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1일 화요일

일반상대성이론 - 절친 수학자가 열어준 아인슈타인의 기적


수학과 가장 ‘썸’을 많이 탄 과학자는 아인슈타인일 거 같네요. 그는 수학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1896년 스위스 연방 공대에 입학해 헤르만 민코프스키 등 당 대 저명한 수학자들에게 배울 기회가 있었지만, 강의에도 잘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민코프스키조차 “아인슈타인은 내 수학 시간에 아주 게으른 학생이었다”고 회고했을 정도니까요. 덕분에 졸업도 제대로 못 할뻔 했습니다. 그의 절친 마르셀 그로스만이 없었다면 말이지요. 그로스만이 빌려준 노트를 보고 몇 달 동안 벼락공부를 한 덕분에 아인슈타인은 1900년 8월 졸업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민코프스키의 시공간을 받아들이다

뛰어난 수학자였던 그로스만은 수학을 싫어하는 아인슈타인이 리만과 민코프스키의 기하학적 개념들을 받아들여 일반상대성이론을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통로 역할을 했습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시공간의 구조와 중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질량을 가진 물체 주위로 시공간이 휘어지고, 휜 시공간을 따라 물체가 이동하는 현상이 우리에 게 중력으로 나타난다는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 개념인데, 아인슈타인이 살았던 100년 전에는 오죽 했을까요. 시간과 공간이 한 묶음이라는 ‘시공간’이라는 개념조차 막 등장한 따끈 따끈한 아이디어였거든요.

3차원 공간과 1차원 시간을 묶어 4차 원 시공간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사람은 아인슈타인이 ‘띄엄띄엄 봤던’ 스승 민코프스키였습니다. 민코프스키는 1908년 독 일 괴팅겐대 강연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공간과 시간은 그 자체로서 의미가 없으므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입니다.

두 개념이 결합된 형태만이 독립된 실체로서 가치를 유지하게 될 것입니다”라는 혁 명적인 주장을 합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로도 2년 동안이나 민코프스키의 연구를 무시했고요. 우여곡절 끝에 아인슈타인은 민코프스키의 주장을 받아들이게 되고, 4차원 시공간 기하학은 일반상대성 이론의 토대가 됩니다.

그로스만과 리만 기하학

4차원 시공간과 함께 일반상대성이론 탄생에 결정적 기여를 한 수학이론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리만 기하학’입니다. 독일의 수학자 리만은 19세기 중반 ‘기하 학의 기초를 이루는 가설에 대하여’라는 유명한 강연에서 구부러진 공간의 기하학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공간이 평평하지 않다는 생각은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발상 이었습니다. 먼 옛날 그리스 수학자 유클 리드가 기하학을 정립한 뒤 2000년 가까이 ‘평평한 공간’ 개념이 수학과 물리학을 지배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 자체가 휘어있다니,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지요.


아인슈타인은 민코프스키의 4차원 시공간 개념과리만기하학을 받아들여 일반상대성이론을완성한다. 아인슈타인과 대학동기였던 수학자 그로스만은아인슈타인에게 고등수학을 가르쳐준과외선생님이기도 했다 아인슈타인은 민코프스키의 4차원 시공간 개념과리만기하학을 받아들여 일반상대성이론을완성한다. 아인슈타인과 대학동기였던 수학자 그로스만은아인슈타인에게 고등수학을 가르쳐준과외선생님이기도 했다


아인슈타인 역시 처음에는 리만 기하학을 부정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일반상대성 이론은 아인슈타인의 다른 이론들에 비해 무척 힘겹게 만들어진 편입니다. 이론을 완성하기 위해 온갖 시행착오를 겪던 아인 슈타인은 1912년 8월 모교인 스위스연방 공대의 교수로 취임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먼저 자리를 잡고 있던 그로스만과 함 께 일반상대성이론을 만드는 공동작업을 시작합니다. 그로스만에게서 고등수학 지식을 얻은 아인슈타인은 이론 완성에 한 걸음 다가서는데, 대학 때 그로스만이 꼼 꼼히 정리해 둔 노트가 빛을 발하지요. 드디어 아인슈타인은 1915년 11월 자신의 이론에 리만 기하학을 접목시킵니다. 일반 상대성이론이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수학자 친구 덕분에 졸업 시험을 통과했을 뿐더러 가장 위대한 물리법칙을 성공적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수학과 제대로 썸을 탄 거겠죠?

일반상대성이론이 탄생하기까지일반상대성이론이 탄생하기까지

시공간이 휘었다니?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시공간이 휘어져있다. 수학적으로 곡률이 0이 아니라는 말이다. 3차원의 지구를 2차원 지도에 평평하게 편다고 생각해보자.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고 뉴욕까지 최단거리로 이동한다고 했을 때, 지도에서는 굽어있는 공간을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먼 거리를 돌아가는 것처럼 왜곡돼 보인다. 이런 경우 곡면의 굽은 정도를 나타내는 ‘곡률’이 0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떻게 이 시공간이 굽어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까? 상자를 자유낙하시키면서 동시에 그 안에서 수평방향으로 세 개의 공을 던진다고 생각해보자. 지구의 만유인력은 지표면에 가까울수록 커지고 멀리 있을수록 작아진다(거리의 제곱에 반비례). 가운데(상자의 중심) 있는 공은 상자에서 보면 등속도 운동을 한다. 위에 있는 공은 상자보다 약간 작은 가속도로 낙하하고, 아래 공은 상자보다 약간 강한 가속도로 낙하한다. 따라서 처음에는 세 공이 평행하게 움직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멀어진다. 이것이 휘어진 시공간의 증거다. 지구의 질량에 의해 지구 주위 시공간도 굽어진 것이다.

과학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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