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1일 화요일

대입로드맵 주도권 갖고 학업 목표·실천계획 세워야

"성격·습관까지 파악해
기대치 맞춰 진행해야"
'대입로드맵'이라는 단어를 학부모라면 심심치 않게 마주치게 된다. 로드맵이란 본래는 자동차용 도로 지도를 의미했으나 이제는 '어떤 일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목표 기준 등을 담아 만든 종합적인 계획'을 의미한다. 간단한 휴가 여행을 계획할 때도 어디로 떠날지 장소에 따라 아이디어를 짜내게 된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어디를 갈지 목표에 따라 준비를 다르게 해야 한다.

대입을 앞둔 학생마다 특성이 다르고 처한 상황도 다르다. 가정 구성 성격 체력 정신력 습관까지 다르다. 집중력이 좋은지 산만한지 외향적인지 이기적인지 좌뇌인지 우뇌인지 이과인지 문과인지까지 점검해 '학생'이 달려가 도달하고자 하는 그 '대학'을 준비해야 한다. 또 그 대학에서 지원서를 읽고 결론을 내릴 이유도 생각해 봐야 한다.

이 정도의 상상 없이 로드맵을 그린다면 그것은 그 '학생'의 로드맵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로드맵의 키는 '학생' 그 자신이다. 학생을 다른 학생으로 대체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로드맵은 없다. 있다면 그냥 그런 여러 개의 템플레이트 중 하나일 뿐이다.

학생의 대입 프로세스는 고교 4년 내내 한 순간이라도 덜 중요한 순간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총체적인 과정이다. 시간과 사람은 연속성이 있어서 갑자기 시작점을 임의로 잡았다고 해서 그때부터가 명백한 시작점은 아니다. 그 이전부터 오랜 시간에 걸쳐 그 시점의 '학생'을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니 언제부터 시작해야 할지를 찾기보다는 바로 지금이 로드맵을 생각할 시점이다. 사실 우리는 언제나 로드맵의 한가운데를 달리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학생이 로드맵을 지금 갖고 있다는 말은 바로 학생이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말과 같다.

①로드맵은 누구나 지금 현재 갖고 있어야 한다. 지금 학생이 10학년이든 11학년이든 9학년 심지어 8학년이나 7학년이든지 간에 지금 로드맵을 만들고 있어야 한다. 이것은 마치 운전자에게 운전면허증이 지갑에 있고 여행자가 여행 경로를 갖고 있는 것과 같다. 실제로 그리로 가게 될지는 몰라도 로드맵은 가져라.

②로드맵을 그리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 사항들을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최소한 세 가지 사항을 알아야 한다.

▶학생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 지능 성향 지구력 독립심 성숙도 및 기타 문제들

▶학생과 부모와의 관계 역학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 주도권 드라이브 책임의 분할

▶기대치(목표)와 그에 대한 이해- 목표의 소유권자(학생 부모 또는 조언자) 여러 목표 간의 거리 달성 가능성에 대한 이해


③목표 대학에 합격하게 될 명확하고도 피할 수 없는 이유를 미리 생각해 본다. 대입여정은 도도한 물결에 일엽편주처럼 처한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주인공의 마인드를 가지고 만들어야 한다.


④위의 세 가지를 기본으로 세부 목표들을 세운다. 학업 계획 외에 비학업활동(봉사활동 운동 등 클럽활동 포함) 계획을 시기에 맞춰 세운다. 로드맵이 어려우면서도 흥미로운 건 미래를 100% 알 수 없다는 점과 미래를 창조해 나간다는 양면성에 있다. 키가 커가고 정신도 성숙해져 가는 와중에 보이는 학생의 점진적인 발전과 변화는 마치 식물이 싹을 틔우거나 벗겨진 생채기가 아물듯이 아름답고 만족스럽다.

로드맵은 학생의 발전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정되고 완성되어 간다. 이는 곧 학생의 이력서다. 한 학생의 대입여정에는 삶에 대한 애정 무한 가능성에 대한 열린 마음 경험을 통한 성숙에 대한 신뢰 신념 위의 도약에 대한 영감 천재성 발현 추구 등 많은 구비구비가 발견된다.


⑤로드맵은 학생이 주도적으로 그려야 한다. 처음에는 부모의 주도로 그리게 되더라도 수년의 과정 속에서 학생이 이를 인계받아 완성해 가야 수확을 얻을 수 있다. 역사가 루이스 네이미어는 '과거를 상상하고 미래를 기억하라'는 말을 남겼다.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부단한 대화'라고 사학자 에드워드 카도 말했다. 이런 좋은 말이 굳이 역사처럼 스케일이 큰 것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자녀를 위해 일단 좋은 미래를 잘 기억해 주는 것이 부모가 할 일이고 적절한 시기에 자신의 미래를 아이가 찾아가면 된다.


로드맵의 환상과 난제

가장 어려운 점은 역시 도착점이다. 도착점은 매우 주관적인 욕구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 많은 경우에 도착점은 부모와 학생의 '인생'이 중첩되는 부분이다. 누가 어떤 기대를 하느냐 또는 하지 않느냐 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시점에 따라서 엄청난 파워를 가지기 때문이다. 이 기대라는 것이 한 사람의 기를 살리기도 하고 꺾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 어떻게 보면 학생의 대입로드맵의 핵심이 바로 이 '기대'일 것이고 이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고 잘 다루느냐가 '성패'의 핵심일 것이다. 이 문제는 따로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로드맵을 그리는 게 힘들다면 간단한 방법을 사용해보자.

- 한 페이지짜리 로드맵을 만든다: 종이 한장에 한 문장은 학생에 대해서 다른 한 문장은 부모에 대해서 그리고 또 다른 한 문장은 목표에 대해서 세부사항이 없더라도 굵직하고 명확한 키워드들이 기술된 서류를 만들어보자. 이렇게 정리해보면 학생도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보인다.

- 이력서를 만든다: 대입 지원서에 작성할 내용을 정리한다. 이곳에 그동안에 해왔던 활동이나 앞으로 하고 싶은 활동을 간단하게 정리하자.

- 계획안-지침이 첨부된 로드맵을 만든다: 실현 가능하고 측정할 수 있는 시기별 세부 목표가 포함된 계획서를 만든다. 내용들이 계속 추가되면서 실천사항을 첨가한 지침서의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다.
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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