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3일 금요일

글로벌 톱10에 든 학과, 한국은 2년 연속 한 곳도 없어

[QS 2020 세계대학평가] 48개 학과별 순위

싱가포르 대학은 8개 학과가 톱10… 톱 20 학과에도 국내大는 3곳뿐
4차 산업혁명 핵심으로 꼽히는 AI 관련 컴퓨터 공학은 30위 밖

영국의 글로벌 대학 평가 기관 QS가 12일 발표한 '2020 세계 대학 평가 학과별 순위'는 5개 학문 분야, 48개 전공 분야별로 500위까지 대학 순위를 매겼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톱 10'에 들어간 국내 대학 학과는 단 하나도 없었다. '톱50' 한국 대학 학과는 지난해 61곳에서 올해 69곳으로 소폭 늘었지만 최상위권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았다. 이번 평가는 전 세계 83개 국가의 1350개 대학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 4차 산업혁명 관련 학과 30위 밖
국내 대학은 48개 세부 전공 중 세 개 학과가 20위 내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대 사회정책·행정학(14위), 현대언어학(17위),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17위) 등이다.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관 강의실에서 교수와 학생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카이스트는 2020 QS 세계대학 평가 5개 학문 분야 순위에서 ‘공학·기술’ 분야 16위로 국내 대학 중 가장 높은 성적을 냈다.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관 강의실에서 교수와 학생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카이스트는 2020 QS 세계대학 평가 5개 학문 분야 순위에서 ‘공학·기술’ 분야 16위로 국내 대학 중 가장 높은 성적을 냈다. /카이스트
200위 안에 든 국내 대학 세부 전공 중 재료과학(10개)과 예술·디자인(10개) 학과가 가장 많이 이름을 올렸다. 농·임학(9개), 화학공학(8개), 화학(8개), 기계·항공공학(7개), 전기·전자공학(7개), 토목·구조공학(7개), 물리·천문학(7개), 생물학(7개), 경영학(7개) 등의 학과도 200위 안에 다수 포진했다. 이공계 학과가 국내 대학의 경쟁력을 이끄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지난해 재료과학에서 국내 대학 중 순위가 가장 높았던 카이스트는 17위에서 19위로 떨어졌고, 그다음이던 서울대도 20위에서 21위로 떨어졌다. 화학공학에서도 카이스트가 지난해 22위에서 올해 23위로, 서울대는 23위에서 25위로 떨어졌다.
글로벌 톱10 학과를 보유한 아시아 국가 명단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관련 학과 경쟁력은 세계 30위 밖으로 집계됐다. 컴퓨터공학과에서 카이스트가 36위로 국내 최고 순위에 올랐고, 서울대가 48위로 뒤를 이었다. 100위내 국내 대학은 고려대(51~100위)를 포함해 3곳뿐이다. 로봇 기술과 관련된 기계·항공공학과에서 국내 최고 순위인 카이스트는 올해 22위로 지난해보다 7계단 내려갔다.

지난 10여년간 등록금 동결에 따른 대학 재정난이 국내 대학 경쟁력 약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교육계 인사는 "대학 돈줄이 마르면서 이공계 연구 활동이 위축돼왔고 세계적으로 우수한 교수를 스카우트할 여건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배영찬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교육부가 대학에 학생 선발권조차 보장해주지 않는 마당에 어떻게 대학이 혁신을 하고 글로벌 인재를 길러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2년 전 서울대 체육교육과 10위가 마지막 '톱10'
아시아 지역 국가의 대학들의 경우 싱가포르는 8개, 중국은 5개, 홍콩과 일본은 4개 학과가 10위 안에 들었다. 한국은 0개였다.

싱가포르 대학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난양공대는 재료과학(3위), 전기·전자공학(6위),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7위), 화학(9위) 등이, 싱가포르국립대는 화학공학(7위), 토목·구조공학(9위), 지리학(9위), 화학(9위) 등 각각 4개 학과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2020년 QS 세계대학평가 학과별 상위 대학 순위표
일본 도쿄대는  사회정책·행정학(7위), 현대언어학(8위), 물리·천문학(10위) 등 3개 학과, 중국 칭화대도 환경과학(9위), 재료과학(9위), 토목·구조공학(10위) 등 3개 학과가 10위 안에 들었다. 국내 대학은 스포츠관련학에서 서울대 체육교육과가 2018년 10위를 한 것이 마지막 '톱10' 진입이었다. 서울대 체육교육과는 지난해 12위에 이어 올해 22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한 대학 교수는 "지금처럼 대학 수업이 강의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교수들이 논문 많이 써서 대학 순위 지키는 방식으로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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