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봄과 가을은 점점 사라지고 아직 한여름이 되기도 전인데 연일 불볕더위에 대한 보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서영이는 6월
초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계획하며 날씨 예보를 더 자세히 들었습니다.
“연휴 내내 때 이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겠습니다. 내일은 더위가 주춤하겠는데요. 서울 낮 기온 26도, 대구 28도로 예년 이맘때 초여름 날씨가 예상됩니다. 다만 대기 불안정으로 강원 영서와 남부 내륙에서는 오후 한때 소나기가 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략) 낮 기온은 예년 기온과 비슷하겠습니다. 전국 곳곳에 단비가 내리겠고요. ○○지역의 경우 비 올 확률은 40%입니다. 지금까지 날씨 정보였습니다.”
서영: 엄마, 일기예보는 어떻게 이렇게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지요?
엄마: 음, 그건 수증기와 온도, 대기의 상태, 바람 등의 정보를 정확하게 얻어 적절한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분석하는 거란다. 그렇지만 그 식이 간단하지는 않지. 또 기상과 관련한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하고, 분석하는 시간도 중요해서 슈퍼컴퓨터까지 동원된단다.
서영: 그렇군요. 그런데 예보관이 이야기하는 ‘예년 날씨’라는 것은 어떤 의미예요? 작년 날씨인가요?
엄마: 예년이라는 것은 과거 30년간의 통계치를 말하는 것이란다. 과거의 정보를 바탕으로 같은 조건에서 일어날 가능성으로 판단하는 거지. 그럼 날씨 예보 속 수학을 같이 알아볼까?
날씨는 이렇게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소 간의 관계를 물리법칙으로 표현하여 이를 계산함으로써 예측합니다. 대기의 상태 등에 적용되는 방정식은 매우 복잡하여 과거에는 수학적인 계산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현재에는 기상상태에 대한 운동역학과 컴퓨터가 발달하면서 수학적인 날씨 예측이 실제로 가능해졌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분야가 바로 수치예보입니다.
날씨를 수학적으로 예측하려면 엄청난 양의 계산이 필요합니다. 또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기예보를 제공하려면 제한된 시간 내에 결과를 산출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날씨 예보에는 가장 빠른 최신의 슈퍼컴퓨터가 사용됩니다.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도 슈퍼컴퓨터를 이용하고 많은 사람을 동원해 장시간 할 계산을 짧은 시간 안에 해결하고 있습니다.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에서 제공하는 날씨 예보에 수치예보모델을 적용하는 과정은 [그림 1]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저녁 뉴스 이후 제공되는 일기예보를 준비하는 과정을 살펴봅시다. 저녁 뉴스에 오늘 내일의 날씨와 한 주간의 주간 날씨를 제대로 제공하려면 오전 9시에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관측한 자료가 필요합니다. 통신망을 타고 이 자료들이 수집되는 데 2시간 반이 걸려, 오전 11시 반이 되어야 비로소 컴퓨터가 계산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예보담당자가 자료를 해석하고 결정하는 데 다시 몇 시간이 소요되므로, 실제 컴퓨터가 계산에 할애하는 시간은 90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는 내일의 날씨를 알게 되는 것이지요. [그림 2] 기상청은 슈퍼컴퓨터를 사용하여 짧은 기간이나 주간예보를 위해 여러 종류의 수치예보모델을 하루 약 100회 이상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치예보모델은 당장 내일의 날씨를 예측하는 것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 시나리오와 같이 장기적인 전망도 계산해 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각국의 기상청은 좋은 성능의 슈퍼컴퓨터의 확보 등 하드웨어와 함께 다양한 수치예보모델 개선 및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수학적 모델로 정보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일, 어렵지만 매력 있는 직업분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비 올 확률 40%의 진짜 의미는
기상예보관이 텔레비전에 나와 내일 비올 확률이 40%라고 할 때의 그 말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요?
날씨를 예보할 때는 수학의 기본 중 하나인 확률을 사용합니다. 확률이란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가능성의 정도를 나타낸 것입니다. 일기예보 중 강수량을 예보할 때는 강수 확률로 나타냅니다. 비 올 확률 40%라는 의미는 비(또는 눈. 우박, 진눈깨비 등)가 전체 시간 중 40%를 내린다거나, 일기예보 해당 지역의 40%에 비가 내린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 말은 내일의 조건과 대략 비슷한 조건을 갖는 열흘 중 나흘 정도 강수가 있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그런 날 중 엿새는 강수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즉, 강수확률 예보는 예보기간에 지정된 장소에서 일정량의 강수가 발생하는 것을 확률로 나타낸 것입니다. 이러한 예보는 과거의 통계자료를 기초로 산출하는 것으로 강수확률 40%는 현재와 같은 기상 상태가 수없이 반복될 때 약 40%의 경우에는 비가 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강수확률이 높다고 하여 강수량이 많은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예보지역의 강수확률 40%는 비나 소나기 등 강수가 올 확률을 의미하는 것이며, 강수량은 실제로 그 지역에 내리는 양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실제 ‘비 조금’이나 ‘소나기’는 예상 강수량을 발표하지 않습니다. 비 조금은 강수량 5mm 미만을 말하며, 소나기는 국지적인 현상으로 지역적인 편차가 크기 때문에 예상 강수량을 발표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어떤가요? 기상예보에 귀 기울여 보세요. 외출 시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생각하며 수학이 미래를 예측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한번 실감해보시기 바랍니다.
동아일보
“연휴 내내 때 이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겠습니다. 내일은 더위가 주춤하겠는데요. 서울 낮 기온 26도, 대구 28도로 예년 이맘때 초여름 날씨가 예상됩니다. 다만 대기 불안정으로 강원 영서와 남부 내륙에서는 오후 한때 소나기가 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략) 낮 기온은 예년 기온과 비슷하겠습니다. 전국 곳곳에 단비가 내리겠고요. ○○지역의 경우 비 올 확률은 40%입니다. 지금까지 날씨 정보였습니다.”
서영: 엄마, 일기예보는 어떻게 이렇게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지요?
엄마: 음, 그건 수증기와 온도, 대기의 상태, 바람 등의 정보를 정확하게 얻어 적절한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분석하는 거란다. 그렇지만 그 식이 간단하지는 않지. 또 기상과 관련한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하고, 분석하는 시간도 중요해서 슈퍼컴퓨터까지 동원된단다.
서영: 그렇군요. 그런데 예보관이 이야기하는 ‘예년 날씨’라는 것은 어떤 의미예요? 작년 날씨인가요?
엄마: 예년이라는 것은 과거 30년간의 통계치를 말하는 것이란다. 과거의 정보를 바탕으로 같은 조건에서 일어날 가능성으로 판단하는 거지. 그럼 날씨 예보 속 수학을 같이 알아볼까?
날씨는 이렇게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소 간의 관계를 물리법칙으로 표현하여 이를 계산함으로써 예측합니다. 대기의 상태 등에 적용되는 방정식은 매우 복잡하여 과거에는 수학적인 계산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현재에는 기상상태에 대한 운동역학과 컴퓨터가 발달하면서 수학적인 날씨 예측이 실제로 가능해졌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분야가 바로 수치예보입니다.
[그림 1] 사진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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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를 수학적으로 예측하려면 엄청난 양의 계산이 필요합니다. 또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기예보를 제공하려면 제한된 시간 내에 결과를 산출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날씨 예보에는 가장 빠른 최신의 슈퍼컴퓨터가 사용됩니다.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도 슈퍼컴퓨터를 이용하고 많은 사람을 동원해 장시간 할 계산을 짧은 시간 안에 해결하고 있습니다.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에서 제공하는 날씨 예보에 수치예보모델을 적용하는 과정은 [그림 1]과 같습니다.
[그림 2] 사진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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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저녁 뉴스 이후 제공되는 일기예보를 준비하는 과정을 살펴봅시다. 저녁 뉴스에 오늘 내일의 날씨와 한 주간의 주간 날씨를 제대로 제공하려면 오전 9시에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관측한 자료가 필요합니다. 통신망을 타고 이 자료들이 수집되는 데 2시간 반이 걸려, 오전 11시 반이 되어야 비로소 컴퓨터가 계산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예보담당자가 자료를 해석하고 결정하는 데 다시 몇 시간이 소요되므로, 실제 컴퓨터가 계산에 할애하는 시간은 90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는 내일의 날씨를 알게 되는 것이지요. [그림 2] 기상청은 슈퍼컴퓨터를 사용하여 짧은 기간이나 주간예보를 위해 여러 종류의 수치예보모델을 하루 약 100회 이상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치예보모델은 당장 내일의 날씨를 예측하는 것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 시나리오와 같이 장기적인 전망도 계산해 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각국의 기상청은 좋은 성능의 슈퍼컴퓨터의 확보 등 하드웨어와 함께 다양한 수치예보모델 개선 및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수학적 모델로 정보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일, 어렵지만 매력 있는 직업분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비 올 확률 40%의 진짜 의미는
기상예보관이 텔레비전에 나와 내일 비올 확률이 40%라고 할 때의 그 말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요?
날씨를 예보할 때는 수학의 기본 중 하나인 확률을 사용합니다. 확률이란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가능성의 정도를 나타낸 것입니다. 일기예보 중 강수량을 예보할 때는 강수 확률로 나타냅니다. 비 올 확률 40%라는 의미는 비(또는 눈. 우박, 진눈깨비 등)가 전체 시간 중 40%를 내린다거나, 일기예보 해당 지역의 40%에 비가 내린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 말은 내일의 조건과 대략 비슷한 조건을 갖는 열흘 중 나흘 정도 강수가 있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그런 날 중 엿새는 강수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즉, 강수확률 예보는 예보기간에 지정된 장소에서 일정량의 강수가 발생하는 것을 확률로 나타낸 것입니다. 이러한 예보는 과거의 통계자료를 기초로 산출하는 것으로 강수확률 40%는 현재와 같은 기상 상태가 수없이 반복될 때 약 40%의 경우에는 비가 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강수확률이 높다고 하여 강수량이 많은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예보지역의 강수확률 40%는 비나 소나기 등 강수가 올 확률을 의미하는 것이며, 강수량은 실제로 그 지역에 내리는 양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실제 ‘비 조금’이나 ‘소나기’는 예상 강수량을 발표하지 않습니다. 비 조금은 강수량 5mm 미만을 말하며, 소나기는 국지적인 현상으로 지역적인 편차가 크기 때문에 예상 강수량을 발표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어떤가요? 기상예보에 귀 기울여 보세요. 외출 시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생각하며 수학이 미래를 예측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한번 실감해보시기 바랍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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