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7일 수요일

공룡은 얼마나 빨리 뛰었을까?

공룡이 뛰는 속도는? 수학의 흥미 공룡의 뛰는 속도를 구하는 공식이 있다. 거듭제곱의 의미를 안다면,<br>이 공식을 통해 공룡의 뛰는 속도를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얼마나 많은 공룡이 서식했었을까? 현재까지 알려진 것에 의하면 우리나라에도 많은 종류의 공룡이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수, 해남, 보성, 화순, 경남 고성으로 이어지는 남해안 일대에서는 다량의 공룡화석이 발견되었다. 그래서 전라남도는 1999년 문화재청에 남해안 일대의 공룡화석지를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추천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공룡이 살았다

이 의견서에 의하여 남해안 일대의 공룡화석지는 2002년부터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라 있었다. 그러다가 2006년 국내 잠정목록 재평가에서 등재가치가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한국 백악기 공룡해안’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유산 등재신청을 추진키로 했었다.
한국에서 발견된 공룡(원시 악어)화석
이곳을 세계유산에 등재시키기 위한 실무단이 2007년 4월에 만들어졌고, 2008년 1월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제출했다. 유네스코는 이 신청서에 따라 2008년 10월에 남해안 일대의 공룡화석지를 심사하기 위하여 세계자연보호연맹(IUCNInternational Union forConservation of Nature) 소속의 전문가를 보내 현지실사를 하였다.
각종 언론 매체에 보도된 것에 따르면,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실사단은 우리나라의 남해안일대는 공룡과 익룡의 발자국, 공룡의 뼈와 알 등을 볼 수 있어 뛰어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또 그들은 “과학자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논란이 된 ‘날아다니던 파충류 익룡이 과연 걸을 수 있었는가? 걸었다면 과연 어떻게 걸었을까?’였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큰 몸짓의 익룡은 두발로 걸었으리라고 추측하고 있었지만 한국의 유적을 확인한 결과 네 발로 걸었음이 확인되었다. 익룡이 네 발로 땅 위에 걸었던 흔적이 400여개 발견되었는데, 이것은 매우 가치 있고 중요한 문화유산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최근에 ‘한국 백악기 공룡해안’은 안타깝게도 유네스코 세계유산총회에서 세계유산 등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공룡은 얼마나 빨리 뛰었을까?

한편 공룡은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의 관심의 대상이다. 공룡은 영화의 소재로도 많이 사용되는데, 그런 영화 중 가장 인기를 끌었던 것은 ‘쥬라기 공원’일 것이다(참고로 '쥬라기'의 표준 표기는 '쥐라기'이다). 이 영화 속에서는 수많은 공룡들이 등장하는데, 영화 속의 주인공들은 티렉스라고 하는 티라노사우루스에게 쫓기기도 하고, 랩터라고도 하는 벨로시랩터에게도 쫓겨 도망 다니기 바쁘다. 물론 이 영화에서도 하늘을 나는 익룡이 등장하는데, 익룡이 우리나라의 남해안에서 발견된 것처럼 네 발로 기어가는 장면은 없다. 그런데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은 티렉스나 랩터가 뛰는 속도를 어떻게 정했을까? 오늘날 살고 있는 도마뱀과 같은 파충류의 속도를 보고 정했을까?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19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룡연구로 유명한 알렉산더(Alexander, R. McN.) 박사는 1976년 네이처(Nature)지에 ‘공룡의 속도 측정(Estimates of speeds of dinosaurs)’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박사는 중력가속도를 g, 공룡이 달릴 때의 보폭을 s, 공룡의 다리의 길이(둔부까지)를 h라 할 때 공룡의 달리는 속도는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주어진다고 주장했고, 이것은 현재도 공룡의 속도를 가늠하는 공식으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공룡의 속도 이미지 1
여기서 중력가속도는 g=9.8(m/s)이므로 실제로 공룡의 속도를 알기 위해서는 공룡의 보폭과 다리의 길이만 알면 된다. 즉 위의 식은 다음과 같다.
공룡의 속도 이미지 2
이 식을 사용하여 보폭이 8m이고 다리의 길이가 4m인 티렉스가 얼마나 빨리 달렸는지 알기 위하여 s와 h를 위 식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다.
공룡의 속도 이미지 3
그런데 여기서 또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과연 9.80.5와 81.67 그리고 4-1.17의 값은 도대체 어떻게 구할까?

같은 숫자의 값은 어떻게 구할까? 거듭제곱의 기본부터 다시 살피자

이와 같은 식의 값을 구하려면 문자를 사용하는 방법과 거듭제곱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런데 문자를 사용하여 식을 나타내는 방법과 자연수의 거듭제곱은 중학교에서 배운다. 이를테면 ‘한 변의 길이가 a인 정사각형의 둘레의 길이’는 4a와 같이 간단히 나타낼 수 있고, 4a는 a를 계속해서 4번 더하라는 뜻으로 4a = a + a + a + a 이다. 4a의 경우와 비슷하게 a를 계속해서 4번 곱하는 a×a×a×a 의 경우는 문자를 사용하여 간단히 a4으로 나타낸다. 이와 같이 a를 4번 거듭하여 곱하는 것을 a의 4제곱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자연수 a에 대하여 n제곱인 an은 a를 거듭하여 n번 곱하라는 뜻으로 a를 거듭제곱의 밑, n을 거듭제곱의 지수라고 한다. a≠0, b≠0이고 m,n이 자연수일 때 거듭제곱의 지수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법칙이 성립한다.
공룡의 속도 이미지 4
한편, 제곱하여 8이 되는 양수(0보다 큰 수)를 8의 제곱근, 세제곱하여 8이 되는 양수를 8의 세제곱근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자연수 n에 대하여 어떤 양수 x를 n번 곱하여 a가 되는 수, 즉 방정식 xn=a를 만족시키는 양수 x를 a의 n제곱근이라고 한다. 그리고 a의 n제곱근을 다음과 같이 나타낸다.
\sqrt [ n ]{ a }

이를 'n제곱근 a'라고 읽으며 \sqrt [ 2 ]{ a } 는 간단히 \sqrt { a } 로 나타낸다. 예를 들어 이므로 8의 세제곱근은 2이고, 기호로 나타내면 \sqrt [ 3 ]{ 8 } 이다. 그리고 2를 3번 곱하면 8이고 2=\sqrt [ 3 ]{ 8 } 이므로 \combi ^{ 3 }{ 2 }=\combi ^{ 3 }{ (\sqrt [ 3 ]{ 8 }) }=8 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양수 a와 자연수 n에 대하여 다음이 성립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위의 지수 법칙과 함께 이 식은 n이 정수일 때도 성립한다.
공룡의 속도 이미지 5

유리수를 지수로 갖는 거듭제곱은 어떤 수인가?

정수를 지수로 갖는 거듭제곱에 대하여 알아보았으니 이제 공룡의 속도를 구할 수 있을까? 하지만 공룡의 속도를 구하는 공식에 있는 9.80.5와 81.67 그리고 4-1.17의 지수는 정수가 아니고 유리수이다. 따라서 유리수를 지수로 갖는 거듭제곱에 관해 알아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0보다 큰 수 a와 두 정수 m, n에 대한 지수법칙 (am)n = amn이 지수가 유리수 m/n (n≥2)일 때도 성립한다면 다음을 얻는다.
공룡의 속도 이미지 6
따라서 am/n은 양수 am의 양의 n제곱근이 된다. 그러므로 유리수 지수를 다음과 같이 자연스럽게 정의할 수 있다.
공룡의 속도 이미지 7
이를테면 0.5=1/2이고, 1.67=167/100 이므로 다음을 알 수 있다.
공룡의 속도 이미지 8
이제, 4-1.17의 정체를 살펴보자. 이를 위해 a2÷a6을 생각해보자.
공룡의 속도 이미지 9
그리고, a2÷a6 = a2-6=a-4 이므로 a-4=1/a4이다. 일반적으로 자연수 n에 대하여 a-n=1/an 이다. 그리고 n이 자연수가 아닌 유리수일 때도 이 식이 성립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 4-1.17는 다음과 같다.
공룡의 속도 이미지 10

티렉스의 달리기 속도를 구해보자

드디어 우리는 9.80.5와 81.67 그리고 4-1.17의 의미를 알게 되었으므로 공룡의 달리는 속도를 구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값들은 손으로 계산하는 것은 매우 번거롭기 때문에 계산기를 사용하여 소수 둘째 자리까지의 근삿값을 구하면 각각 다음과 같다.
공룡의 속도 이미지 11
이 값을 앞에서 주어진 공식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다.
공룡의 속도 이미지 12
그러므로 보폭이 8m이고 다리의 길이가 4m인 티렉스는 1초에 약 5m를 가는 속도로 달렸음을 알 수 있다. 즉, 100미터를 20초에 가는 속도다. 이 속도를 우리가 보통 사용하고 있는 시속으로 바꾸려면 1시간은 3600초이므로 5(m/초)×3600초=18000(m/시간)이다. 따라서 이 티렉스는 시속 18km(=18km/h) 정도로 달렸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공룡이 얼마나 빨리 달렸을까?

영화 <쥬라기공원>의 한 장면
공룡이 얼마나 빨리 뛰었느냐에 대해서는 앞에 설명한 알렉산더 박사 이후로도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였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티라노사우루스는 기껏해야 시속 8km 정도의 느림보였다고 한다.
반면, 최대 속도가 70km/h에 달했다고 주장한 사람들도 있었다. 2000년 이후의 연구에서는 대략 시속 17~40km 범위로 좁혀지고 있다. 2007년의 연구에서는 최고 속도 28km/h라는 값이 나오기도 했다. 영화 ‘쥬라기 공원’을 보면 티렉스가 달리는 자동차도 쫓아가지만, 이것은 극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티라노사우루스가 달리는 속도는 사람의 달리는 속도보다 느린 셈이다. 사람의 최고속도는 100미터를 10초에 가는 단거리 선수라면 시속 36km에 달하니까.
마지막으로 필자가 여러분에게 유용한(?) 생활의 지혜 한 가지를 알려주겠다. 만일 여러분이 티라노사우루스를 만나게 되면 무조건 달려라. 알렉산더 박사의 공식이 맞는다면, 여러분은 충분히 무시무시한 공룡으로부터 달아날 수 있다.

네이버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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