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20일 수요일

고등학교에서 더 잘하려면 능동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이유

고등학교 공부는 중학교 때와 달리 능동적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따라갈 수가 없다. 그런데 능동적으로 공부한다는 게 무슨 말일까? 반대로 수동적으로 공부하는 것과는 뭐가 다른 걸까?

능동적인 공부?

누구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게 뭐였더라 뭐였더라, 혹은 그게 왜 그러지?’ 하고 궁금해서 미치겠는 경우가 말이다. 예전에 알던 어떤 내용이 알쏭달쏭 기억나지 않는다든가, 다들 그런가 보다 하고 아무 생각 없는 작은 일이 나는 왜 그런지 궁금해서 미치겠는 경우 말이다. 그럴 때 우리는 머릿속을 맴도는 그것 혹은 궁금한 그것을 찾기 위해 이것저것 뒤적이고 결국에는 찾아내서 시원함을 느낀다. 특히나 성격이 느긋하지 않은 사람은 그런 거 한번 걸려들면 해결할 때까지 아무것도 못하기도 하지 않는가? 능동적으로 공부하는 것은 다른 게 아니라 바로 그 ‘필요하고, 다급하고, 갑갑하고, 궁금하고 심지어 짜증까지 나는 해결 욕구를 가지고 자기가 찾아서 공부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능동적인 공부는 책을 읽거나 설명을 들을 때, 작은 것 하나라도 항상 왜 그런지 궁금해하고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해하는 것이다. 그것을 찾아내기 위해서 애쓰는 것을 말한다. 수학이라면 공식을 책을 보지 않고 유도해보고, 조금만 어려워도 문제를 별표치고 질문할 생각만 하지 말고 낑낑대며 풀어보는 것을 말한다. 모르는 영어 단어가 나오면 손쉽게 전자사전만 찾지 말고 종이로 된 사전을 찾아가며 공부하는 것을 말한다. 내가 스스로 궁금해서 찾고 익혀야 내 것이 된다는 말이다. 그래야 생각하는 공부가 가능하다.

생물에 나오는 예를 들어서 설명하면,
광포화점에 이르면 더 이상 광합성 속도가 증가하지 않고 일정해진다는 내용이 나온다. 가끔 어떤 강의나 교재에 보면 광합성량이 증가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엄밀히 말하면 틀렸다. 광합성 속도가 증가하지 않을 뿐이다. 왜냐하면 광포화점에 도달한다고 광합성을 안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단위 시간당 광합성량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을 뿐이다. 이를 혼동하여 마구 쓰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생각을 해봤다면 이미 능동적으로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처럼 광합성 속도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다는 것만 배우고 익혀서 외운다. 바로 이게 수동적인 공부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받아들이고 넘어가는 것이다. ‘도대체 왜 더 이상 광합성 속도가 증가하지 않을까?’라고 의문을 던졌다면 이미 능동적인 공부를 하고 있는 셈이다. 광합성을 할 수 있는 장치의 량이 일정하니 아무리 빛을 세게 비춰도 모든 장치들이 다 작동하고 있다면 더 이상 시간당 광합성량은 증가하지 않고 일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어를 예로 들어도 마찬가지다.
소설의 시점은 항상 단골로 시험에 나오는 메뉴다. 아마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과서의 어느 소설 작품의 시점을 선생님이 말씀해주시거나 자습서에 있는 내용을 외우기 전에 한 번쯤 먼저 자기가 찾아보려고 노력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시점이란 게 뭐 별건가? 네 가지 종류의 시점에 대해서 공부해 봤다면, 어떤 소설 작품을 읽을 때 그중에 어떤 시점에 해당하는지 생각해보면 된다. 그런데도 이렇게 쉬운 것을 하나하나 다 외우려고 하니까 점점 공부가 재미없고 외울 것 투성이가 된다. 비슷한 예로 어떤 글의 주제도 마찬가지다. 어떤 단락의 중심 내용이나 글의 주제를 찾는 것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냥 자습서에 정리된 내용을 보고 외운다. 혹은 선생님의 필기를 보고 외운다. 그러니까 외울 것만 하염없이 많아진다. 무작정 외우기 전에 한 번쯤 읽어보고 내가 스스로 주제나 중심 내용을 찾아봐야 한다. 그리고 나서 자습서를 보면서 내 생각과 비교하면서 공부해야 한다.

그럼 왜 고등학교 때는 중학교 때 보다 능동적인 공부를 해야 할까?
 고등학교 공부는 분량도 많고 난도도 높다. 우선 공부할 내용의 난도가 올라갈수록 깊이 있는 공부를 해야 한다. 이것저것 따져 보지 않고 무턱대고 받아들이면 당장은 빨리 흡수하니까 좋을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더 빨리 머리에서 증발한다. 또, 공부할 분량이 많아질수록 능동적으로 해야 한다. 공부할 분량이 늘어날수록 그것들을 구조화해야만 머릿속에 남아있게 된다. 그런데 이런 구조적인 공부는 자기가 찾아서 공부하지 않고서는 누가 도와주지 않는다. 게다가 양이 많을수록 한 번 공부한 내용을 오랫동안 꺼내어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자기가 찾아서 하지 않고 누가 알려주는 것만 공부하면 필요해서, 다급해서, 궁금해서 공부한 게 아니기 때문에 오래가질 않는다. 결론적으로 공부한 내용이 오래가려면 자기가 찾아서 해야 한다는 말이다. 엄마 매니저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것도 이유다. 더 이상 어머니가 시켜서, 선생님이 시켜서 하는 공부는 그만하자. 언제까지 그렇게 살 것인가! 시켜서 하는 공부 5시간보다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 3시간이 훨씬 낫다. 어머니는 초등학교, 중학교 때 도와주신 것만으로 충분하다. 이제는 내가 능동적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능동적으로 공부하는 방법들 예시

- 국어: 글의 주제, 단락별 중심내용, 시의 어조, 소설의 시점 같은 것들을 자습서를 보지 말고자기가 먼저 찾아내보고 나서 자습서로 확인해야 한다.

- 영어: 단어는 꼭 종이로 된 사전을 찾는다. 문법은 예문을 꼭 외운다. 듣기는 꼭 받아 적기를 연습한다. 영어 교과서 본문해석만 보고 영작을 한다.

- 수학: 어려운 문제를 고민하며 푼다. 공식을 스스로 유도한다. 문제집을 풀고 나면 지우고 또 푼다. 세 번까지 지우고 풀고 나면 자신 없는 문제만 정리하고 버린다.

- 사회, 과학: ‘왜 그럴까?’를 항상 고민하고 이것을 해결하려고 애쓴다. 그림이나 그래프 등을 책을 보지 않고 그려본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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