 프로그램을 통해 한림원 교수에게 1대1 멘토링을 받았다. 중 3과 고 3 땐 국제천문천체물리학 올림피아드 국가대표로 선발돼 은메달과 동메달을 각각 수상했다. 기초과학연구원이 주최하는 아시안사이언스캠프에도 국가대표로 참가했다. 김양은 이 내용을 에세이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그는 “자신의 관심 분야와 경험을 개성 있게 풀어내야 한다”며 “어떤 사람은 터무니없다고 생각할 동양의 음양이론과 서양의 블랙홀·화이트홀 이론이 내겐 상상력의 동기가 됐다고 쓴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김양은 “합격자의 스펙에 대한 소문을 믿지 말라”며 “지나치게 낮은 점수가 아니라면 시험보다 비교과와 자기소개서에 힘을 쏟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IB디플로마: 42점(45점 만점)
·특이사항: AP 2과목 이수, 한국사업대회 은상, 국제 IB 학생회의 참석 등
남태평양의 섬나라 통가에서 유학 중이던 권태욱(18·경기외고 졸)군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가 터지면서 중 1 때 귀국했다. 이 일로 경제가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을 깨달은 권군은 경제 기사와 각종 경제서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 그는 IB디플로마(국제 공통 고등학교 학위 과정)를 국내 학교 최초로 도입한 경기외고에 진학했다. 권군은 “심화 토론을 하면서 논리력을 키우는 IB 과정 수업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권군은 대입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IB 과정의 졸업시험 격인 소논문(Extended Essay) 작성일 것으로 추측했다. 소논문은 자기소개서에서 △전공에 대한 관심 △전공 관련 학업 성취를 요구하는 영국 대학 입시에 적합한 과제다. “논문에서 세금 등 가격 요소의 변화에 따라 금연 정책의 효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봤어요. 찾은 자료에 따라 연구 방향을 수정해나갈 땐 진짜 경제학자가 된 기분이 들었죠.” 그는 “추가 면접 없이 합격한 걸 보면 교내 활동만으로 경제학에 대한 높은 관심을 충분히 증명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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