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판화가 에셔(Maurits Cornelis Escher)는
판화의 본 고장인 이탈리아로의 여행을 즐겼다. 남부 이탈리아의 풍경에 푹 빠진 에셔는 초반부터 계단이나 벽처럼 집을 이루는 구조물에 대해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졌다. 이탈리아 여행 후 본격적으로 기하학을 연구하기 시작한 에셔는, 자신의 작품 속에 현실세계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모습을
담기 시작했다. 그 결과 그의 작품에서는 원근법에 따른 신기한 착시 효과를 볼 수 있다.
에셔가
수학적인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가장 가까이에 서 영향을 준 사람은 바로 영국의 수학자 로저 펜로즈다. 펜로즈는 ‘불가능한 도형 : 시각적
착시의 특별한 형태’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사실 펜로즈 삼각형은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삼각형 구조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삼각형의 내각을 집중해서 살펴보면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펜로즈
삼각형은 언뜻 보기엔 약 60°정도의 내각을 가진 일반 삼각형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때 펜로즈 삼각형이 입체도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세 개의 각기둥이 합쳐져 그려진 펜로즈 삼각형은, 구조상 각기둥과 각기둥이 만나는 부분이 모두 90°를 이뤄야 한다. 따라서 펜로즈 삼각형의 세
내각의 합은 270°(=90°+90°+90°)로, ‘모든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180°’라는 기본 성질을 어기는 착시 도형이다.
불가능한
도형은 항상 올바른 도형으로부터 출발한다. 올바른 도형의 일부를 변형하면 진짜인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올바른 도형의
앞뒤를 바꾸거나, 좌우를 바꾸거나, 위아래를 바꾸거나, 막대를 관통하도록 그림을 바꾸면 불가능한 도형을 그릴 수 있다.
뒤의
❶번 그림은 올바른 도형이다. 이 그림에서 수직으로 뻗어 있는 각기둥 a의 앞으로 각기둥 c를 가져온다는 생각으로 그림을 살짝 바꿔 그려 보자.
그러면 아래 그림과 같은 불가능한 도형이 탄생한다. 즉, 각기둥 a를 기준으로 각기둥 c가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도형의 성격이 달라지는
것이다.
아래
그림에서 A, B, C는 올바른 도형이다. 올바른 도형을 반으로 자른 다음, 나뉘어진 조각을 각각 a+b', b+c', c+a'와 같이 이어
붙여 보자. 서로 다른 종류의 올바른 도형 두 개를 이어 붙였을 뿐인데, 불가능한 도형이 완성됐다. 즉, ❷번 그림은 A와 B가 만나 생긴
불가능한 도형이다.
시점이
다른 두 도형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 방법은 실제 에셔의 작품인 [폭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른쪽 A와 B는 같은 도형이다. 단지 보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시점을 달리해 그려 놓았을 뿐이다. 두 도형을 각각 반으로 잘라, 엇갈리게 연결하면 불가능한 도형이 완성된다. 사실 ❸번
그림은 오른쪽 그림에서 표시한 부분이 만나지 않는 불가능한 도형이다.
먼저
아래 A와 같이 사각틀을 통과하는 막대를 그린다. ❹번 그림은 이같은 올바른 도형이다. 여기서 막대와 사각틀이 만나는 두 부분의
위치관계(앞↔뒤)를 반대로 바꾸면, B와 같은 불가능한 도형이 만들어진다.
스위스의
수학자 루이스 네커는 보는 관점에 따라 두 가지로 보이는 육면체(A)를 고안했다. A는 꼭짓점 a와 b를 기준으로 두 가지 육면체로 보인다.
이것이 네커의 육면체 착시다. 문제에서 주어진 도형은 네커의 육면체를 이용해 그렸다. B에서 표시한 두 부분의 위치관계(앞↔뒤)를 바꾸면, 두
종류의 불가능한 도형을 그릴 수 있다. 따라서 ❺번 그림은 불가능한 도형이다.
일본
메이지대 첨단수리과학연구소의 고키치 스기하라 교수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착시 원리를 이용해 펜로즈 사각형을 완성했다. 이 도형의 전개도는
철저한 계산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 결과 실제로 각기둥은 서로 끊어져 있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 묘하게 이어져 보인다. 네 개의 각기둥은 모든
각이 직각인 직육면체로 보이지만, 사실은 옆면이 기운 경사진 입체다. 같은 원리로 사각형뿐만 아니라 모든 펜로즈 다각형을 만들 수 있다.
수학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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