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12일 일요일

'美 수능' SAT 이어 ACT도… 문제 유출 망신살

美 "한국서 빼돌린 증거 나와"… 한국·홍콩 시험 당일 돌연 취소
美 수시 준비생엔 9월 한번 남아… 일부 "일본까지 가서 봐야 하나"

미국 대학 입학 자격시험인 ACT (American College Testing) 한국 시험이 '문제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이유로 시험 당일 전격적으로 취소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2013년 또 다른 미 대학 입학 자격시험인 SAT(Scholastic Aptitude Test) 문제가 국내에서 유출된 데 이어 3년 만에 유사한 사건이 또 발생하면서 한국 응시생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한국과 홍콩의 56개 고사장에서 실시될 예정이었던 ACT 시험이 시험 시작 직전 돌연 취소됐다. 시험을 주관하는 미국 ACT사(社)는 "이번 시험 문제가 유출됐다는 믿을 만한 증거를 확보해 즉시 시험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두 지역의 응시생 5500명에게 응시료를 환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드워드 콜비 ACT사 대변인은 "시험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흔드는 행위가 발생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사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시험 문제를 훔치거나 파는 행위가 수천명의 무고한 학생들에게 해를 입히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ACT사는 시험 문제가 언제, 어디서 유출됐는지 등 정확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ACT사는 시험 당일인 11일 오전 7시쯤 한국 응시생들에게 시험 취소 이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이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일부 수험생들은 고사장에 도착해서야 시험이 취소된 사실을 알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11월 초까지 원서를 접수해야 하는 미국 대학 수시(early decision)를 준비하고 있는 한 국제학교 학부모는 "시험 당일에 갑자기 취소돼 당황스럽다"며 "6월 시험을 보지 못해 9월에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 시험 기회를 얻게 됐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서울의 한 유학원 관계자는 "자녀들을 일본에 보내 시험을 치게 해야 하는지 걱정하는 학부모들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 ACT 시험은 오는 9월 치러진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ACT 시험 취소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중국 등 아시아 국가는 미국 대학 입학 시험에서 부정행위로 악명 높다"고 전했다.

이번 시험 직전에는 서울 강남의 어학원들을 중심으로 문제가 유출됐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다고 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한국 학생들에 대한 미국 대학의 신뢰도가 또다시 추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3000여 개 미국 대학은 지원자에게 ACT와 SAT 중 하나를 골라 성적을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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