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치의학전문대학원 학부 복귀 영향
현재 고교 2학년이 대학에 진학하는 2015학년도에는 의대와 치대 입학 관문이 다소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의학·치의학전문대학원들이 대거 학부 체제로 복귀하기 때문이다.
7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5학년도 의대와 치대 학부 정원은 총 2937명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4학년도의 1770명보다 66%(1167명)나 늘어난 수치다. 기존 전문대학원 가운데 2015학년도에 완전히 학부 체제로 바뀌는 대학의 모집정원이 268명이고, 2017학년도에 학부 체제로 전환할 대학들이 뽑는 정원 증가분이 899명이다.
정원 증가분을 계열별로 보면 의대는 가톨릭대(65명) 경북대(77명) 경상대(53명) 경희대(77명) 부산대(88명) 이화여대(53명) 인하대(34명) 전북대(77명) 조선대(88명) 충남대(77명) 등 10개교에 689명이다. 치대는 경북대(42명) 경희대(56명) 전북대(28명) 조선대(56명) 등 4개교에 182명이다.
이는 현재 고교 3학년 가운데 의대나 치대를 희망하는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의 입시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상위권 학생 중 상당수는 재수를 하면 의대, 치대 정원이 더 늘어난다는 점을 의식해 올해 입시에서 상향 지원을 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앞서 정부는 2010년에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의·치의학 교육체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의·치의학 교육제도 개선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학부와 전문대학원을 병행한 대학들은 2015학년도부터, 전문대학원만 운영한 대학들은 2017학년도부터 예전의 의대, 치대 학부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동아일보
2013년 7월 11일 목요일
입시 트렌드와 성적표 분석법부터 정복을
여름방학을 앞두고 자녀와 함께 1학기 성적을 점검하고 향후 학습과 입시준비 전략을 준비할 때다. 하지만 중고교생 자녀들은 “엄마가 입시를 알아?”하며 부모의 관여를 거부하기 일쑤라고 학부모들은 입을 모은다. 그만큼 자녀에게 실질적인 조언과 맞춤형 전략을 제공해주기 위한 정보와 안목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 때가 아닐 수 없다.
중고교생 학부모를 위한 학습·입시강좌 ‘학부모 입시교실’의 강사로 나선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장을 만나, 내 자녀의 ‘학습·입시 매니저’가 되기 위해 부모가 반드시 체크해야 할 3대 포인트를 짚어봤다.
[1] 정부 따라 교육정책도 널뛰기?
고입 전형은 중3, 대입 전형은 고3 때 진행되지만 자녀가 준비할 입시 전형과 학교를 정하고 실제적인 대비를 할 수 있는 때는 1, 2학년 시기다. 자녀의 입시전략을 미리 설계하는 ‘똑똑한’ 학부모가 되려면 입시정책이 그동안 변화한 양상을 살피면서 2, 3년 후의 입시를 내다보는 안목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장관이 바뀌면 교육정책도 바뀌니 도무지 모르겠다”며 고개만 젓는 여느 학부모의 수준을 넘어서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소장은 “현 정부가 빠르면 다음 달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새 대입정책은 수시나 정시에서 내신, 수능, 대학별고사(논술), 비교과 등 4가지 요소가 혼합됐던 기존 방식을 깰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정부가 ‘내신 중심’ 선발방식을 확대할 것을 대학들에 요구할 경우 일시적으로는 수시모집의 중요성이 커지겠지만, 대학들은 대체로 수능 중심 선발을 선호하기 때문에 점차 수시모집을 축소하는 방법으로 내신 영향력을 줄이려 할 것이라 전망하는 ‘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 내신과 학생부는 같은 것?
학부모가 자녀의 학습과 입시준비에 대해 제대로 된 진단과 조언을 내놓기 어려운 것은 학교 교육과정과 입시 체계에 대해 ‘기본개념’부터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 소장은 “학부모 중 상당수는 올해 처음 실시되는 수준별 A·B형 수능에서 ‘표준점수’가 지니는 맥락과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학생부’와 ‘내신 성적’을 같은 개념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자녀의 학습과 진학을 ‘컨설팅’하기 위해서는 최근 도입된 ‘절대평가제’가 도입된 배경은 무엇인지, ‘자율고’ ‘중점학교’ 등 새로운 학교 유형이 입시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등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3] ‘등급’만 알면 된다?
영역별 석차·취약점 파악이 중요!
자녀의 학습과 입시준비에 비교적 관심이 많은 학부모의 경우에도 단순히 자녀가 잘하고 못하는 과목만 구분할 수 있을 뿐 자녀의 영역별 전국 석차는 얼마인지, 자녀가 자주 틀리는 문제 유형은 무엇인지 등을 아는 경우는 드물다.
이 소장은 “학부모가 직접 자녀의 내신 성적표를 토대로 평균 내신등급을 계산해보고 모의고사 전국 석차 추이를 그래프로 그려 실제 수능에서의 결과를 가늠해볼 수 있어야 한다”면서 “모의고사 성적표에서는 점수나 등급만 볼 게 아니라 영역별로 반복되는 오답 유형을 추려내 방학동안 취약점을 보완하는 전략을 세워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 소장은 “고가의 입시컨설팅을 이용하지 않고 학부모가 자녀와 함께 대화하며 학습과 입시전략을 세울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이미 서울지역에서 학부모들의 호평을 받은 ‘학부모 입시교실’을 통해 ‘엄마표’ 입시컨설팅 비법을 배워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중고교생 학부모를 위한 학습·입시강좌 ‘학부모 입시교실’의 강사로 나선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장을 만나, 내 자녀의 ‘학습·입시 매니저’가 되기 위해 부모가 반드시 체크해야 할 3대 포인트를 짚어봤다.
[1] 정부 따라 교육정책도 널뛰기?
입시 ‘흐름’을 읽자!
고입 전형은 중3, 대입 전형은 고3 때 진행되지만 자녀가 준비할 입시 전형과 학교를 정하고 실제적인 대비를 할 수 있는 때는 1, 2학년 시기다. 자녀의 입시전략을 미리 설계하는 ‘똑똑한’ 학부모가 되려면 입시정책이 그동안 변화한 양상을 살피면서 2, 3년 후의 입시를 내다보는 안목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장관이 바뀌면 교육정책도 바뀌니 도무지 모르겠다”며 고개만 젓는 여느 학부모의 수준을 넘어서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소장은 “현 정부가 빠르면 다음 달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새 대입정책은 수시나 정시에서 내신, 수능, 대학별고사(논술), 비교과 등 4가지 요소가 혼합됐던 기존 방식을 깰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정부가 ‘내신 중심’ 선발방식을 확대할 것을 대학들에 요구할 경우 일시적으로는 수시모집의 중요성이 커지겠지만, 대학들은 대체로 수능 중심 선발을 선호하기 때문에 점차 수시모집을 축소하는 방법으로 내신 영향력을 줄이려 할 것이라 전망하는 ‘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 내신과 학생부는 같은 것?
입시 용어·개념부터 명확히 알자!
학부모가 자녀의 학습과 입시준비에 대해 제대로 된 진단과 조언을 내놓기 어려운 것은 학교 교육과정과 입시 체계에 대해 ‘기본개념’부터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 소장은 “학부모 중 상당수는 올해 처음 실시되는 수준별 A·B형 수능에서 ‘표준점수’가 지니는 맥락과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학생부’와 ‘내신 성적’을 같은 개념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자녀의 학습과 진학을 ‘컨설팅’하기 위해서는 최근 도입된 ‘절대평가제’가 도입된 배경은 무엇인지, ‘자율고’ ‘중점학교’ 등 새로운 학교 유형이 입시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등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3] ‘등급’만 알면 된다?
영역별 석차·취약점 파악이 중요!
자녀의 학습과 입시준비에 비교적 관심이 많은 학부모의 경우에도 단순히 자녀가 잘하고 못하는 과목만 구분할 수 있을 뿐 자녀의 영역별 전국 석차는 얼마인지, 자녀가 자주 틀리는 문제 유형은 무엇인지 등을 아는 경우는 드물다.
이 소장은 “학부모가 직접 자녀의 내신 성적표를 토대로 평균 내신등급을 계산해보고 모의고사 전국 석차 추이를 그래프로 그려 실제 수능에서의 결과를 가늠해볼 수 있어야 한다”면서 “모의고사 성적표에서는 점수나 등급만 볼 게 아니라 영역별로 반복되는 오답 유형을 추려내 방학동안 취약점을 보완하는 전략을 세워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 소장은 “고가의 입시컨설팅을 이용하지 않고 학부모가 자녀와 함께 대화하며 학습과 입시전략을 세울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이미 서울지역에서 학부모들의 호평을 받은 ‘학부모 입시교실’을 통해 ‘엄마표’ 입시컨설팅 비법을 배워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해외대학 진학, 그 명과 암
해외 대학 진학 고려하는 중하위권 수험생, 체크포인트
《충남의 한 고교를 졸업하고 일본의 한 지역거점 국립대에서 기계지능·항공공학을 전공 중인
이모 씨(20). 그는 성적에 맞춰 국내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외국 대학 진학을 선택한 경우다.
고3 수능 모의고사 성적은 언어 5, 6등급, 외국어 3, 4등급. 이 씨는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에 못 가느니
한국보다 연구환경이 더 잘 갖춰졌다고 알려진 일본 대학에 진학하는 게 낫겠다 싶어
고2 때부터는 유학 준비에만 전념했다”고 말했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해외 대학 진학을 목표로 준비하는 고교생이 늘고 있다. 특히 서울 소재 하위권 대학이나 수도권 대학, 지방대 등에 진학하는 중하위권 학생 중 국외 대학으로 눈길을 돌리는 이 씨와 같은 경우가 증가하는 추세.
유학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해외 대학에 진학하려는 고교생 중에는 상위권 학생도 있지만 ‘지방대 대신 외국 대학을 가겠다’는 중하위권 학생이 더 많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의 한 유학업체 대표 B 씨는 “학력과 취업경쟁이 더욱 심해지는 현실을 고려할 때, 자녀가 이렇다 할 비전이 안 보이는 대학에 가느니 차라리 외국 대학을 나와 그곳에서라도 자리를 잡길 바라는 학부모가 많다”고 전했다.
편입 목적 미국 ‘전문대’ 인기… 헝가리·키르기스스탄 ‘의대’ 원정도
중하위권 고교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유학지는 상위권 고교생들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캐나다 등 영미권. 하지만 이들 중에는 미국 주요 4년제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필수요건인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성적을 갖추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아 대부분 토플 성적만으로 입학 가능한 커뮤니티 칼리지(2년제)에 진학 후 4년제 대학으로의 편입을 도모하는 경우가 많다.
어학연수를 위한 유학생이 많은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권 대학에서 학위를 얻으려는 국내 학생도 늘고 있다.
유학업체 대표 C 씨는 “동남아권 대학의 경우 최근까지는 영미권 대학으로 편입하기위해 1, 2년 머무는 ‘경유지’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미국·영국·캐나다 등 영미권 명문 대학의 학사시스템을 운영하면서 본교가 발급하는 학사학위도 주는 대학이 늘면서 이들 대학을 찾는 국내 학생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에서 못 이룬 ‘의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중국은 물론이고 동유럽, 중앙아시아 등지로 원정을 떠나는 학생도 적지 않다.
경기지역의 한 고교 교사 김모 씨는 “매년 중위권 학생 중 서너 명이 외국 대학에 진학하는 우리 학교의 경우 최근 한 학생이 키르기스스탄 의대에, 또 다른 학생은 미국 공과대학 편입을 목적으로 방글라데시 대학에 진학했다”고 말했다.
‘묻지마’ 유학行… 인가여부·취업여건부터 따져봐야
유학을 준비하는 중위권 학생들은 ‘해외 대학은 무조건 좋을 것’이라는 환상을 갖기보다는 진학하려는 대학이 교육시스템을 제대로 갖췄는지, 현지나 국내에서 취업할 수 있는 길이 마련돼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일이 중요하다.
국내 의사국가시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파라과이나 우즈베키스탄의 의대를 나와 국내 의사국가고시를 통과한 사례가 최근 있다.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국가의 의대를 졸업한 학생이 국내 의사국가고시를 통과한 사례는 극히 일부이며, 올해의 경우 예비시험 응시 접수자는 한 명도 없었다”면서 “동유럽도 국가에 따라 해당 국가의 의대를 나온 한국인 유학생이 국내 의사국가고시를 볼 자격을 가지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싸고 부실한’ 해외 의대를 나온 유학생 중 상당수는 국내 의사국가고시 예비시험조차 통과 못하는 수준인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대학의 인가 여부나 재정상태를 체크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의 한 자립형사립고 3학년 부장교사는 “국내 학생들이 진학한 미국 대학 중에는 미국 정부의 정식 인가를 받지 않았거나 학생비자 발급이 안 되는 부실한 곳인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학 성공? 외국어능력, 시간운영능력 확보가 관건
해외 대학을 고려한다면 충분한 학업이수 능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영미권 중하위권 대학이나 동남아지역 대학의 경우 입학만으로 졸업이 보장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유학컨설턴트 이모 씨는 “‘경북대에 못 가느니 서울대보다 좋은 미국 대학에 편입하겠다’며 미국 칼리지(전문대)에 입학한 학생 중 상당수는 수업을 따라갈 영어능력을 갖추지 못해 절반 가까이가 첫 학기 때 학업을 포기한다”고 전했다.
미국 위스콘신대 메디슨캠퍼스에 다니는 한국인 유학생 D 씨는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한국 학생들은 시험을 앞두고 한국인 선배를 찾아 ‘족보’를 입수하는 데 급급할 뿐 토론식으로 진행되는 본 수업에는 잘 참여하지 못해 좋은 학점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면서 “공부와 함께 봉사활동·인턴 등 다양한 외부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외국 대학의 특성을 고려해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과 시간관리 능력을 미리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동아일보
《충남의 한 고교를 졸업하고 일본의 한 지역거점 국립대에서 기계지능·항공공학을 전공 중인
이모 씨(20). 그는 성적에 맞춰 국내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외국 대학 진학을 선택한 경우다.
고3 수능 모의고사 성적은 언어 5, 6등급, 외국어 3, 4등급. 이 씨는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에 못 가느니
한국보다 연구환경이 더 잘 갖춰졌다고 알려진 일본 대학에 진학하는 게 낫겠다 싶어
고2 때부터는 유학 준비에만 전념했다”고 말했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해외 대학 진학을 목표로 준비하는 고교생이 늘고 있다. 특히 서울 소재 하위권 대학이나 수도권 대학, 지방대 등에 진학하는 중하위권 학생 중 국외 대학으로 눈길을 돌리는 이 씨와 같은 경우가 증가하는 추세.
유학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해외 대학에 진학하려는 고교생 중에는 상위권 학생도 있지만 ‘지방대 대신 외국 대학을 가겠다’는 중하위권 학생이 더 많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의 한 유학업체 대표 B 씨는 “학력과 취업경쟁이 더욱 심해지는 현실을 고려할 때, 자녀가 이렇다 할 비전이 안 보이는 대학에 가느니 차라리 외국 대학을 나와 그곳에서라도 자리를 잡길 바라는 학부모가 많다”고 전했다.
편입 목적 미국 ‘전문대’ 인기… 헝가리·키르기스스탄 ‘의대’ 원정도
중하위권 고교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유학지는 상위권 고교생들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캐나다 등 영미권. 하지만 이들 중에는 미국 주요 4년제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필수요건인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성적을 갖추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아 대부분 토플 성적만으로 입학 가능한 커뮤니티 칼리지(2년제)에 진학 후 4년제 대학으로의 편입을 도모하는 경우가 많다.
어학연수를 위한 유학생이 많은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권 대학에서 학위를 얻으려는 국내 학생도 늘고 있다.
유학업체 대표 C 씨는 “동남아권 대학의 경우 최근까지는 영미권 대학으로 편입하기위해 1, 2년 머무는 ‘경유지’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미국·영국·캐나다 등 영미권 명문 대학의 학사시스템을 운영하면서 본교가 발급하는 학사학위도 주는 대학이 늘면서 이들 대학을 찾는 국내 학생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에서 못 이룬 ‘의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중국은 물론이고 동유럽, 중앙아시아 등지로 원정을 떠나는 학생도 적지 않다.
경기지역의 한 고교 교사 김모 씨는 “매년 중위권 학생 중 서너 명이 외국 대학에 진학하는 우리 학교의 경우 최근 한 학생이 키르기스스탄 의대에, 또 다른 학생은 미국 공과대학 편입을 목적으로 방글라데시 대학에 진학했다”고 말했다.
‘묻지마’ 유학行… 인가여부·취업여건부터 따져봐야
유학을 준비하는 중위권 학생들은 ‘해외 대학은 무조건 좋을 것’이라는 환상을 갖기보다는 진학하려는 대학이 교육시스템을 제대로 갖췄는지, 현지나 국내에서 취업할 수 있는 길이 마련돼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일이 중요하다.
국내 의사국가시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파라과이나 우즈베키스탄의 의대를 나와 국내 의사국가고시를 통과한 사례가 최근 있다.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국가의 의대를 졸업한 학생이 국내 의사국가고시를 통과한 사례는 극히 일부이며, 올해의 경우 예비시험 응시 접수자는 한 명도 없었다”면서 “동유럽도 국가에 따라 해당 국가의 의대를 나온 한국인 유학생이 국내 의사국가고시를 볼 자격을 가지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싸고 부실한’ 해외 의대를 나온 유학생 중 상당수는 국내 의사국가고시 예비시험조차 통과 못하는 수준인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대학의 인가 여부나 재정상태를 체크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의 한 자립형사립고 3학년 부장교사는 “국내 학생들이 진학한 미국 대학 중에는 미국 정부의 정식 인가를 받지 않았거나 학생비자 발급이 안 되는 부실한 곳인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학 성공? 외국어능력, 시간운영능력 확보가 관건
해외 대학을 고려한다면 충분한 학업이수 능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영미권 중하위권 대학이나 동남아지역 대학의 경우 입학만으로 졸업이 보장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유학컨설턴트 이모 씨는 “‘경북대에 못 가느니 서울대보다 좋은 미국 대학에 편입하겠다’며 미국 칼리지(전문대)에 입학한 학생 중 상당수는 수업을 따라갈 영어능력을 갖추지 못해 절반 가까이가 첫 학기 때 학업을 포기한다”고 전했다.
미국 위스콘신대 메디슨캠퍼스에 다니는 한국인 유학생 D 씨는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한국 학생들은 시험을 앞두고 한국인 선배를 찾아 ‘족보’를 입수하는 데 급급할 뿐 토론식으로 진행되는 본 수업에는 잘 참여하지 못해 좋은 학점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면서 “공부와 함께 봉사활동·인턴 등 다양한 외부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외국 대학의 특성을 고려해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과 시간관리 능력을 미리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동아일보
의대·치의대 입학정원, 2015년에 1200명 증원
의전원·치전원 운영하던 15곳, 2017년부터 의대·치대로 전환
학위·학비 차이로 잡음 일자 대학들, 의·치대로 회귀 요구
의·치대는 예과(豫科) 2년·본과(本科) 4년 등 총 6년 과정이라 2017년에 의·치대로 전환하려면 2년 전인 2015학년도 입시에서 예과 학생을 미리 뽑아야 한다.
이에 따라 교육 당국은 의·치전원과 의·치대를 병행 운영하는 대학은 2015학년도부터, 의·치전원으로만 운영하는 대학은 2017학년도부터 의·치대로 전환하는 '의·치의학 교육제도 개선계획'을 지난 2010년 7월에 발표했다. 7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5학년도 의·치대 입학 정원은 총 2965명이다. 2013·2014학년도 정원 1770명보다 1195명 늘어난 숫자다. 세부적으로 보면 ①의전원으로만 운영하던 가톨릭대·부산대·충남대 등 대학 11곳이 뽑는 717명, ②경북대·조선대 등 치전원으로만 운영하던 대학 4곳이 선발하는 182명, 그리고 ③2015학년도 의·치대 전환을 앞두고 2013학년도부터 학부생을 선발해 온 대학 12곳이 학사편입 등으로 추가로 뽑는 296명 등을 포함해 정원이 1195명 늘어난다.
내년부터 의·치대 학부 입학 정원이 늘어나면서 의·치전원에 입학하려는 학생들이 선호하던 자연과학 전공 지원율은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투스청솔 오종운 평가이사는 "이과 학생들 가운데 상위권이 의대로 몰리면서, 생명과학이나 화학 등의 인기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의전원으로 계속 남는 대학은 가천대·강원대·건국대·동국대·제주대 5곳이며, 치전원을 유지하는 대학은 부산대·서울대·전남대 3곳이다. 2017학년 기준으로 의대 학부 입학 정원은 3118명, 의전원 정원은 218명이다. 치대는 학부 정원이 528명, 치전원 정원이 240명이다.
조선일보
세종국제고 사례로 본 국제고 입시
글로벌 인재로의 성장 가능성 부각시켜라
세종국제고등학교(세종특별자치시 아름동, 이하 '세종국제고')는 중부권 최초의 국제고로 2013학년도에 첫 신입생을 선발, 개교했다. 세종국제고는 스마트 교육을 기반으로 최첨단 시설을 완비해 개교 이전부터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아 왔다. 신입생 모집 당시에도 전국 각지에서 지원자가 몰리며 2.31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전국 국제고 평균 경쟁률은 2.02대1). 중부권 소재 공립 특수목적고란 점, 학생·교직원 모집이 전국 단위로 진행된 점 등이 특히 주목받았다.
세종국제고 지원 자격은 △세종시 거주자 △세종시 소재 중학교 졸업자 △국제고가 없는 시·도 중학교 졸업자 등에게 주어진다. 이에 따라 2014학년도 입시엔 서울·경기·인천·부산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중학생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국제고 입시는 전국 단위 외국어고 입시와 마찬가지로 자기주도학습 전형이 주를 이룬다. 세종국제고의 신입생 선발 인원은 총 100명. 학급당 20명씩 5개 학급 규모다. 전형은 2개 단계에 걸쳐 200점 만점으로 진행된다. 1단계에선 영어 내신 성적(160점, 출결 감점 적용)으로 정원의 1.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선 1단계 성적과 면접(40점)을 합산,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내신 반영 기간은 학교별로 다르다. 서울국제고·부산국제고는 2·3학년 중간·기말고사 성적을 모두 반영하는 반면, 경기도 소재 국제고와 인천국제고·세종국제고는 이 중 3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제외한 나머지 성적만 반영한다. 면접 배점은 '자기주도학습 영역'이 30점, '인성 영역'이 10점이다. 전자엔 △지원 동기 △진로 계획 △독서 활동 등이, 후자엔 △나눔과 배려 △타인 존중 △갈등 관리 △관계 지향성 △규칙 준수 등이 각각 포함된다.
국제고 입시는 기본적으로 외국어고와 엇비슷하게 진행된다. 다만 전형 과정에서 '국제 전문 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잠재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부각시켜야 합격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엔 유의해야 한다. 특히 자기개발계획서 작성 단계와 면접 단계에서 이 부분을 명료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다.
조선일보
세종국제고 지원 자격은 △세종시 거주자 △세종시 소재 중학교 졸업자 △국제고가 없는 시·도 중학교 졸업자 등에게 주어진다. 이에 따라 2014학년도 입시엔 서울·경기·인천·부산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중학생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국제고 입시는 전국 단위 외국어고 입시와 마찬가지로 자기주도학습 전형이 주를 이룬다. 세종국제고의 신입생 선발 인원은 총 100명. 학급당 20명씩 5개 학급 규모다. 전형은 2개 단계에 걸쳐 200점 만점으로 진행된다. 1단계에선 영어 내신 성적(160점, 출결 감점 적용)으로 정원의 1.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선 1단계 성적과 면접(40점)을 합산,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내신 반영 기간은 학교별로 다르다. 서울국제고·부산국제고는 2·3학년 중간·기말고사 성적을 모두 반영하는 반면, 경기도 소재 국제고와 인천국제고·세종국제고는 이 중 3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제외한 나머지 성적만 반영한다. 면접 배점은 '자기주도학습 영역'이 30점, '인성 영역'이 10점이다. 전자엔 △지원 동기 △진로 계획 △독서 활동 등이, 후자엔 △나눔과 배려 △타인 존중 △갈등 관리 △관계 지향성 △규칙 준수 등이 각각 포함된다.
조선일보
2014학년도 과학고 입시 대비법
학년 말까지 내신 유지해야… 면접평가는 더 강화
이달부터 2014학년도 과학고 입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난해부터 과학고는 자기주도학습 전형 100%로 신입생을 선발해 왔다. 이 기조는 올해도 유지된다〈조선일보 3월 28일자 F3면 참조〉. 다만 세부 운영 방침엔 변화가 있다. 오늘은 2014학년도 과학고 입시 전형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한 합격 방안 몇 가지를 정리했다.
◇변화|학교 수 감소… 조기졸업자 20%로 제한
올해 신입생을 모집하는 과학고는 총 20개. 지난해보다 한 곳이 줄었다. 대전과학고와 광주과학고가 과학영재학교로, 일반계 고교인 대전 동신고가 대전동신과학고(가칭)로 각각 전환되며 나타난 변화다. 일부 과학고의 경쟁률은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주 지역 학생이 주로 진학하는 전남과학고와 전북과학고는 광주과학고가 과학영재학교로 바뀌며 입학 경쟁률이 다소 오를 전망이다.
조기졸업자 수는 대폭 줄어든다. 지난 2008년부터 5년간 과학고를 졸업한 6258명 중 조기졸업생은 5054명이었다. 이와 관련, 지난해 교육부(옛 교육과학기술부)는 과학고 교육 과정 내실화를 목적으로 '과학고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엔 조기졸업자 비율을 20% 선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올해 신입생부터 해당 방안이 적용되면서 2014학년도 입학생 중 조기졸업자는 344명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비|수학·과학 내신은 '상위 3%' 유지해야
내신성적은 지원자의 학업성취도와 성실성, 목표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기본 평가요소다. 엠베스트 회원 중 과학고 입학생의 중학교 수학·과학 백분위 평균은 상위 3.6%였다. 두 과목 내신성적이 상위 3%대는 유지돼야 한다는 얘기다. 더욱이 일부 과학고 입시(2단계 전형)에선 3학년 2학기 성적이 반영되므로 끝까지 내신 유지에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내신성적이 합격자 평균에 못 미치면 서류·면접 전형에서 자신의 수학·과학적 우수성을 입증해야 한다.
과학고 자기개발계획서는 외국어고나 국제고와 달리 수학·과학 심화학습 관련 질문이 포함된 게 특징이다〈박스1 참조〉. 과학고는 두 과목에 한해 속진·심화 수업이 동시에 이뤄진다. 정규 교과는 빠르게 훑고 전문 교과(고급수학·물리·화학·지구과학·생명과학 등)는 깊게 파는 식이다. 따라서 과학고 지원자는 자기개발계획서에서 구체적 사례를 통해 수학·과학 분야 재능을 입증해야 한다. 예를 들어 관련 연구나 체험활동을 했다면 시작동기·탐구과정·성과 등을 상세히 작성하는 게 좋다. 면접용 질문이 자기개발계획서 내용을 토대로 마련된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단, △교내·외 대회 입상 실적 △영재교육원·영재학급 교육과 수료 여부 △교과 관련 인증·능력시험 점수 등을 직접 기재하면 감점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지원자가 영재교육원 출신이라면 수료 여부는 제시하지 않되, 영재교육원에서 수행한 연구 활동을 언급해 진로와의 연계성을 보여주면 된다.
방문면접은 입학담당관 2명이 지원자의 출신 중학교를 직접 찾아가 진행한다. 지원자와 추천서 작성 교사에 대한 면접과 면담이 1시간 내외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자기개발계획서 내용의 진위를 파악하고 지원자의 수학·과학 분야 탐구활동 등을 심도 있게 검증한다. 소집면접은 지원자가 원서를 제출한 과학고에서 실시된다. 진행자는 대부분 수학·과학·인문 분야 입학담당관이다. 세종과학고의 경우 수학·과학 관련 질문(2개 이내)과 자기개발계획서에 관한 질문(3개 이내) 등으로 지원자를 검증했다. 한성과학고는 5개 공통 문항을 통해 지원자의 수학·과학적 창의사고력과 문제해결력, 리더십 등을 점검했다. 관심 분야의 재능을 알 수 있는 자기개발계획서 관련 질문은 1개에 불과했다. 경기북과학고는 △관심 있는 수학적 주제 △입학 후 연구하고 싶은 과학 분야 △흥미롭게 읽은 수학·과학 관련 도서 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부산과학고는 수학·과학 관련 상식을 묻는 3개 문항을 통해 논리적 사고력과 잠재력을 평가했다.
올해 과학고 입시에선 면접 평가 기준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므로 면접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실생활에서 접하는 각종 현상 중 수학·과학적으로 유의미한 걸 찾아보고 이와 관련한 이론·개념을 익혀야 한다. 자기개발계획서에 포함시킨 연구 활동이나 탐구 보고서를 중심으로 관련 원리와 실험 과정을 점검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박스1]
2013학년도 세종과학고 자기개발계획서 문항
1. 본교에 지원하게 된 동기와 본교에 진학하기 위해 노력한 점, 진로와 장래희망에 대해 기술하시오.(500자)
2. 수학 분야에서 스스로 계획을 세워 학습해 온 활동(동기·과정·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하시오.(1000자)
3. 과학 분야에서 스스로 계획을 세워 학습해 온 탐구 활동(탐구 동기·과정·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하시오.(1000자)
4-1. 읽은 책 중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권을 선택해 그 책을 선택한 이유와 그 책이 본인에게 끼친 영향을 기술하시오.(각 권당 250자)
4-2. 교내·외 봉사활동 중 의미 있는 사례를 들고 그 활동이 본인에게 끼친 영향을 기술하시오.(500자)
5. 교내·외 생활 중 협력·타인존중·갈등관리를 실천한 사례를 각각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하시오.(1000자)
조선일보
◇변화|학교 수 감소… 조기졸업자 20%로 제한
올해 신입생을 모집하는 과학고는 총 20개. 지난해보다 한 곳이 줄었다. 대전과학고와 광주과학고가 과학영재학교로, 일반계 고교인 대전 동신고가 대전동신과학고(가칭)로 각각 전환되며 나타난 변화다. 일부 과학고의 경쟁률은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주 지역 학생이 주로 진학하는 전남과학고와 전북과학고는 광주과학고가 과학영재학교로 바뀌며 입학 경쟁률이 다소 오를 전망이다.
조기졸업자 수는 대폭 줄어든다. 지난 2008년부터 5년간 과학고를 졸업한 6258명 중 조기졸업생은 5054명이었다. 이와 관련, 지난해 교육부(옛 교육과학기술부)는 과학고 교육 과정 내실화를 목적으로 '과학고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엔 조기졸업자 비율을 20% 선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올해 신입생부터 해당 방안이 적용되면서 2014학년도 입학생 중 조기졸업자는 344명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비|수학·과학 내신은 '상위 3%' 유지해야
내신성적은 지원자의 학업성취도와 성실성, 목표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기본 평가요소다. 엠베스트 회원 중 과학고 입학생의 중학교 수학·과학 백분위 평균은 상위 3.6%였다. 두 과목 내신성적이 상위 3%대는 유지돼야 한다는 얘기다. 더욱이 일부 과학고 입시(2단계 전형)에선 3학년 2학기 성적이 반영되므로 끝까지 내신 유지에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내신성적이 합격자 평균에 못 미치면 서류·면접 전형에서 자신의 수학·과학적 우수성을 입증해야 한다.
과학고 자기개발계획서는 외국어고나 국제고와 달리 수학·과학 심화학습 관련 질문이 포함된 게 특징이다〈박스1 참조〉. 과학고는 두 과목에 한해 속진·심화 수업이 동시에 이뤄진다. 정규 교과는 빠르게 훑고 전문 교과(고급수학·물리·화학·지구과학·생명과학 등)는 깊게 파는 식이다. 따라서 과학고 지원자는 자기개발계획서에서 구체적 사례를 통해 수학·과학 분야 재능을 입증해야 한다. 예를 들어 관련 연구나 체험활동을 했다면 시작동기·탐구과정·성과 등을 상세히 작성하는 게 좋다. 면접용 질문이 자기개발계획서 내용을 토대로 마련된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단, △교내·외 대회 입상 실적 △영재교육원·영재학급 교육과 수료 여부 △교과 관련 인증·능력시험 점수 등을 직접 기재하면 감점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지원자가 영재교육원 출신이라면 수료 여부는 제시하지 않되, 영재교육원에서 수행한 연구 활동을 언급해 진로와의 연계성을 보여주면 된다.
방문면접은 입학담당관 2명이 지원자의 출신 중학교를 직접 찾아가 진행한다. 지원자와 추천서 작성 교사에 대한 면접과 면담이 1시간 내외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자기개발계획서 내용의 진위를 파악하고 지원자의 수학·과학 분야 탐구활동 등을 심도 있게 검증한다. 소집면접은 지원자가 원서를 제출한 과학고에서 실시된다. 진행자는 대부분 수학·과학·인문 분야 입학담당관이다. 세종과학고의 경우 수학·과학 관련 질문(2개 이내)과 자기개발계획서에 관한 질문(3개 이내) 등으로 지원자를 검증했다. 한성과학고는 5개 공통 문항을 통해 지원자의 수학·과학적 창의사고력과 문제해결력, 리더십 등을 점검했다. 관심 분야의 재능을 알 수 있는 자기개발계획서 관련 질문은 1개에 불과했다. 경기북과학고는 △관심 있는 수학적 주제 △입학 후 연구하고 싶은 과학 분야 △흥미롭게 읽은 수학·과학 관련 도서 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부산과학고는 수학·과학 관련 상식을 묻는 3개 문항을 통해 논리적 사고력과 잠재력을 평가했다.
올해 과학고 입시에선 면접 평가 기준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므로 면접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실생활에서 접하는 각종 현상 중 수학·과학적으로 유의미한 걸 찾아보고 이와 관련한 이론·개념을 익혀야 한다. 자기개발계획서에 포함시킨 연구 활동이나 탐구 보고서를 중심으로 관련 원리와 실험 과정을 점검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2013학년도 세종과학고 자기개발계획서 문항
1. 본교에 지원하게 된 동기와 본교에 진학하기 위해 노력한 점, 진로와 장래희망에 대해 기술하시오.(500자)
2. 수학 분야에서 스스로 계획을 세워 학습해 온 활동(동기·과정·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하시오.(1000자)
3. 과학 분야에서 스스로 계획을 세워 학습해 온 탐구 활동(탐구 동기·과정·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하시오.(1000자)
4-1. 읽은 책 중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권을 선택해 그 책을 선택한 이유와 그 책이 본인에게 끼친 영향을 기술하시오.(각 권당 250자)
4-2. 교내·외 봉사활동 중 의미 있는 사례를 들고 그 활동이 본인에게 끼친 영향을 기술하시오.(500자)
5. 교내·외 생활 중 협력·타인존중·갈등관리를 실천한 사례를 각각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하시오.(1000자)
조선일보
2013년 7월 3일 수요일
닐스 보어(Niels Bohr) 는 어떻게 양자역학의 전설이 되었나?
수소 원자 모형 제안 100주년
Niels Bohr (1885–1962), Danish atomic physicist, Nobel Prize in physics
나는 좀머펠트에게서 낙관주의를, 괴팅겐 사람들에게서는 수학을, 보어에게서는 물리학을 배웠다.-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Prediction is very difficult, especially about the future.
예측은 매우 어려우며, 미래에 대해서는 특히 그렇다
An expert is a person who has made all the mistakes that can be made in a very narrow field.
(Niels Bohr)
전문가란 매우 협소한 분야에서 저지를 수 있는 모든 실수를 저질러본 사람이다.
올해는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DNA이중나선을 발견한지 60년이 되는 해다. 그런데 DNA 구조를 제안한 1953년 논문을 읽어보면 좀 당황스럽다. 불과 1000여 단어로 된 짧은 논문은 앞에 살짝 “이 구조가 지닌 새로운 특징은 생물학적으로 상당히 흥미롭다”라는 언급이 나올 뿐 대부분은 DNA, 즉 핵산의 화학에 대한 설명이다. 논문에 데이터는 전혀 없으며 DNA이중나선 구조를 묘사한 간단한 그림 모형이 전부다.
DNA구조에 대한 실험 데이터(X선 회절 사진)는 이어지는 모리스 윌킨스와 로절린드 프랭클린의 논문 두 편(각자 따로 논문을 썼다)에 나온다. 왓슨의 회고록 ‘이중나선’에 나와 있듯이 이들의 모형은 윌킨스가 왓슨에게 몰래 보여준 프랭클린의 X선 사진에서 큰 영감을 얻었다. 이와 함께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DNA의 염기조성을 분석한 오스트리아 출신 생화학자 에르빈 샤가프의 1950년 논문이다. 즉 여러 시료에서 DNA를 이루는 네 염기 아데닌(A), 구아닌(G), 티민(T), 시토신(C)의 비율을 분석해봤더니 아데닌과 티민이 1:1, 구아닌과 시토닌이 1:1로 존재하고 있더라는 것.
당시 샤가프는 이게 무얼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왓슨과 크릭은 프랭클린의 데이터에서 DNA가 이중나선일 거라는 확신을 얻자 샤가프 논문에서 두 쌍의 1:1이 뜻하는 바를 순간 깨달으면서 아데닌과 티민, 구아닌과 시토신이 짝을 이루는 DNA이중나선 구조가 생물학적으로 필연임을 확신했다. 지금 생각하면 샤가프가 다 잡은 고기를 놓친 것처럼 보이지만, 설사 시간이 더 있었더라도 그가 자신의 데이터만으로 DNA이중나선을 떠올릴 수는 없었을 것이다.

1922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을 무렵인 37세 때 닐스 보어.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비슷한 상황이 양자역학의 초창기에서도 일어났다. 꼭 100년 전인 1913년 7월, 28세인 덴마크의 이론물리학자 닐스 보어는 영국에서 발행되는 학술지 ‘철학매거진(Philosophical Magazine)’에 ‘원자와 분자의 구조에 대하여(1부)’라는 제목의 논문을 실었다. 뒤 이어 그해 9월과 11월에 각각 실린 2부와 3부까지 합쳐 전부 70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논문에서 보어는 당시까지 알려진 실험데이터와 이론을 놀라운 통찰력으로 짜 맞춰 오늘날 우리가 물리학 교과서에서도 볼 수 있는 ‘보어의 원자 모형’을 제안했다.
이 가운데 수소원자 모형을 제시한 1부가 기념비적인 논문이다. 학술지 ‘네이처’는 6월 6일자에 논문출간 100주년을 맞아 ‘양자 원자’라는 제목으로 특집을 꾸몄고 여기에 과학사가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존 헤일브론의 글이 포함됐다. 또 학술지 ‘사이언스’ 온라인판 6월 20일자에도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화학자 데이비드 클러리 교수의 글이 실렸다. 이들 글과 보어의 1913년 논문, 기타 자료를 토대로 닐스 보어의 삶과 업적을 돌아본다.
●수소원자 스펙트럼, 예측은 하지만 의미는 몰라
보어 모형은 원자에서 관찰되는 스펙트럼을 해석하려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원자에서는 연속적인 파장의 빛이 아닌 특정한 파장의 빛만 나오는데 보어는 이를 전자의 움직임과 연관시켜 설명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즉 전자는 연속적인 값이 아니라 불연속적, 즉 양자화된 특정한 에너지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고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넘어갈 때 해당하는 에너지 차이만큼의 빛(광자)을 내보내거나 흡수한다는 것.
보어의 수소원자 모형은 마치 태양을 둘러싼 행성의 궤도를 그려놓은 것 같은데, 태양 자리에 원자핵(양성자)이 있고 전자는 여러궤도 가운데 한 곳에 있다. 전자는 궤도가 아닌 공간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 각 궤도는 특정 에너지 상태를 뜻하므로 전자의 에너지는 양자화돼 있다. 전자는 궤도 사이를 폴짝폴짝 뛰어다니는데 이때 에너지차이만큼 흡수하거나 내놓는 광자가 스펙트럼으로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양자역학적 사고에 익숙한 지금 관점에서야 실감하기 어렵겠지만 당시로서는 놀라운 상상력의 도약이었다.
수소원자의 방출선스펙트럼은 전자가 궤도를 뛰어넘을 때 나오는 빛이다. 가장 안정한 첫 번째 궤도로 옮길 때 나오는 스펙트럼이 리먼 계열, 두 번째 궤도로 옮길 때가 발머 계열, 세 번째 궤도로 옮길 때가 파셴 계열이다. 1913년 7월 발표한 보어의 수소원자모형은 방출선스펙트럼을 명쾌히 설명했다. - 위키피디아 제공
보어가 모형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스펙트럼 데이터는 발머 계열(Balmer series), 리먼 계열(Lyman series), 파셴 계열(Paschen series)로 불리는 수소원자 방출스펙트럼이다. 1825년생인 스위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요한 야콥 발머는 1885년 에두아르트 하겐바흐라는 동료 물리학자로부터 수소 원자에서 얻은 스펙트럼을 해석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발머는 스펙트럼의 선 네 개의 파장(각각 656nm(나노미터, 빨강), 486nm(청록), 434nm(파랑), 410nm(보라))을 갖고 이리저리 맞춰보다 이를 예측할 수 있는 아래 수식을 만들어냈다.
λ=Hm2/(m2-n2), n=2, m>n, 비례상수 H=3.6456×10-7m.
즉 656nm는 m이 3일 때, 486nm는 4일 때, 434nm는 5일 때, 410nm는 6일 때다. 하지만 발머는 수소원자에서 도대체 어떻게 이런 스펙트럼 패턴이 나오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아무튼 평생 이렇다 할 업적을 내지 못한 수학자 발머는 이 수식을 생각해낸 덕분에 ‘발머 계열’이라는 용어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한편 원자의 스펙트럼을 해석하는데 골몰하고 있던 스웨덴의 물리학자 요하네스 뤼드베리는 발머의 수식을 보고 1888년 이를 파장의 역수(1/λ)인 파수(wavenumber)로 표현했다. 파수에 광속(c)을 곱하면 빛의 진동수(ν)다. 뤼드베리 역시 스펙트럼의 근원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파장 대신 파수(진동수)로 표현한 것은 훗날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진동수에 플랑크상수(h)를 곱하면 에너지(hν, ‘하뉘’로 발음)가 되기 때문이다.
ν=R(1/n12-1/n22), n1 < n2, 발머 계열의 경우 n1=2, R은 진동수 뤼드베리 상수.
●러더퍼드 모형에 플랑크 양자이론 접목
1885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코펜하겐대 생리학과 크리스티안 보어 교수의 둘째로 태어난 닐스 보어는 1903년 코펜하겐대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물리학을 공부했다. 보어는 워낙 뛰어나서 덴마크에서는 그의 박사학위 논문 주제인 금속의 전자 이론을 제대로 이해할 만한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1911년 당시 물리학을 이끌고 있던 영국 케임브리지로 건너간 보어는 이곳에서 전자를 발견한 위대한 물리학자 J. J. 톰슨 주위를 어슬렁거렸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이듬해 보어는 당시 떠오르는 스타인 어니스트 러더퍼드가 있는 맨체스터의 빅토리아대학으로 옮겼는데 당시 러더퍼드는 한 해 전에 제안한 원자모형에 의미를 부여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사실 원자모형은 1903년 톰슨이 먼저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원자는 양이온이 퍼져 있는 공간을 음이온인 작은 전자가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소위 ‘건포도푸딩(plum pudding)’으로 불리는 모형이다. 물론 전자가 건포도다.
케임브리지에서 톰슨 밑에 있던 러더퍼드는 빅토리아대로 자리를 옮겨 이런 저런 실험을 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방사성 원소인 라듐에서 나오는 알파선(헬륨이온)을 금박에 투과시키는 실험이었다. 알파선 대다수는 금박을 통과했지만 드물게 90도 이상, 심지어는 거의 180도로 산란되는 게 검출됐다. 이 데이터를 고민하던 러더퍼드는 원자의 양전하가 푸딩처럼 퍼져있는 게 아니라 원자 가운데 작은 공간에 모여 있다는, 즉 원자핵을 이루고 있다는 원자모형을 1911년 제안했다.
러더퍼드의 실험실에서 흥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보어에게 어느 날 한 동료가 찾아와 발머가 만든 식에 대해 설명을 해 줄 것을 부탁한다. 처음 스펙트럼을 봤을 때 원자모형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패턴이라고 느꼈지만 존 니콜슨이라는 물리학자의 논문을 보다가 문득 막스 플랑크의 에너지 양자 개념을 적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즉 원자핵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는 불연속적인, 즉 양자화된 에너지를 갖고 있고 다른 에너지 상태로 옮겨갈 때 에너지 차이만큼의 광자(빛)을 내놓거나 흡수한다고 가정했다. 이에 따르면 발머 계열은 전자가 두 번째로 안정한 궤도로 떨어질 때 방출하는 광자들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보어는 뤼드베리의 식에 플랑크상수 h를 곱해주면 전자의 두 궤도 사이의 에너지(hν)가 되며 해당하는 진동수(ν)의 빛이라고 해석했다. 그리고 여러 수식을 조합해 비례상수인 뤼드베리 상수가 2π2me4/h3(m은 전자의 질량, e는 전자의 전하)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놀라운 발견으로 뤼드베리 상수가 서로 비례관계인 양변을 등가로 해주기 위해 부여한 단순한 비례상수가 아니라 물리적인 필연성을 띠는 값임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아인슈타인은 “정말 주목할 만한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독일의 물리학자 프리드리히 파셴은 수소원자의 스펙트럼을 조사하다 적외선 영역에서 일련의 선들을 발견해 1908년 보고했는데(파셴 계열), 보어는 논문에서 이를 전자가 세 번째로 안정한 궤도로 떨어질 때 방출하는 광자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n1(원문에서는 τ2라는 다른 표기법을 썼다)=1인 자외선 영역 계열과 n1=4, 5,…인 원적외선 영역 계열도 존재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얼마 뒤 미국 물리학자 테오도르 리먼은 자외선 영역에서 수소원자방출스펙트럼을 발견했다(리먼 계열).
●멘토로서도 탁월

불과 28세에 결정적인 업적을 낸 보어는 1916년 코펜하겐대 이론물리학 교수가 됐고 1920년 ‘물리학연구소’를 만든 뒤 소장으로 취임했다. 보어의 등장으로 물리학의 변방이었던 덴마크가 점차 물리학의 중심지가 됐고 훗날 ‘코펜하겐 학파’로 불리게 된다. 세계 각지의 재능이 뛰어난 신참 물리학자들은 보어의 물리학연구소를 방문해 체류하는 게 통과의례처럼 됐다. 1922년 보어는 원자구조와 스펙트럼을 해석한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보어는 천재로서는 드물게 다른 천재들을 보살피고 그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도 탁월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1901년 생으로 16년 연하인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로 1924년부터 수차례 코펜하겐의 물리학연구소에 머물며 보어와 수시로 토론을 하면서 놀라운 업적을 세웠다. 즉 현대 양자역학의 토대가 된 1925년 행렬역학의 발견과 1927년 불확정성 원리 발견은 모두 물리학연구소에 있을 때 이룬 일들이다. 한편 1926년 오스트리아의 에르빈 슈뢰딩거가 파동역학을 개발했는데 얼마 안 있어 하이젠베르크의 행렬역학과 같은 내용이라는 게 증명됐다. 아무튼 이들 식으로 보어의 원자모형은 폐기됐지만 보어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들의 결과를 홍보하는데 열심이었다.
한편 1927년 보어는 ‘상보성의 원리’를 제안한다. 이는 빛이나 물질의 파동성과 입자성이 동시에 존재할 수 없다는 것과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불확정성의 원리의 바탕이 되는 철학이라고 볼 수 있다. ‘코펜하겐 해석’이라고 불리는 보어와 하이젠베르크의 양자역학 해석에 대해 양자론의 창시자인 막스 플랑크를 비롯해 광전효과를 발견해 큰 기여를 한 아인슈타인, 심지어 파동역학을 발견한 슈뢰딩거조차 강력히 반발했고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아인슈타인과 보어는 만나기만하면 양자역학의 해석을 두고 논쟁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보어보다 6살 연상인 아인슈타인은 물리학계의 거성일 뿐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보어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스타였지만 하이젠베르크나 파울리 같은 다음 세대 물리학자들이 둘의 논쟁에서 일방적으로 보어를 지지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슈뢰딩거는 보어보다 불과 2살 아래로 그가 파동역학을 발견했을 때 이미 39세였다!)
20세기 들어 물리학의 축은 영국에서 독일어권으로 넘어가고 있었는데 1930년대 나치가 집권하면서 유태계 물리학자들의 대탈출이 시작됐다. 그러면서 보어의 물리학연구소에 인재들이 몰려들었지만 1940년 덴마크가 독일의 수중에 떨어지자 보어조차 위험을 느껴 1943년 스웨덴으로 탈출했다. 그 뒤 보어는 영국으로 건너갔다.
제2차세계대전이 끝난 뒤 덴마크로 복귀한 보어는 무너진 유럽의 물리학을 재건하는데 열심이었고, 미국으로의 두뇌유출을 막기 위해 1952년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를 세우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CERN의 이론그룹은 1957년까지 코펜하겐에 있었다. 보어는 77세인 1962년 11월 18일 자택에서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 1965년 10월 7일, 보어 탄생 80주년을 맞아 물리학연구소는 ‘닐스보어연구소’로 이름을 바꿨다.

다음은 20세기 가장 위대한 물리학자로 꼽히는(나치에 협력한 치명적인 오점은 있지만) 하이젠베르크가 보어에게 보낸 한 편지에서 발췌한 부분이다.
“제가 물리학에 대해 작으나마 기여할 수 있었던 것도 대부분은 제가 코펜하겐의 분위기 속에서 자라났고 그 속에서 선생님이 저를 인도해준 덕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중략) 저는 선생님이 베풀어준 후의에 대해서 제가 실제로는 선생님께 아무것도 드릴 게 없다는 것 때문에 종종 부끄러워질 때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항상 선생님에게서 배우고 있고, 학문적이거나 철학적인 어려움을 풀기 위해서 선생님의 힘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더사이언스
Niels Bohr (1885–1962), Danish atomic physicist, Nobel Prize in physics
나는 좀머펠트에게서 낙관주의를, 괴팅겐 사람들에게서는 수학을, 보어에게서는 물리학을 배웠다.-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Prediction is very difficult, especially about the future.
예측은 매우 어려우며, 미래에 대해서는 특히 그렇다
An expert is a person who has made all the mistakes that can be made in a very narrow field.
(Niels Bohr)
전문가란 매우 협소한 분야에서 저지를 수 있는 모든 실수를 저질러본 사람이다.
올해는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DNA이중나선을 발견한지 60년이 되는 해다. 그런데 DNA 구조를 제안한 1953년 논문을 읽어보면 좀 당황스럽다. 불과 1000여 단어로 된 짧은 논문은 앞에 살짝 “이 구조가 지닌 새로운 특징은 생물학적으로 상당히 흥미롭다”라는 언급이 나올 뿐 대부분은 DNA, 즉 핵산의 화학에 대한 설명이다. 논문에 데이터는 전혀 없으며 DNA이중나선 구조를 묘사한 간단한 그림 모형이 전부다.
DNA구조에 대한 실험 데이터(X선 회절 사진)는 이어지는 모리스 윌킨스와 로절린드 프랭클린의 논문 두 편(각자 따로 논문을 썼다)에 나온다. 왓슨의 회고록 ‘이중나선’에 나와 있듯이 이들의 모형은 윌킨스가 왓슨에게 몰래 보여준 프랭클린의 X선 사진에서 큰 영감을 얻었다. 이와 함께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DNA의 염기조성을 분석한 오스트리아 출신 생화학자 에르빈 샤가프의 1950년 논문이다. 즉 여러 시료에서 DNA를 이루는 네 염기 아데닌(A), 구아닌(G), 티민(T), 시토신(C)의 비율을 분석해봤더니 아데닌과 티민이 1:1, 구아닌과 시토닌이 1:1로 존재하고 있더라는 것.
당시 샤가프는 이게 무얼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왓슨과 크릭은 프랭클린의 데이터에서 DNA가 이중나선일 거라는 확신을 얻자 샤가프 논문에서 두 쌍의 1:1이 뜻하는 바를 순간 깨달으면서 아데닌과 티민, 구아닌과 시토신이 짝을 이루는 DNA이중나선 구조가 생물학적으로 필연임을 확신했다. 지금 생각하면 샤가프가 다 잡은 고기를 놓친 것처럼 보이지만, 설사 시간이 더 있었더라도 그가 자신의 데이터만으로 DNA이중나선을 떠올릴 수는 없었을 것이다.

1922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을 무렵인 37세 때 닐스 보어.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비슷한 상황이 양자역학의 초창기에서도 일어났다. 꼭 100년 전인 1913년 7월, 28세인 덴마크의 이론물리학자 닐스 보어는 영국에서 발행되는 학술지 ‘철학매거진(Philosophical Magazine)’에 ‘원자와 분자의 구조에 대하여(1부)’라는 제목의 논문을 실었다. 뒤 이어 그해 9월과 11월에 각각 실린 2부와 3부까지 합쳐 전부 70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논문에서 보어는 당시까지 알려진 실험데이터와 이론을 놀라운 통찰력으로 짜 맞춰 오늘날 우리가 물리학 교과서에서도 볼 수 있는 ‘보어의 원자 모형’을 제안했다.
이 가운데 수소원자 모형을 제시한 1부가 기념비적인 논문이다. 학술지 ‘네이처’는 6월 6일자에 논문출간 100주년을 맞아 ‘양자 원자’라는 제목으로 특집을 꾸몄고 여기에 과학사가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존 헤일브론의 글이 포함됐다. 또 학술지 ‘사이언스’ 온라인판 6월 20일자에도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화학자 데이비드 클러리 교수의 글이 실렸다. 이들 글과 보어의 1913년 논문, 기타 자료를 토대로 닐스 보어의 삶과 업적을 돌아본다.
●수소원자 스펙트럼, 예측은 하지만 의미는 몰라
보어 모형은 원자에서 관찰되는 스펙트럼을 해석하려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원자에서는 연속적인 파장의 빛이 아닌 특정한 파장의 빛만 나오는데 보어는 이를 전자의 움직임과 연관시켜 설명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즉 전자는 연속적인 값이 아니라 불연속적, 즉 양자화된 특정한 에너지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고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넘어갈 때 해당하는 에너지 차이만큼의 빛(광자)을 내보내거나 흡수한다는 것.
보어의 수소원자 모형은 마치 태양을 둘러싼 행성의 궤도를 그려놓은 것 같은데, 태양 자리에 원자핵(양성자)이 있고 전자는 여러궤도 가운데 한 곳에 있다. 전자는 궤도가 아닌 공간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 각 궤도는 특정 에너지 상태를 뜻하므로 전자의 에너지는 양자화돼 있다. 전자는 궤도 사이를 폴짝폴짝 뛰어다니는데 이때 에너지차이만큼 흡수하거나 내놓는 광자가 스펙트럼으로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양자역학적 사고에 익숙한 지금 관점에서야 실감하기 어렵겠지만 당시로서는 놀라운 상상력의 도약이었다.
수소원자의 방출선스펙트럼은 전자가 궤도를 뛰어넘을 때 나오는 빛이다. 가장 안정한 첫 번째 궤도로 옮길 때 나오는 스펙트럼이 리먼 계열, 두 번째 궤도로 옮길 때가 발머 계열, 세 번째 궤도로 옮길 때가 파셴 계열이다. 1913년 7월 발표한 보어의 수소원자모형은 방출선스펙트럼을 명쾌히 설명했다. - 위키피디아 제공 보어가 모형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스펙트럼 데이터는 발머 계열(Balmer series), 리먼 계열(Lyman series), 파셴 계열(Paschen series)로 불리는 수소원자 방출스펙트럼이다. 1825년생인 스위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요한 야콥 발머는 1885년 에두아르트 하겐바흐라는 동료 물리학자로부터 수소 원자에서 얻은 스펙트럼을 해석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발머는 스펙트럼의 선 네 개의 파장(각각 656nm(나노미터, 빨강), 486nm(청록), 434nm(파랑), 410nm(보라))을 갖고 이리저리 맞춰보다 이를 예측할 수 있는 아래 수식을 만들어냈다.
λ=Hm2/(m2-n2), n=2, m>n, 비례상수 H=3.6456×10-7m.
즉 656nm는 m이 3일 때, 486nm는 4일 때, 434nm는 5일 때, 410nm는 6일 때다. 하지만 발머는 수소원자에서 도대체 어떻게 이런 스펙트럼 패턴이 나오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아무튼 평생 이렇다 할 업적을 내지 못한 수학자 발머는 이 수식을 생각해낸 덕분에 ‘발머 계열’이라는 용어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수소원자의 방출선스펙트럼 가운데 발머 계열. 가시광선 영역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발견됐다. 오른쪽부터 각각 파장 656nm(나노미터, 빨강), 486nm(청록), 434nm(파랑), 410nm(보라)에 해당한다. - 위키피디아 제공
한편 원자의 스펙트럼을 해석하는데 골몰하고 있던 스웨덴의 물리학자 요하네스 뤼드베리는 발머의 수식을 보고 1888년 이를 파장의 역수(1/λ)인 파수(wavenumber)로 표현했다. 파수에 광속(c)을 곱하면 빛의 진동수(ν)다. 뤼드베리 역시 스펙트럼의 근원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파장 대신 파수(진동수)로 표현한 것은 훗날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진동수에 플랑크상수(h)를 곱하면 에너지(hν, ‘하뉘’로 발음)가 되기 때문이다.
ν=R(1/n12-1/n22), n1
●러더퍼드 모형에 플랑크 양자이론 접목
1885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코펜하겐대 생리학과 크리스티안 보어 교수의 둘째로 태어난 닐스 보어는 1903년 코펜하겐대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물리학을 공부했다. 보어는 워낙 뛰어나서 덴마크에서는 그의 박사학위 논문 주제인 금속의 전자 이론을 제대로 이해할 만한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1911년 당시 물리학을 이끌고 있던 영국 케임브리지로 건너간 보어는 이곳에서 전자를 발견한 위대한 물리학자 J. J. 톰슨 주위를 어슬렁거렸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이듬해 보어는 당시 떠오르는 스타인 어니스트 러더퍼드가 있는 맨체스터의 빅토리아대학으로 옮겼는데 당시 러더퍼드는 한 해 전에 제안한 원자모형에 의미를 부여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사실 원자모형은 1903년 톰슨이 먼저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원자는 양이온이 퍼져 있는 공간을 음이온인 작은 전자가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소위 ‘건포도푸딩(plum pudding)’으로 불리는 모형이다. 물론 전자가 건포도다.
케임브리지에서 톰슨 밑에 있던 러더퍼드는 빅토리아대로 자리를 옮겨 이런 저런 실험을 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방사성 원소인 라듐에서 나오는 알파선(헬륨이온)을 금박에 투과시키는 실험이었다. 알파선 대다수는 금박을 통과했지만 드물게 90도 이상, 심지어는 거의 180도로 산란되는 게 검출됐다. 이 데이터를 고민하던 러더퍼드는 원자의 양전하가 푸딩처럼 퍼져있는 게 아니라 원자 가운데 작은 공간에 모여 있다는, 즉 원자핵을 이루고 있다는 원자모형을 1911년 제안했다.
러더퍼드의 실험실에서 흥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보어에게 어느 날 한 동료가 찾아와 발머가 만든 식에 대해 설명을 해 줄 것을 부탁한다. 처음 스펙트럼을 봤을 때 원자모형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패턴이라고 느꼈지만 존 니콜슨이라는 물리학자의 논문을 보다가 문득 막스 플랑크의 에너지 양자 개념을 적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즉 원자핵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는 불연속적인, 즉 양자화된 에너지를 갖고 있고 다른 에너지 상태로 옮겨갈 때 에너지 차이만큼의 광자(빛)을 내놓거나 흡수한다고 가정했다. 이에 따르면 발머 계열은 전자가 두 번째로 안정한 궤도로 떨어질 때 방출하는 광자들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보어는 뤼드베리의 식에 플랑크상수 h를 곱해주면 전자의 두 궤도 사이의 에너지(hν)가 되며 해당하는 진동수(ν)의 빛이라고 해석했다. 그리고 여러 수식을 조합해 비례상수인 뤼드베리 상수가 2π2me4/h3(m은 전자의 질량, e는 전자의 전하)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놀라운 발견으로 뤼드베리 상수가 서로 비례관계인 양변을 등가로 해주기 위해 부여한 단순한 비례상수가 아니라 물리적인 필연성을 띠는 값임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아인슈타인은 “정말 주목할 만한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독일의 물리학자 프리드리히 파셴은 수소원자의 스펙트럼을 조사하다 적외선 영역에서 일련의 선들을 발견해 1908년 보고했는데(파셴 계열), 보어는 논문에서 이를 전자가 세 번째로 안정한 궤도로 떨어질 때 방출하는 광자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n1(원문에서는 τ2라는 다른 표기법을 썼다)=1인 자외선 영역 계열과 n1=4, 5,…인 원적외선 영역 계열도 존재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얼마 뒤 미국 물리학자 테오도르 리먼은 자외선 영역에서 수소원자방출스펙트럼을 발견했다(리먼 계열).
●멘토로서도 탁월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닐스보어연구소 전경. 1920년 세워진 물리학연구소를 1965년 보어 탄생 80주년을 맞아 개명했다. - 위키피디아 제공
불과 28세에 결정적인 업적을 낸 보어는 1916년 코펜하겐대 이론물리학 교수가 됐고 1920년 ‘물리학연구소’를 만든 뒤 소장으로 취임했다. 보어의 등장으로 물리학의 변방이었던 덴마크가 점차 물리학의 중심지가 됐고 훗날 ‘코펜하겐 학파’로 불리게 된다. 세계 각지의 재능이 뛰어난 신참 물리학자들은 보어의 물리학연구소를 방문해 체류하는 게 통과의례처럼 됐다. 1922년 보어는 원자구조와 스펙트럼을 해석한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보어는 천재로서는 드물게 다른 천재들을 보살피고 그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도 탁월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1901년 생으로 16년 연하인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로 1924년부터 수차례 코펜하겐의 물리학연구소에 머물며 보어와 수시로 토론을 하면서 놀라운 업적을 세웠다. 즉 현대 양자역학의 토대가 된 1925년 행렬역학의 발견과 1927년 불확정성 원리 발견은 모두 물리학연구소에 있을 때 이룬 일들이다. 한편 1926년 오스트리아의 에르빈 슈뢰딩거가 파동역학을 개발했는데 얼마 안 있어 하이젠베르크의 행렬역학과 같은 내용이라는 게 증명됐다. 아무튼 이들 식으로 보어의 원자모형은 폐기됐지만 보어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들의 결과를 홍보하는데 열심이었다.
한편 1927년 보어는 ‘상보성의 원리’를 제안한다. 이는 빛이나 물질의 파동성과 입자성이 동시에 존재할 수 없다는 것과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불확정성의 원리의 바탕이 되는 철학이라고 볼 수 있다. ‘코펜하겐 해석’이라고 불리는 보어와 하이젠베르크의 양자역학 해석에 대해 양자론의 창시자인 막스 플랑크를 비롯해 광전효과를 발견해 큰 기여를 한 아인슈타인, 심지어 파동역학을 발견한 슈뢰딩거조차 강력히 반발했고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다.

물리학자 파울 에른페스트가 자택에서 찍은 1925년 보어와 아인슈타인의 모습. 둘은 양자역학 해석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대립했지만 후배 물리학자들은 일방적으로 보어를 지지했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특히 아인슈타인과 보어는 만나기만하면 양자역학의 해석을 두고 논쟁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보어보다 6살 연상인 아인슈타인은 물리학계의 거성일 뿐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보어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스타였지만 하이젠베르크나 파울리 같은 다음 세대 물리학자들이 둘의 논쟁에서 일방적으로 보어를 지지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슈뢰딩거는 보어보다 불과 2살 아래로 그가 파동역학을 발견했을 때 이미 39세였다!)
20세기 들어 물리학의 축은 영국에서 독일어권으로 넘어가고 있었는데 1930년대 나치가 집권하면서 유태계 물리학자들의 대탈출이 시작됐다. 그러면서 보어의 물리학연구소에 인재들이 몰려들었지만 1940년 덴마크가 독일의 수중에 떨어지자 보어조차 위험을 느껴 1943년 스웨덴으로 탈출했다. 그 뒤 보어는 영국으로 건너갔다.
제2차세계대전이 끝난 뒤 덴마크로 복귀한 보어는 무너진 유럽의 물리학을 재건하는데 열심이었고, 미국으로의 두뇌유출을 막기 위해 1952년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를 세우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CERN의 이론그룹은 1957년까지 코펜하겐에 있었다. 보어는 77세인 1962년 11월 18일 자택에서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 1965년 10월 7일, 보어 탄생 80주년을 맞아 물리학연구소는 ‘닐스보어연구소’로 이름을 바꿨다.

하이젠베르크(왼쪽)와 보어. 두 천재가 주도한 1927년 ‘코펜하겐 해석’은 양자역학의 주류가 됐다. - 브라이언 드러커 제공
다음은 20세기 가장 위대한 물리학자로 꼽히는(나치에 협력한 치명적인 오점은 있지만) 하이젠베르크가 보어에게 보낸 한 편지에서 발췌한 부분이다.
“제가 물리학에 대해 작으나마 기여할 수 있었던 것도 대부분은 제가 코펜하겐의 분위기 속에서 자라났고 그 속에서 선생님이 저를 인도해준 덕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중략) 저는 선생님이 베풀어준 후의에 대해서 제가 실제로는 선생님께 아무것도 드릴 게 없다는 것 때문에 종종 부끄러워질 때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항상 선생님에게서 배우고 있고, 학문적이거나 철학적인 어려움을 풀기 위해서 선생님의 힘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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