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1일 수요일

대입 논술 대비법 6월엔 수능 문제 활용해 논술 기초 체력 길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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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평 성적보다 한 단계 상향해 목표 대학 준비

문과, 수능 비문학 지문 요약…도표 해석 연습

이과, 수능 수학 고난도 문제 서술형으로 풀어


내일 올해 첫 모의평가가 치러진다. 재수·삼수 등 N수생까지 참여하기 때문에 본인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점검해볼 수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6월 모의평가 점수에 기초해 대학 입시 전략을 가다듬어야 한다”며 “특히 논술전형 목표 대학을 빠르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학마다 출제 경향이 다르고 논리적이고 정교한 답안 작성이 요구되는 논술은 3~4개월 이상 차분하게 준비해야 한다. 올해 주요 대학 논술전형의 특징과 대비법에 대해 알아봤다.

수학 실력 기초해 지망 대학 압축

올해 논술전형은 전국 34개 대학에서 실시한다. 선발 규모는 1만4812명으로 전국 대학의 수시·정시 모집을 합한 총 모집 인원의 약 4% 규모다. 하지만 경희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서울시립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 10개 상위권 대학으로 좁혀보면 총 모집 인원의 20%가량을 논술전형으로 뽑는다.

논술전형을 고려 중이라면 첫 번째 할 일은 목표 대학을 압축하는 것이다. 기준은 6월 모의평가 성적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6월 모의평가 성적으로 정시모집에서 합격 가능한 대학을 골라낸 뒤 해당 대학의 합격선보다 한 단계 높은 대학의 논술전형을 노리면 된다”고 조언했다. 최종 수능에서 성적 향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시모집에서는 한 단계 상향 지원 전략을 짜라는 조언이다.

하지만 성적 향상 폭을 가늠할 때는 최대한 냉정하고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남 소장은 “최종 수능에서 성적 향상 폭은 영역별로 1등급 정도 선에서 현실적으로 판단하는 게 좋다”며 “논술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각 대학이 요구하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불합격”이라고 강조했다. 상위권 대학이 요구하는 수능 최저 기준은 국어·영어·수학·탐구 4개 영역 중 2~3개 영역에서 1~2등급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목표 대학을 정하는 두 번째 단계는 문·이과 모두 수학 실력이다. 경희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 인문계열은 경영·경제 등 상경계열 학과에서 인문사회통합논술뿐 아니라 수학 문제가 출제된다. 고려대는 전 학과에서 수리논술이 함께 나온다. 김명찬 종로학원 평가연구소장은 “이들 대학은 수리논술이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며 “수능 수학 성적이 2등급 이상은 돼야 도전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자연계열도 수리논술이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김한균 청솔학원 수리논술 팀장은 “고려대·연세대·한양대 자연계열 최종 합격자들을 살펴보면 70%가량이 수능 수학 1등급 학생들이다”라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6월 모의평가 수학 성적에 기초해 본인의 수학 실력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수학 성적이 3등급대로 낮다면 난이도가 비교적 쉬운 서울시립대·세종대·숙명여대 등의 대학을 목표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8~9월 목표 대학 기출문제로 실력 배양

최근의 논술 문제는 큰 변화가 없고 비슷한 유형이 계속 출제되고 있다. 연세대 인문논술에서는 제시문 간 논지를 비교·분석하는 다면(多面)비교형 문제가 고정적으로 출제되고 있고, 성균관대 인문논술은 요약·해석·비판·대안제시를 요구하는 논제가 항상 등장한다. 중앙대의 경우 500자 정도의 짧은 답안 속에서도 서론·본론·결론의 완결된 형태를 요구한다. 김명찬 소장은 “고교 교과과정 내 출제가 강조되면서 제시문의 난이도가 평이해졌고 교과서와 EBS 수록 지문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었다”며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도는 많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도표·그래프·통계자료 등에 기초해 제시문을 비교·분석하거나 자신의 견해를 개진하는 문제 유형은 공통적이다. 청솔학원 대학별고사연구소 최규섭 소장은 “각 대학 논술 문제에 등장하는 도표·통계 자료는 신문에 등장하는 자료 정도 수준으로 난이도가 높지 않다”며 “통계 자료를 읽는데 익숙해지면 어렵지 않게 제시문을 독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논리적인 글쓰기의 시작은 읽기 능력이다. 읽기 능력을 배양하는데도 수능 문제가 효과적이다. 김 소장은 “논리적인 글의 주제를 찾고 단락별 핵심을 분석한 뒤 짧은 글로 요약해보면 독해 능력을 기르면서 글쓰기의 기초를 다질 수 있다”며 “수능 국어 비문학 지문이 연습하기에 좋은 소재다”고 권했다.

8~9월에는 목표 대학의 기출문제를 풀어보면서 실력을 배양한다. 이때 대학 홈페이지에서 공개하는 논술 가이드북에 실린 모범 답안과 평가 기준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최 소장은 “‘~에 대해 비판하라’라는 논제는 어떤 대학에선 현상 또는 이론에 대해 반대되는 입장에서 의견을 개진하라는 뜻으로 쓰이는가 하면 또 어떤 대학에선 의의와 한계를 균형 있게 논술하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무리 단계에서는 첨삭 지도를 받으면서 친구들과 토론을 병행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김 소장은 “본인의 의견을 논증해야 하는 의견개진·대안제시형 논제는 창의력과 독창적인 발상이 중요하다”며 “친구들과 답안을 서로 비교하고 각자의 논지 전개 방식에 대해 토론하면 시야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수리논술에서 확률·통계 비중 늘어날 듯

자연계열 논술도 인문계열 논술처럼 대학별 논제 유형이 고정화됐고 난이도는 소폭 하락하는 추세다. 김한균 팀장은 “논증·증명 문제는 줄고 풀이형 문제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풀이형 논제는 식의 정확한 전개가 중요하다. 답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식의 전개에 필요한 수학적 정의와 조건을 꼼꼼하게 서술해야 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논술 기출문제를 공부할 때 쉬운 난도의 대학에서 시작해 점점 고난도 대학 기출 문제로 옮겨가는 단계별 학습을 추천한다. 수리논술 난이도를 기준으로 봤을 때 크게 세 그룹으로 대학을 나눌 수 있다. 김 팀장은 “서울시립대·세종대·숙명여대가 비교적 쉬운 난도고 건국대·경희대·성균관대·이화여대·인하대·중앙대가 그다음으로 어려운 대학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고려대·연세대·한양대는 가장 고난도 대학으로 꼽힌다. 시작 단계에선 수능 수학으로 기초 실력을 기르고, 기출 문제를 공부할 때는 난도를 점점 높여 가면서 적응해가라는 충고다.

올해는 수학 교과과정이 개편된 뒤 첫 수능 수학이 실시되는 해이기 때문에 각 대학 수리논술 출제 유형에도 약간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김 팀장은 “과거 이과 수리논술은 미·적분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는데 올해는 확률·통계 문제가 늘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확률·통계 문제는 기출문제가 적기 때문에 목표하는 대학뿐 아니라 다른 대학 기출 문제까지 3년치는 꼭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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