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15일 금요일

하버드선 79년간 행적 조사… "친구관계 좋을수록 기억력 뛰어나"

1939~1944년 하버드대 다닌 케네디 등 남학생 268명 연구

외국에서도 개인의 일생을 장기적으로 추적하는 '종적(縱的) 연구'가 있었다. 1939년에서 1944년 사이 미국 하버드대학교 백인 남학생 268명이 인생사례 연구를 위해 선발됐다. 제35대 미국 대통령이 된 존 F 케네디(Kennedy), 워싱턴포스트 편집인으로서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를 총괄 지휘했던 벤 브래들리(Bradlee)도 포함돼 있었다. 연구는 알리 복(Bock) 하버드 의대 교수가 '잘 사는 삶에 일정한 공식이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며 시작됐다. 하버드대 생리학·약학·인류학·심리학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연구에 참여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인터뷰와 설문을 했다. 2년마다 결혼·직업 만족도·사회 활동의 질 등을 설문 조사했다. 5년마다 흉부 엑스레이·혈액 검사·소변 검사·심장 초음파 검사 등 신체적 건강을 체크했다. 10년마다 대면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회적 지위 변화, 2차 세계대전 트라우마, 재정적인 상태, 퇴직 후 생활 등도 계속 추적했다.

79년간의 추적 연구 결과 가족·친구·공동체와 관계를 잘 맺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행복하고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오래 살았다. 이 연구의 4번째 총책임자를 맡고 있는 하버드 의대 정신과 로버트 월딩거 박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친구가 몇 명인지보다 얼마나 질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지가 중요했다"고 말했다. 좋은 관계는 신체뿐 아니라 두뇌에도 영향을 미쳤다. 심리적으로 자신이 의지할 상대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뛰어난 기억력을 가졌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조기 기억력 감퇴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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