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7일 수요일

2017 수능 성적 분석 국·수·영 모두 만점자 비율 1% 이하..6년 만에 처음

‘불수능’ 정시 지원 전략
ㆍ인문계 국·수 나형, 자연계 수·과탐이 당락 좌우

ㆍ탐구영역 선택과목 따른 유불리 줄어 소신 지원을


내 점수는… 7일 서울 중구 이화외국어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자신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배부받아 보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불수능’이라는 평가를 받은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수학 나형을 제외한 국어·수학 가형·영어 모두 지난해보다 어려워 표준점수가 상승했다. 만점자도 크게 줄어들었다. 어느 정도 변별력을 확보하면서 수험생 입장에선 소신 지원의 여지가 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7일 올해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하고, 수험생 개인성적을 통지했다. 평가원은 “지난 6월, 9월 모의평가의 출제 기조가 이어져 난이도의 일관성이 잘 유지됐다”면서 “탐구영역에서 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줄어들어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현상도 완화됐다”고 밝혔다.
■ 만점자 줄고 변별력 커졌다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139점, 이과생들이 응시하는 수학 가형 130점, 문과생들이 응시하는 수학 나형 137점, 영어 139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A형 134점·B형 136점, 수학 A형(나형) 139점·수학 B형(가형) 127점, 영어 136점이었다.
표준점수 상승으로 인문계열 국·영·수 표준점수 최고점 합계는 지난해 411점에서 415점으로 4점이 올랐다. 자연계열 최고점 합계는 지난해 397점에서 408점으로 11점 상승했다. 표준점수는 원점수가 응시자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대 점수이다. 시험이 어려워 원점수 평균이 낮아지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높아지고, 시험이 쉬우면 낮아진다.
만점자(표준점수 최고점자) 비율도 크게 줄어들었다. 최상위권 변별력이 커졌다는 의미다. 영역별 만점자 비율은 국어 0.23%, 수학 가형 0.07%, 수학 나형 0.15%, 영어 0.72%였다. 지난해는 국어 A형 0.8%, 국어 B형 0.3%, 수학 A형 0.31%, 수학 B형 1.66%, 영어 0.48%였다. 특히 수학 가형의 하락폭이 컸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만점자 비율이 2011학년도 이후 처음으로 국·수·영 모두 1% 이하로 나타났다”면서 “수학 가형이 현행 선택형 수능이 도입된 2005학년도(0.02%)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만점자 비율이 낮았다”고 설명했다.
과목별 난이도 차이 때문에 선택 과목 간 유불리 논란이 있던 탐구영역은 올해는 비교적 고르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탐구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높은 과목은 ‘법과 정치’ ‘경제’(68점)였으며, 가장 낮은 과목은 ‘생활과 윤리’ ‘한국 지리’ ‘세계 지리’(65점)였다. 지난해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 6점보다 3점이 줄었다. 과학탐구 영역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5점(물리Ⅰ 72점, 물리Ⅱ 67점)으로 지난해 13점보다 줄었다. 절대평가인 한국사는 대부분 대학이 만점으로 적용하는 3등급까지 누적 비율이 58% 정도로 나타났다. 제2외국어에선 아랍어가 3년 연속 표준점수 최고점 100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모두 같은 답을 ‘찍어도’ 4·5등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로또’ 논란은 이어졌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변환 표준점수를 사용하는 대학에선 탐구영역 과목 간 편차가 더욱 줄어들기 때문에 유불리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국어와 수학, 과학탐구가 어렵게 출제되면서 전체적으로 변별력이 좋아졌다”면서 “올해 정시모집에서 인문계는 국어와 수학 나형, 자연계는 수학과 과학탐구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불필요한 하향 지원은 금물
올해 수능 응시자는 총 55만2297명으로 지난해보다 3만3035명 줄었다. 하지만 자연계열 학생이 응시하는 과학탐구(24만3857명)와 수학 가형(17만9147명)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응시인원이 각각 1만3128명, 2만2445명 늘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인문계열은 다소 경쟁이 낮아지고, 자연계열은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영역별 성적을 분석해 자신의 위치부터 파악해야 한다. 상위권 학생들은 변별력이 커지면서 지원전략을 세우기가 수월해졌다. 자연계열은 전년도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 컷의 총합 차이가 13점이었는데 올해는 21점으로 더욱 벌어졌다. 남윤곤 소장은 “인문계열 상위권 대학들은 국·수·영은 표준점수를 활용하고 반영비율도 비슷해 탐구영역 환산점수와 영역별 반영비율에 따른 유불리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연계열은 탐구 반영 비율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수학뿐 아니라 탐구 과목별 백분위 고득점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위권 이하 대학들은 가·나·다군에서 골고루 모집하기 때문에 사실상 3번의 지원 기회가 있다. 그만큼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몰리고 경쟁도 치열하다. 이영덕 소장은 “중위권은 수능 점수를 어떤 조합으로 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지, 학생부 반영 여부나 비율이 어떤지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한 번은 안정 지원, 또 한 번은 적정 지원, 나머지 한 번은 소신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위권은 2개 대학 정도는 본인의 적성을 고려해 합격 위주로 선택을 하고, 나머지 한 곳은 소신 지원하는 것이 좋다. 중위권 수험생들이 하향 지원을 하면 일부 인기학과는 합격선이 올라갈 수도 있다. 이만기 소장은 “불필요한 하향 지원은 금물”이라면서 “최상위권부터 중위권까지 분포가 비교적 고르고 탐구 과목 간 유불리도 해소됐으므로 적정 점수대로 소신 지원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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