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부모 배경 영향력 늘고 교육 형평성 줄어.. OECD 흐름에 역행
- OECD 국제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부모 학력·소득 따른 성적 차이, 9년새 美 13점·英 8점 줄였지만
韓, 13점 늘어 회원국 평균 이상
- OECD 국제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부모 학력·소득 따른 성적 차이, 9년새 美 13점·英 8점 줄였지만
韓, 13점 늘어 회원국 평균 이상
우리나라에서 부모의 학력이나 소득수준이 학생들 학업 성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드러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6일 발표한 '2015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PISA)'에서 소속 35개 회원국 학생들의 읽기·수학·과학 성적과 함께 학생의 사회·경제·문화적 배경이 과학 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한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35개 회원국 부모의 직업과 교육 수준, 집안의 책 보유 규모
등에 대한 설문 조사를 벌여 이 결과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비교한 것이다.
◇학생 '배경'이 학력에 미치는 영향 커져
그 결과 우리나라 학생들의 사회·경제·문화적 배경에 따른 점수
차이는 2006년 31점에서 2015년 44점으로 13점이나 커졌다. 부모의 학력·소득수준이 높은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의 성적 차이가
9년 전보다 더 벌어진 것이다. OECD 전체 회원국의 평균 점수는 9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특히 한국은 이 격차가 2006년엔 OECD 평균(39점)보다
8점 낮았지만, 2015년엔 OECD 평균(38점)보다 오히려 6점 높아졌다. 반면 미국은 이 격차를 9년 만에 13점이나 줄였고 영국·덴마크도
8점, 7점씩 줄였다.
사회·경제·문화적 배경이 우리나라 학생들의 과학 성적에 끼치는
영향력은 전체적으로 10.1%로 분석됐다. 지난 2006년 7.0%에서 3.1%포인트 증가했다. 이 지표는 학생 자신의 노력과 학교에서의 학업
환경 등 과학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 가운데 부모의 학력·소득수준이 미치는 영향력을 계산한 것이다. OECD 35국은 이 수치가 평균
1.4%포인트 줄었다. 미국의 경우 같은 기간 17.4%에서 11.4%로 6%포인트나 줄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높은 과학 성적을 받은 학생 비율도
감소했다. OECD는 각국에서 사회·경제·문화적 배경 수준이 하위 25%에 속하는 학생 가운데, 자신과 비슷한 배경을 가진 전 세계 학생 중
상위 25%에 해당하는 성적을 받은 경우를 '회복력 있는 학생(resilient students)'으로 규정한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높은
성적을 받는, 이른바 '개천에서 난 용'이 많은 회원국을 그만큼 '교육 형평성'이 높은 국가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이런 학생이 지난 2006년 43.6%에서
지난해 40.4%로 3.2%포인트 줄었다. 사회·경제적 배경이 하위 25%인 한국 학생들의 과학 성적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그 비율은 소폭
떨어진 것이다.
반면 OECD 국가 평균은 같은 기간 27.7%에서
29.2%로 1.5%포인트 올랐다. 일본은 2006년 40.5%에서 지난해 48.8%로 8.3%포인트 증가해 1위였다.
◇"교육형평성 악화는 국가성장에 부정적"
OECD 교육기술국 PISA팀의 최안나 정책분석관은 "한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아직 학업 성취도가 높은 편이지만, 과거보다 기초 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늘고 사회·경제적 배경의 영향력이 커지는 등 교육
형평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KDI 겸임연구위원)는 "우리나라는
개인의 노력으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2000년대 들면서 줄기 시작했는데, PISA 평가에서도 같은 추세가 확인된 점은 매우 심각한
것"이라며 "교육 형평성 악화는 사회 통합적인 측면뿐 아니라 인적 자본을 통한 국가 성장에도 매우 부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일찍부터 사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높은
성적을 받고 좋은 대학에 진학해 사회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계속 높아진다면 사람들의 좌절감이 더 커질 것"이라며 "교육제도가 계층 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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