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는 것에 좌절 말고 꾸준히 반복해야 공부의 질 높아져"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 공부하라’고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김이 빠진 듯한 반응을 보인다. 무엇인가 특별한 공부법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왠지 허무하게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어쩔 수 없다. 특별한 공부방법도 물론 있겠지만,
곧이곧대로 지켜야만 하는 원칙도 분명 있다. 아니 어찌 보면 정석대로 해야만 하는 것들이 더 많기도 하다. 끊임없는 반복은 가장 중요한 정석 중
하나다.
학생들은 공부를 하면서 지친다. 지치는 이유야 다양하지만
그 중에 하나를 대표적으로 꼽자면, 공부를 해도 기억에 잘 남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런데 사람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다. 컴퓨터와 같지
않기 때문에 잊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잊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공부에 좌절을 하거나, 아니면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공부에 매진하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이런 상반된 태도는 학생들의 공부의 질에도 차이를 만든다. 당연히 후자가 공부를 더 잘할 수밖에
없다.
특히 수학 학습과 영어 단어 암기에서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영어 단어 암기의 어려움은 몇 차례 언급한 바 있지만, 수학은 영어보다 더하다. 수학은 아무리 심화를 하고 다져도 잊어버리기 일쑤다. 나이가
들고 어른이 돼 자제들이 어려워하는 공부를 도와주려고 하는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국어와 영어는 충분히 지도가 가능하다. 하지만 수학은 두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도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비단 오랜 시간뿐만 아니라, 한 학기 전에 배운 내용만 하더라도
꾸준히 반복해 주지 않으면 수학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래서 수학은 ‘완성’에 쉽사리 도달할 수 없는 과목이기도 하다.
지난달 17일 실시된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해온
학생들의 경우를 보아도 똑같다. 수능을 보기 전까지 끊임없이 수학문제를 풀고 또 푼다. 조금만 쉬어도 당장 공식부터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개념도
가물댄다. 끊임없이 계속 반복하는 공부 과정을 피할 수 없다.
이를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계속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 공부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학생들이 공부의 끝을 보고 싶다고 할지라도 현실적으로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아무리 깊이 있게 다지며 공부를 하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츰차츰 잊어간다. 잊는 것에 대해 학생들이 두려워한다면 이를
걱정하지 않도록 격려하고 힘을 주자. 공부는 수영을 하듯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 그게 가장 옳은 방법이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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